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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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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늄
타이타늄 준위별 전자 수(2, 8, 10, 12)

타이타늄(Titanium)은 화학 원소로 기호는 Ti이고 원자 번호는 22이다. 티탄 또는 티타늄이라고도 불린다. 가볍고 단단하며, 거의 부식되지 않는다. 전이 금속 원소로 은백색의 금속 광택이 있다. 순수한 타이타늄은 낮은 물성치로 인해 강한 내식성이 요구 되는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합금으로 많이 쓰인다. 또한 이산화 타이타늄은 흰색 안료의 재료로, 페인트 등에 쓰인다.

타이타늄은 여러 광물에 널리 분포하는데, 주로 티탄철석과 금홍석에서 얻는다. 두 가지 동소체와 다섯 가지 자연 동위 원소로 발견되며, 가장 흔한 것은 ⁴⁸Ti이다. 타이타늄의 가장 중요한 성질은 뛰어난 내식성과 비중이 낮아 강철 대비 무게는 60%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이타늄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은 지르코늄과 비슷하다.

개요

타이타늄은 주기율표에서는 4족(4B족)에 속하는 은색 전이금속이다. 분말은 진한 갈색이다. 아주 단단하며, 가볍고, 녹는점이 높으며, 내부식성이 아주 큰 금속이다. 같은 강도로 강철보다 43%나 가볍고, 합금은 알루미늄 합금에 비해 2배나 강하다.

타이타늄은 지각 무게의 0.63%를 차지하는 9번째 풍부한 원소로, 금홍석(rutile: 화학성분 TiO₂)과 타이타늄철석(ilmenite: 화학성분 FeTiO₃)이 주요 광석인데, 이들은 지구 암석권과 지각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타이타늄은 대부분의 화성암에 들어있고, 흙에도 0.5~1.5%로 들어있다. 1791년에 그레고르(William Gregor, 1761~1819)가 타이타늄철석에 새로운 원소(타이타늄)가 들어있음을 처음 발견하였고, 1795년에 클라프로트(Martin H. Klaproth, 1743~1817)는 금홍석에서 발견한 새로운 원소가 타이타늄철석에 있는 것과 같음을 확인하였다. 순수한 금속 타이타늄은 1910년에야 처음 얻어졌으며 상업적 생산은 1940년에야 이루어졌다.

원소 이름은 1795년에 클라프로트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하고 강력한 신의 종족인 타이탄(titans)에서 따서 지었다. 타이탄은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us)와 땅의 여신 가이아(Gaea)의 후예이므로, 타이타늄은 하늘과 땅의 원소로 볼 수 있는데, 클라프로트가 타이타늄의 성질을 잘 알고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는 믿기 어려우나, 아주 적절한 작명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타이타늄은 지각에 많이 분포되어 있고, 가벼우면서도 아주 단단하고 부식이 잘 되지 않는 금속으로 특히 항공기 제작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타이타늄은 금속 자체로 또는 여러 금속들과 합금을 만들어 아주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그리고 이산화 타이타늄은 아주 안정한 흰색 안료로 치약에서 페인트까지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또한 태양 빛을 이용하여 물이나 오염 물질을 분해시키는 광 촉매와 햇빛차단제로 사용된다.

발견

1791년에 영국의 광물학자이자 목사였던 그레고르는 냇가의 모래에서 자석을 사용하여 검은 물질(타이타늄철석)을 모으고 이를 조사하였다. 그는 이 검은 모래를 염산(HCl)으로 처리해서 흰색 산화물을 얻고 이를 분석한 결과, 이 모래에는 철 산화물과 함께 새로운 원소의 흰색 산화물이 45.25% 들어있음을 알아내었다. 그러나 이 산화물이 어떤 것인지는 밝혀내지 못한 채 학회에 보고하였다.

우라늄(₉₂U)과 지르코늄(₄₀ Zr)을 발견했던 독일 화학자 클라포르트는 1795년에 금홍석에 새로운 원소가 들어있음을 발견하고 이 원소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의 종족의 이름인 titan을 따서 타이타늄(titanium)이라 명명하였다. 그는 4년 전에 그레고르가 발견한 원소에 대해 듣고는 타이타늄철석 시료를 얻어 분석하여 그레고르가 발견한 새 원소가 타이타늄임을 확인하였다.

금속 타이타늄은 1910년에 미국의 헌터(Matthew A. Hunter, 1878~1961) 교수가 사염화타이타늄(TiCl₄)을 고온에서 소듐(Na) 금속으로 환원시켜 얻었다. 금홍석(TiO₂)에서 금속 Ti를 얻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TiO₂(s) + 2Cl₂(g) + C(s) → TiCl₄(l) + CO₂(g)

TiCl₄(l) + 4Na(l) → 4NaCl(l) + Ti(s)

1925년에 반아르켈(Anton Eduard van Arkel, 1893~1976)과 드보어(Jan Hendrik de Boer, 1899~1971)는 사아이오드화타이타늄(TiI₄) 증기를 뜨거운 텅스텐 필라멘트 위에서 열분해시켜 처음으로 아주 순수한 타이타늄을 얻었다. 그 후 1932년에 크롤(William J. Kroll, 1889~1973)이 TiCl₄를 고온에서 칼슘(Ca)으로 환원시키는 방법을 고안하고, 1940년에 다시 이를 개선하여 마그네슘(Mg)으로 환원시키는 방법을 발명한 이후에야 금속 타이타늄이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타이타늄의 본격적인 활용은 냉전시대인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구소련에서 항공기와 잠수함의 엔진, 부품 재료로 사용하면서 시작되었고, 미국도 이를 전략 물자로 간주하고 생산을 장려하고 비축하였다. 현재 금속 타이타늄의 약 60%는 항공 산업에, 나머지 40%는 타이타늄의 독특한 성질을 활용하는 아주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종류

상용 타이타늄은 불순물의 함량에 따라 등급(Grade)으로 분류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타이타늄은 CP(Commercially Pure) 타이타늄이라고 부르는데, 질소, 탄소, 수소, 산소, 철의 함량에 따라 1, 2, 3, 4등급으로 나뉜다.

종류 Grade 1 Grade 2 Grade 3 Grade 4
질소 0.03 % 이하 0.05 % 이하
탄소 0.08 % 이하
수소 0.015 % 이하
산소 0.18 % 이하 0.25 % 이하 0.35 % 이하 0.40 % 이하
0.20 % 이하 0.30 % 이하 0.50 % 이하

가장 불순물이 적은 것이 1 등급이다. 하지만 유의할 점은 등급의 숫자가 재질의 좋고 나쁘고를 가르는 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등급별로 서로 특성이 달라 각각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에, 말 그대로 종류를 분류하는 기준이 '등급'일 뿐이다.

5등급부터는 타이타늄 합금(Titanium Alloy)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타이타늄 합금으로는 Grade 5(6AL-4V = TC4), Grade 7(Ti-0.15Pd), Grade 12(Ti0.3Mo0.8Ni), Grade 23(6AL-4V Eli) 등이 있다.

물리적 성질

타이타늄은 흰색 금속 광택을 띠며, 가볍고(밀도, 4.506g/cm3) 강한 금속이면서 연성(잡아 늘일 수 있는 성질)이 있다. 기계적 성질은 미량 불순물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인장강도(재료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응력)는 보통 강철 합금과 비슷하나 43% 가볍고, 흔히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금보다는 2배나 강하나 60% 무겁다. 녹는점이 1,668oC로 높고, 전기 전도율과 열 전도율은 3족 원소(Sc, Y, La 등)보다는 높으나 다른 금속들에 비해서는 낮다. 타이타늄은 전형적인 금속 조밀육방격자(hcp) 구조(α형)를 갖는데, 882oC 이상에서는 β형 체심입방(bcc) 구조로 변한다.

천연 타이타늄은 질량수가 46에서 50까지의 5가지 동위원소가 있는데, ⁴⁸Ti가 73.8%로 가장 많고 다른 것들은 5.4~8.0%로 적다. 이들 동위원소들은 모두 방사성 붕괴를 하지 않는 안정한 핵을 갖고 있다. 20가지 이상의 방사성 Ti 동위원소들의 특성이 조사되었는데, 반감기가 가장 긴 것이 ⁴⁵Ti (반감기 184.8분)이며, ⁵¹Ti와 ⁵²Ti의 반감기는 각각 5.76분과 1.7분이고 나머지 것들은 반감기가 아주 짧다. 질량수가 45보다 작은 동위원소들은 주로 전자 포획이나 양전자(β+) 방출로 원자번호 21번인 스칸듐(Sc)이 되는 반면, 질량수가 51보다 큰 동위원소들은 β-붕괴를 하여 원자번호 23인 바나듐(V)이 된다.

화학적 성질

타이타늄은 열역학적으로는 아주 반응성이 큰 금속이지만 물이나 공기와 아주 느리게 반응하는데, 이는 산화물 부동화 보호 피막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온으로 가열하면 산소, 질소, 수소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비금속 원소들과 반응한다. 공기 중에서는 1200oC에서, 그리고 순수한 산소 기체에서는 610oC에서 TiO₂가 되고, 질소 기체에서는 800oC에서 질화타이타늄이 된다. 잘게 부서진 Ti 조각들은 자연 발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금속 Ti를 가공할 때 부스러기들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합물에서 Ti의 산화상태는 +4가 대부분이나, +3의 상태도 흔히 있고 +2과 +1도 있다.

금속 자체의 큰 반응성에도 불구하고 Ti 덩어리는 백금(Pt)에 비길 정도로 내부식성이 아주 큰데, 이는 치밀하고 단단하며 금속에 강하게 부착되는 산화물 피막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실온에서는 묽은 황산(H₂SO₄), 염산(HCl), 염소(Cl₂) 기체, 대부분의 유기산, 알칼리 수용액 등과 반응하지 않으며, 바닷물에서도 부식되지 않는다. 높은 온도에서는 진한 산이나 할로겐과 반응하지만 알칼리 수용액과는 반응하지 않는다.

일반적 특징

  • 비중이 작아 가볍다: 철의 절반 정도의 무게만으로도 철과 유사한 수준의 강도를 낼 수 있다.
  • 뛰어난 내식성을 가진다: 상온 부근의 물 또는 공기 중에서는 부동태 피막이 형성되어 금이나 백금 다음 가는 우수한 내식성을 가진다.
  • 녹는점이 약 1670℃ 정도로 매우 높아서 완전한 주괴 제작이 곤란하다.
  • 고온에서는 급격히 산화되어 본래 요구되는 성질이 없어지기 때문에 열간 가공과 용접이 곤란하다.
  • 높은 항복 응력 때문에 냉간 가공 또한 어렵다.
  • 상온에서 안정한 산화피막이 생겨서 부식을 방지하지만 600℃ 이상의 고온에서는 반응성이 아주 좋아서 O₂, N₂, H₂ 등의 원소로 오염되어 내식성을 저하시키거나 용착 금속내부에 다공성 등의 결함을 발생시키게 되어 내식성 뿐만 아니라 기계적 성질 까지 모두 저하시킨다.

배터리

  • 이산화티타늄 :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음극재로 떠오르고 있다. 이산화티타늄은 격자 사이사이에 리튬을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흑연보다 싸고 안정적이며 친환경적이다. 기존에 이산화티타늄을 음극으로 사용한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이론 용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 연구팀은 흑연을 대체할 음극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산화티타늄(TiO₂) 나노입자를 이용해 용량이 크고 오래 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현할 새로운 음극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수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의 크기와 구조를 바꿔가며 다양한 구조를 합성하면서 리튬이온수송 과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용량이 극대화 되는 최적의 구조를 찾아냈다. 이산화티타늄 입자가 속이 빈 구 형태를 이루는 집합체를 형성할 때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리튬이온을 저장했다. 이렇게 만든 리튬이온전지는 용량이 기존보다 30% 크고 5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성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1]
  • 리튬티타늄 산화물 :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면서 전지의 충·방전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배터리 충전시간을 줄이려면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소재 안에서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 리튬이온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 활물질인 리튬-티타늄 산화물을 통과할 때 이 물질의 내부 구조가 변하고, 이 때문에 리튬이온이 빠르게 이동한다. 리튬-티타늄 산화물이 일종의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 양자역학 모델 기반의 계산을 통해 전극 내부에서 일어나는 부분적인 구조 변화가 리튬 이온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낮춰 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즉, 리튬 이온이 리튬-티타늄 산화물을 통과할 때는 같은 양의 에너지로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2]

각주

  1. 송경은 기자, 〈나노입자로 리튬이온전지 용량 30%높였다〉, 《동아사이언스》, 2018-12-10
  2. 송경은 기자, 〈전기차 충전시간 확 줄인다…배터리 리튬이온 고속이동 원리 밝혀〉, 《매일경제》, 2020-02-28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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