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체
전구체(Precursor)는 어떤 물질대사나 화학반응 등에서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을 말한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물질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사용된다. 리튬을 더하면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들 수 있다. 중대형 전지의 경우 원가의 43%는 양극재이지만 양극재 재료비의 70~80%는 전구체가 차지하고 있다. 양극재는 음극재와 함께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배터리의 종류 및 성능을 좌우하는데, 전구체에 따라 품질이 결정될 만큼 중요도가 높다.
QYResearch Korea(QY리서치 코리아)에 의하면 올해 전 세계 전구체 시장 규모는 36만 1700톤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상반기에 중국 수요만 전년 대비 20~30%가량 감소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전 세계 전구체 시장에서 생산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으로 무려 75.8%를 차지한다. 한국은 13.9%로 2위, 일본은 9.7%로 3위를 기록해 3국의 과점 양상을 보이나, 여전히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개요
전구체는 2차전지 4대 소재인 양극재의 주요 원료이다. 양극재는 2차전지 제조 단가 30% 이상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2차전지 에너지 밀도를 올리는 역할을 한다. 양극재 주원료인 전구체는 희귀 금속인 니켈(Ni)·코발트(Co)·망간(Mn), 알루미늄(Al) 등을 원재료로 한다.
전구체는 입자크기에 따라 대립경과 소립경으로 분류된다. 입자크기가 큰 대립경은 원래 중국 생산 비중이 높은데 중국은 니켈, 코발트 등 세계적 에너지 자원 대국으로 전구체와 양극재, 배터리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전구체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구체 국산화
중국은 양극재 제조에 필요한 전구체와 리튬까지 전부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순도 전구체 제조가 가능하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를 살펴봐도 우리나라가 매년 중국에서 대규모 전구체를 공급받고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 세계적으로 11만970톤의 전구체가 수입됐다. 이 가운데 중국 물량이 10만1097톤을 차지했다. 사실상 90%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얘기이다. 2021년 전구체 공급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여파가 2020년 하반기부터 상대적으로 누그러지면서 전구체 공급 규모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전구체 국산화는 사실상 가능하다. 소립경 전구체는 입자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 이하 단위로 양극재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입자 크기가 작아야 한다.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양극재가 고유의 성능인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데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주요 기능은 운행 거리와 안전성 강화이다. 에너지 밀도를 올리고 폭발 위험으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고순도 소립경 전구체 기술이 주로 개발되고 있다.
전구체는 2차전지가 장착되는 차량에 따라 요구되는 품질과 성능이 각각 다르다. 출력과 용량, 수명이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이에 양극재도 차별화되는데 대립경과 소립경을 혼합하는 비율도 달라진다. 우리나라는 소립경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등 대표 양극재 기업들이 전구체 내재화를 선언했다.
중국으로부터 전구체 공급량을 서서히 줄이려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구체 판매 조직을 만들었다. 영업조직 규모가 양극재 조직과 맞먹을 정도로 알려졌다. 소립경 입자 크기를 줄여 니켈 함량을 높여 양극재 고밀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엘앤에프가 전구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울산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도 광양 등 전구체 생산 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국산 전구체 생산 비중도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전구체 생산 기술
전구체가 없으면 배터리용 양극재를 생산할 수 없다. 입자 크기를 줄이면서 전구체 내 니켈 함량을 올리고 코발트 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니켈 함량을 계속해 끌어올리고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발트는 워낙 고가의 가격 때문에 배터리에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등 이르면 2023년 코발트 프리 전구체를 이용한 양극재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구체 배터리 적용 확대를 위해 양극재 전문 업체들과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3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책임 의식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ESG 경영 일환으로 심해저 광물 채굴을 통한 배터리 관련 소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BMW, 볼보,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과 손잡고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기업
- 화유코발트(华友钴业) : 중국 대표 배터리 핵심소재인 코발트 연구개발 생산업체다. 최근 니켈·코발트·망간(NCM) 중심의 삼원계 전구체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2020년 12월 처음으로 삼원계 전구체 제1공장 건설에 돌입한 데 이어 2021년 7월에는 제2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이로써 연간 삼원계 전구체 생산량을 2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화유코발트는 지난 2년 동안 LG화학, 포스코, 포스코케미칼과 잇따라 합작사를 설립했다. 코발트, 전구체, 양극재 생산이 목적이다. 특히 포스코·포스코케미칼과는 전구체와 양극재 합작사를 따로 만들었다. LG화학과는 코발트 관련 합작사만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0년 1월 LG화학과 3년간 1조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화유코발트-포스코·포스코케미칼-LG화학'으로 이어지는 핵심소재 루트가 구성됐다.
- GEM : 중국 최대의 전구체 기업이다. GEM은 2020년 24억2500만위안(약 4200억원)을 들여 3년 동안 전구체를 연산 3만톤 규모로 생산하기로 했다. 국내 중견 기업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과 만든 합작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엔 에코프로GEM, 중국엔 푸젠성 푸안시에 전구체 합작사를 따로 설립한다. 중국 현지 합작사는 연산 2022년 2만4000톤, 2024년까지 4만8000톤의 전구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 유미코아(Umicore) : 국내에 있는 벨기에 업체이다.
- JH케미칼 : 엘엔에프(L&F)의 자회사이다.
- 에코프로GEM : 에코프로와 중국 기업의 합작사다
- 에코프로 BM : 에코프로와 중국 기업의 합작사다
- 이엠티(EMT) :
참고자료
- 이수환 기자, 〈포스코 vs. 에코프로…배터리 핵심소재 '전구체' 확보 경쟁〉, 《디일렉》, 2020-05-27
- 김지웅 기자,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703>전구체〉, 《전자신문》, 2021-04-11
- 조재범 기자, 〈수입 빗장 푼 정부, 배터리 핵심 소재 '전구체' 中 점령〉, 《뉴데일리》, 2021-02-17
- 선연수 기자, 〈이차전지 전구체, 국내 생산 14%인데 소비는 42%로 3배〉, 《테크월드뉴스》, 2020-11-03
- 권가림 기자, 〈LG화학, 재생에너지로 中전구체공장 가동… 3.5만톤 탄소 감축〉, 《머니S》, 2021-08-10
- 최창민 기자, 〈LG화학, 中 취저우 전구체 공장 RE100 달성〉, 《머니S》, 20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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