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파우더
블랙파우더(black powder)는 폐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하여 얻은 검은색 분말이다.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등 희소 금속이 포함되어 있어 배터리 재활용의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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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블랙파우더는 폐배터리를 분쇄 후 선별,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분쇄 과정에서 배터리 케이스, 전극, 분리막 등이 분리되며, 선별 과정에서는 분리된 물질을 크기, 밀도, 색상 등의 특성에 따라 분류한다. 건조 과정에서 분류된 물질을 건조하여 블랙파우더를 얻게 된다. 블랙파우더의 희소금속 함량은 배터리 종류, 배터리 사용 기간, 배터리 충전 횟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리튬 함량은 10~20%, 니켈 함량은 20~30%, 코발트 함량은 10~20%, 망간 함량은 20~30% 정도이다. 이러한 블랙파우더는 배터리 재활용의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폐배터리 발생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랙파우더에서 회수한 희소금속은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차 모터, 태양전지 등의 제조에 사용된다. 블랙파우더의 시장 가치는 희소금속의 가격에 따라 달라지지만 희소금속 함량을 고려하면, 톤당 1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블랙파우더의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폐배터리 발생량이 증가하고, 희소금속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1]
등장배경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충전용 배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원동력으로 주목받던 에너지 저장기기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을 소재로 만들어진 배터리로, 이전까지 사용했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가볍고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어 전기차에도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전기차의 시장 성장과 더불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사용량도 급격히 증가하다 보니, 폐배터리들의 처리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8~10년 정도가 지나면 충전량이 현저히 감소하여 폐배터리로 분류된다. 문제는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이다. 게다가 폐리튬이온 배터리를 별도의 처리 과정 없이 땅에 매립할 경우, 폐배터리에서 나온 전해액과 전극에 사용한 중금속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 소각을 해도 유해 물질이 배출되고, 채굴 과정에서도 톤당 약 227만 리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므로 친환경적 제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23년, 대한민국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연구본부 연구팀에서는 이러한 폐리튬이온 배터리의 해체 과정에서 나온 블랙파우더에서 양극재 물질을 분리·선별해 회수하는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광물 선별 방법인 부유선별 과정을 활용해 '폐리튬이온 배터리의 블랙파우더에 함유된 양극재 물질을 회수하는 공정 및 운영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2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양극재의 비말동반 현상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유선별 공정 회로와 최적의 광액 농도, 반응(체류)시간, 입자 유동, 기포 층 두께 등을 제어하는 운전 조건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폐리튬이온 배터리의 블랙 파우더에 함유된 양극재 물질의 98% 이상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 개발의 성공으로 국내 재활용 기업들이 블랙파우더에서 나온 양극 물질로부터 리튬 등 삼원계(니켈, 코발트, 망간 등)를 회수하는 고순도화정제공정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고 운영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2]
중요성
전기자동차의 핵심 광물인 니켈은 전기차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좌우한다. 니켈의 비중이 커질수록 값비싼 다른 원료의 함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는 측면에서도 경제적일 수 있다. 니켈은 리튬과 달리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니켈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이다. 연간 니켈 생산량은 인도네시아가 75만 톤(30.7%)으로 가장 높고, 필리핀이 32만 톤(12.9%), 러시아 28만 톤(11.3%) 순이다. 2022년 톤당 1만달러 중반을 형성했던 니켈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톤당 4만2,995달러까지 뛰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양극재의 부식과 폭발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는 코발트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이다. 코발트의 70% 이상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온다. 그리고 콩고민주공화국은 채굴한 코발트의 대부분을 중국으로 수출한다. 코발트는 구리와 니켈 광산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만큼 희소성이 높아 가격도 니켈보다 높게 형성돼 있어, 배터리 제조 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코발트의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 근무로 인한 전자기기 수요가 늘면서 급등했다. 이후 콩고민주공화국에 이은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서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다시 안정되었다. 그러나 2023년 6월 미국 의회가 콩고산 원재료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코발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기도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나머지 재료인 망간은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망간이 포함된 NCM(니켈, 코발트, 망간)이 가장 많이 쓰이는 양극재이다. 알루미늄은 배터리 출력 개선에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를 제조하는 전극 공정에서 전기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전자를 전달하는 집전체로 쓰인다. 최근에는 니켈의 비중을 높이고 알루미늄을 추가한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이 에너지 밀도가 높아 선호되고 있다.
이렇듯 니켈과 코발트 등 배터리의 주요 소재로 주목받는 원자재 수요는 전기차 배터리의 수요가 증가됨에 따라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희소성 높은 니켈과 코발트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향후 2, 3년간은 공급 과잉이 될 수 있지만, 채굴이나 재활용 프로젝트 같은 신규 투자가 없다면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이 일어나 가격이 다시 뛸 수 있다. 콩고의 코발트 광산 70%는 중국이 소유하고 있고, 리튬 생산량의 80%도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중국 4개 나라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 늘어나는 전기차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원료 확보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친환경 이미지가 강한 전기차도 배터리가 대량으로 폐기되면 환경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폐배터리를 재활용을 하지 않고 폐기하면 오히려 더 문제가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재활용 기술이 필요하다. 전기차에서 나온 폐배터리는 방전→해체→열처리→파·분쇄 과정, 즉 전처리 과정을 거쳐 블랙파우더가 된다.
각주
- ↑ 김정문 기자, 〈블랙 파우더(Black Powder)〉, 《에코타임스》, 2023-12-06
-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ICT기반 기술로 블랙파우더에서 양극재 물질 찾아낸다〉, 《네이버 블로그》, 2023-03-27
참고자료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ICT기반 기술로 블랙파우더에서 양극재 물질 찾아낸다〉, 《네이버 블로그》, 2023-03-27
- 김정문 기자, 〈블랙 파우더(Black Powder)〉, 《에코타임스》, 2023-12-06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