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삼중수소(三重水素, tritium)은 수소의 동위원소로 ³H로 표기하며 흔히 T(←Tritium)로도 표기한다. 중화권에서는 삼중수소를 뜻하는 한자로 氚를 사용한다. 수소의 가장 풍부한 동위원소인 경수소 원자핵은 중성자를 가지고 있지 않는 반면, 삼중수소의 원자핵은 하나의 양성자와 두 개의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삼중수소의 원자 질량은 3.0160492이다. 표준 기온 및 압력에서 기체 형태이며, T₂나 3H₂로 표기한다. 삼중수소는 산소와 결합하여 삼중수(T₂O 혹은 THO)를 형성하며, 이는 중수소 산화물인 중수와 유사하다.
개요
삼중수소는 수소의 한 종류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다. 수소는 양자와 전자가 하나씩, 중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 중성자 1개로 구성된다. 그렇지만 삼중수소는 양자 1개,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동위원소이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가 같아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에서 차이가 나 질량이 다른 원소로, 수소와 중수소는 안정적이어서 방사능이 없지만, 삼중수소는 불안정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헬륨-3으로 변한다.
방사능 세기는 약하지만 물의 구성성분으로 흡수돼 인체피해를 유발하는 삼중수소는 물질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12.3년이어서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한 수십 년이 걸린다. 삼중수소는 이미 자연 상태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는 방사성 물질인데다 방출하는 베타선(線) 수준이 약 6㎜로 약해 피부를 뚫거나 외부 피폭을 일으키지는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아울러 화학적으론 수소와 동일하고, 탄수화물 등 대부분의 유기화합물이 포함돼 활발한 신진대사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만약 섭취할 경우 7~14일의 짧은 생물학적 반감기를 지나 몸에서 금방 빠져나가기 때문에 실제론 몸에 큰 해를 입힐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다량의 삼중수소를 물과 함께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되는데, 유럽방사성위원회에서는 삼중수소가 DNA 구성에 사용된 후 헬륨으로 붕괴하면 DNA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삼중수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곳은 주로 중수로형 원전인데, 국내의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는 2007년 7월부터 산업용 삼중수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월성원전은 해마다 700g 정도의 산업용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원전 주변 지역으로 삼중수소가 배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삼중수소제거설비(TRF)를 구축, 안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삼중수소제거설비(TRF)는 원전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중수에서 삼중수소를 분리해 따로 저장하는 장치다. 문제는 TRF에 있는 삼중수소가 타이타늄에 결합돼 있기 때문에 분리하기가 쉽지 않고, 보통 온도를 700℃로 높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새 나와 주변 지역에 방사능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
삼중수소는 1920년대 말 "나선형" 주기율표를 사용한 월터 러셀(Walter Russell)에 의해 처음으로 예측되었으며,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마크 올리펀트(Mark Oliphant)와 폴 하텍(Paul Harteck)과 함께 1934년 수소의 또 다른 동위 원소인 중수소로부터 처음으로 제조하였다. 러더퍼드는 삼중수소를 분리할 수 없었으며, 루이스 알바레즈는 삼중수소가 방사능을 보인다는 것을 추론해 내었다. W. F. 리비는 삼중수소를 이용하여 지질학적 표본 및 포도주 등의 연대 측정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에너지 자원
삼중수소는 중성자 2개와 양성자 1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수소는 중성자 1개와 양성자 1개로 이루어져 있다. 중수소 2개를 핵융합시키면 양성자와 삼중수소가 나오며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 이 삼중수소는 중수소와 다시 핵융합시키면 또 엄청난 에너지와 중성자, 헬륨가스가 나온다. 또 중수소와 중수소를 핵융합시키면 삼중 수소의 대체품인 헬륨 3이 나온다. 헬륨 3은 중성자 1개와 양성자 2개로 이루어져 있고 중수소와 핵융합시키면 엄청난 에너지와 양성자와 헬륨가스가 나오며 이 과정에서 얻은 에너지는 전기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오염 없는 친환경 에너지도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기존의 화력 발전소가 만든 온실 가스와 핵분열 발전소가 만든 방사성 물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한 이 에너지는 다른 대체 에너지보다 상상도 못하게 많으며 강력한 에너지 중의 강력한 에너지다. 또, 중수소는 바닷물에 많다.
생성
우주 방사선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도 하지만, 많은 양이 생성되는 것이 아니면서 반감기도 길지는 않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산업적으로 쓰이는 것은 주로 인공적으로 만든 삼중수소이다.
현재 이용 중인 대부분의 삼중수소는 아래 문단의 방식으로 대부분이 생산되어 이용되고 있다. 특수한 방법으로 만들다 보니 가격은 1g에 30,000달러 정도 한다.
세계의 연간 생산량은 2.5kg 정도이고 대부분은 캐나다의 CANDU형 원자로에서 감속재인 중수가 중성자를 흡수해 삼중수소를 생성된 것을 분리해서 산업적으로 이용한다. 전세계의 원자로나 핵탄두 등 현재 생성되었거나 보관된 전세계 총량은 21.1kg 정도에 불과하다. 야광물질로는 연간 400g 정도가 소비된다.
열핵폭탄(수소폭탄)을 만드는데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일정량 이상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국도 월성 CANDU 중수로에서 무려 5.658kg (2020년 말 현재. 2천억원 가치 가량)을 회수 보관중이지만 허가절차가 까다로워서 상업적 판매가 이루어 지지않고 국내 수요량은 수입중이다.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짧아 장기보관이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무익하게 소모하는 셈.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에서 2021년부터 삼중수소 상업화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융합 발전에 쓰이기 때문에 항성의 핵융합 연료로 오해하는 경우가 흔히 있으나, 항성의 핵융합 과정(양성자-양성자 연쇄 반응 및 CNO 순환)에는 삼중수소가 일절 관여하지 않으며 항성 내에서 거의 생성되지도 않는다. 적색거성의 경우 S-과정에 의해 삼중수소가 생성될 수 있으나, 핵융합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소모되거나 얼마 안 가 헬륨-3으로 붕괴해 버리므로 항성 내에는 삼중수소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리튬을 이용하는 경우
리튬-6에 중성자를 쏘아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리튬-6가 중성자를 잘 흡수하므로 효율적으로 삼중수소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 수소탄이라고 불리는 열핵폭탄은 이 방법으로 핵융합에 필요한 삼중수소를 만들어 폭발시킨다. 열핵폭탄에 1차 폭약으로 플로토늄 원자탄을 폭발시켜 거기서 나오는 중성자를 리튬에 쏘여 삼중수소를 대량 생성하고 폭발에서 나오는 강력한 X 선의 압력과 에너지로 삼중수소를 압축 가열해 핵융합을 일으킨다. 즉 수소폭탄의 진짜 폭발력을 내는 폭약이 바로 삼중수소 이다.
중수를 이용하는 경우
중수로에 있는 중수가 중성자를 먹어 삼중수소로 변환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중수의 중성자 흡수율이 낮자 생산량도 적고 효율도 낮지만, 방치하면 삼중수소가 흘러나가면서 방사능 오염원이 되므로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이 방식을 이용할 경우 삼중수소를 포함한 수증기가 약간이나마 새어나오게 되는데, 원자력 발전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중수로를 이용하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관계자들이 마스크가 큰 통에 연결되어 있는 형태의 장비를 사용하는 사진을 한 번쯤 보았을텐데, 이것이 중수로에서 발생하는 삼중수소를 방호하기 위한 장비다. 통에 들어있는 필터와 냉각재가 삼중수소를 포함한 수증기를 물로 냉각시켜서 호흡기로의 침투를 막는 방식이다.
반응
삼중수소는 방사능을 지니며, 반감기는 약 12.3년이다. 다음과 같은 식을 통해 헬륨-3으로 붕괴한다.
이 과정에서 18.6 keV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전자는 6.5 keV의 운동 에너지를 지니고 있으며, 남은 에너지는 전자 반중성미자에 의해서 전달된다. 삼중수소가 생성하는 에너지의 베타 입자는 먹거나 흡입할 경우에 위험하다. 삼중수소가 발생하는 방사능이 낮은 에너지를 지니는 이유로, 액체 섬광 계측(en:liquid scintillation counting)과 같은 방식이 아니고는 삼중수소로 표식을 한 물질을 검출하기가 힘들다.
삼중수소는 우주선과 대기 기체와의 상호 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도 생긴다. 자연적인 생성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은, 고속 중성자와 대기 질소와의 결합이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비교적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방식으로 생성된 삼중수소는 범지구적인 규모로 볼 때는 누적되는 수준은 아니며, 존재 정도는 무시할만 하다. 공학적으로, 삼중수소는 리튬-6를 이용하여 핵 반응로에서 만들 수 있다.
삼중수소는 중수 감속로에서 중수소가 중성자를 포획하면서 생성된다. 하지만 이 반응은 매우 낮은 반응 단면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매우 높은 중성자 선속을 지니는 반응로에서만 유용한 삼중수소 생성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붕소-10이 중성자 포획을 거치면서 생성하기도 한다.
삼중수소는 핵융합 연구에서 중요한 물질인데, 삼중수소가 중수소와 높은 반응 단면적을 보이고, 17.6 MeV라는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이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모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전하로 말미암아 서로를 밀어낸다. 하지만 태양 중심부에서와 같이 충분한 온도 및 압력을 지니고 있다면, 원자핵은 전자기 척력을 극복하고 강한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접근하고 융합할 수 있다. 삼중수소는 일반적인 수소와 같은 전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전자기 척력을 보인다. 하지만, 질량이 더 높으며, 이로 인해 전자기력에 덜 영향을 받고, 더욱 쉽게 핵융합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비록 보다 가벼워서 그 정도는 덜하기는 하더라도 중수소 역시도 보다 쉽게 핵융합을 일으키며, 이것이 갈색왜성에서 수소는 연소시키지 못하더라도 중수소는 연소시킬 수 있는 이유이다.
응용
삼중수소는 핵무기에서 핵융합을 통해 보다 높은 핵출력을 얻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감쇠하며, 저장해두기가 힘들기 때문에, 많은 핵무기는 삼중수소 대신 리튬을 지니는데, 리튬은 폭발시에 높은 중성자 선속과 작용하여 삼중수소를 생성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핵무기 설계를 참조하기 바란다.
수소와 같이, 삼중수소를 가두어 두는 것은 어렵다. 고무, 플라스틱, 기타 강철 계열은 삼중수소에 대해 어느정도의 투과성이 있다. 그러므로, 만약 삼중수소가 핵융합로에서와 같이 대량으로 사용된다면, 방사능 오염을 유발하게 된다.
대기 중에서의 핵실험은 의외로 해양학자들에게 유용한 점이 있다. 핵실험은 해수면의 삼중수소의 비율을 급격히 높이며, 이 수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수가 얼마나 섞이는지를 판단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소량의 삼중수소로부터 방출되는 전자는 인이 빛나도록 하며, 이러한 원리는 비상구 표시나 시계 등에 사용되는 스스로 빛을 발하는 트레이서라는 장치의 원리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빛나는 열쇠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근래, 동일한 방식으로 화기의 조준기를 만들기도 했다. 원래 사용되던 라듐은 독성이 있어서 퇴출되었고, 그 자리를 삼중수소가 대신하게 되었다.
삼중수소화 된 티미딘은 세포 증식 분석에서 사용된다. 세포 분열 동안에 세포가 복제됨에 따라 뉴클레오사이드 분자는 DNA에 결합되게 된다. 여기서 세포 증식의 양을 판단하기 위해 액체 섬광 계측 기법이 사용된다.
대중 매체
삼중수소는 스파이더맨 2에서 등장한 적이 있으며, 뉴욕 시를 거의 파괴해버린 옥토퍼스 박사의 핵융합 반응의 원천이었다.
참고자료
- 〈삼중수소〉, 《위키백과》
- 〈삼중수소〉, 《나무위키》
- 강기헌 기자, 〈(분수대) 삼중수소〉, 《중앙일보》, 2021-04-19
- 김정문 기자, 〈중수소, 삼중수소(三重水素)〉, 《에코타임스》, 2021-04-12
- 임순현 기자, 〈(팩트체크) 한국보다 삼중수소 배출량 적어 日오염수 문제없다?〉, 《연합뉴스》, 2021-04-20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