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수소
불화수소(弗化水素)는 수소(H)와 플루오린(F)이 만나 탄생한 화합물로, 정식 명칭은 플루오린화수소라고도 불린다. 수소와 결합된 플루오린은 '불소'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원소이다. 반응성이 강하고 플라스틱이나 유리를 녹이는 성질이 있다.
불화수소의 끓는 점은 19.5°C이기 때문에 상온(25°C)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하지만 충분히 낮은 온도이거나 높은 압력을 가할 때 쉽게 액화할 수 있다. 불화수소는 물에도 잘 녹는 특징이 있는데 물에 녹아 있는 수용액은 불산 또는 플루오린화수소산이라고 부른다.
목차
개요
수소의 플루오린화물로서 무색의 유독성 기체 또는 액체이다. 플루오린화수소의 수용액인 플루오린화수소산은 불산(弗酸) 또는 플루오르산이라 하는데, 할로젠 원소의 수소 화합물치고는 이례적으로 수용액 한정으로 약산에 해당한다. 물에 녹지 않으면 자가 이온화로 인해 황산 정도조차도 가볍게 뛰어넘는 산이 되어버린다. 약산으로 유통되는 것은 HF의 수용액으로, 공업적인 생산은 형석을 고온의 황산과 반응시켜 만들며(무수불산), 핵연료 가공공장에서 UF6(육불화우라늄)를 UO2(이산화우라늄)로 만들 때도 부산물(수용액)로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반인들은 절대 가까이 하면 안될 정도로 극단적으로 유독하고 위험한 물질이다. 산성이 약하다고 해서 유독성까지 약한 게 결코 아니다.
오늄 이온화하면 플루오로늄이 된다.
용도
화학식은 HF. 무색투명한 기체 혹은 액체(19˚C 미만)로 발연성과 자극성이 매우 강하다. 불연성이라 불에 타거나 폭발하지는 않는다. 다만 반응성이 커서 금속 분말 따위를 끼얹으면 폭발한다. 물론 이건 불산만 그런 건 아니고 반응성이 큰 물질은 이런 경우가 많지만. 물과 매우 비슷한 액체지만 담겨 있는 모습이 물과 약간 다르다. 테플론 그릇에 담아두면 물과 달리 나무테처럼 동그란 물결이 희미하게 보인다. 물론, 증발하기 쉽고 유독하므로 벤트가 있는 곳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참고로 끓는점이 19.5˚C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험실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거나 물에 희석해 쓴다.
반응성이 풍부해 촉매제나 탈수제로 이용하고,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제조 과정 중 습식 세정에 사용되어 웨이퍼 표면의 산화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어 반도체 산업에 많이 사용된다. 물론, 웨이퍼를 수령하고 공정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습식 세정을 하여 산화막을 없앨 때 자주 사용된다. 애초에 산화된 실리콘이 바로 SiO₂, 즉 유리이기 때문이다. HF에 노출된 실리콘 웨이퍼 표면은 재산화에 안정적이고 높은 저항성을 갖게 된다. 실리콘이란 게 오래 내버려두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매우 얇은 유리가 생기는데, 이걸 재산화라 표현하는 것이다. CPU나 DRAM을 만들 때는 진공 시설에서 열을 줘 가속시키는 Thermal Oxidation이라는 공정을 사용한다.
유리를 녹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유리의 세공에 사용되었고, 알루미늄 제련에 필요한 빙정석을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데도 많이 쓰인다. 이 외에도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를 만들 때와 용접이나 로켓 연료 생산, 세정제, 부식액, 불화물이나 유기불소 화합물의 생성에 사용되는 등 다양한 용도가 존재한다. 프라이팬에 코팅되는 물질이자 플루오린화수소 자기 자신을 보관하는 용기를 만드는 데에도 쓰이는 테플론 역시 플루오린화수소 없이는 만들기 힘들다.
각종 초강산을 합성할 때도 사용된다. 플루오린화 수소산 자체는 약산이지만 다른 물질과 반응해 pH가 0 이하로 내려가는 온갖 해괴한 산성 물질들이 튀어나오는 것. 당장 문서 들어가서 초강산들의 목록을 살펴봐도 분자에 플루오린이 끼어있는 경우가 꽤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 플루오린화수소가 합성 과정에 들어간다.
TV쇼 진품명품에 출연한 이상문 전 감정위원에 따르면 가짜 도자기를 만들 때 골동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하여 '불수산'이라는 굉장히 위험한 화공약품으로 도자기 표면의 유약층을 손상시키고 때를 묻히면 오래된 것처럼 지저분하게 때가 묻는다고 한다. 유리를 녹이는 불산의 가짜 도자기 제작업계의 현장명칭인 듯하다. 가짜 도자기를 제작하는 것도 나름 목숨을 걸고 하는 듯.
성질
다른 할로젠 원소와 수소와의 화합물이 전부 강산인 것과는 달리, 약산이다. pKa는 3.2 정도. 대중들에게 주로 알려진 수소 이온 농도 지수 pH의 경우도 0.1 M 농도의 염산이 정확히 1인데 반해 불산은 2.12 정도이다. 고농도 불산의 경우 황산과 맞먹는 강산이다. 이는 농도가 매우 진해져서 용매가 물이 아니라 불산 분자가 되는 경우에 한해서 그렇다. 묽은 불산의 경우 HF + H₂O ⇄ H₃O⁺ + F⁻의 일반적인 산해리반응만 일어나지만 진한 불산의 경우 불산이 스스로 2 HF ⇄ H₂F⁺ + F⁻를 만들어낸 후, 주변의 해리가 안 된 HF와 반응해서 또 다른 화학평형인 HF + F⁻ ⇄ HF₂⁻ 를 이루기 때문이다. Homoassociation이라 불리는 과정으로 생성된 F⁻가 HF에 의해서 안정화되어 자체해리반응인 2 HF ⇄ H₂F⁺ + F⁻ 가 우변으로 확 쏠려버리기 때문. 여기에 물이 투입되면 위에서 기술된 대로 H₂F⁺의 양성자가 H₃O+로 바뀌고 이 녀석이 다시 F⁻에 묶여서 얌전한 약산이 된다. 수용액 HF가 약산인 이유와 HF의 H0 값이 유난히 매우 낮은 이유가 모두 HF의 수소 결합 때문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저 자체 해리 반응은 모든 할로젠화 수소가 다 나타내지만, 다른 할로젠화 수소는 수소 결합을 할 수 없어서 H₂X⁺가 H₂F⁺만큼 안정화되지 않는다.
특이한 것은 유리를 녹일 수 있는 산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유리판이나 유리병에 글자나 복잡한 무늬를 새긴다든가 유리칼로 자르기 어려운 복잡한 형태로 유리판을 깔끔하게 자른다든가 하는 용도에 쓸 수 있다. 그 때문에 화학계통 한정의 마이너한 공대개그로 '체내(혈관이라든가)에 유리조각이 들어가면 이걸 주입해서 유리를 녹여 내상을 방지할 수 있다.' 등의 낚시를 시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래 항목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유리뿐만 아니라 몸도 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
엎지르지만 않고 병 안에 있으면 얌전한 황산이나 왕수에 비하여 불산은 훨씬 고약한 녀석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실험실에서는 취급하지 않는다.
보통 산이라고 하면 수소 이온만이 반응성이 있기 때문에 강산일수록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플루오린화 수소는 음이온인 F⁻의 반응성이 수소 이온을 뛰어넘으므로 그런 통념을 깨버리는 위험 물질이다. 강산이며 음이온이 꽤 좋은 산화제인 질산조차도 이 물질에 비하면 한 수 접어줘야 한다.
어지간한 금속들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규소 화합물인 유리나 실리콘 등도 녹인다. 따라서 취급 시에는 백금, 하스텔로이 계열, 스테인레스 계열,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테플론 계열 기구를 사용해야만 한다. 보관은 플라스틱에 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보통 반도체 공정 시 실리카를 패터닝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주로 Wet Etch공정에 사용되는데, 대학원 랩에서 물과 헷갈려서 유리 비커에 넣고 실험하다가는 쫓겨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공정에 쓰이는 물질은 주로 NH4F와 물로 대량 희석한 Buffered HF, BHF라 불리는 물건인데, 이놈도 피부에 떨어졌다가는 큰일난다.
제법은 보통 형석(CaF₂)에 황산을 가한 다음 가열하여 반응시키는 것이다.
물과 매우 잘 섞이며, 강력한 수소 결합으로 다시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수용액은 보통 플루오린화수소산(Hydrofluoric Acid)이라고 부른다. 이 화합물에서 플루오린을 분리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플루오린의 독성에 희생당했다. 그래서 이것을 발견한 앙리 무아상 또한 한쪽 눈을 잃었다고.
위험 기준치로는 TWA 0.5 ppm, STEL 3 ppm, Ceiling 2.5 mg/m³, LCLo 50ppm/30분이다.
위험성
유출속도
약산이지만 황산보다 훨씬 위험하다. 자연소멸되지 않아 알칼리성 수용액으로 중화시켜야 하는데 이걸 빨리 하지 않으면 증발해서 주위로 다 퍼진다. 분자량도 작아서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의 경우 이 작업을 하루가 꼬박 지난 뒤에야 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강력한 침투성과 반응성, 치명성
영국 노팅엄대 실험실에서 플루오린화수소에 닭다리를 하루동안 담가 놓는 실험을 한 결과. 양 옆은 강산으로 유명한 염산과 황산이다. 염산과 황산에 담긴 닭다리는 산에 노출된 부위만 녹아들었지만, 플루오린화수소의 경우는 닭고기의 형상 자체는 눈에 띄게 손상된 기색이 없는 대신 고기 내의 색소가 전부 파괴되어 고기 전체가 종잇장처럼 창백해졌다. 또한 산을 중화시키기 위해 염기성 용액에 담근 결과 플루오린화수소에 들어있었던 닭다리가 다른 두 닭다리보다 많은 기포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염산과 황산은 담근 부위만 손상시켰지만 플루오린화수소는 직접 접촉한 부위는 물론 담기지 않은 쪽까지 스며들어서 고기에 포함된 산의 양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약산으로 분류되지만 미친 반응성으로 유명한 플루오린의 화합물이라 인체에는 3대 강산으로 유명한 염산이나 질산, 황산보다도 훨씬 더 위험하다. 피부에 접촉했을 시 플루오린화수소가 수소 결합을 통해 흡수되어 신체의 혈관을 통해 돌아다니는데, 혈액 속의 칼슘 이온 및 마그네슘 이온과 반응하여 저칼슘혈증과 저마그네슘혈증을 일으키며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뼈까지 들어가면 뼈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뼈 자체를 손상시키며 심한 경우에는 아예 신체의 일부분을 절단해야 된다.
절단으로 해결이 되면 차라리 나은 경우고, 조직에 스며드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절단을 해도 플루오린화수소가 이미 절단할 지점을 넘어가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실험자가 실수로 플루오린화수소산을 다리에 떨어뜨려 즉시 다리를 절단했으나 얼마 안 가 결국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서 실험 용도로 사겠다고 하면 고등학교에서 쓸 만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안 파는 경우가 많다. 이름 있는 대학원 연구실에서도 웬만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불산을 안 쓰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 생물학적 반감기도 최장 20년으로 매우 길기 때문에 사망하지 않더라도 평생 고통을 받으며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
인체 노출 시 화상을 일으키는데, 신경계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통 등의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며 일단은 약산이라 당장 눈앞에서 살이 녹아들어가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노출되더라도 노출되는 순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면 노출 사실을 알지 못해 치료가 늦어지고 손상이 더 심각해진다. 고농도의 불산 가스에 노출되면 폐와 심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급사하거나 뼈 속까지 스며들면 일단 뼈 속의 칼슘은 기본으로 파괴되어 고칼슘증이 발생, 피부만 노출되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다. 피부의 겉면에 상처가 생기는 게 아니라 아예 진피층을 파괴한다. 이 때문에 상처에 흉터가 생기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아물지를 않기 때문에 후유증도 정말 막심하다. 그러니까 여기 노출되면 그냥 죽는다고 생각해야 된다. 반수치사량은 대략 20mg으로, 청산가리의 반수치사량인 60mg의 3분의 1이다. 즉 청산가리보다 3배 강한 셈인데 청산가리는 직접 섭취해야만 독성이 발휘되는 것과는 다르게 이쪽은 피부에 닿기만해도 발휘되니 실제로는 비교도 안되게 위험하다.
당장 2012년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가 났을 때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의하면 자신이 15년 전인 1997년에 불산 관련 실험을 하다 실수로 불산 증기가 분출되면서 셋째 손가락에 살짝 스쳐 상처를 입었으나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15년이 지난 뒤 "아마 죽을 때까지 안 나을 것 같습니다."라며 아직도 상처와 각질 투성이인 셋째 손가락 사진을 올렸다. 살짝 스쳤다는 이 사진만 봐도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독극물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호흡기 접촉 시 점막손상으로 인한 질식까지 이를 수 있는데, 2012년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현장의 주변에 있던 소들이 콧물을 질질 흘리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으로, 불산가스에 노출된 사람이 감기증상을 보이면 꼭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짜 위험한 놈이다. 여담으로 구미 불산 누출 사건 때 그 지역에 있던 가축들은 건강이 양호한 것들까지도 모조리 살처분했다고 한다. 플루오린화수소에 노출된 가축의 고기는 절대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독제의 경우 칼슘제제(일반적으로 건강보조식품으로 먹는 그 칼슘정제가 아니다.)와 칼슘 글루코네이트가 있으며, 구하기 어렵고 비싸지만 불산 치료용 중화제가 별개로 존재한다. 불산에 노출되었다고 해도 제시간에 치료만 받으면 어쩌면 살 수는 있다는 것이다. 그저 이론상으로... 일단 더럽게 아프다. 저농도 불산을 맞은 경험자의 말에 따르면 그냥 죽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게다가 병원에 가면 칼슘을 동맥에 주사하는데, 의사 멱살잡을 뻔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사도 쓸데없이 고문하려는 게 아니라 불산 화상의 가장 효율적인 치료법으로 밝혀진 것이 바로 염화칼슘을 동맥에 주사하는 것(Intra-arteral infusion of CaCl₂)라서 그러는 것이다.
하지만 침투성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신체의 일부분을 절단해야 하는 일이 생기니 해독제를 먹고 버티자 따위의 생각은 하지 말자. 게다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구하기도 어렵다.
불산은 화학 실험용 벤치(흄 후드)나 특수 환기 시설이 장착된 곳에서 불산에 대해 충분한 보호력을 제공할 수 있는 재질의 안전보호구들을 착용하고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사용해야 하는 물건이다. 불산은 몸에 닿거나 마시면 거의 죽는 물질이고, 아무 용기나 썼다간 용기가 녹아버리며, 가만히 내버려 두면 증발해서 주변 일대 공기를 유독가스(불화수소 기체)로 순식간에 오염시켜버리는 정말 무시무시한 물질이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 물질을 취급하거나 보관하는 것은 자살 또는 테러 행위와 다름 없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불산 뿐만 아니라 위험성이 불산과 맞먹는 무시무시한 물질들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강력한 보호대책이 필요하며, 혹시라도 그 대책이 뚫리면 근로자가 영구장애 또는 사망에 이르는 산업재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불산과 방사선의 비교
방사선은 강도에 따라 일순간에 치유가 불가능한 손상을 입을 수 있으나, 불산은 일단은 해독제인 칼슘 글루코네이트 등이 있어 해독할 수 있다. 대학병원 등에서 치료법으로 경정맥 주사(intravenous injection)로 주입하고 팔, 발가락 등에 노출됐을 경우 경동맥 주사(intra-arterial injection)로 치료제제를 주입 하는데, 일반적인 정맥주사에 비해 동맥은 깊은 곳에 위치해 신경과 뼈 등이 있고 혈관벽이 두꺼워 엄청난 통증을 견뎌야 한다. 병원에서 맞는 가장 아픈 주사 중 하나가 바로 동맥주사다. 물론 그래서 동맥 캐뉼라 삽입 시에는 마취를 하기도 한다.
아무튼 불산을 자주 사용하는 공장에서는 피부 노출 시 피부에 문질러서 불산을 어느 정도 중화시킬 수 있는 칼슘 글루코네이트를 구비해두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임시조치일 뿐이고 노출과 함께 피부속으로 침투해 들어간 불산은 구제할 방법이 없다. 바로 혈액으로 침투하는 불산과는 달리 칼슘 글루코네이트는 침투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한마디로 안 다루는 게 상책인 물질이며 노출 후에는 한시도 늦추지 않고 칼슘 글루코네이트를 문지르거나 이마저도 없다면 물에 노출시켜야한다. 이것은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 치료제나 해독제가 아니다.
그나마도 노출 확인 즉시 거의 바로 맞아야 할 정도로 골든 타임이 매우 짧다. 2013년 1월 15일 청주 불산 유출 사고가 일어난 GD(㈜글로벌 디스플레이)사의 경우도 피부에 맞은 경우로, 약 10~15분 거리의 충북대학교병원으로 바로 이송시켰다. 방사성 물질처럼 위험한 물질로 알려졌지만 엄청나게 긴 반감기와 생물농축이 되는 방사성 물질만큼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는 것은 변함 없지만 말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불화수소 역할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식각 공정'과 '세정 공정'에서 사용된다.
먼저, 식각 공정에서 불화수소의 역할은 판화 작업에 비유해 설명할 수 있다. 판화를 찍어내기 위해서는 목판에 그림을 새긴 뒤 그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조각도로 긁어내야 하는데 불화수소가 바로 조각도의 역할을 하며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긁어내 주는 것이다.
세정 공정에서도 사용된다. 반도체에는 아주 작은 크기의 불순물만 있어도 회로가 손상되고 성능이 저하되는 등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잔류물들을 씻어내기 위한 공정이 필요하다. 여기서 세정액 역할을 하는 것이 불화수소이다. 집적도가 갈수록 증가하는 반도체 공정의 특성상 불량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고순도 불화수소가 요구된다.
참고자료
- 〈플루오린화 수소〉, 《나무위키》
- 〈반도체 공정에서 없어서는 안될 재료. ‘불화수소’〉, 《삼성전자 반도체 뉴스룸》, 2020-07-07
- 〈일본 경제 제재의 핵심, 불화수소란 무엇일까?〉, 《과학향기》, 2019-08-05
- 김지웅 기자, 〈이엔에프, 불화수소 원재료 직접 만든다…“日 의존 탈피”〉, 《전자신문》,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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