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지정도시
정령지정도시(일본어: 政令指定都市)는 《일본 지방자치법》 제12장 제1절 제252조의19 제1항에 따라 내각의 정령(政令)으로 지정된 일본의 시이다. 일본 법령에서는 지정도시 또는 지정시라고 쓰기도 하며, 줄여서 정령시라고도 한다. 2018년 4월 기준으로 일본의 정령지정도시는 20개 시(市)이다.[1][2][3]
개요
정령지정도시는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에 속하지만, 경찰·광역도로·광역하천 등의 사무를 제외하고는 그 권한을 대폭 이양받아 도도부현에 준하는 권한을 행사하며, 산하에 자치권이 없는 행정구를 둔다. 정령지정도시의 행정구에는 사무소(구청)를 두고, 구청의 장은 해당 도시의 공무원 중에서 시장이 정한다.
본래 수도인 도쿄와, 오사카, 교토 3대 도시는 대도시 특례를 주장했고, 이후 여기에 요코하마시, 나고야시, 고베시가 추가되어 6대 도시가 되었다. 그러다 1943년 도쿄도제의 시행으로 대도시 특례 운동은 도쿄를 제외한 나머지 5개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전후 5대 도시는 특별시 승격 운동을 벌였다. 당시 특별시는 인구가 50만 이상이어야 했고, 주민 투표를 실시 후 법률의 제정을 통해 승격될 수 있었다. 그러나 주민투표 범위가 부현의 주민인지, 아니면 대도시의 시민에 국한되는 것인지에 관한 공방이 이어졌다. 결국 5대 도시는 시민들만의 주민투표로 특별시 지정이 가능하도록 법률안을 준비했으나 GHQ의 승인을 얻지 못해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1956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특별시 제도가 폐지되었고 대신 정령지정도시 제도가 도입되었다.
인구 50만은 법적 기준일 뿐이고 실제로는 인구 80만 이상을 기준으로 보고 있다. 단, 시정촌을 통합하여 통합시를 만든 다음 정령지정도시를 신청할 경우 인구 하한선이 70만 명으로 완화된다. 원래 기준은 100만이었으나 1972년 후쿠오카시가 90만이 되지 않았음에도 정령시로 승격되면서 이 선례가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2017년 4월 1일, 시즈오카시가 인구 70만 명 선이 무너져 버리면서 유일한 70만 명 미만 정령지정도시가 되었다.
일본만의 특이한 지자체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해당하는 도시들의 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의 특례시와 광역시 사이 쯤이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한국과 일본의 행정구역 제도가 다르므로 정확하게 1:1 대응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광역시는 중앙정부에서 직접 임명했던 직할시 개념이 변한 것이라 소속 도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고, 1997년 울산광역시의 승격 이후로는 100만 이상의 도시가 나와도 신규 광역시 승격이 없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의 정령시는 소속 현에 그대로 남으면서 현과 버금가는 권리를 누리는 것이라서 21세기 이후 정령시 지정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 다만 정령시의 구는 일반구이며 시장이 임명하는 형태이다.
대한민국의 광역시에 더 가까운 일본의 제도로는 특별시가 있었다. 특별시는 한국의 광역시와 마찬가지로 상위 광역자치단체에서 완전히 독립하고 별도의 자치구를 갖고 있었다. 1947년에 도입되었지만 한번도 시행되지 않은채 1956년에 규정을 삭제하면서 폐지됐다] 그 흔적은 도쿄도의 구만이 자치권을 갖고 있는 데에서 남아 있다. 2015년 하시모토 도루를 중심으로 하여 오사카부와 오사카시를 통합하여 오사카도로 개편하고 자치구를 설치하는 안이 제시되었다. 이 안은 실제로 주민 투표에 부쳐졌지만 부결되었다.
인구가 50만을 넘는다고 해서 도쿄도의 자치구가 정령시를 신청할 권한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령상 정령시를 신청할 수 있는 곳은 '도도부현에 속한 시'에만 해당한다. 따라서 도쿄도 세타가야구 같은 경우는 인구가 90만 명을 넘어가지만 법을 뜯어고쳐서 도쿄도를 해체하지 않는 이상 정령시가 될 수 없다. 또한 도쿄도의 자치구는 일본 지방자치법상 일반적인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특별자치단체로 따로 구분되어있고 자치범위가 일반적인 시와 동일하게 되어있다.
세타가야구의 인구는 93만. 정령시 중에서 이보다 인구가 적은 곳이 널려서 당장 정령시가 되더라도 정령시 인구 14위에 해당한다. 대한민국에서도 서울특별시 송파구와 노원구, 강서구, 강남구, 인천광역시 남동구, 서구,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전광역시 서구가 대도시 특례 기준인 인구 50만을 넘어서 있지만 대도시 특례를 받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나가와현은 유일하게 정령시를 3곳이나 보유하고 있으며, 오사카부, 시즈오카현, 후쿠오카현은 각각 정령시를 2곳씩 보유한다. 그 외에는 홋카이도와 교토부, 미야기현, 니가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아이치현, 효고현, 오카야마현, 히로시마현, 구마모토현이 각각 1곳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시코쿠에는 소재 에히메현, 고치현, 가가와현, 도쿠시마현 이 4개의 현 모두를 통틀어 정령시가 단 한 곳도 없다.
사가미하라시와 치바시, 사카이시, 삿포로시는 정령지정도시 중 신칸센이 다니지 않는 동네이지만 리니어 츄오 신칸센이 개통되면 사가미하라를 지나고, 홋카이도 신칸센이 삿포로까지 연장된다면 치바시와 사카이시가 둘뿐인 신칸센 없는 정령시가 된다. 사실 치바시는 나리타 신칸센 당시에는 지날 계획이었으나 나리타 신칸센이 무산되면서 지나지 않게 되었고 사카이에는 시코쿠 신칸센이 지날 계획이 있기는 하다. 가와사키시는 도카이도 신칸센이 지나지만 역은 없다.
지정 요건
정령지정도시는 해당 자치 단체의 인구 규모나 행정능력 등을 감안하여 지정된다. 일본 지방자치법은 인구 50만 명 이상을 최소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인구 100만 명을 기준으로 삼다가 1970년대부터 인구 80만 명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시정촌의 합병을 촉진하기 위하여 지자체의 합병에 따라 인구가 70만 명이 넘은 도시까지 인구요건의 운용기준이 완화되었다.
지정 요건의 완화 과정
1956년 9월 1일 당시 인구 100만 명이 넘던 오사카시, 나고야시, 요코하마시, 교토시, 고베시를 처음으로 정령지정도시로 지정하였다.
1972년 4월 1일 후쿠오카시의 인구가 90만 명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정령지정도시로 승격되자, 이후에는 후쿠오카시의 선례를 따라 인구가 80만 명 이상인 시가 정령지정도시로 승격되었다.
2001년 8월 30일에는 시정촌의 합병을 유도하려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따라 합병한 자치체에 한하여 인구요건의 운용기준을 70만 명으로 완화하는 방침이 세워져 이로 인해 2005년 4월 1일 시즈오카시가 정령지정도시가 되었다. 이 방침은 계속 연장되어 2007년에는 니가타시와 하마마쓰시가, 2009년에는 오카야마시가, 2010년에는 사가미하라시가, 2012년에는 구마모토시가 정령지정도시로 승격하였다.
법령으로는 규정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정령지정도시로 승격된 도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거나 대체로 근접하고 있다.
- 도시적 형태와 기능을 갖추고 있을 것.
- 이양될 사무를 처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
- 행정구의 설치와 구의 사무를 처리할 체제를 갖출 능력이 있을 것.
- 정령지정도시가 되는 것에 대해서 광역지자체와 시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을 것.
- 현청 소재지.(예외 기타큐슈시, 가와사키시, 사가미하라시, 사카이시, 하마마쓰시)
- 1차 산업 종사자의 비율이 10% 이하.
정령지정도시의 지정 절차
정령지정도시의 지정 절차도 특별하게 별도의 법령으로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지정된 도시에서는 주로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 정령지정도시로 지정되었다.
- 시의회에서 정령지정도시에 관한 의견서를 의결.
- 정령지정도시 지정 요망서를 현지사 및 현의회에 제출.
- 현의회에서 정령지정도시에 관한 의견서를 의결.
- 총무대신에게 정령지정도시 지정 요망서를 제출.
- 관계부처와의 협의.
- 각의에서 정령지정도시 지정을 결정.
- 정령 공포.
정령지정도시의 특성
- 지방선거에서 정령지정도시의 시장 및 의회선거는 도도부현의 지사 및 의회선거와 거의 같은 하루 전쯤에 실시된다. 이 또한 정령지정도시가 도도부현과 거의 비슷한 중요성을 가진 예로 알려진다.
- 정령지정도시로 지정되면 현을 통하지 않고도 직접 정부와 접촉할 수도 있다. 또한 정령지정도시는 권한이 이양되는 등 현의 영향력이 적어져, 실질적으로는 현과 동격으로 취급되므로 현 내의 현인 셈이다.
- 현재의 법률상으로는 정령지정도시는 시에 한정하여 적용되기 때문에, 특별구의 하나인 도쿄도의 세타가야구는 인구가 80만 명을 넘었지만 정령지정도시로 지정될 수는 없다.
- 정령지정도시 중 시즈오카시, 하마마쓰시, 니가타시, 오카야마시를 제외하고는 '7대 도시권'의 핵심지역이다.
- 7대도시권은 도시권 내의 인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 도시권의 배후경제권 또한 넓다.
- 배후경제권이 넓은 도시는 다카마쓰시나 가나자와시 등이 있지만, 도시권의 인구가 적어 '대도시권' 등으로 칭하지는 않는다.
- 일부 스포츠 대회 등에서는 정령지정도시 독자적으로, 각 도도부현과 별도의 팀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 시코쿠의 4개 현에는 정령지정도시가 한 곳도 없다.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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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