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늄
셀레늄(selenium)은 주기율표 16족에 4주기에 속하는 산소족원소의 하나로, 원소기호는 Se, 녹는점 221℃, 끓는점은 685℃인 고체이다. 많은 동소체가 있는데, 주요한 것으로는 회색의 금속 셀레늄, 적색의 결정 셀레늄, 흑색의 유리상 셀레늄의 3종이 있으며 빛을 조사(照射)하면 전기전도도가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독성과 친화성(의약성)이 있는 비금속 원소로, 화학적 성질은 황과 텔루륨과 가깝다.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나, 회색의 금속성 상태가 가장 안정적이다. 자연 상태에서는 순수하게 발견되는 일이 드물다. 주로 구리 광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며, 황철석 등의 황화물 광석에서도 산출된다. 반도체의 성질을 지니고 어두울 때보다 밝을 때의 전기 저항이 작아 광저항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유리 제조, 염색, 광전지 등에도 사용된다. 생물체 내에서 양이 많으면 독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미량이면 모든 동물 세포와 많은 수의 식물 세포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목차
개요[편집]
셀레늄(Selenium)1) 은 원자번호 34번의 원소로, 원소기호는 Se이다. 주기율표에서 산소(O), 황(S), 텔루륨(Te), 폴로늄(Po)과 함께 16족(6A족)인 산소족에 속하며, 칼코겐 원소의 하나이다. 구조가 다른 여러 동소체가 있으나, 가장 안정한 것은 회색의 '금속' 셀레늄이다. 이 회색 셀레늄은 광전도체이며 셀레늄 동소체 중에서 유일하게 전기를 통하며, 217℃에서 녹아 암갈색 액체가 되고, 685℃에서 끓는다. 기체에서는 S처럼 8개의 원자로 이루어진 Se₈고리 형태로 있다. 셀레늄은 대부분의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여 화합물을 만드나, 반응성은 산소나 황 보다는 작다. 화합물에서 산화 상태는 보통 +6, +4, +2, -2이다. 물에 녹지 않으며, 공기 중에서 푸른 빛을 내고 타서 이산화 셀레늄(SeO₂)이 된다.
셀레늄은 천연 상태에서 원소 상태로는 발견되지 않으며, 셀레늄화물(Se²⁻의 화합물), 셀레늄산염(SeO₄ ²⁻의 염), 아셀레늄산염(SeO₃²⁻의 염)과 같은 화합물 형태로 보통 텔루륨과 함께 존재한다. 암석과 흙에 분포되어 있으나, 지각에서의 존재 비는 약 0.05 ppm(5x10⁻⁶%)로 그 양은 아주 적다. 흙에는 보통 수용성 셀레늄산염 또는 아셀레늄산염으로 들어있어 쉽게 물에 씻겨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바닷물에는 1L당 2x10⁻⁴ mg 농도로 녹아있다. 여러 생물체에도 셀레늄이 들어있는데 보통 아미노산에 있는 황 대신 들어 있으며, 로코초(locoweed: 미국산 콩과 식물) 등 일부 독성 식물들은 흙에서 셀레늄을 농축시켜 높은 농도로 함유하고 있다. 셀레늄은 구리, 납, 은 등의 황화물 광석에 셀레늄화물 형태로 들어 있어, 이들 광석(특히 구리광석)의 제련이나 황산 생산의 부산물로 주로 생산된다.
셀레늄은 유리를 제조할 때 철 불순물 때문에 나타나는 색을 없애고, 아름다운 붉은색을 내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된다. 전자 공업에서도 셀레늄이 사용되는데,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에서 빛을 감지하는 재료로, 그리고 광전지, 광 검출기, 광 스위치 등에 사용된다. 셀레늄은 또한 합금, 안료, 유기 합성 시약, 고무 강인화제, 비듬방지 샴푸 첨가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며, 농토, 동물 사료, 비타민/미네랄 보조 영양제에 첨가되기도 한다.
셀레늄은 과량으로는 독성을 나타내나, 많은 동·식물에 필수적인 미량 무기 영양소이다. 셀레늄은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glutathione peroxydase)와 티오레독신 환원효소(thioredoxin reductase)와 같은 항산화 효소들의 구성 성분으로, 심장병과 신체 조직의 노화와 변성을 막거나 속도를 지연시키는 데 기여한다. 또한 갑상선 호르몬 탈아이오딘화효소(deiodinase)의 보조인자로 갑상선 기능을 조절하고 면역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셀레늄이 암의 예방과 치료, 에이즈(AIDS) 증상 완화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나, 모든 연구 결과가 이런 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셀레늄이 결핍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케샨병(Keshan disease) 등 여러 풍토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견과 역사[편집]
셀레늄은 1817년에 스웨덴 화학자 베르셀리우스(Jöns Jakob Berzelius, 1779~1848)와 간(Johan Gottlieb Gahn, 1745~1818)에 의해 처음으로 분리·발견되었다. 이들은 셀레늄 이외에도 여러 원소들을 발견하였는데, 베르셀리우스는 규소(Si), 세륨(Ce), 토륨(Th)을, 그리고 간은 망가니즈(Mn)를 처음 발견하였다. 이들은 황동석(chalcopyrite, copper pyrite: CuFeS₂)에서 얻은 황을 태워 황산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생긴 적갈색 찌꺼기를 조사한 결과, 이 찌꺼기에 휘발성이고 쉽게 환원되는 물질이 들어있음을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이 물질을 이미 35년 전에 발견된 텔루륨(Te)으로 생각하였으나, 자세히 조사한 결과 Te와 비슷하기는 하나 성질이 다른 새로운 원소임을 확인하였다. 베르셀리우스는 이 원소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의 달의 여신 'selene'을 따서 셀레늄(selenium)이라 지었다. 지구와 달이 같이 움직이듯이 텔루륨(원소명은 라틴어에서 지구를 뜻하는 'tellus'에서 따옴)과 셀레늄이 보통 함께 산출되므로, 이와 같이 원소 이름을 지은 것은 재미있고 적절해 보인다.
셀레늄은 발견 초기부터 황산 공장 노동자에게 중독을 일으키고, 셀레늄 함량이 높은 식물을 먹은 동물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등, 독성 물질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때문에 셀레늄은 발견 후 처음 100년 가까이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나, 이후 고무 가공 배합제, 강철 합금제 등의 용도가 발견되었다. 셀레늄의 광전도체 성질은 1873년에 처음 발견되어, 빛을 감지하는 여러 장치에 사용되었다. 1933년에 발명된 셀레늄 정류기(교류를 직류로 변환시키는 장치)는 전원 공급 장치와 축전기 충전기에서 진공관을 대신하여 유용하게 사용되었는데, 1970년경에 규소(Si) 반도체로 대부분 대체되었다. 셀레늄을 사용한 복사기가 1948년에 처음으로 발명되어 새로운 복사 문화를 열었으나, 지금은 셀레늄 대신 유기화합물 광전도체가 많이 사용된다. 셀레늄의 생리적 역할은 1954년에 셀레늄을 함유하는 미생물이 발견되고 1957년에는 셀레늄이 포유동물에게 필수 영양소임이 밝혀지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1970년대에는 두 종류의 효소에 셀레늄이 들어있음이 밝혀졌고, 이어서 단백질들에서 셀레노시스테인(selenocysteine: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스테인에서 S 원자가 Se로 치환된 것)이 발견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978년에 Se를 필수 영양소로 인정하였다.
물리적 성질[편집]
동소체[편집]
셀레늄에는 구조와 성질이 다른 여러 동소체가 있는데, 회색의 '금속' 육방정계(hexagonal) 결정, 검은색의 유리상 셀레늄, 3 가지(α, β, γ) 형태의 붉은 단사정계(monoclinic) 동질 이상체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한 것은 회색 동소체인데, 나선형 고분자 사슬 구조를 하며, 반도체 성질을 보인다. 다른 동소체들은 모두 전기 부도체이다. 회색 셀레늄은 빛이 닿으면 전기전도도가 커지는 광전도체 성질을 보여, 광전지에 사용되었다. 녹는점은 217℃이며, 끓는점은 685℃이고, 밀도는 4.79g/cm³이다. 이 형은 다른 Se 동소체를 가열하면 만들어지고, 용융된 Se를 천천히 식히거나 Se 증기를 녹는점보다 조금 낮은 온도에서 응축시켜서도 만들 수 있다.
검은색의 유리상 셀레늄은 대략 1000개까지의 Se 원자들로 이루어진 거대 고리가 불규칙하게 배열된 구조를 가지며, 밀도는 4.28g/cm³이다. Se 화합물을 화학적 방법으로 환원시키거나, Se 증기를 찬 표면에 응축시켜 얻은 무정형의 붉은색 셀레늄이나 또는 용매에 녹지 않는 벽돌색 셀레늄을 가열해서 녹인 후에 빠르게 식히면 얻어진다. 보통 시판되는 Se 원소는 이 형태인데, 쉽게 부서지며, 약간 푸른색의 금속 광택이 나고, 이황화탄소(CS₂)에 약간 녹는다.
붉은색 결정의 셀레늄 동소체들은 모두 Se ₈ 고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결정에서 이들의 쌓임 방식은 3가지 형태(α형, β형, γ형)가 있다. α형과 β형은 검은색의 유리상 셀레늄을 CS ₂나 벤젠(C ₆H ₆)에 녹인 용액에서 용매를 각각 천천히 또는 빠르게 증발시키면 얻어진다. γ형은 Se ₄(NC ₅H ₁₀) ₂를 CS₂와 반응시켜 얻는다. α형의 밀도는 4.39g/cm ³이다.
=== 동위원소 천연 상태에서 셀레늄은 ⁷⁴Se(0.87%), ⁷⁶Se(9.36%), ⁷⁷Se(7.63%), ⁷⁸Se(23.78%), ⁸⁰Se(49.61%), ⁸²Se(8.73%)의 6가지 동위원소가 있다. 이 중에서 ⁸²Se만 방사성 동위원소로 두 번의 β⁻ 붕괴를 하고 크립톤-82(⁸²Kr)이 되나, 반감기가 1.08x1020년으로 아주 길어 안정한 동위원소로 간주하여도 무방하다. 여러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합성되었는데, 가장 반감기가 긴 것은 ⁷9Se(반감기 327,000년)로, 우라늄(U)이나 플루토늄(Pu) 핵분열에서 ⁷⁸Se, ⁸⁰Se, ⁸²Se 등과 함께 생성된다. β⁻ 붕괴를 하고 브로민-79(⁷⁹9Br)가 된다. 핵 폐기물이나 주변 환경에도 존재하는데, 방사성이 약하고 β⁻ 입자의 에너지가 작아 방사능 위험은 크지 않다. 또른 인공 방사성 동위원소인 ⁷⁵Se (반감기 119.78일)은 감마(γ)선을 내는데, 상업적으로 생산되어 췌장과 부갑상선(parathyroid gland)의 기능을 조사하는 데 사용된다.
화학적 성질[편집]
셀레늄은 주기율표상의 같은 족 원소인 산소(O)나 황(S)보다 반응성이 작다. 34개의 전자를 갖고 있어 바닥 상태의 전자배치는 [Ar]3d¹⁰₄s²4p⁴ 이다. 황(S)에서 처럼 원자가 전자는 6개이고, 화합물에서의 산화수는 보통 +6, +4, +2, -2이다. 그러나, Se는 S보다는 +6의 산화 상태가 되기 어려운데, 예로, S는 질산(HNO₃)에 의해 쉽게 산화되어 H₂SO₄가 되나 Se는 H₂SeO₃가 되고, H₂SO₄를 탈수시키면 SO₃가 되나, H₂SeO₄의 탈수에서는 SeO₂(+1/2O₂)가 얻어진다.
셀레늄은 대부분의 다른 원소들과 반응하여 화합물을 만드나, 염산(HCl) 같은 비산화성 산이나 물에는 녹지 않는다. 질산에는 녹아 아셀레늄산(seleous acid: H₂SeO₃)이 되며, 아셀레늄산을 산화시키면 셀레늄산(selenic acid: H₂SeO₄)이 얻어진다. H₂SeO₃은 비교적 안정하고 약산인 반면, H₂SeO₄은 황산과 유사하나 보다 강산이고 더 강한 산화제이다. 셀레늄은 공기 중에서 푸른 빛을 내며 타서 이산화 셀레늄(SeO₂)이 된다. 수소와는 -2 상태의 H₂Se을 생성하며, 금속들과도 -2 상태의 셀레늄화물(예로, Na₂Se, MgSe)을 만들고, 할로겐과는 +1과 +4 상태의 할로겐화물(예로, Se₂Cl₂, Se₄Cl₁₆)을 만든다.
셀러늄의 생산[편집]
셀레늄은 전기분해 방법으로 구리를 생산할 때 전해조 바닥에 쌓이는 양극전물(anode slime)에서 주로 얻는다. 또한 황산 생산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sludge)이나 구리와 납의 제련과정에서 생기는 연진에서도 회수된다. 광물은 너무 희소하여 상업적 생산에는 보통 이용되지 않는다. 셀레늄을 회수하는 구체적 방법은 이들 부산물 찌꺼기에 들어있는 셀레늄의 농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대체적으로 찌꺼기를 탄산 소듐(Na₂CO₃)과 함께 공기 중에서 산화시켜 아셀레늄산 소듐(Na₂SeO₃)을 얻는 것으로 시작된다. 예로 Cu₂Se 형태로 들어있는 셀레늄화물은 다음과 같이 반응한다.
- Cu₂Se + Na₂CO₃ + 2O₂ → 2CuO + Na₂SeO₃ + CO₂
다음은 Na₂SeO₃를 황산으로 처리하여 H₂SeO₃을 얻고, 이의 수용액을 아황산가스(SO₂)로 환원시키면 붉은 무정형 셀레늄이 얻어진다.
- H₂SeO₃ + 2 SO₂ + H₂O → Se + 2H₂SO₄
2009년 전 세계 셀레늄 생산량은 약 2,280 톤이고, 일본(780톤, 34%), 독일(700톤, 31%), 벨지움(200톤, 8.8%), 캐나다(173톤, 7.6%), 러시아(140 톤, 6.1%)에서 주로 생산되었다. 2012년 3월 기준 국제 가격은 99.5% 이상 순도의 셀레늄이 kg당 대략 미화 140 $이다.
셀레늄의 용도[편집]
생산된 셀레늄의 약 50%는 유리 공업에서 탈색제와 착색제로 사용되는데, 보통 Se나 SeO₂ 형태로 사용된다. 셀레늄을 유리에 0.001~0.015%로 첨가하면 철(II) 불순물 때문에 생기는 푸른색 또는 노란색이 없어지고, 0.1~0.2%로 첨가하면 유리가 분홍색을 띤다. 가장 밝은 붉은색 유리로 알려진 '셀레늄 루비'는 설포셀레늄화 카드뮴(cadmium sulfoselenide, CdSxSe1-x)을 첨가하여 얻는데, CdS가 10% (x=0.1)이면 진한 붉은 루비색, 40%이면 중간 정도의 붉은색, 75%이면 주황색, 100% CdS인 경우는 노란색 유리가 얻어진다. 설포셀레늄화 카드뮴은 페인트, 플라스틱, 도자기, 유약 등에서 내열성 안료로도 사용된다.
셀레늄은 전자공업에서도 중요하게 사용되는데, 보통 용지 복사기와 레이저 프린터에서 감광막으로 사용된다. 빛을 전기로 변화시키는 광전지에도 사용되었으나, 에너지 효율이 적어 지금은 다른 것으로 대부분 대체되었다. 이외에 광 검출기와 광 스위치 등에도 사용된다. 셀레늄화 아연(ZnSe)은 푸른색과 흰색 발광 다이오드(LED)와 다이오드 레이저에 사용되며, 흑백 사진의 색조를 맞추는 토너(toner)로도 셀레늄 화합물이 사용된다.
셀레늄은 합금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스테인리스 강에는 주조, 단조, 절삭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페로셀레늄(Fe/Se) 형태로 소량 첨가되며, 황동에는 독성이 큰 납을 대체하여 비스무트(Bi)와 함께 첨가되기도 한다. 여러 셀레늄 화합물들이 유기 합성 반응의 시약 또는 촉매로 사용되는데, 한 예로 SeO₂을 써서 프로펜(propene: CH₂=CH-CH₃)을 알릴 알코올(allyl alcohol: CH₂=CH-CH₂OH)로 전환시킬 수 있다. 또한 다이에틸다이티오카르바민산 셀레늄(diethyldithiocarbamate selenium, Se[S₂CN(C₂H₅)₂]₄)은 천연 및 합성 고무의 가공에서 고무의 내마모성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된다.
셀레늄 화합물과 이들의 이용[편집]
앞의 항에서 언급된 것 외에도 여러 셀레늄 화합물들이 요긴하게 사용된다.
산화물, 산소산, 산소산 염[편집]
산화물에는 이산화 셀레늄(SeO₂)과 삼산화 셀레늄(SeO₃)의 두 가지가 있다. SeO₂는 Se(Se8로 존재)를 산소나 과산화수소(H₂O₂)와 반응시켜 얻거나, 아셀레늄산(H₂SeO₃)을 탈수시켜 얻는다. SeO₂는 녹는점이 340℃인 무색 고체로, 고분자 사슬 구조(-(O-SeO)ₙ-)를 하고 있다. 유리에 붉은색을 내는 데, 그리고 사진 현상에서 토너로 사용된다.
SeO₂을 물에 녹이면 H₂SeO₃이 되는데, HSeO₃는 Se를 질산과 반응시켜 얻을 수도 있다.
- Se + 2HNO₃ → H₂SeO₃ + NO + NO₂
H₂SeO₃를 NaOH와 같은 알칼리로 중화시키면 아셀레늄산 염(예로, Na₂SeO₃)이 얻어진다. Na₂SeO₃는 농토, 동물 사료, 비타민, 식품 보조제 등에 첨가되는데, 적정량 이상으로 많은 양을 복용하면 독성을 나타낸다.
SeO₂를 H₂O₂로 산화시키면 셀레늄산(H₂SeO₄)이 생성되는데, H₂SeO₄는 강한 산화제로 뜨겁고 진한 용액은 금을 녹여 주황색 셀레늄산 금(Au₂(SeO₄)₃)을 만든다. 이 화합물은 유리의 채색과 다른 여러 금 화합물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 2Au + 6H₂SeO₄ → Au₂(SeO₄)₃ + 3H₂SeO₃ + 3H₂O
H₂SeO₄를 탈수시키면 녹는점이 118.35℃이고 무색 고체인 SeO₃가 얻어지는데, SO₃와는 달리, 185℃ 이상에서는 열을 내면서 SeO₂와 O₂로 분해된다. 광전지와 태양에너지 장치 제작에 사용된다.
황화물[편집]
셀레늄을 황(S)과 반응시키면, 반응물의 몰 비에 따라 Se₄S₄, SeS₂, Se₂S₆ 등 여러 황화물이 생성되는데, 이들은 각각이 순수한 단일 화합물이 아니고, 대략적으로 Se와 S원자 8개로 이루어진 고리에서 Se와 S의 조성을 가장 가까운 비로 표시한 것이다. SeS₂는 항균작용이 있어 샴푸에 약 1%로 첨가한 것은 비듬과 지루성피부염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2.5%로 첨가한 것은 어우르기(전풍, tinea versicolor)를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금속 셀레늄화물[편집]
여러 가지 금속과 셀레늄의 이성분 화합물들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에는 셀레늄화 수은(HgSe), 셀레늄화 아연(ZnSe), 셀레늄화 납(PbSe), 이셀레늄화 구리(인듐또는갈륨)(Cu(Ga,In)Se₂) 등이 있다. HgSe는 반금속으로, 강철 공장에서 배기 가스에 있는 수은을 제거하기 위해 셀레늄을 사용할 때 만들어지며 수은 때문에 독성이 있다. ZnSe, PbSe, Cu(Ga,In)Se₂는 모두 반도체로, 이중에서 ZnSe는 LED 와 다이오드 레이저로 사용되는 III-V족 화합물 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또한 적외선을 잘 통과시키기 때문에 적외선 광학 물질로 사용되는데, 여기에 크로뮴(Cr)을 첨가한 것은 적외선 레이저에, 텔루륨(Te)를 첨가한 것은 X-선 및 감마선 검출기에 사용된다.
셀레늄화 수소[편집]
셀레늄화 수소(H₂Se)는 유일한 셀레늄 수소화물로 무색의 가연성 기체이다. Se을 수소 기체와 300℃ 이상에서 반응시켜 얻거나, Al₂Se₃를 물과 반응시켜 얻기도 한다. Se화합물을 합성하거나, 반도체에 Se를 도핑시키는 데 사용된다. 셀레늄 화합물 중 가장 독성이 크며, 8시간 노출 상한이 0.05 ppm이다.
할로겐화물[편집]
셀레늄의 요오드(I)화물은 알려진 것이 없고, 다른 할로겐 원소들에 대해서는 Se₂X₂와 Se₄X₁₆(SeX₄) 형의 화합물들이 알려져 있으며, 플루오린의 경우는 SeF₆도 알려져 있다. 이염화 셀레늄(Se₂Cl₂)은 Se와 SO₂Cl₂를 반응시켜 얻는데, 다른 셀레늄 화합물들을 합성하는 데 요긴하게 사용된다. 이외에도 SeOX₂형의 옥소할로겐화물들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SeO₂와 SeX₄의 반응으로 얻으며, 특수 용매로 사용된다.
유기셀레늄 화합물[편집]
셀레늄-탄소 결합을 갖는 여러 유기셀레늄 화합물들이 합성되었다. 이들 화합물의 합성은 보통 Na₂Se(또는 Na₂Se₂ 또는 NaSeH)와 RBr(R은 알킬기)을 반응시켜 R₂Se(또는 R₂Se₂ 또는 RSeH)를 얻는 것에서 출발한다. R₂Se를 오존(O₃)과 반응시키면 R₂SeO가 얻어지고, R₂Se₂를 Cl₂와 반응시키면 RSeCl이 얻어지는데, 이들은 다른 유기셀레늄 화합물 합성의 중간체로 쓰인다. 그러나 합성된 유기셀레늄 화합물들은 대부분이 불안정하여 실용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생물학적 역할과 결핍증[편집]
셀레늄은 많은 양을 섭취하면 독성을 나타내나, 적은 양은 많은 생명체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어떤 식물에는 토양에서 흡수한 많은 양의 셀레늄이 농축되어 있는데, 이는 동물들이 해당 식물을 먹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식물이 자라는 토양은 셀레늄 함량이 매우 높다는 표시가 된다.
생리적 기능[편집]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메티오닌과 시스테인에 있는 티올기(-SH)의 S대신 Se가 치환되어 있는 것이 셀레노단백질(selenoprotein)인데, 이들은 진핵생물, 박테리아, 고세균 등에 널리 존재한다. 최소한 5가지의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glutathione peroxydase)와 3가지의 티오레독신 환원효소(thioredoxin reductase)는 한 개의 셀레노시스테인을 갖는 셀레노단백질이다.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는 생체 내에서 과산화수소(H₂O₂)나 유기 과산화물과 같은 활성 산소 종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여 심장병을 줄이고 신체 조직의 노화와 변성 속도를 지연시키는 데 기여한다. 셀레늄은 또한 갑상선 호르몬을 활성화 혹은 비활성화 시키는 갑상선 호르몬 탈아이오딘화효소(deiodinase)의 보조인자로 작용하여 갑상선 기능을 조절하고 면역 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셀레늄은 암의 예방과 치료, 에이즈(AIDS) 증상 완화, 제2형 당뇨병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보고들이 있다. 그러나 모든 연구 결과가 이와 같은 셀레늄의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며, 당뇨병에 대해서는 오히려 셀레늄이당뇨병을 촉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들 질병과 관련해서는 셀레늄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아직도 논란 중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핍증과 케샨병[편집]
셀레늄은 신체 방어 물질로 간주될 수 있으며, 결핍되면 근육통, 근육 소모, 심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크레틴병과 갑상선종에 걸릴 수 있다. 임산부에게는 유산, 조산, 사산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신생아에게는 성장과 발생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셀레늄 결핍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풍토병 중의하나가 케샨병(Keshan disease)이다. 이 병은 처음 중국 헤이롱장(黑龍江)성 케샨 마을에서 1935년에 처음 발견되었으며, 이후 중국의 여러 지역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중국 지질조사국 발표에 따르면 2003년까지 약 4만 명이 이 병에 걸렸다. 이 병은 심장근육병증을 수반하며, 특히 많은 어린이들과 출산을 앞둔 여자들이 이 병에 걸려죽었는데, 역학 조사 결과 병에 걸린 대부분의 사람은 토양이나 물에 셀레늄 함량이 아주 적은 지역에서 살았으며, Na₂SeO₃ 복용으로 예방되고 치료되었다. 또 다른 풍토병인 캐신벡병(Kashin-Beck disease)은 뼈의 변형이 일어나는 병으로, 이 역시 셀레늄이 결핍된 지역에서 나타나며 셀레늄 복용으로 발병을 줄일 수 있다.
셀레늄 결핍증은 건강하고 영양 상태가 좋은 사람에게는 거의 관찰되지 않으나, 장 기능이 크게 저하되었거나, 90세 이상의 노인, 셀레늄이 결핍된 토양에서 자란 식품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에게는 나타날 수 있다. 또 화학 물질에 노출되거나 비타민 E가 결핍되어 산화물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인체에 들어있는 셀레늄 양은 약 10~20mg으로 여겨지며, 우리나라 성인 기준 1일 권장 섭취량은 0.05mg(50μg)이고, 섭취 상한선은 0.4mg(400μg)이다. 셀레늄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은 우유, 브로콜리, 동물 간 및 육류, 해산물, 곡류 등이다.
독성과 과잉증[편집]
셀레늄은 필수 미량 영양소이기는 하나, 과량으로 섭취하면 독성을 나타낸다. 독성은 셀레늄의 형태에 따라 다른데, 원소 상태와 금속 셀레늄화물은 생체 이용률이 적어 비교적 독성이 적다. 반면에 셀레늄산 염과 아셀레늄 염은 삼산화 비소(비상, As₂O₃)만큼 독성이 크다. 사람에게서 만성 중독 증세를 보이는 1일 아셀레늄산 염의 복용양은 2.4~3.0 mg이다. 셀레늄화 수소(H₂Se)는 특히 유독한 기체이다.
셀레늄 중독증(selenosis)의 증세는 숨에서 마늘 냄새가 나며, 위장 장애, 머리카락 빠짐, 손발톱 부스러짐, 피부 발진, 피로, 구토 등이다. 극단적인 경우는 간경화증, 폐부종, 사망 등에 이를 수 있다. 암환자들은 가끔 셀레늄의 항암 작용을 믿고 많은 양의 셀레늄을 복용하므로, 중독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참고자료[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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