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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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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Purple, 紫色)

보라색(Purple, 紫色)은 파랑빨강의 중간색을 말한다. 400nm가량의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이 내는 색이다. 붉은빛이 더 강한 보라색을 자주색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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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보라색은 파랑빨강이 섞인 색으로, 가시광선 영역 안에서 볼 수 있는 색상 중 가장 파장이 짧다. 보라색보다 짧은 파장을 가진 광선은 자외선뿐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 중 가장 끝에 존재하는 색이 보라색이다.[1] 보라색은 우아함, 화려함, 풍부함, 고독, 추함 등의 다양한 느낌이 있어 예로부터 왕실의 색으로 사용되었다. 품위 있는 고상함과 함께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게 하며 예술감, 신앙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한 푸른 기운이 많은 보라는 장엄함, 위엄 등의 깊은 느낌을 준다. 붉은색 기운이 많은 보라는 여성적, 화려함 등을 나타낸다. 심리적으로는 쇼크나 두려움을 해소하고 불안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정신적인 보호 기능을 한다. 그 밖에 비장, 상부의 뇌와 뼈를 자극하며 림프관과 심근, 운동 신경을 약화시키거나 정신 질환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감수성을 조절하며,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백혈구를 조성하며, 이온 균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라색 차크라(두정부)는 뇌하수체 부분이 있는 머리의 꼭대기에 위치하며 현명함과 영적인 에너지를 나타낸다.[2]

어원[편집]

보라색을 뜻하는 'Purple'의 어원은 빛의 순수함을 의미하는 라틴어 'Purpura'에서 유래했다.[3] '보라'라는 단어는 한글 고유어이며, 오방색 외에 한자어가 아닌 순우리말이 쓰인 것은 보라색이 대표적이다. 한글 고유어라고 해도, 그 어원은 몽골어 boro/poro에서 유래했다. 말의 형태가 특이해서 '보랗다', '보란', '보랗게' 등의 활용은 불가하며, '거무스름하다', '불그스름하다', '누렇다', '새파랗다' 등의 색감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단어도 거의 없다.[4]

역사[편집]

보라색은 기원전 1600년경 오늘날의 시리아 지방에 살았던 페니키아인들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지중해에 서식하는 '무렉스 브란다리스'와 '푸르푸라 하에마스토마' 등 여러 종의 고둥에서 보라색 염료를 뽑아냈다. 고둥이 극소량으로 분비하는 무색의 점액을 오랫동안 달이면 노란색을 띠는 염료를 얻는데, 이것으로 직물을 염색한 뒤 햇빛에 말리면 처음에는 초록으로, 그다음에는 빨강으로 변했다가 마지막에는 보라가 된다. 보라색 1g을 만들려면 고둥이 약 1만 마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당시 구하기 어렵고 귀한 색이 보라색이었다. 그래서 고대 로마에서는 빨강과 파랑이 혼합된 보라색이 황제의 색이었다. 카이사르는 보라를 자신을 상징하는 색으로 삼고, 아무나 보라색 옷을 입을 수 없게 했다. 네로는 아예 자신 외에 보라색 옷을 입는 자는 사형에 처했다. 보라색 중에서도 빨간색이 더 많인 섞인 자주색은 초창기 기독교 예술작품에서 예수가 입은 옷 색깔이기도 했다. 서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이탈리아 라벤나의 산비탈레 성당 천장에는 천사와 가톨릭교 성인들로 둘러싸인 예수, 그에게 공물을 바치는 동로마 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와 황후 테오도라가 자주색 의상을 입은 모습이 모자이크로 묘사돼 있다.[5] 동양에서도 보라색은 특권 계층의 색으로 여겨졌다. 대한민국의 신화, 전설 등에서도 비범한 사람이 탄생할 때에는 집 주위에 자색 구름이 자욱하게 펼쳐졌다고 묘사되는 등 보라색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어 왔다. 구당서 백제전에 의하면 백제의 왕은 자색 도포를 입었다고 하며, 신라의 골품제에서 보라색 관복을 입을 수 있는 것은 성골과 진골만이 오를 수 있는 높은 벼슬을 지낸 귀족들 뿐이었다. 또한 고려도경에 따르면, 고려시대 국왕은 중국 사신을 접견할 때 자색공복(자라공복, 紫羅公服)을 입었다고 기록되어 있다.[6]

상징[편집]

보라색과 자주색은 안료(물감)의 비율로 보면 색상의 차이가 있지만, 두 색이 상징하는 의미가 거의 같으므로 동일선상에서 설명될 수 있다. 보라와 자주를 구성하는 색상은 스펙트럼 상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상반된 성질을 가진 빨강파랑이다. 그러나 이 두 색의 혼색인 보라와 자주는 구성색인 두 색과 심리적, 감정적 면에서 매우 다른 성질을 나타낸다. 즉 상반된 두 색을 적절히 아우르고 있으므로 정신과 감정, 신성과 육체의 조화를 상징한다. 이러한 까닭에 보라와 자주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안정과 조화를 꾀하기에 좋은 색이다. 심리학적으로 보라와 자주는 곰곰이 잘 생각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격려하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높은 자부심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보라색은 신성하고 고귀한 색이다. 오래전부터 자주색은 부귀와 기품의 상징이었으며 왕후의 색으로 사용되어 왔다.

보라색은 영적인 계시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여 기독교에서는 예수 수난의 현의를 표현하는 데 쓰였으며, 부활절, 특히 회색의 수요일과 성 토요일의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서양에서는 옛적부터 신성하고 고귀한 색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헤브루의 성직자들은 보라색 성복을 입었고 초기 기독교 성직자들도 보라색 성복을 입었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의 신들도 보라색 의복을 입었으며, 솔로몬의 마차와 클레오파트라의 배도 보라색이었다. 이처럼 보라는 신의 뜻을 대행하는 성스러운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는 선택받은 색이었다.

한편, 자주는 탐미적인 생활을 의미하므로 허식의 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선호하는 색상의 꽃을 통해서도 사람의 성격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옅은 자주색의 라일락을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화려함을 좋아한다. 이런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정열적이고 활발하며 외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으며 자부심이 강하고 멋내기를 좋아하므로 항상 생기 발랄한 매력을 유지한다. 이로 인하여 많은 이성에게 호감을 주는 경향이 있다. 색채 심리학자들은 옛사람들의 보라에 대한 숭상을 빨강과 파랑의 중간색적 특성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빨강과 파랑은 색상환에서 서로 보색으로서 몸과 감정에 대한 작용이나 상징적 의미에서 정반대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보라색은 이 두 색이 혼합된 색으로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영성(靈性)을 상징한다. 즉 보라는 하늘의 상징인 파란색과 인간의 피를 상징하는 빨강이 섞인 중간색이므로 영적으로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자의 존엄한 이미지에 가장 어울리는 색이라고 할 수 있다.[7]

보라색은 독을 표현할 때 자주 쓰이기도 한다. 독을 상징하게 된 유력한 가설로, 투구꽃이 있다. 투구꽃은 옛적부터 수많은 사형 집행 및 암살을 함께해 온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식물이다. 투구꽃은 약재로도 쓰이지만, 그 덩이뿌리를 달이면 맹독이 나온다. 이 때문에 약재로 쓸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차갑게 식혀서 먹는 게 중요하다. 동양에서는 투구꽃을 사약의 재료로도 사용했다. 투구꽃은 고대로부터 가장 흔하게 사용하던 독 중 하나였기 때문에, 독을 표현할 때 보라색을 사용하는 것은 투구꽃의 색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8]

각주[편집]

  1. 진혜민, 〈치유의 파장을 전달하는 보라색〉, 《프린트베이커리》
  2. 보라〉, 《네이버 지식백과》
  3. Portrai, 〈Portrai는 왜 보라색을 선택했을까?〉, 《Portrai》
  4. september sky, 〈저주받은 왕족의 색, 보라색 연구〉, 《브런치》, 2022-11-04
  5. 정상영 기자, 〈예수와 황제에게만 허락되었던 보라색〉, 《한겨레》, 2017-02-23
  6. 대한산업안전협회, 〈황제를 상징하는 색은 왜 보라색일까?〉, 《네이버 블로그》, 2020-12-25
  7. 백석문화대 김용숙 겸임교수, 〈색상과 심리③ - 색의 상징 (Color Symbolism)_2〉, 《월간방송과기술》, 2016-10
  8. 독은 왜 보라색이나 녹색으로 표현할까?〉, 《페퍼노트》, 2023-08-26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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