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에너지
복사에너지(radiant energy)는 적외선이나 광선 등의 복사선이 운반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쉽게 느끼지 못하지만 온도를 가지고 있는 물체는 어떤 물체든지 복사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다. 단지 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영역이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태양에서 나오는 태양복사에너지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의 근원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기상 현상이나 해류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구는 이 태양복사에너지를 받은 만큼 적외선과 전파에 해당하는 파장으로 우주로 방출한다. 이것을 지구복사에너지라고 한다. 지구가 에너지를 방출하지 않으면 지구의 기온은 계속 상승해서 생물이 살 수 없게 된다.
개요
파동이나 입자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을 복사(radiation)라고 하는데, 복사에너지(radiant energy)라 함은 이렇게 방출을 통해 퍼져 나가는 에너지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전자기파, 중력파, 소리 등과 같이 전달되는 파동 형태의 에너지, 알파입자, 베타입자 등과 같은 입자 형태의 에너지가 모두 복사에너지에 해당된다.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방법에는 전도, 대류, 복사 3가지가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도는 접촉해 있는 분자가 충돌하면서 열이 전달되는 것이고, 대류는 기체나 액체와 같이 유동성이 있는 유체 내에서 일어나는 열전달 방법이다. 복사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이 열에 의해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전자기파는 매질 없이 전달되기 때문에 두 물체의 사이에 매개물질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도 열이 전달될 수 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얻는 태양에너지가 전해지는 것도, 난로에 가까이 가면 따뜻함을 느끼는 것도 모두 복사 때문이다. 물체가 방출하는 복사선은 물체의 온도에 따라 정해지는데, 상온에서는 파장이 긴 적외선을 주로 방출하고, 고온으로 갈수록 파장이 짧은 전자기파를 더 많이 방출한다. 열복사선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적외선이라는 일종의 전자파로서 태양, 난로의 니크롬 선, 사람의 몸에서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태양에너지를 태양복사에너지 라고도 부른다.
반대로, 지표면에서 우주공간으로 방출되는 에너지를 지구복사에너지라고 한다. 표면 온도가 288 K(캘빈)인 지구복사에너지는 대부분 파장 4~40 ㎛(마이크로미터)인 적외선 영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최대 에너지 밀도가 나타나는 파장은 10μm(마이크로미터)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지구가 흡수하는 태양복사에너지의 양과 지구가 방출하는 지구복사에너지의 양이 같은데 이러한 상태를 복사평형이라고 한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크게 변하지 않고 늘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은 지구가 이처럼 복사 평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에 들어오는 짧은 파장의 태양복사에너지는 통과시키는 반면 지구로부터 나가려는 긴 파장의 복사에너지는 흡수하므로 지표면을 보온하는 역할을 하여 지구 대기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온실효과'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메탄 등의 온실가스의 증가로 온실가스가 지구를 둘러싸게 되면서 열에너지와 적외선이 대기층 밖으로 분출되지 못하면서 지구온난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복사와 방사
앞에서 정의된 복사라는 용어가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는 것처럼 복사의 에너지인 복사에너지도 똑같이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런데, 복사에너지가 전자기파의 에너지 또는 전자기파 그 자체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헌들에서 복사에너지를 전자기파에 국한해서 정의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되기도 한다.
한편, 방사성 물질이나 핵반응 과정에서 방출되는 알파입자( particle), 베타입자( particle) 등과 같은 입자들이나, 태양이나 먼 우주로부터 오는 에너지가 큰 입자들인 우주선(cosmic ray)도 복사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에너지가 큰 경우들은 주로 방사선으로 불리기도 한다. 엑스선이나 감마선( ray)처럼 에너지가 큰 전자기파는 복사이기도 하지만 방사선으로 많이 불린다.
여기서 에너지가 크다는 것은 복사에너지가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의 이온화 에너지(ionization energy)보다 커서 복사에 의해 분자의 핵들을 묶어주는 전자가 쉽게 이온화되어 분자의 결합을 끊게 하면서 결국엔 다른 분자로 변형이 됨을 의미한다. 이를 생체 분자에 적용할 경우, 복사에너지와 상호작용하는 분자가 변형이 되고, 이는 곧 암유발 또는 DNA의 변형을 가져와서 심각한 건강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엑스선, 감마선, 양전자 등에 의한 에너지가 큰 복사에너지가 환자의 치료에 이용되기도 한다.
전자기파 복사
복사를 전자기파에 국한해서 볼 경우, 빛을 광자라고 부르는 입자의 흐름으로 본다면 복사에너지를 광자의 에너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빛을 입자가 아닌 파동으로 보아도 에너지 값을 구할 수 있다. 전자기파는 에너지가 가장 작은 라디오파로부터 에너지가 가장 큰 감마선까지 매우 넓은 에너지 영역에 분포하는 파동이다.
에너지가 작은 것부터(또는 파장이 긴 것부터) 늘어놓으면 아래와 같다.
라디오파 - 마이크로파 - 적외선 - 가시광선 - 자외선 - 엑스선 - 감마선
흑체복사(Blackbody radiation)는 전자기파 복사에서 매우 자주 언급되는 현상이다.
주변과 열적 평형상태에 있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물질에서 나오는 복사는 다양한 파장의 전자기파를 방출하는데, 그림 1은 파장에 따른 복사의 정도를 나타낸 흑체복사 곡선을 나타낸다.
양자역학의 시발점이 되는 계기를 마련한 이 그래프는, 다양한 흑체의 온도에 대해서, 파장에 따른 복사에너지의 밀도를 나타낸 것으로, 파장이 짧은 복사에너지의 성분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는 짧은 파장 영역에서 복사에너지 밀도가 발산하는 고전적인 레일리·진스의 공식(Rayleigh-Jeans' formula)의 결과와는 달리 실험 결과와 잘 일치하는 것이었다. 플랑크(M. Planck,1858 - 1947)가 복사, 즉 빛을 양자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이론과 실험의 결과를 일치시킴으로써, 빛을 에너지의 덩어리, 즉 광자로 볼 수 있다는 양자역학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곡선은 태양의 온도에 가까운 5000K의 물체에서 나오는 복사에너지를 나타낸다. 이 곡선의 최대값 근처에 가시광선 영역이 있는데, 이는 복사에너지가 가시광선 근처에서 가장 많이 나오게 됨을 의미한다.
한편 그림 2는 비교적 일상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온도의 범위(0℃ ~ 100℃)에서 물체로부터 나오는 복사에너지를 보여준다. 즉 상온 근처의 온도에 있는 물체에서 나오는 복사에너지의 많은 부분은 적외선(infrared) 영역에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의 체온에 해당되는 온도(37℃ 또는 300K)를 갖는 물체에서는 파장이 대략 10 μm 부근에서 주로 복사에너지가 방출됨을 알 수 있다. 이는 가시광선이 지배되는 낮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적외선이 밤에는 주요한 복사의 형태가 되어,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서 사물을 볼 수 있게 하는 원리가 된다.
참고자료
- 〈복사에너지〉, 《물리학백과》
- 〈복사 에너지〉, 《사이언스올》
- 김우경 기자, 〈복사에너지와 지구온난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꿈틀e블로그 에너지View》, 2020-01-10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