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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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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Black)

검은색(Black)은 RGB 가산혼합에서 모든 값이 0인 상태의 색상이다. 색상, 채도가 없고 명도 차이만 있는 무채색이다. 따라서 명도의 기준으로 사용되며, 검은색에 가까울수록 명도가 낮다고 표현한다. 검정 또는 흑색이라고도 하며, 영어 약호는 BK(Blac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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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편집]

검은색은 색이 하나로 빛이 없는 상태 또는 먹과 같은 색을 의미한다.[1] 흰색과 더불어 가장 클래식한 색상으로 인식되는데, 명도가 높은 유채색과 배색되면 유채색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준다. 역사적으로 검은색은 신석기시대 동굴벽화에 사용된 최초의 색 중 하나였다. 우아함과 신비감을 상징하여 14세기 유럽에서 귀족과 성직자들이 검은색 의복을 착용하기 시작했고, 19세기에 들어서는 영국 시인, 사업가들이 검은색 의복을 착용했다. 동시에 모든 빛을 흡수하는 색이라는 점에서 무거움, 두려움, 암흑, 공포, 죽음, 권위 등을 상징하여 성직자, 수녀 등과 지배자, 간부들의 색이나 죽음을 애도하는 색으로도 사용한다.[2] 대한민국에서는 고려 시대 이후 귀족만이 향유할 수 있는 색이었다. 당시 붉나무의 오배자와 굴참나무의 수피, 밤꽃나무의 꽃, 가래나무의 액, 먹, 오리나무, 신나무 등에서 염료를 추출하여 여러 번 염색을 거쳐 검은색을 만들었는데 염색의 횟수가 많고 공이 많이 드는 현색은 귀족 만이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3] 한편 검은 빛의 검은색은 오정색의 하나로, 한자로는 흑색이라고 한다. 검을 흑, 캄캄할 흑이라 하여 인간이 발견한 검은색을 가리킨다.[4] 예전에는 흑색을 이흑, 순수한 검은 빛을 순흑색, 아주 짙은 것을 알매 또는 심흑색, 퇴색해서 거무스레한 것을 참색, 엷은 흑색을 참참, 검푸르죽죽한 것을 철색, 검은 색이 곱지 못한 것은 조색이라고 하였다.

어원[편집]

블랙의 어원은 ‘검은 연기가 나면서 타버리다’, ‘연기가 나면서 까맣게 타다’라는 뜻인 인도 유럽어 'bhleg-'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정되며, 고대영어 blaec, blac- 중세영어 blak, 고대 독일어 bla(c)h, 고대 아이슬란드어 blakker와 그 기원을 같이한다.[5] 검정(黑)의 어원은 ‘검-’은 ‘검다[黑]’의 어근이 된다. 고대에는 ‘검’이라는 말이 명사로서 ‘흑(黑)’의 뜻을 지녔다. ‘검다’는 명사 ‘검’이 형용사로 바뀐 것이다. 가마괴(烏)의 ‘가마’는 ‘감’에 ‘아’가 붙은 것이다. 흑(黑)의 뜻을 지니는 ‘검’은 ‘걷>걸>걸엄>거엄>검’으로 변천한 말이다. 가마괴의 ‘감’은 ‘갇>갈>갈암>가암>감’의 변천을 거친 말이다. 일본어 구로(kuro, 黑)나 가라스(karasu, 黑鳥)의 ‘구로(kuro)’와 ‘가라(kara)’도 한국말에서 건너간 말이다. 검정의 ‘정’도 따져 올라가면 ‘검다’의 뜻을 지닌 말일 개연성이 있다. ‘블(火), 붉다(赤)’, ‘플(草), 푸르다(靑)’, ‘놀/눌(地), 노랗다(黃)’와 같이 한국말 색채 형용사는 명사에서 전성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감다, 검다’의 조어형 ‘갈(갇), 걸(걷)’도 명사에서 전성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한자의 黑은 불 땔 때에 나는 연기(炎)가 창 사이로 빠져 나가면서 그을려 ‘검다’는 뜻에서 된 글자이다. ‘黑’자는 불과 관련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슬다’의 어근은 ‘긋-’이다. 몽골어에‘가라’라는 말은 ‘검다’의 뜻이 있다. ‘가라말’은 검은 말을 뜻한다. ‘검다’의 어근 ‘검-, 감-’의 파생어에는 곰, 거북, 거미 등이 있다. 이에 비춰 볼 때, 검정은 특정 동물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은 동물인 동시에 신격을 갖춘 인격신의 존재로 간주되며, 한국적 토템의 잔재형으로 보기도 한다. 예로서, 개국신화에서 단군의 웅녀 탄생설과 김수로왕 탄생 설화에 나오는 구지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6]

이미지[편집]

블랙의 이미지는 블랙의 어원과 물리적 성질을 토대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불이 타고 남은 재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블랙의 색이며 자연에서 나타난 이러한 재의 어두운 색을 바탕으로 블랙이라는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명도가 가장 낮고 채도가 없는 일차원적인 색채라는 특징은 블랙의 어두운 이미지로 연결되어 밤, 죽음 등의 이미지를 갖도록 하였다. 블랙은 여겨 회화에서 명암표현을 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빛에 대응되는 어두움, 그림자를 나타내었고, 중국과 대한민국의 수묵화에서는 정신적인 상태를 대변하는 색으로 쓰였다. 1900년대 이후에 와서 블랙은 회화, 제품디자인에서 모던하고 세련된, 신식의 하이테크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5]

유럽[편집]

고대 그리스에서 블랙은 잠, 꿈, 괴로움, 비밀, 죽음 등을 의미함과 동시에 비옥하고 풍요로움을 상징하였다. 기원전 2세기에는 로마의 고위관료들이 블랙 토가를 장례용으로 착용했는데, 이는 유럽에서 조문용 의복의 시작이었다. 실제로 이 블랙 토가는 완전한 블랙이라기보다는 어두운 색이었지만 그럼에도 블랙은 죽음과 연관되었다. 중세 기독교에서 블랙은 죄를 짓는 것과 부정을 상징하는 색으로 사용되었다. 1000년대 이후에 블랙은 무서운 짐승의 모습을 한 악마의 색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11세기 전후로 블랙의 옷은 악마 의존적, 악마를 따른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이는 블랙뿐만 아니라 갈색, 회색, 보라색, 파란색 등 어두운 색까지 확장되어 적용되었다. 블랙은 예술에서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카라바조(Caravaggio), 렘브란트(Rembrandt),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 등의 화가들은 자신들 작품의 중심에 검은색을 넣었다. 블랙이 색이냐, 색의 부재냐에 대한 논의는 계속 되어 왔지만 블랙은 분명 화가들에게 중요한 색이었다. 16세기, 17세기를 거쳐 19세기에는 특히 블랙이 중요하였는데, 이 시기에 회화에서 블랙은 명암대비를 강조하 거나 볼륨감과 신비로운 감정을 야기하기 위하여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17세기 뉴턴(Newton)이 무지개색 스펙트럼을 발견했을 때, 블랙과 화이트는 길이가 다른 파동이라는 이유로 빛의 스펙트럼에서 제외되었다.[5]

근대의 검은색 정장은 세련된 도시민의 표지로 여겨졌다. 근대는 검은색을 좋아하고 찬미하는 시대이기도 했다. 물론 이 때 검정은 깊이를 지닌 품위있는 검정이다. 검은색이 아닌 모든 색은 아주 어두워지고 아주 탁해지면 검은색에 가까워진다. 그러나 진정한 검정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검정은 완벽한 어둠의 색이다. 진짜 검정은 흐릿한 회색과는 다르다. 탁하고 더럽혀져 검어보이는 것과 모든 색을 먹어버려 검은색만을 반사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예찬받았던 검정은 완전한 검정이었다. 현실 속에서 검은색의 가치는 염료의 가치와도 상응한다. 검은색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잿물에 담구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재가 어떤 재인가에 따라 검은색은 달라진다. 유럽에서 최고의 검정은 코끼리 상아의 재에서 추출하는 엘레판티눔이었다. 반면 싸구려 검정은 포도주 찌꺼기를 태운 재에서 만들어지는 트리지뇽이었다. 물론 비싼 엘레판티눔이 더 진하고 윤기나는 검은색을 낸다. 따라서 진하고 윤기나는 검은색으로 염색된 옷은 특권층의 표지가 되었고 귀족적 품위를 드러내기 위한 장치가 된다. 근대 복식의 검은색 선호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검은색은 색을 부정하는 색, 감각보다는 관념을 우선시하는 색이다. 검은색은 문자의 색이며 경계선을 그리는 색, 규정하고 판단하며 확고히 하는 기능을 가진 색이다. 감각적 쾌락보다는 실용성을, 감각의 화려함보다는 지성적 단정함을 더 가치있는 것으로 여기는 시대에 검은색은 사랑받는다. 현실 속에서 검은색의 가치는 염료의 가치와도 상응한다. 검은색을 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잿물에 담구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재가 어떤 재인가에 따라 검은색은 달라진다.

근대의 검은색 애호는 고전적인 포드(Ford)의 모델 T(Model T) 자동차의 색이자 샤넬의 검정 드레스로 인해 더욱 증폭되고 확장되었다. 검정은 근대를 대표하는 색이다. 샤넬라인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샤넬의 검정드레스는 여성복에서 장식을 제거하고 단순함과 실용성을 추구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알려져 있다. 1920년에 제작된 검은 공단의 드레스에 대해 당시의 디자이너 푸아레는 ‘화려한 비천함’이라고 평가했다. 검은색의 이중성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겸손과 오만, 부와 빈곤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색이 검은색이다. 아무 것도 드러내지 않음으로서 최상의 것을 드러내는, 한없이 뒤로 물러나는 듯이 보이나 그 모든 것을 부정함으로서 갑자기 부각되는 힘을 지닌 것이 검정이기 때문이다. 블랙은 오늘날까지 패션계에서 여전히 모던, 크리에이티브, 파워풀한 색으로 존재하고 있다. 패션디자이너의 검은색 상품을 보고 죽음, 애도, 기독교 교회 등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의 검은색은 스타일리시한 세련미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으며, 대량생산되면서 자연의 색보다는 인공적 창조물들과 잘어울리는 도시의 색상이 되었고 전세계가 선호하는 색상이 되었다. 디자인에서 블랙의 유행과 함께 블랙은 미술계에서 다시 주목하는 색이 되었다.[7]

아시아[편집]

일반적으로 아시아에서는 유럽보다 블랙에 대한 거부감을 적게 가지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불교와 유교의 영향으로 검은색을 색이 없는 상태인 무채색의 세계로 보았다. 욕망을 뜻하는 색은 남녀간의 정욕, 색욕, 여색을 뜻했고 악의 근원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색이 없다는 것은 이상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민족의 원초적인 색채 인지 발달과정을 보여주는 문헌적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문헌자료는 주로 중국의 문화를 수용한 이후의 것이고, 따라서 이미 중국의 색채문화 영향을 받은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색명이 구체적으로 문헌에 등장하는 것은 삼국시대 이후로 기록된 색명 자료의 대부분은 복색에 대한 것들로 특히 계급구분과 관련되어 기술되어 있다. 한국의 전통 색채는 유채색을 주로 사용하는 지배계급 사회의 엄격한 정색 관념으로 인한 색채 사용의 순수성을 강조한 일면과 색채 사용이 엄격히 통제되어 마음대로 색채를 사용할 수 없었던 평민계급 사회의 무채색 관념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상반된 색채관념은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엄격한 정색주의와 평민사회에서의 절용주의로 귀착된다. 정색(적, 청, 황, 백, 흑)과 간색(홍, 벽, 녹, 유황, 자)의 사용은 통치목적에 따라 신분계급, 남녀연령 등을 구분하기 위해 적용되었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한국 민족은 색의 사용에 있어서 시각적인 의미보다는 관념적인 의미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특히 음양오행사상은 원시신앙과 결합하여 복을 기원하고 액을 물리치는 주술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다.

오방정색은 한국의 전통색채의식과 사상에 있어 큰 영향을 주는 색이다. 오방정색은 동양의 오행사상에서 비롯된 색으로 다양함을 아우르는 완전함의 의미를 가진 색이다. 이러한 오방정색의 활용은 음양오행설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삼국시대 이후부터 꾸준히 확산되었다. 음양오행 사상에 바탕을 둔 정색 관념과 백제와 신라의 관복제도에 의해 일반 서민생활에서는 색채 사용이 제한되었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일반 서민층에서도 음양오행설을 받아들이고 오방정색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였다. 조선시대의 의궤와 악보를 정리한 악학궤범에서도 처용무의 작대를 살펴보면 다섯 명의 무용수가 청·홍·황·흑·백색의 오방색 무의를 입고 일정한 형식에 맞추어 축귀의례를 행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흑색은 음의 색으로 쓰였으며, 계절로는 겨울을 상징하여 다음 봄을 준비하는 소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만물의 흐름과 변화를 뜻한다. 흑색 계열의 색채로는 치(검정), 현(밤하늘색) 등이 있다. 동사강목에 보면, 인종 11년에 흑색을 숭상한 기록이 있다.

블랙에 대한 이미지는 수묵화를 통해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동양화를 대표하는 수묵화에서는 불변의 원리를 찾고자하는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색을 사용하지 않았다. 현상의 변화에서 오는 무상함을 보지 않고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사물의 본질을 찾으려 한 정신적 작용을 의미한다. 특히,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서양에서처럼 특출난 재능이 있는 예술가에게 한정된 것이 아니고 시, 서, 화 등 선비의 기본덕목으로 여겨졌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단순한 사물의 표현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찾는 것이었으며 수묵화에서 현상 속에 드러나는 색채효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색이 배제 된 수묵화는 정신 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전통 수묵화를‘본다’는 표현보다는‘읽는다’는 표현이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읽는다’는 말은 동양화 감상에 있어 서화일률의 감상법에 기인한 것으로 글씨와 그림이 한 가지이므로 보는 방법 역시 읽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림에서 읽히는 내용 역시 그림을 그린 작자가 어떤 마음을 그 속에 담고자 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먹으로 그린 수묵화는 무채색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색이 없는 그림이다. 그러나 모든 색이 담겨진 그림이기도 한데, 모든 색의 혼합이 검정이 되므로 먹은 모든 것을 담는 색이 되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묵화에는 온갖 색이 있다는 흑유오채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수묵화에서 블랙은 모든 색을 담고 있는 색이라는 의미로 정신적인 의미로 해석되었으며, 그림을 그린 사람이 먹의 농담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읽어내는 정신적인 것을 상징하는데 쓰였다. 한국말 중 에는 검정을 뜻하는 ‘흑’자를 쓰지만 실제로는 흑장미와 같이 검지 않고 어두운 색인 것도 있다. 흑색이라는 이름은 그 색의 범위가 축소되어 새까만 색을 의미하는 것으로 쓰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모든 색의 개념에 내용과 뜻을 표시하는 특수한 색이기도 하다. [5]

관계[편집]

흰색[편집]

검정과 하양의 상징성은 서로 반대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두 색을 함께 놓고 보는 것이 한결 이해하기 쉽다.[8] 두 색의 대비를 통해 각각의 색이 가진 특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요컨대 하양은 검정 이외의 모든 것이고, 검정은 백색 이외의 모든 것이다.[9] 일반적으로 하양과 검정은 선과 악, 빛과 어둠을 상징하지만 하양과 검정의 대비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은 고대 중국, 음양의 상징인 태극도이다. 태극의 그림에서 하양은 남성적인 양을 의미하며 뜨거움과 적극성, 밝음을 표현한다. 반면 검정은 여성적인 음을 의미하며 차가움과 수동성, 어둠을 표현한다. 한편 서구에서는 검정과 하양에 점술적인 의미를 두지 않은 채 단지 밤과 낮을 상징한다고 본다. 하양은 기쁨, 순수함을 상징한다. 하양은 모든 것을 포용하는 미덕과 봉사의 숭고함, 성스러움, 평화, 희망, 신뢰감을 느끼게 하는 색이다.[10] 이는 하양이 위협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깨끗하고 참신하며 변화를 수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11] 따라서 의사나 과학자, 상담자, 서비스업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색이다. 또 하양은 모든 색광을 반사하는 본연의 성질과 결부되어 청결함과 순수성, 향상심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12]

한편 하양이 주는 다소 부정적인 느낌은 동양권에서 강하다. 대한민국에서 하양은 전통적으로 죽음과 애도를 상징한다. 일상생활에서 얼굴에 핏기가 없고 안색이 창백하면 건강 상태가 극히 나쁘다고 여기며, 타인에게 따분하고 정열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반면에 서구 문화에서는 하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거의 없다. 검정의 이미지는 생활 속에서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방어’를 나타내고, 패션계에서는 냉정하고 세련된 기품을, 자동차나 현대 실내장식에서는 세련된 사치감을 나타낸다.[13] 그러나 이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를 나타내는데, 무엇보다도 죽음과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장례식을 연상시키고, 어둠이나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또 순수하게 장식적인 관점에서 보면 검정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분위기를 어둡게 한다. 검정이 들어가는 언어적 표현 역시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경우가 많은데, ‘머리 검은 짐승은 남의 공을 모른다’는 속담은 사람이 오히려 짐승보다 더 은혜를 모름을 비유해서 나타낸 말이다. 또 서양의 전통적인 표현으로 ‘집안의 골칫거리나 말썽꾼’을 ‘black sheep of the family’로 표현한다. 이 외에 블랙리스트(black list, 요주의 인물), 블랙 메일(black mail, 갈취한 돈, 공갈)의 표현도 있다. 색채학에서는 검정과 하양을 색상이나 채도가 없고 명도의 차이만을 가지고 있으므로 무채색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두 색의 배색은 다른 어떤 유채색들을 배색한 것보다도 더 뚜렷한 대조를 이루므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아주 적합하여 배색에 자주 이용된다.[14]

적용[편집]

타이어[편집]

타이어(Tire)

타이어가 검은색인 이유는 타이어의 성분 중 하나인 카본블랙 때문이다. 타이어를 고무만 가지고 만들어서는 자동차의 무게, 주행 시의 마찰열, 압력 등에 의해 금방 파손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타이어를 제조할 때 타이어의 용도와 성질에 따라 여러 물질을 합성하여 타이어의 강성을 높인다. 이런 물질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본블랙이다. 타이어를 제조할 때 카본블랙이 반드시 들어가게 되며, 타이오용 고무와 합성한 카본블랙은 고무분자와 결합하여 고무의 내구성을 증대시킨다. 카본블랙은 천연가스, 타르 등을 불완전연소 시켜 생긴 그을음을 모으거나 그것들을 열 분해하여 제조한 검은색 분말로, 생산 및 소비되는 전체 양의 85% 정도가 고무와 합성되어 이용된다. 고무타이어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부터 카본블랙이 활용된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타이어를 생산해 자동차에 적용하기 시작한 19세기 말은 가황촉진제는 물론 카본블랙의 보강효과도 개발되지 않았던 시기로 단지 타이어의 동그란 모양만 이루어져있는데 불과했었다. 카본블랙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아연화, 즉 백색 또는 황색을 띄는 산화아연이 타이어의 보강제 및 노화방지제로 사용되었다. 아연화는 백색 안료 효과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타이어의 사이드월 부분은 대부분 하얀색이었다. 물론 타이어의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한 트레드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만큼 타이어는 장식적 기능이 강했을 뿐 기능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 후 1910년, 영국 런던 근교에 위치한 실버타운타이어(Silver town tyre)라는 공장에서 고무와 카본블랙을 배합한 결과 기존 아연화를 사용했을 때 얻을 수 없었던 놀라운 강도를 얻게 된다. 그 후 이 제조법은 전 세계 타이어 업자들에게 퍼져 1912년경 미국에서도 검은색 타이어가 출현하게 되고 굿리치사에 의해 기존에 비해 10배 이상 내구성을 강화시킨 카본블랙이 개발됨으로써 본격적인 카본블랙 타이어가 생산된다. 타이어 제조에 카본블랙 대신 실리카를 사용하면 다양한 색상의 타이어를 제조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카는 제조 단계가 까다로워 카본블랙에 비해 단가가 높아 카본블랙만큼 대중화되어 있지는 않다. 실리카 컴파운드는 낮은 온도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며 젖은 노면에서 그립력과 조정안정성 등의 장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완전 마모시까지 일관적인 성능을 유지한다.[15]

각주[편집]

  1. 검정〉, 《위키백과》
  2. 마마숲 애플민트, 〈색 만나기-black(검정) & white(흰색)〉, 《네이버 블로그》, 2019-06-21
  3. Black에 대해서...〉, 《네이버 블로그》, 2011-04-24
  4. 연우, 〈(심리) 색깔 의미 색채심리 빨주노초파남보 상징 컬러 판단〉, 《네이버 블로그》, 2018-07-01
  5. 5.0 5.1 5.2 5.3 이정화, 〈블랙패션마니아의 추구이미지〉, 《서울대학교대학원》, 2018-08
  6. 김혜원, 〈색의 상징성과 우리말 표현 연구〉, 《조선대학교》, 2008-08
  7. 김융희, 〈6강. 검정색 : 권위와 폭력〉, 《아트앤스터티인문숲》, 2014-05-23
  8. CML컬러와 스타일, 〈(컬러테라피) Black & White〉, 《네이버 블로그》, 2012-01-10
  9. 연둥이, 〈빨주노초파남보 나의 삶 속의 색 05 : 카리스마의 절정 블랙, 화이트〉, 《네이버 블로그》, 2020-02-20
  10. 임누리, 오인영 교수, 〈회화에 나타난 색채상징석 및 색채심리 - 빈센트 반 고흐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에 나타난 색채비교를 중심으로-〉, 《서경대학교》, 2010-06
  11. 헤어디렉터 진리, 〈(화이트/White 컬러 코디) 깨끗한 이미지와 고귀함을 주고자 한다면 흰색을 입어라!〉, 《네이버 블로그》, 2013-08-07
  12. 비앤컴, 〈컬러마케팅과 색의 상징〉, 《네이버 블로그》, 2013-07-18
  13. M, 〈컬러 심리 커뮤니케이션〉, 《네이버 블로그》, 2015-07-31
  14. 백석문화대 김용숙 겸임교수, 〈색상과 심리③ - 색의 상징 (Color Symbolism)_2〉, 《월간방송과기술》, 2016-10
  15. 한국타이어, 〈(타이어 상식) 타이어는 왜 꼭 검은색일까?〉, 《한국타이어 공식 블로그》, 2013-06-24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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