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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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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에너지. 태양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리가 바로 핵융합이다.

핵융합에너지(Nuclear Fusion Energy)는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들이 태양에서처럼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돼 있는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서로 결합,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핵융합반응에서 질량이 줄면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를 말한다.

우라늄 또는 플루토늄 핵이 분열하면서 내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원자력발전과는 반대되는 물리현상이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같아 핵융합장치를 인공태양이라 불린다. 핵융합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²H)와 흙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리튬을 이용해 생성한 삼중수소(³H)을 원료로 사용, 온실가스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배출이 없어 미래 청정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핵융합의 과학적 원리

핵융합에너지 발생 원리와 원자력에너지 발생 원리 비교
토카막 방식의 핵융합로를 활용한 핵융합에너지 발전 원리

핵융합반응은 수소 등의 가벼운 원자핵들끼리 합쳐지는 반응이다.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먼저 전자와 원자핵이 분리되어 플라즈마 상태로 있어야 한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 상태가 아닌 제4의 물질상태로 고온에서 기체 분자가 이온과 전자로 분리되어 거시적으로 중성을 이루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태양을 비롯한 우주의 99% 이상이 플라즈마 상태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플라즈마로는 번개나 오로라, 형광등, 네온사인 등이 있다.

고온의 플라즈마 상태에서는 원자핵과 전자가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고 있는데, 전자는 음전기, 원자핵은 양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전자끼리 원자핵끼리는 쿨롱 힘(Coulomb Force)에 의해 서로 반발한다.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반발력을 거슬러 입자끼리 초고속으로 정면 충돌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 1fm(펨토미터; 10-15m=1,000조분의 1m) 이내의 거리까지 핵자들을 고밀도로 집약시켜야 한다. 1fm 이내의 거리에서는 전기의 반발력보다 핵력이 강해지므로 원자핵들이 융합하게 된다.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은 핵융합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별들의 중심은 1억 ℃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인데, 이러한 상태에서는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반응이 일어난다.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이 핵융합반응 과정에서 나타나는 질량 감소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로 방출되는데 이를 '핵융합에너지'라고 한다. 하지만 지구는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초고온·고압 상태의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자기장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태양과 같은 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핵융합로'를 만들어야 한다.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1억 ℃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야 하고, 이 플라즈마를 가두는 그릇 역할을 하는 핵융합 장치 외에도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수억 ℃의 플라즈마 상태에서 이들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원자핵들이 융합해 에너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 장치는 이 같은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진공용기 속에 넣고,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가 벽에 닿지 않게 가두어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원리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핵융합 장치 벽면에 직접 닿는 부분의 온도는 수천 ℃에 불과하다. 핵융합 장치는 이처럼 태양에서와 같은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인공태양'이라 불리기도 한다.

핵융합에너지의 특징

미래 에너지원은 자원의 양이 풍부하고 어디서나 획득 가능하며 저 환경 파괴 및 저폐기물량을 배출하는 친환경적인 녹색 에너지원이어야 한다. 또한 합리적인 에너지 가격으로 충분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대용량 에너지원이어야 한다. 핵융합에너지는 이러한 21세기 에너지원이 가져야 할 주요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최적의 대체에너지로 에너지 부족 문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지구 표면과 바다 속에 있는 중수소와 리튬1)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앞으로 1,500만 년 이상 사용 가능한 매장량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게는 매우 유리한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1,000MW급 핵융합 발전소를 운영한다고 가정할 때, 하루에 필요한 핵융합 연료는 중수소 0.5kg과 리튬 1.5kg 정도이다. 이에 비해, 석탄은 약 9,000톤이 소요된다. 달리 표현하자면, 욕조 반 분량의 바닷물에서 추출할 수 있는 중수소와 노트북 배터리 하나에 들어가는 리튬의 양만으로 한 사람이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핵융합 발전은 이산화탄소 발생이 없어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원자력 발전의 0.04%에 불과한 소량의 방사능에 의해 중·저준위 폐기물이 일부 발생하지만, 10년에서 길어도 100년 이내에는 모두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처럼 장기적 폐기물 처리시설이 필요치 않고, 연료공급이 중단되면 1~2초 내에 운전이 자동 정지되므로 안전성도 매우 높으며, 폭발이나 방사능 누출 위험이 없다.

핵융합에너지의 원료인 중수소와 리튬은 국가 간 지역 편중 및 에너지 확보를 위한 국제적 분쟁을 일으킬 염려가 없으며, 핵융합 기술은 군사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핵융합 유형

플라즈마 가둠 방식에 따른 핵융합 유형
관성(레이저) 핵융합의 원리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 핵융합 연료를 초고온의 극한 상태인 플라즈마로 만들어 가두어야 한다. 태양의 중심부는 높은 압력(3,400억 기압)과 온도(1,500만 ℃)로 인해 바깥쪽으로 굉장히 큰 압력을 가한다. 참고로 태양 중심부의 압력은 대기압에 비해 약 3,400억 배만큼 더 크다. 태양의 팽창을 막으려면 외부로 향하는 큰 압력을 내부로 향하게 상쇄시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만 한다. 태양과 별에서는 중력이 이 힘의 역할을 하여 태양과 별을 가능한 가장 간결한 형태인 구형으로 압축시킨다. 이를 중력 가둠(Gravitational Confinement)이라 하는 데, 지구에서는 굉장히 미소한 양의 플라즈마조차도 가두기에 중력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지구상에서는 다른 제어 방법에 의해 플라즈마를 가두어야 하는데, 크게 자기력을 이용하는 자기장 가둠 핵융합(Magnetic Confinement Fusion)과 수소폭탄의 폭발원리와 비슷한 현상을 이용하는 관성 가둠 핵융합(Inertial Confinement Fusion)이 있다.

자기장 가둠 핵융합(Magnetic Confinement Fusion)

지금까지 알려진 초고온 플라즈마 가둠 방식 중 핵융합에너지를 전력 생산 등의 실용화에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전자기력을 이용하는 자기장 가둠 방식이다. 전기를 띤 입자들인 이온과 전자가 자기장에 의해 운동의 구속을 받는다는 물리학적 원리를 응용해서 진공용기 속에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강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를 가둔 후 초고주파, 중성입자 빔 등을 이용해 수억 ℃로 가열하여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방법이다.

이 자기장 가둠 방식을 응용한 핵융합 장치에는 토카막(Tokamak), 스텔러레이터(Stellarator), 자기거울(Magnetic Mirror), 핀치(Pinch) 등이 있다. 현재까지 가장 진보된 방식은 토카막으로, 유명한 장치로는 핵융합 임계조건에 도달한 유럽연합의 JET, 미국의 TFTR 및 DIII-D, 일본의 JT-60U, 그리고 한국의 KSTAR 등이 있다.

현재까지의 자기장 가둠 핵융합 연구결과 JET 장치에서 플라즈마를 지구 대기압의 1/1,000,000 정도의 낮은 밀도 하에서 태양 내부온도인 약 1,500만 ℃보다 뜨거운 4.5억 ℃까지 가열하여 총 21MJ의 에너지를 저장하여 16MW의 핵융합에너지를 수 초간 발생시켰다. 또한 일본의 JT-60U 장치에서는 에너지 증폭율4)을 1.25까지 달성하였다. 현재 설계와 연구개발을 끝내고 건설을 추진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정상가동 상태에서 500MW 이상의 핵융합에너지를 발생시켜 에너지 증폭율이 10 이상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편, 자기장 가둠 방식의 핵융합 연구는 대형 초고진공 기술과 강력 자기장을 정상상태로 발생시킬 수 있는 대형 초전도 자석기술, 초고온 재료 기술 등 극한첨단기술이 총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자기장 가둠 핵융합 연구가 시작된 1970년 대 중반 이후 한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는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미국, 일본,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여 많은 첨단 극한기술이 개발되었고, 국제 협력으로 건설 중인 ITER 프로젝트를 통해 정상상태의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실증단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핵융합에너지 발전이 가시권 내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관성 가둠 핵융합(Inertial Confinement Fusion)

핵융합 연구에서 관성 가둠 방식이란 수 mm의 반경을 갖는 플라스틱 구슬에 0.3mm 두께의 중수소-삼중수소를 얼린 작은 고체 알갱이 표적을 연료로 하여 레이저나 X-선과 같은 강력한 빛으로 충격을 가하면 그 압력에 의해 구슬 내부밀도가 보통 액체 상태의 밀도보다 수만 배 더 높은 상태로 압축되고, 이렇게 수축할 때 발생되는 충격파에 의해 연료가 가열되어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방식은 수소폭탄이 폭발할 때 원자폭탄이 먼저 폭발하여 이때 발생하는 충격파가 중수소­삼중수소 연료를 담은 피막(Membrane) 구조를 압축시킬 때와 같은 현상을 응용하는 방식으로 마이크로-퓨전(Micro-Fusion)이라고도 불린다.

이 관성 가둠 핵융합 방식은 1970년대부터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수소폭탄을 보유한 국가가 중심이 되어 삼중수소의 반감기가 12년 이하로 짧은 것을 고려한 수소폭탄의 개량과 신뢰성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하여 군사적 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주요 표적 분야와 표적 용기의 연구 결과가 국가기밀로 분류되어 있었고, 초대형 유리 레이저(Glass Laser), KrF 레이저, Z-핀치, 이온가속기에 의한 강력한 엑스선 개발이 주요 연구개발 분야로 수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오사카 대학 내의 레이저공학 연구소(Institute for Laser Engineering)에 GEKKO-XII로 불리는 대형 유리 레이저를 설치하고 관성 가둠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여 왔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도 OMEGA 장치의 유리 레이저를 이용한 관성 가둠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제까지 건설된 가장 큰 관성 가둠 핵융합 장치는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40kJ급 유리 레이저인 노바(Nova) 장치로 에너지 증폭률 0.001을 달성하였다.

하지만, 1990년대에 들어 선진국 주도하의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 Comprehensive Test Ban Treaty)의 추진 단계에서, 보유 중인 수소 폭탄의 개량과 성능유지를 핵폭발 실험을 수행하지 않고서도 확보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미국은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에 국립 점화 시설(NIF, National Ignition Facility)이라는 500TW, 1.8MJ급 유리 레이저 관성 가둠 핵융합 실험시설을 2009년에 완공하였다. 프랑스도 원자력청(CEA, Commissariat à l'énergie atomique) 산하 국방응용연구부(DAM, Direction des Applications Militairies)에 550TW, 2.0MJ급 유리 레이저인 레이저 메가줄 장치(LMJ, Laser Mega Joule)이라고 불리는 관성 가둠 핵융합 실험시설을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이 두 가지 대형시설은 증폭률 목표치가 10으로 하여 설계되었으며, 각각 42억 달러와 30억 달러 규모의 건설비가 투입되었다.

또한, 영국을 중심으로 한 EU에서는 차세대 레이저핵융합 장치인 HiPER 프로젝트를 통해 레이저 방식을 통한 핵융합 연구개발의 국제공조를 주도할 계획이다. 이 장치는 '고속 점화(Fast Ignition)' 전략을 모티브로, 현재 예비설계 단계가 진행 중이다. 향후 2~3년 내 국립 점화 시설(NIF)과 레이저 메가줄 장치(LMJ)에서 수행되는 점화실험의 결과에 따라 향후 레이저 핵융합의 가능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핵융합 연구가 활발한 독일의 경우는 관성 가둠 핵융합 연구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소규모 관성 가둠 핵융합 연구시설이 건설 중에 있으나 초보적인 실험실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KSTAR, ITER 등 토카막 장치를 이용한 핵융합에너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레이저 핵융합의 경우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2007년 일본 오사카대학의 레이저공학 연구소에서 기증받은 GEKKO IV를 보완하여 완성한 KLF(KAERI Laser Facility) 장치를 통해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토카막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쉽게 가두는 토카막 장치(사진출처-국가 핵융합 연구소)

몇 가지 인공태양 방법 중에 국제적인 노력으로 가장 실용화에 근접한 방식이 토카막(Tokamak)이다. 토카막은 태양처럼 핵융합반응이 일어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을 이용해 가두는 핵융합장치이다. 플라즈마를 구속하는 D자 모양의 초전도 자석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플라즈마가 도넛 모양의 진공용기 내에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제어한다.

토카막은 러시아말인 'toroiidalonaya kamera(chamber) magnitnykh(magnet) katushkah(coil)'의 첫 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로, 구소련의 탬과 사하로프가 1950년대 발명하고 아치모비치가 1968년 발표한 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재 작동중이거나 새로 짓는 실험용 핵융합로는 대부분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계의 핵융합 연구현황

  • 1950 ~ 1960 :핵융합 이론 정립 및 기초연구 수행기. 1951년 사하로프(러시아) "토카막" 발명.
  • 1970 ~ 1980 :과학적 실증을 위한 대형 핵융합장치 건설 및 운영. 1977년 JET(유럽연합) 건설추진. 1979년 SNUT-79(대한민국) 국내 최초의 토카막 장치 개발.
  • 1990 ~ 2000: 대형 토카막 실험에서 핵융합의 과학적 실증이 이뤄짐. 1994년 TFTR(미국) 10MW 핵융합에너지 달성. 1997년 JET(유럽연합) 세계 최고의 핵융합에너지 달성(16MW). 1998년 JT-60U(일본) 에너지 분기점(Q=1) 초과 달성(Q=1.25).
  • 2000 ~ 2010 : 공학적 실증실험 착수. 2006년 ITER(국제핵융합실험로)공동이행협정, EAST(중국) 장치완공 및 운영시작 이미지 EAST(중국) 장치완공 및 운영시작. 2007년 KSTAR (대한민국)장치완공 및 운영시작. 2008년 KSTAR (대한민국)최초 플라즈마 발생 성공.
  • 2010 ~ 2020 : 2015년 W7-X (독일) 완공. 2019년 JT-60SA (일본) 장치건설 완료예정.
  • 2020 ~ : ITER (국제핵융합실험로)완공 예정.
  • 2030 ~ 2040 : DEMO 건설/ 핵융합상용화. 2030년 DEMO 건설/ 핵융합상용화.

세계 핵융합 연구장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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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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