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붕괴
핵붕괴(核崩壞, radioactive decay)는 불안정한 원자핵이 자발적으로 이온화 입자와 방사선의 방출을 통해서 에너지를 잃고 안정된 상태로 가는 과정이다. 방사성 붕괴(放射性崩壞), 또는 방사성 감쇠(放射性減衰)라고 한다.핵 붕괴에는 α붕괴, β붕괴, γ붕괴가 전부터 알려져 있는데, 그 밖에 β붕괴에 가까운 것으로 전자 포착(電子捕捉), γ붕괴에 가까운 현상으로서 내부 전환 등이 있다. 방사성 핵종이 붕괴하여 순차적으로 변해 가는 계열을 방사성 붕괴 계열이라 한다.
모든 원자는 원자핵 주변을 전자들이 둘러싼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때 전자들의 에너지준위가 가장 낮은 상태로 배치된 순간을 바닥상태(ground state)라고 한다. 그리고 외부로부터 원자핵에 에너지가 가해지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를 들뜬상태(excited state)라고 한다. 자연계의 모든 물질은 불안정한 상태(들뜬상태)에서 안정한 상태(바닥상태)로 가려는 성질이 있다.
한편, 외부에서 에너지를 가해 주지 않아도 본래 원자의 상태가 불안정한 원소들이 있는데, 이들 원소를 방사성핵종(방사성물질)이라고 한다. 이들 방사성핵종의 원자핵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한 상태의 원자핵으로 바뀌는 현상이 방사성 붕괴이다. 방사성핵종들은 자연 상태에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그 양이 원래 원자의 개수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그렇게 반감되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하며, 방사성핵종마다 고유한 반감기를 가진다. 반감기(T)는 T=ln 2/λ=0.693/λ 으로 구할 수 있다.
이러한 붕괴, 또는 에너지의 손실은 한 종류의 원자를 다른 종류의 원자로 변환시킨다. 여기서 원래의 원자를 부모 핵종, 변환 후의 원자를 딸 핵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탄소-14 원자 (부모)는 방사선을 방출하고 질소-14 원자(딸)로 변환된다. 이는 원자 수준의 무작위적인 과정(stochastic process 또는 random process)이기 때문에 언제 하나의 원자가 붕괴할지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많은 수의 동종 원자라면 그 평균 붕괴율은 예측 가능하다.
이러한 작용의 SI 단위는 베크렐(Bq)이다. 1Bq은 1초당 1번의 변환(혹은 붕괴)으로 정의된다. 방사성 물질의 적당한 크기의 샘플은 많은 원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1 Bq은 붕괴에 대한 매우 작은 측정량이다. 따라서 GBq(기가베크렐, 초당 10⁹번의 붕괴) 또는 TBq(테라베크렐, 초당 10¹²번의 붕괴)의 양이 주로 쓰인다. 방사능의 다른 단위는 퀴리(Ci)이며, 이는 원래 1g의 순수한 라듐-226과의 평형상태의 라듐 에마나티온(radium emanation, 라돈-222)의 양이다. 현재는 정의에 의해, 1Ci는 붕괴율 3.7 × 10¹⁰ Bq으로 붕괴하는 핵종의 작용과 같다. 현재는 국제단위계(SI)가 Ci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방사성 붕괴에는 알파, 베타, 감마 붕괴 등등의 여러 가지 과정이 있다. 이러한 붕괴들이 발견되었을 때는 붕괴들의 특성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알파, 베타, 감마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었다. 방사성 붕괴는 방사능 연대 측정에도 활용된다.
개요[편집]
방사성붕괴란 핵(nucleus)들이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나 전자기파를 방출하면서 보다 안정한 핵으로 변하거나 보다 안정한 상태로 천이하는 것, 또는 그 결과로 계에 남아있는 해당 핵의 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영어 용어의 'decay'는 계에 있던 해당 핵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강조한 것이고, 우리말 용어의 '붕괴'는 핵들이 다른 것으로 변환되어 없어지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방사능(radioactivity)은 이때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입자나 전자기파가 방출된다는 것에 더 중점을 둔 용어이다.
핵의 붕괴는 핵결합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무거운 핵이나 양성자수와 중성자수가 차이가 많이나는 동위원소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다. 한 핵의 붕괴로 불안정한 딸핵이 만들어져서 이들이 다시 붕괴하는 연쇄적인 붕괴도 많다. 핵분열(nuclear fission)생성물도 대부분 불안정한 핵이기 때문에 붕괴하여 새로운 핵이 된다.
어떤 핵이 붕괴할지 아닐지는 확률적으로 결정이 된다. 따라서 핵의 시간에 대한 붕괴율은 그 순간 남아 있는 핵의 수에 비례하며 그 비례상수를 방사능 붕괴상수(radioactive decay constant)라고 부른다. 붕괴하지 않고 남아있는 핵의 수는 시간에 따라 지수적으로 감소하며 그 수가 반이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half life)라고 한다.
대표적인 방사성붕괴에는 알파붕괴(alpha decay), 베타붕괴(beta decay), 감마붕괴(gamma decay)가 있으며 이들은 각각 헬륨원자의 핵, 전자와 중성미자(neutrino)의 반입자(antiparticle)인 반중성미자(antineutrino),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를 방출한다. 방출된 헬륨원자의 핵, 즉 알파입자(alpha particle)의 흐름을 알파선(alpha ray), 전자의 흐름을 베타선(beta ray)이라고 부른다.
베타붕괴의 경우는 반중성미자도 방출되지만 이들은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탐지되지 않는다. 베타붕괴에는 전자 대신 양전자(positron)가 나오는 경우도 있으며 각각 β- 붕괴와 β+ 붕괴로 구분하여 부른다. 이때 방출된 양전자는 흐름을 만들지는 못하고 주변의 물질에 들어 있는 전자와 쌍소멸(pair annihilation)을 하여 두 개의 광자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방출된다. 양성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동위원소의 핵은 가장 안쪽에 있는 전자를 흡수하여 핵 안의 양성자를 중성자로 바꾸며 원자번호가 하나 줄어드는 자발적인 붕괴를 한다. 이것도 일종의 베타붕괴이지만 전자포획(electron capture)이라고 구별하여 부른다. 이때에는 중성미자만 에너지를 가지고 나오는데 감지되지는 않는다.
감마붕괴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는 파장이 매우 짧고 이러한 감마선(gamma ray)은 짧은 파장 영역의 전자기파를 대표하게 되었다. 핵력(nuclear force)이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보다 훨씬 강해서 들뜬 핵의 에너지가 원자에서 궤도전자가 가지는 들뜸에너지보다 수백만 배 크기 때문이다. 꼭 핵의 감마붕괴가 아니더라도 입자와 반입자가 쌍소멸을 하거나, 우주에서 블랙홀(black hole)이나 중성자별(neutron star)에 물질에 빨려들어가는 경우에도 감마선이 방출된다. 감마선을 방출하지 않는 감마붕괴도 있는데 이 때에는 핵의 들뜸에너지가 원자의 궤도전자에게 에너지를 전달하여 전자가 방출된다.
일어나는 이유[편집]
핵과 핵에 접근하는 다른 입자들을 이루는 중성자와 양성자는 몇 가지 상호작용을 한다. 익숙한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강한 핵력이 아원자 차원에서는 가장 강한 힘이다. 전기력(electrostatic force)은 거의 항상 중요하고, 베타 붕괴의 경우에는 약한 핵력 또한 관여된다.
이러한 힘들의 상호작용은, 입자의 재정렬으로 인한 에너지를 방출하는 서로 다른 수많은 현상을 만들어 낸다. 원자핵의 입자의 어떤 구성은 입자들이 아무리 조금만 이동하더라도 입자들은 낮은 에너지의 배열로 재배열하고 약간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산 위에 쌓인 눈과 같은 비유를 생각할 수도 있다. 얼음 결정 사이의 마찰력이 눈의 무게를 지탱하지만, 그 계(system)는 낮은 에너지 상태에 비하면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따라서 외란이 발생하면 큰 엔트로피 상태로 가게 되는 것이다. 계는 열을 발생하면서 바닥상태로 이동하고, 전체 에너지는 수많은 양자 상태 전체로 분산될 것이다. 결국, 애벌랜치(avalanche, 눈사태)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는 변하지 않았지만, 엔트로피의 법칙 때문에, 어밸런치는 한 방향으로만 일어나며, "바닥상태"(최대한의 에너지가 분배될 수 있는 가장 확률이 높은 경우의 상태)를 향하게 된다.
이러한 붕괴는 특정한 활성화 에너지가 필요하다. 눈사태(snow avalanche)에서는 이 에너지가 계의 외부로부터의 임의적으로 작은 외란으로 나타난다. 들뜬 원자핵의 경우에는, 임의적으로 작은 외란이 양자 진공 요동(vacuum fluctuations)으로 나타난다. 방사성 원자(또는 양자 역학의 어떤 들뜬 계)는 불안정하고, 따라서 자발적으로 덜 들뜬 계로 안정화된다. 그로 인한 변환은 핵의 구조를 변환시키고 광자와 질량을 가진 고속 입자(전자, 알파 입자 또는 다른 종류의 입자)의 방출을 초래한다.
발견[편집]
방사능은 1896년 프랑스 과학자 앙리 베크렐이 형광 물질(우라늄 염)에 대해 연구하던 중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이 물질은 빛에 노출된 후에 어둠 속에서 빛을 내고, 그는 형광 물질은 X-선과 연관이 있고, 그 빛은 X-선에 의해 음극선관에서 생성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검은 종이로 감광판을 싸고 다양한 형광염(phosphorescent salt)을 그 위에 올렸다. 우라늄 염을 쓰기 전까지 모든 결과가 부정적이었다. 그 화합물을 쓰니 판이 진한 검은색이 되었다. 이 방사선을 베크렐선이라고 불렀다.
곧 감광판의 흑화는 형광 현상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왜냐하면 염이 빛을 받지 않아도 판이 흑화 되었기 때문이다. 우라늄의 비형광염과 금속 우라늄 또한 판을 흑화 시켰다. 분명히 종이를 통과할 수 있고 판을 검게 하는 복사의 한 형태가 존재했다.
처음에는 당시에 발견된 X-선과 비슷한 새로운 복사현상으로 보였다. 베크렐, 퀴리, 러더포드 등의 이후의 연구를 통해 방사능은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이 알려졌다. 여러 종류의 붕괴가 발생할 수 있지만, 러더포드는 모든 붕괴가 동일한 근사화된 지수함수 공식(아래 참조)에 따른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
초기의 연구가는 또한, 우라늄 이외의 많은 다른 화학 원소가 방사성 동위원소를 가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리 퀴리는 우라늄 광의 전체 방사능에서 체계적으로 탐색한 결과 새로운 원소 폴로늄을 분리시키게 되었고, 바륨에서 라듐을 분리하게 되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이 두 원소의 화학적 유사성 (바륨 라듐 모두 알칼리족이다.) 때문에 이 두 원소를 거의 제대로 구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종류[편집]
방사선의 종류에 대해서 말하자면, [[전기장]이나 자기장에서 방사선은 세 종류로 갈라진다. 마땅한 용어가 없어서, 그 광선(rays)은 알파, 베타와 감마라는 그리스 알파벳 이름이 붙여졌고, 현재에도 여전히 쓰인다. 알파 붕괴는 무거운 원소(원자번호 52, 텔루륨과 더 무거운 원자)에서만 나타나고, 다른 두 종류의 붕괴는 모든 원소에서 나타난다.
붕괴의 생성물의 특징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생성물에 작용하는 전자기력의 방향을 보면 알파선은 양전하를 가지고, 베타선은 음전하를 가지며, 감마선은 중성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 굴절하는 정도를 보면, 알파 입자가 베타 입자보다 훨씬 더 무거움을 알 수 있다. 알파 입자를 매우 얇은 유리창을 통과시켜 방전관 안에 잡아두는 실험을 통해,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얻은 가스의 방출 스펙트럼을 연구했고, 마침내 알파 입자가 헬륨 원자핵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또 다른 실험들은 베타 방사선과 음극선의 유사성과 감마선과 X-선의 유사성을 보여주었다. 베타선과 음극선은 모두 전자의 흐름이고, 감마선과 X-선은 모두 고에너지 전자기파이다.
알파, 베타, 감마 붕괴가 가장 흔하지만, 다른 종류의 붕괴도 결국 발견되었다. 1932년에 중성자가 발견된 지 얼마 안 되어 어떤 드문 붕괴 반응이 붕괴 입자로 중성자를 내놓는다는 사실이 엔리코 페르미에 의해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른 반응과 분리된 양성자 방출도 특정 원소에서 관측되었다. 우주선 생성물에서 양전자를 발견한지 얼마 안 되어, 음전하의 전자와 비슷하게, 기존의 베타 붕괴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양전자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양전자 방출). 두 종류의 베타 붕괴는 중성자와 양성자의 비율이 일정한 비율이 되는 방향, 즉 최소의 조합 에너지를 가지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마지막으로 뭉치 붕괴라는 현상에서는, 알파 입자보다 큰 중성자와 양성자의 특정한 조합이 드물지만 자발적으로 원자핵으로부터 방출된다.
그러나 여전히 다른 종류의 방사성 붕괴가 발견되었다. 이전에 발견된 입자를 방출하지만, 다른 메커니즘으로 동작하는 붕괴 반응이었다. 한 가지 예로서, 베타 붕괴나 감마 붕괴와 관련이 없지만, 전자와 가끔씩 고에너지 광자를 방출하는 내부 전환이 있다.
표로 정리한 붕괴의 방식[편집]
방사성 핵종은 수많은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 반응들을 아래에 표에 정리하였다. 질량수 A와 원자 번호 Z를 (A, Z)와 같이 표현하였다. "딸 핵" 열에는 새로운 핵과 원래의 핵의 차이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A-1, Z)는 질량수는 전보다 하나 작지만 원자번호는 전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일단 방출된 에너지(disintegration energy)가 탈출하면, 방사성 붕괴는 질량의 합계의 감소를 가져온다. E=mc² 라는 공식에 의하면 에너지는 질량을 동반한다.(특수 상대성 이론 참조) 붕괴 에너지는 처음에는 방출된 입자의 운동 에너지로 방출된다. 나중에 이 입자들은 그 주변과 열적 평형에 도달한다. 그 에너지는 붕괴 반응의 계의 정지 질량에 영향을 준다. 방출 입자의 운동 에너지의 크기만큼 나중에 주변 물질의 열에너지는 계 전체의 정지 질량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붕괴 반응에서 입자의 정지 질량의 합은 보존되지 않고, 계의 정지 질량(계의 전체 에너지)은 보존된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