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의 두 판 사이의 차이
(차이 없음)
|
2021년 9월 29일 (수) 14:32 판
이온(ion)은 원자 또는 분자의 특정한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로, 전자를 잃거나 얻어 전하를 띠는 원자 또는 분자를 이른다.
원자에서 양전하를 띠는 양성자의 수는 화학 변화에 의해서 변하지 않지만, 음전하를 띠는 전자들은 감소하거나 증가할 수 있다. 원자가 이온이 되는 것을 전리(電離) 또는 이온화(ionization)라 한다. 중성의 원자에서 한개 이상의 전자를 잃으면, 원자는 양전하를 띠고, 한개 이상의 전자를 얻으면 음전하를 띠게 된다. 양전하를 띤 이온을 양이온(cation), 음전하를 띤 이온을 음이온(anion)이라 부른다.
전해질은 이온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물질인데, 이온의 정의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물질이기도 하다. 전해질이 물에 녹으면 양이온과 음이온으로 나뉜다. 이 현상을 '이온화'라고 하고, 양이온과 음이온을 용해시키거나 용융시키지 않은 채로 섞어 놓으면, 이온들은 정전기적 인력으로 인해 고체로 뭉치게 되는데, 이를 이온 결합 화합물 (ionic compound)이라고 부른다.
이온은 원자,분자의 범위에서 정의되므로 '원자의 경우'와 '분자의 경우'로 나누어 분류하기도 한다. 단 하나만의 원자를 가지고 있는 이온은 단원자 이온(monatomic ion), 수산화 이온이나 시안 이온처럼 둘 이상의 원자가 합쳐져 만든 이온을 다원자 이온(polyatomic ion)이라 한다. 또는 단원자이온을 줄여서 '원자이온' 또는 '이온'이라고 하고 특히 다원자이온은 '원자단 이온'이라고도 한다.
전자를 n만큼 잃으면 원자나 분자기호 뒤에 n⁺라고 표기하고 얻으면 n⁻라고 표기하며, n 값이 1이면 숫자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개요
이온은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의 수와 원자핵 주위에 분포하고 있는 전자의 수가 같지 않아서 양전하나 음전하를 갖게 된 원자나 분자를 가리킨다. '이온'은 1834년 영국의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 1791-1867)가 전기분해 현상을 설명할 때 처음 사용한 용어로 고대 그리스어에서 '이온'(ion)은 '가고 있다'(going)는 뜻이다. 당시 패러데이는 이온의 정체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지는 못했지만 한 전극에서 용액으로 녹아 들어간 금속이 용액을 통해 이동해서 다른 전극에서 석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었다.
양이온과 음이온
원자와 분자는 양전하를 가진 양성자와 전하를 갖지 않은 중성자로 만들어진 원자핵과 그 주위에 분포하는 음전하를 가지고 있는 전자로 구성된다. 크기는 갖지만 부호가 다른 전하를 가지고 있는 양성자와 전자 사이에는 정전기적 힘이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원자는 양성자의 수와 전자의 수가 같아서 정전기적 힘이 작용하지 않는 전기적 중성 상태로 존재한다.
안정한 동위원소에서는 핵변환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수는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원자핵 주위에 분포하고 있는 전자의 수는 화학적 환경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날 수 있다. 원자핵 주위에 분포하고 있는 전자가 떨어져 나가버리면, 양전하를 가진 양성자의 수가 음전하를 가진 전자의 수보다 많아져서 양전하를 가진 '양이온'(cation)이 된다. 반대로 원자핵 주위에 전자가 추가로 분포하게 되면, 전자의 수가 양성자의 수보다 많아져서 음전하를 가진 '음이온'(anion)이 된다. 이온의 전하량은 전자의 기본 전하량(e = 1.6021766208 ×10⁻¹⁹ C)의 정수배가 된다.
화학적 성질이 다른 원자들이 서로 전자를 주고 받아서 양이온과 음이온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소듐(Na) 원자의 전자가 가까이 있는 염소(Cl) 원자로 이동하면, 소듐 원자는 소듐 이온(Na⁺)이 되고, 염소는 염화 이온(Cl⁻)이 된다.
원자나 분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복잡한 화학 반응에 의해 이온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액체 상태에서 서로 가까이 있는 물 분자들 사이에서 한 물 분자의 양성자(수소 양이온)가 다른 물 분자로 이동하게 되면 하이드로늄 이온(H₃O⁻)과 수산화 이온(OH⁻)이 만들어진다. 이런 반응을 자체 이온화 반응이라고 부른다.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원자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양이온이 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이온화 에너지(ionization energy)라고 하고, 기체 상태로 원자가 전자를 받아들여 음이온이 되기 위해 방출해야 하는 에너지를 전자 친화도(electron affinity)라고 한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에서 전자가 떨어져 나가서 양이온이 되는 과정은 언제나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해주어야 하는 흡열 과정이다. 그러나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에 전자를 추가로 더해주어 음이온이 되는 과정은 외부로 에너지가 방출되는 발열 과정일 수도 있고, 반대로 외부에서 에너지를 흡수하는 흡열 과정일 수도 있다. 다만 -1가의 음이온에 전가가 추가로 더해져서 -2가의 음이온이 되는 과정은 모두 흡열 과정이다.
이온의 표시
이온은 대부분 옥텟 규칙(octet rule)을 만족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진다. 옥텟 규칙이란 원자 주변의 최외각 전자수가 8개가 되면 안정해진다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서, 소듐과 같은 알칼리 금속의 원소는 1개의 원자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1가의 양이온이 되고, 칼슘과 같은 알칼리 토금속의 원소는 2개의 원자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2가의 양이온이 된다. 할로겐 원소는 1개의 전자를 더 받아들여 -1가의 음이온이 되고, 산소 원자는 2개의 전자를 더 받아들여서 -2가의 음이온이 된다.
이온은 원소 기호나 분자식의 오른쪽에 전하의 부호와 전하량을 위첨자로 표시한다. +1가의 양이온인 소듐 이온은 Na⁺로 표시하고, +2가의 양이온인 칼슘 이온은 Ca²⁺로 표시한다. 마찬가지로 -1가의 음이온인 플루오린화 이온은 F⁻로 표시하고, -2가의 음이온인 산화 이온은 O²⁻로 표시한다. 분자의 크기가 충분히 큰 경우에는 같은 분자에 양전하와 음전하가 분리되어 존재하는 쯔비터 이온(zwitterion)도 있다.
이온의 우리말 이름은 대한화학회의 명명법을 따른다. 양이온은 원소 이름에 '이온'을 붙여 부르고, 음이온은 원소 이름 다음에 '-화 이온'을 붙여 부른다. 전하의 크기를 나타내야 하는 경우에는 이온의 이름에 '-가'를 붙이거나 이온의 이름 다음에 전하의 크기를 괄호에 넣어 표시하기도 한다. 명명법은 체계적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관용적으로 널리 쓰이는 이름들은 그대로 쓰기도 한다.
이온의 크기
원자와 이온의 크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잃어버린 양이온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보다 크기가 작고, 음이온은 반대로 원자보다 더 크다. 원자와 이온의 크기는 화학적 환경과 측정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
이온의 특성과 이용
이온의 화학적 성질은 대부분 전기적으로 중성인 원자나 분자와는 크게 다르다. 원소 상태의 소듐은 매우 불안정해서 물과 격렬하게 반응하고, 염소 기체(Cl₂)는 인체에 강한 독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물에 녹아있는 수용액 상태의 소듐 이온과 염소 이온은 낮은 농도에서는 독성을 나타내지 않으며 오히려 인체의 생리작용에 꼭 필요한 화학적 역할을 한다.
전하를 가진 이온은 주로 수용액이나 소금과 같은 이온 결정의 형태로 존재한다. 바닷물은 염화소듐(NaCl)이 소듐 이온과 염화 이온으로 전해되어 녹아있는 전해질 용액이고, 식용으로 사용하는 소금은 소듐 이온과 염화 이온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이온 결정이다. 극성이 매우 큰 물 분자는 수용액에 녹아있는 이온들 사이에 작용하는 전기적 인력과 반발력을 줄여주고, 결정에서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교대로 배열되어 이온들이 무작위적으로 흩어져 있을 때보다 안정화되기 때문이다.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이온을 플라즈마(plasma)라고 부른다. 높은 온도에서 진행되는 연소 반응이나 전기 방전 등에 의해 만들어져서 기체 상태로 방출되는 이온들은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곧바로 다른 이온들과 결합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플라즈마 상태는 온도가 매우 높은 경우처럼 특별한 환경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에 장착되어 있는 '이온살균기'는 대부분 전기 방전을 이용한 오존 발생 장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용액에 녹아있는 이온은 생물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생리작용은 물론이고 화학전지나 전기분해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이온들이 녹아있는 물은 마시기에 적당하지 않다. 물에 녹아있는 이온은 삼투막이나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해서 제거할 수 있다.
매우 감도가 뛰어난 화학 분석법의 하나인 질량 분석법(mass spectrometry)에서는 시료를 이온화하여 만들어진 이온들의 질량/전하 비를 측정함으로써 정량 정성 분석을 한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