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니기리
오니기리(おにぎり)는 담백하게 간을 한 밥 안에 여러 가지 반찬으로 만든 소를 넣고 주먹 크기로 뭉친 뒤 김으로 감싼 일본식 주먹밥을 말한다. 한국어로 순화하면 주먹김밥이라는 뜻이다. 오무스비(おむすび, 영어: onigiri, omusubi, nigirimeshi 또는 rice ball)라고도 한다.
개요
오니기리 또는 오무스비는 밥을 쥐어 뭉친 일본 음식이다. 밥에 양념을 하거나 재료를 넣고 삼각형이나 약간 납작한 구 모양으로 빚은 일본의 주먹밥이다. 보통 손바닥 크기 정도로 만든다. 속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구현할 수 있으며,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원래 남은 음식의 저장이나 휴대용 식량으로 만들어졌으나 요즘은 평소에도 즐겨 먹는 음식으로 일본의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 비슷한 음식이 한국에는 삼각김밥으로 알려져 있다. 오니기리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쥐다' 또는 '잡다'라는 뜻의 '니기루(にぎる)'라는 동사의 명사형인 '니기리(にぎり)'에서 나온 말이다. 주먹밥이라는 뜻의 '오무스비(御結び)'라고도 한다.
주로 관동지방에서는 오니기리, 관서지방에서는 오무스비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최초의 오니기리는 약 1천년 전인 헤이안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시대에는 무사들이 볶은 밥이나 말린 밥으로 만든 오니기리를 비상식량으로 가지고 다녔다. 19세기에 이르러 흰 쌀밥으로 오니기리를 만들게 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후 보편화되었다. 단조로운 맛을 보완하기 위하여 밥 속에 다양한 재료를 넣는다. 대표적인 것으로 우메보시, 다시마 간장조림, 참치, 닭고기 또는 쇠고기 볶음, 명태알구이·연어구이·팥·깨 등을 넣는데 이외에도 수십 가지 종류가 있다. 다양한 종류에 값이 싸고 맛있기 때문에 간단한 식사로 이용하거나 야외에 나갈 때 도시락으로 준비하기도 한다.
일본에서 오니기리에 대한 자료는 야요이 시대 중순경의 스기타니차노바타케 유적(일본어: 杉谷チャノバタケ)(이시카와현 가시마군 로쿠세이 정(일본어: 鹿西町, 현 나카노토정))에서 1987년 12월에 주먹밥에 관련 유적이 발굴되어서 이 시기에서부터 오니기리를 먹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의 오니기리는 쌀을 감싸서 삶고 가열하는 치마키(쭝쯔)에 가까운 음식이었다.
오늘날 주먹밥에 가까운 형태의 기원은 헤이안 시대의 돈지키(일본어: 頓食)라고 하는 타원형의 큰 크기에 찐 찹쌀을 이용한 음식으로 추측되고 있다. 멥쌀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가마쿠라 시대 말기 무렵부터였으며, 주먹밥에 참김을 감싼 형태는 겐로쿠 시대부터로 보고 있다. 옛부터 전쟁에서 전투 식량으로도 활용되었다. 쌀과 보리를 뭉친 것을 1홉 씩 둥글게 뭉쳐서 1회 당 2개씩 휴대하였다고 한다.[1][2]
어형
단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お+にぎり로 '쥐어서 만든 것'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지역에 따라서 쥐어만든 밥이라는 뜻으로 니기리메시(にぎりめし)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무스비(結び)이라고도 한다. 간사이 지방 것은 다른 나라들처럼 둥근 모양인데 이걸 '오니기리(おにぎり, お握り)'라 부르고 간토 지방 것은 삼각형인데 간사이에서는 간토식 삼각 주먹밥을 '오무스비(おむすび, お結び)'라고 부른다. 쥐다(니기루/握る), 뭉치다(무스부/結ぶ)라는 말과 관련이 있다.
어형으로만 보면 오니기리의 뜻은 그냥 밥을 뭉친 것이니만큼, 통상 주먹밥이라고 번역하게 된다. 하지만 간토식의 삼각형 오니기리의 경우 한국에는 삼각김밥이라는 이름으로 편의점 음식으로 유입되어 있다는 게 문제인데, 일본에서는 둥근 주먹밥이건 삼각 주먹밥이건 김을 붙였건 안 붙였건 전부 오니기리라고 부르기 때문. 맥락에 따라 주먹밥으로 번역해야 하는데 실제 묘사론 삼각김밥이 나오면 번역자는 한국어와 일본어의 어휘 차이에 당황하게 된다.[3]
역사
옛 기록상으로 알 수 있는 대부분의 시기는 노동자들이나 군인들에게 '밥을 뭉쳐 배식해줬다'는 정도로만 언급된다. 일본에서 주먹밥의 유래라고 언급되는 글의 앞뒤 맥락을 잘 보면 단순히 군인들이 평소에 쌀을 각자 가지고 다니다가 큰 솥에 다 함께 밥을 한 다음 배식할 때 1인 분량으로 뭉쳐서 배급했다는 이야기에 가깝다.
전투식량으로서의 주먹밥은 쌀, 물, 조미료, 솥, 불만 있다면 전투 후방에서도 빠르고 쉽게 만들수 있었으며, 지급받은 군인들도 한손으로 빨리 먹고 열량을 채워 전투에 참여가 가능했다. 더욱이 민간에서도 소금간을 하거나 된장을 바르고 열을 가해 구우면 보존성도 한층 강해지는데다가 여기에 살균효과가 있는 대나무잎으로 싸면 장거리 여행용 식사로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간편함을 눈여겨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용한 덕에 천하를 얻게 해준 음식이었다. 혼노지의 변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사망하자 배신자 아케치 미츠히데를 치기 위해 모리와 화평을 맺은 뒤 선발대에게 막대한 돈을 쥐어주고서 행선지가 될 마을마다 주먹밥을 만들어 두도록 미리 매수할 것을 명령했다. 그렇게 히데요시 군세는 각 마을에 준비된 주먹밥을 챙기고 먹으며 달리는, 그야말로 쉬지않는 최속의 행군을 한 덕분에 미츠히데를 무찌를 수 있었다.
에도시대부터 주먹밥이 음식으로써 모양을 갖추기 시작한다. 에도시대에는 각 도시별로 대규모 건축 공사를 벌이다보니 노동자들이 많이 몰려들었고, 출세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말단 사무라이들도 대부분 미혼의 젊은 남성이라서 집에서 밥을 해 먹기보다는 길거리에서 끼니를 때우기를 선호했고, 덕분에 길거리 노점상 음식 같은 패스트푸드가 급격히 발달한다. 초밥도 지금의 형태를 갖춘 것이 에도시대의 일이다. 오니기리, 즉 (일본식) 주먹밥 역시 같은 이유로 그나마 음식꼴을 갖추기 시작한다. 삼각형으로 뭉치고 김을 싸는 현대까지 이어지는 형태도 에도시대에 정립된 것.
센고쿠시대 모리 모토나리가 전투를 앞두고 병사들에게 주먹밥을 나누어 주었다는 이야기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전투를 수행하던 일본 제국 해군 군함들의 병영식으로 수병들에게 주먹밥을 배식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전쟁이 없었던 시기에는 주로 여행자들의 도시락처럼 소비되어 주먹밥을 죽순 껍질로 싸거나 버드나무 가지의 껍질에 밥을 넣어 말아서 싼 다음 허리나 어깨에 걸치고 여행을 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소풍때 김밥을 싸가듯이 야외에서 꽃놀이를 하거나, 다회를 가질 때에도 주바코라고 부르는 옻칠한 2-3단 나무상자에 주먹밥을 담아 가져가서 먹기도 하였다. 모모야마-에도시대의 소풍용 주먹밥은 재료도 화려하지만 밥을 뭉치고 나서 한번 살짝 불에 구워 보존성을 더 높이기도 했다. 이게 오늘날의 야끼오니기리이다. 근대에는 김으로 온전히 덮인 형태의 삼각 주먹밥이 상품화 되었는데 이게 1990년대에 일본의 편의점 중 하나인 패밀리마트가 한국으로 진출하여 팔기 시작하면서 한국식 이름이 붙은 게 삼각김밥이다.[3]
한국식과 일본식의 차이
사실 밥이라는 것 자체가 조리한 순간부터 보존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전투식량이건 도시락이건 보존식품이건 엄밀히 따지면 적당하지 않다. 순식간에 쉬는 밥을 굳이 뭉쳐서 들고 다니다가 먹기 보다는 아예 다른 대체 식량을 쓰던가, 쌀을 가지고 다니다가 어딘가서 숙박할 때 밥을 해서 갓한 뜨뜻한 밥을 먹는걸 선호한 것. 한중일 모두 개인장구에 작은 솥이 포함되어 있었고, 한국의 주막 문화에서 국밥이 발달한 것도 쌀을 가지고 다니다가 주막에 쌀을 주고 해당 값에 해당하는 밥을 받는 식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음식을 손에 들고 걸으면서 먹는 것을 식사예절에 매우 어긋나는 행위로 보았기 때문에 주먹밥은 간단한 여행을 위해 챙기는 음식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물론 앉아서 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앉아서 먹었다. 더군다나 도시락임에도 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음식이든 그렇겠지만) 보존성과 휴대성이 우수한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여행 중에는 생쌀을 들고가서 주막이나 가정집에 조리를 부탁하거나 휴대가 간편하고 보관에 용이한 찐쌀, 절편, 엿 등을 챙기기도 하였다. 현대에도 초콜릿 등을 여행 중 비상식으로 챙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일본의 경우 주먹밥 자체가 전투식량으로써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오니기리의 역사를 조사하면 빠짐없이 나오는 게 센고쿠시대 무장들이 만들었다는 민담이 있으며,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인, 일본인들에게 행한 전시대비 훈련과정 중에서 주먹밥 만들기가 있었던 점도 이러한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3]
구성
오니기리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모양·밥·속재료·포장이다.
모양
- 삼각형 - 높이가 낮은 삼각 기둥 모양. 에도 시대의 주먹밥은 이 모양이 많았다.
- 꾸러미 모양 - 원주 모양. 간사이 지방의 표준형이다.
- 원형, 접시 형 - 고다 치즈, 가가미모치 모양.
- 공 모양
- 사각형 - 높이가 낮은 직육면체 모양. 규슈, 중화민국 등에서 볼 수 있다.
모양은 이 밖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밥
일본에서 주식으로 먹는 자포니카 쌀로 지은 밥은 식어도 녹말이 딱딱해지거나 맛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다른 품종에 비해 오니기리를 만드는 데에 적합하다.
- 흰밥 (쌀)
- 팥밥
- 잡곡밥 - 보리밥, 오곡 미 등.
- 비빔밥
- 기타 쌀 요리 - 볶음밥이나, 치킨라이스, 드라이 카레 등.
속재료
속재료는 우메보시나 가쓰오부시, 다시마 등의 해산물 조림 등이 옛날부터 선호되었다. 이것은 오니기리가 휴대용 식량으로 이용되던 때에 높은 보존성과 살균 작용이 뛰어난 재료가 선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다양한 속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 건어물 - 가쓰오부시를 간장으로 양념한 것 등.
- 무침 - 참치 마요네즈, 새우 마요네즈 등. 차가운 밥을 사용하지 않는 가정집에서는 마요네즈가 녹아 자주 쓰이지 않는 재료이지만 편의점 등에서는 단골 메뉴이다.
- 튀김 - 새우 튀김, 돈카쓰 등.
- 볶음 - 고기 야채 볶음 등.
- 조림 - 돼지 고기 조림이나 참치 조림 등.
- 소금에 절인 생선- 연어, 고등어 등.
- 생선알 가공품 - 성게 간장 절임이나 연어 간장 절임, 명란젓 등.
- 달걀 - 삶은 달걀, 반숙 달걀.
- 피클 - 갓, 시바 절임 등.
- 발효 식품 - 된장, 낫토 등.
- 구이 - 연어 구이, 불고기, 스팸, 장어 구이 등.
포장
오니기리의 포장에는 대개 노리(김)가 사용되지만, 간토 지방에서는 구운 노리, 간사이 지방에서는 조미 노리를 사용하는 등 지방마다 다른 노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또 노리 이외에도 도야마현이나 이시카와현, 후쿠이현 등의 다시마 가공 산지에서 토로로콘부, 와카야마현에서 갓 절임, 가고시마현 아마미시의 도쿠노섬과 아마미오섬에서 지단으로 "달걀 오니기리(일본어: たまごおにぎり)"를 만드는 등 다양한 재료를 쓴다.
- 노리(김)
- 소엽
- 토로로콘부
- 갓
- 고기 - 미야자키현의 니쿠마키 오니기리 등.
- 지단 - 가고시마현 도쿠노섬, 아마미오섬의 달걀 오니기리 등.
포장을 하는 방법은 다양하며 삼각형 오니기리의 경우
- 1. 주먹밥 전체를 골고루 포장
- 2. 측면에서 앞뒤로 전달하는 모양으로 포장
- 3. 측면만 감싸는 모양으로 포장
등의 방법들이 있다.
포장을 하지 않고 참깨 등을 뿌려서 만드는 방법도 있다.
겉포장
오니기리의 겉포장에는 주로 랩 필름이나 종이, 알류미늄 호일 등이 쓰인다. 예전에는 대나무 껍질로 오니기리를 포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 주먹밥 필름 : 1979년 시노부 푸드에서 상단의 뾰족한 부분을 잡고 돌리면서 안의 필름을 떼어내는 낙하산 형태의 오니기리 포장을 개발하여, "당기기만 하면 되는 오니기리 Q"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발매했다. 현재에는 상단의 컷 테이프를 따라 필름을 돌려 좌우로 분리하는 U자형 포장이 주로 사용된다.[2]
삼각김밥과 오니기리
대한민국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삼각 김밥은 일본의 오니기리에서 유래되었다. 삼각 김밥은 1980년대 초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한 가족이 야외로 소풍을 갈 때 김밥을 준비해 갔는데 김이 눅눅하게 된 것을 본 아버지가 김과 밥을 따로 포장하는 방법을 고안하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삼각 김밥으로 탄생되었다. 한국에서는 1991년 편의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하였으나 처음에는 판매가 저조하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맛과 가격을 개선한 삼각 김밥은 편의점의 대표 상품이라고 해도 될 만큼 그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삼각 김밥으로 변화를 꾀하게 되었다.[4]
다양한 종류의 오니기리
오니기리는 속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그 맛이 결정되기 때문에 그 종류가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니기리는 일본에서 주먹밥이란 의미의 오무스비[お結飯]라고도 불리며 삼각형 모양과 둥근 모양이 많다. 한국에서 맛보는 오니기리는 일본의 것보다 더 자극적인 맛이 강하다. 그리고 가볍게 구운 김을 사용하는 한국의 오니기리는 그렇지 않은 일본 것에 비해 좀 더 부드러운 맛을 낸다. 오니기리 한 개는 보통 120~150g로 이루어져 있어 밥 한 그릇에 가깝다. 이 때문에 한 끼 식사로도 충분히 대체될 수 있으며 재료에 따라 개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 매실 장아찌 오니기리 :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매실을 넣어 만든 오니기리. 흰 쌀밥에 큼직한 매실 한 덩어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시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낸다.
- 참치 마요네즈 오니기리 :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오니기리. 참치와 마요네즈 소스를 섞어서 부드럽고 짭쪼롬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 명태알 오니기리 : 명태알을 간장과 맛술에 조려낸 뒤 부숴서 사용한다. 명태알의 담백한 맛 때문에 깔끔한 맛이 난다.
- 연어 오니기리 : 레몬즙을 넣어 구워낸 연어를 살만 발라낸 뒤 사용한 오니기리. 연어 특유의 맛 때문에 비리지 않다.
- 참깨 오니기리 : 센 불에서 참깨와 검은깨를 볶다 소금과 후추를 넣어 마무리 해낸 뒤 오니기리의 윗부분에 묻혀 낸다. 참깨의 고소한맛과 조미된 맛이 합쳐져 고소한 맛이 난다.[4]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