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죽
전복죽(全鰒粥, 鲍鱼粥, jeonbok juk, Rice Porridge with Abalone)은 전복을 넣어 쑨 죽을 말한다.
개요
전복죽은 전복이나 전복 내장(제주어: 게우)을 넣어 쑨 한국의 죽 요리이다. 사진에 나온 죽은 내장을 넣지 않고 전복을 큼직하게 썰었는데, 전복을 사와서 직접 해먹는 것이 아니면 이런 건 보기 힘들다. 강원도 동해안 지역과 바닷속에 들어가 전복과 성게 등의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 문화가 있는 제주도에서 발달하였다. 한국 요리에서 전복은 고급 재료로 여겨져 궁중에서 왕에게 진상하는 식품으로 자주 언급되었다. 전복죽은 영양가가 높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식으로도 이용된다. 전복죽은 본래 제주 지역의 전통적인 특색 요리로 알려져 있었으나 현재는 한국에서 일반화된 음식으로 그 위상이 변화하였다.
전복을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고 껍데기 중간의 납작한 쪽에 찬칼을 넣어 살을 떼어낸다. 전복의 내장은 터지지 않게 따로 나누어 떼어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얇게 저며 썰어 놓고, 쌀은 3∼4시간 전에 씻어 물에 담가 둔다. 곱돌냄비나 오지솥을 중간 불에 얹고 먼저 참기름을 조금 치고 전복 썬 것을 볶다가 쌀을 넣어 같이 볶는다. 한참 볶다가 물을 붓고 약간 센불에 끓여 죽이 끓으면 눌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잘 젓고 불을 약하게 줄여 30분 정도 끓여 쌀알이 푹 퍼지게 한다.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1][2][3]
역사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원래 전복은 말려서 유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제주도에서 해녀들이 말릴 수 없어 버렸던 내장(게우)이 아까워 이를 죽에 넣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물질하면서 손실된 체력을 보충하기 좋다고 여겼으며, 산후 조리에도 유용히 먹었다고 한다.
현대에서는 마찬가지로 유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원조 방식인 내장은 보통 생략하고, 살과 전복 향만 더한 것이 주로 소비된다. 환자식으로 많이 쓰인다.[3]
설명
전복의 가격대를 생각해 보면 상당히 고급 음식인 걸 알 수 있으며, 주로 환자들의 건강회복을 위해서 사오거나 만든다. 부담 없는 맛과 전복의 씹히는 식감, 전복이란 식재료가 주는 보양식의 이미지가 삼위일체를 이뤄 죽을 고르는 사람들이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메뉴다. 죽 프렌차이즈인 본죽 역시 전복죽을 핵심 메뉴로 내세우고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넓은 선택을 제공한다. 마트의 죽 코너를 가 보면 전복죽 상품만 유독 재고가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죽 전문 체인점에서 파는 것들에는 전복의 형체를 찾아보기가 힘들며, 내장을 넣은 전복죽은 녹색이 돈다. 전복의 내장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제거해서 파는 것이 보통이므로 바닷가나 또는 수족관에서 살아 있던 것이 아닌 이상 쉽게 구할 수 없다. 남해안이나 제주도 출신이라면 신선한 전복을 구할 수 있으니 내장을 넣는 게 당연한지라 서울 와서는 전복죽이라고 파는 게 허연 색인 걸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다. 제주도 해안도로 주변에서 파는 게 대표적인 내장 들어간 전복죽. 일인당 3만 원 아래 저렴한 부페나 횟집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전복죽은 소라나 골뱅이를 넣어 만든다. 최고급 음식점이지 않은 이상 절대 내장 넣은 전복죽이 나올 리가 없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어부 집안의 가족이라면 "전복죽 그까짓 거" 수준이다. 진정한 로컬음식이다.
현대에 전복양식이 대중화되면서 전복이 짬뽕에도 들어가는 등 가격이 하락해서 과거보다는 접하기 쉬워졌다. 물론 소라나 골뱅이가 훨씬 싸므로 의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격이 하락했으니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추천한다. 어시장에서 3개에 천 원에 팔 때가 있는데, 웬만하면 진짜 전복이 나온다. 다만 이렇게 나오는 전복은 씨알이 작은 놈이어서 내장도 작고, 맛이 꽤 떨어진다. 어른 손바닥에 두 개가 꽉 차게 올라갈 정도 크기의 전복이라면 한 마리로 전복살이 보이도록 썰어넣고 일인분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전복 양식이 크게 발달한 2010년대 이후에는 산지에 직접 주문하여 살아있는 상태로 직접 집까지 배송받는 것도 어렵지 않고, 그 크기 역시 1kg당 50~60마리(미)의 아주 작은 녀석에서 5~6마리(미)의 아주 큰 녀석까지 자유롭게 고를 수 있으니 원한다면 맛이 잘 든 큰 전복으로 전복죽을 끓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 1kg당 5~6마리 정도의 최고급품이 아니라 그보다 약간 작은 6~8미 정도의 전복만 되더라도 한 마리로 어른 손바닥이 거의 꽉 찰 크기가 되는데, 이정도 전복을 통채로 살은 썰어넣고 내장은 갈아넣어 전복죽으로 끓이면 아주 호화로운 전복죽이 될 것이다. 물론 아무리 전복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해도 이 정도 전복은 그리 저렴하지많은 않지만 죽 전문점이나 한식집 등에서 사먹는 것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것이 당연하다. 특히 전복 가격이 비싸던 시기(양식이 되지 않던 시기)에 익숙한 나이 지긋한 사람을 집에서 대접할 때 저런 큰 전복을 통채로 넣은 전복죽을 끓여준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훌륭한 대접을 받았다고 만족스럽게 여길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2019년 3월 말에는 본죽에서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전복죽을 신 메뉴로 내놓았다. 보통 1만 6천 원, 특 2만 3천 원으로 비싸다. 거기다 전복죽이 나이 지긋한 사람이 주로 찾는 메뉴임을 감안하면 애매한 메뉴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입맛이 보수적인 편인데다, 트러플을 접해본 사람이 없다시피하기에 먹어 보고는 상한 것이 아니냐, 혹은 '내가 알던 전복죽은 이 맛이 아닌데.' 정도로 평이 좋지는 않다. 젊은층 고객 확대를 노린 것 같지만 젊은 층의 반응은 나쁘다. 이름이 이름이다 보니 뱃사람들은 출항 전에 먹지 않는다는 풍문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미신이다.
전복 가격이 부담되면 바지락죽도 좋다. 사실 소라죽은 전복죽과 식감이 거의 구분이 되지 않으므로 전복죽의 값싼 대체품으로, 혹은 전복죽이라고 속여서 파는 경우도 많다. 죽집에서 파는 죽도 소라나 골뱅이를 많이 섞고, 인스턴트 전복(맛)죽은 성분표에도 나오듯 골뱅이로 쑤었다.[3]
특징
맛과 영양 면에서 다른 해산물을 압도하는 전복을 넣어 끓인 전복죽은 죽의 황제라 부를 만하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강장제로 애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전복은 워낙 귀하다 보니 실제로도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던 식품이라고 한다. 양식 전복이 흔해진 요즘도 몸이 허하다고 느끼거나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큰맘 먹고 준비하는 음식이 바로 전복죽이다.
영양 만점의 건강 보양식, 전복죽
미역과 다시마 등 해초를 뜯어 먹고 사는 전복은 '바다의 생명력'을 그대로 담고 있는 식품이다. 전복은 단백질과 비타민 외에도 칼슘과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해 건강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전복죽은 흰 쌀과 전복만으로 만드는데, 뽀얀 국물과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전복살이 어우러져 고소하고 진한 특유의 향과 함께 입에 감기는 맛이 기막히다.
초록빛 바다 색깔을 품은 내장이 별미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아 먹어도 좋다'는 말로 전복을 소개하고 있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제대로인 전복회와 전복구이는 최고의 별미로 통한다. 갖가지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리면 비릿하면서도 독특한 향기를 맛볼 수 있으며, 전복을 껍데기째 굽거나 데치면 살은 살짝 오그라들면서 훨씬 부드러워진다.
특히 전복 내장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데다 영양도 풍부해 전복을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 내장을 탐낼 정도다. '가웃' 또는 '게우'라고 부르는 전복 내장은 수컷은 노란색, 암컷은 초록색을 띤다. 전복죽을 끓일 때도 이 내장 부분이 들어가야 '초록빛 바다 색깔'이 제대로 살아난다.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젓갈은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는 별미이며, 소주를 담은 주전자에 생전복을 통째로 넣어 한참을 우려내는 초록빛 전복주는 애주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하지만 전복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전복죽이다. 워낙 귀하다 보니 잘게 썰어 죽이라도 쑤어야 여럿이 맛볼 수 있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최고의 맛을 낸다.[4]
조리법
전복죽은 전복을 얇게 저며서 불린 쌀과 함께 쑨 별미죽으로 내장을 함께 넣으면 은은한 녹두빛이 나며 특이한 향과 쌉쌀한 맛이 난다. 전복은 예부터 임금님께 올렸던 제주도의 진상품으로 8~10월에 가장 맛이 있으며 겨울에는 살이 말라서 맛이 없다.
재료 및 분량
전복(껍질째) 300g, 멥쌀 1컵, 참기름 2큰술, 물 7컵, 청장 또는 소금 1큰술
만드는 법
- 1. 멥쌀은 씻어서 2시간 이상 물에 불린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 2. 전복은 솔로 깨끗이 씻은 다음 껍질이 얇은 쪽에 숟가락을 넣어 살을 떼어서 얇게 저며 썬다. 내장은 따로 떼어 낸다.
- 3. 두꺼운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얇게 저며 썬 전복을 넣어 볶다가 불린 쌀을 넣고 쌀알이 투명해지도록 볶은 후, 물을 반쯤 붓고 센불에서 끓인다.
- 4. 한번 끓어 오르면 불을 약하게 하고 나무주걱으로 저으면서 나머지 물을 붓고 잘 어우러질 때까지 서서히 끓인다. 내장은 마지막에 터뜨려 넣는다.
- 5. 죽에 청장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달걀 노른자와 구워 부순 김, 참깨를 곁들여 낸다.
참고
전복은 조개류 중에서 가장 귀하고 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단백질이 많고 지방질이 적으며 체내 흡수율이 높아 임신부, 노인, 어린아이, 환자의 보양식품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방에서 "석결명", "천리광"으로 불리우며 간과 콩팥의 기운을 돋울 뿐만 아니라 이름대로 눈을 밝히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5]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