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
전갈(全蠍, 영어: Scorpion, 학명: Mesobuthus martensii)은 절지동물 협각아문 거미강 전갈목(Scorpiones)에 속하는 모든 종들을 통틀어 이르는 명칭이다. 한국에서는 극동전갈의 정식 명칭이기도 하다. 모든 전갈은 꼬리 끝 부분에 독침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1천 종이 넘는 전갈이 알려져 있으며, 이 중 몇 종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을 가진 종도 있으나, 그 수는 25종에 불과하다.[1]
개요[편집]
전갈은 전갈목에 속하는 절지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몸길이 약 1.5~21cm이다. 화석종 가운데에는 최대 1m에 이르는 것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지구상에 살아 있는 종은 전세계적으로 약 1,100종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는 극동전갈(Mesobuthus martensii) 1종이 분포한다. 대부분의 종이 독을 지니고 있으나 사람에게 해를 끼칠 만한 독을 지니고 있는 종은 20여 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미류 중에서는 가장 기원이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석은 고생대 실루리아기에서 나타난다. 대부분 열대와 아열대지역에 분포하며 사막에 사는 것이 많으나 습한 삼림지대에 사는 종도 적지 않다.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돌이나 나무밑 또는 구멍 속에 숨어 산다. 몸은 머리가슴과 긴 배로 나뉘며 두꺼운 껍질로 덮여 있다. 머리가슴 가운데에 1쌍의 큰 눈이 있고 옆가장자리를 따라 2∼5쌍의 작은 옆눈이 있다. 수염다리는 6마디로 나뉘며 끝마디는 억세고 큰 집게로 되어 있다. 걷는다리는 4쌍이고 끝에 2쌍의 발톱이 나 있다. 배는 7마디로 된 앞배와 5마디로 된 좁은 뒷배로 나뉜다. 첫째배마디의 아랫면에는 생식구멍을 덮는 2개의 생식판이 있고, 둘째배마디에는 빗 모양 감각기가 1쌍 달려 있다. 맨끝 배마디에는 항문이 열려 있으며 1개의 독침이 있다. 독침 기부에는 독샘이 있다. 호흡기는 폐서이고 배설기는 2쌍의 말피기관이다. 심장은 배에 길게 뻗어 있다. 육식성으로 거미, 파리, 바퀴벌레, 메뚜기, 귀뚜라미, 개미, 지네, 딱정벌레 등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다. 일부 작은 척추동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이 때 먹이감을 집게로 잡고 독침으로 찔러 죽인다.[2]
형태[편집]
몸길이는 작게는 1.5cm에서 크게는 21cm이다. 다만 지금은 멸종했으나 먼 과거에 수생생활을 했던 원시 전갈 브론토스코르피오는 몸길이가 1m였으며 이후에 석탄기에 살았던 육상 전갈인 풀모노스코르피우스 역시 그와 비슷한 크기였다. 하지만 현재에는 남부 유럽에 사는 것들은 비교적 작기 때문에 사마귀에 잡아먹히기도 한다.
전갈의 눈은 곤충같은 겹눈이 아니라 거미처럼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러 소망막이 탑재된 눈이다. 덩치에 비해서 눈이 작은 편이지만 대체로 동체 가운데에 한쌍 동체 양 측면에 여러 쌍이 붙어있다. 다만 종에 따라서 옆의 눈이 하나도 없는 종도 있고 다섯 쌍이 붙어있는 종도 있다. 그런데 연구결과를 보면 측면에 붙은 눈은 시각 기관이라기보다는 빛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관으로, 시각이 아니라 밤과 낮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을 하는 것 같다고 한다. 즉 사실상 눈은 한쌍인 셈이다. 간혹 눈이 퇴화되어 눈이 하나도 없는 종류도 있다.
전갈의 집게발은 거미의 촉지(거미의 입 주변에 달린 굵은 더듬이 비슷한 것)가 변형된 것이다. 협각이 아니다. 더불어 전갈도 거미와 마찬가지로 다리는 4쌍이다. 전갈의 몸은 1~6쌍의 눈이 달린 비교적 짧은 두흉부와 부속지가 없는 체절화된 복부로 되어 있다. 복부는 넓은 전복부와 꼬리 형태의 후복부로 나누어지며 복부 끝에는 독을 주입할 때 쓰는 독침이 있다. 이 독침은 호신용이나 사냥용으로 쓰인다. 독침을 쓸 때는 침이 꽤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몸을 반쯤 뒤집어서 꼬리를 끌어와야 한다. 독의 위력은 종마다 다르다. 모든 종에게 독이 있지만 인간을 죽일 만큼 치명적인 독을 가진 것은 20~30종 뿐이며, 주로 Buthidae 과에게 강한 독이 있다. 그래도 모르니 일단 전갈의 침에 찔렸을 때는 독이 있는 종이냐 없는 종인가 따지지 말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한다. 기본적으로는 성체가 유체보다 더 세지만 유체는 독을 주입하는 양이 불안정해서 유체가 더 위험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후복부는 긴 꼬리처럼 되어 있다. 꼬리 부분은 여러 마디로 나뉘어 있어서 구부릴 수 있고, 끝 부분이 부풀어올라 독낭과 독침이 형성된다. 걷는 다리는 8개이고, 각수에는 짧은 협장과 매우 잘 발달된 집게형의 더듬이다리 2개가 있다. 협각은 집게형으로 먹이를 잘게 찢기에 알맞다.
전갈의 몸의 구조는 고생대 실루리아기 쯤에 이미 현재와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형성되었다. 가장 오래된 전갈 화석은 4억3천만 년전의 것이다. 바다전갈(eurypterid)류와 형태가 거의 일치해서 직접적인 친족 관계가 있다고 말하나, 이것은 아직 의문이다. 황제전갈은 20cm 이상 자라며, 이형전갈속의 Heterometrus swammerdami은 몸길이 24.7cm로 가장 큰 전갈이다.
생태[편집]
전갈은 야행성이고 굴을 파고 산다. 전갈의 눈은 거의 퇴화되어 빛과 어둠만을 구분하는 정도이지만 다리와 배에 달린 특유의 감각기관으로 1m 떨어진 먹이의 미세한 동작도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갈은 소식(少食)을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먹이사냥을 하지 않으며, 1년 가까이 물만 먹고도 살수 있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집게와 꼬리 끝의 독침을 활용해 뛰어난 사냥솜씨를 발휘한다. 전갈은 집게로 먹이를 붙잡고, 협각으로 먹이를 잘게 찢어 먹는다.
전갈은 난태생이다. 임신기간은 5~9개월로 대부분의 절지동물보다 길며, 때로는 사람처럼 임신기간이 10개월인 경우도 있다. 출산한 전갈은 새끼가 독립할 때까지 등에 업고 다닌다.
분류학적 특징[편집]
같은 절지동물 중에서 길죽한 몸과 집게 때문에 바닷가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가재는 갑각류고 전갈은 협각류라서 거리가 매우 멀다. 쉽게 말하면 같은 척삭동물이고 둘다 길쭉하게 생겼지만 먹장어와 뱀처럼 유전적 차이가 큰 동물을 생각하면 된다.
같은 협각류인 바다전갈도 있지만 전갈은 협각류중에서 거미강이라 바다전갈보다 거미에 훨씬 가깝다. 거미는 일부 종을 제외하고는 익충이지만 전갈은 익충은 아니라는 점이 특이하다.
독성[편집]
전갈은 세계적으로 1천 종이 넘게 알려져 있지만, 대다수의 전갈은 꿀벌에서 꿀벌 이하로 독성이 약한 종들이 대다수로,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을 포함하는 종의 수는 25종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대형종의 전갈은 집게를 주무기로 사용하기 때문에 독침보다 집게가 발달되어 있고, 소형종의 전갈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집게보다 꼬리의 독을 발달시킨 경우가 많다. 즉 집게가 크고 힘이 강하면 독은 약하고, 집게가 작고 꼬리가 발달되어 있으면 독이 강하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전갈은 이 등식이 맞아떨어지지만, 일부 맹독성 전갈은 이 등식을 어기므로 여행지에서 전갈을 만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아무리 독성이 약한 종이라도 알레르기가 있다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위험할 수 있으니 공격하거나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분포[편집]
전갈은 전 세계에 넓게 분포한다. 현재 1000종 이상이 발견되었다. 대부분의 종류는 열대 및 아열대지방에서 서식하며, 일부는 사막, 한대지방까지 분포한다. 한반도에는 북부지방에 전갈 1종이 분포하며, 일본에는 류큐 열도에 2종이 존재한다.
사육[편집]
전갈은 갑옷이나 로봇 같은 특유의 멋들어진 생김새 때문에 애완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애완 절지동물이 전체적으로 관리가 쉽고 사육난이도가 낮으며 전갈은 그 중에서도 가장 손이 적게 간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사육장 청소할 때 매우 절실히 깨닫는데 타란툴라의 경우 준비된 임시공간으로 핀셋으로 엉덩이를 살살 비비며 유도하여 이동시켜 줘야 하지만 전갈은 40cm 되는 긴 핀셋으로 꼬리를 꽉 잡고 이동시키면 끝이다. 거미는 종에 따라 사납고 빨라 탈출하는 경우가 생기고 DS 등의 질병도 심심찮게 걸리는 등의 문제가 생기며, 지네는 전체적으로 빠르고 성격이 거칠며 전혀 예상치도 못한 경우에도 탈출하는 경우가 자주 있는 반면 전갈은 벽도 못타고 움직임도 빠르지 않고 얌전한 편이며 척박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먹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도록 진화한 덕에 배고픔에도 가장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굶주림에 강하다는 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밥을 잘 안먹는 편이라는 뜻이라 국내에서 대중적인 종들은 개체차가 있지만 사냥 장면을 수년간 기르면서 몇번 보기 힘든 경우가 많아 사육 재미는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타란튤라나 지네는 먹이 던져주면 대부분 바로 낚아채거나 놓치면 쫓아가서 사냥하지만 전갈은 대체로 소극적이어서 어두워져야 사냥을 하거나 먹이 즙을 내서 입에 갔다줘야 겨우 먹는다. 온습도가 알맞을 때 먹이를 앞에 던져주면 낚아채 먹기도 하지만 이것도 개체들마다 다르다. 또한 생각보다 상당히 예민하다.
한국보다 이런 문화가 광범위하게 발전한 미국이나 유럽에선 다큐멘터리에 잘 나오는 성인 남성을 하루 이내 죽이는 위험한 전갈들을 기른다. 그런데 한국도 독이 강한 전갈을 기르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독극물이 수입금지인 대신 법 제정 전부터 있던 전갈을 번식시켜서 개체수를 늘린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은 밀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식용[편집]
전갈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보통은 꼬리 끝 독침을 자른 다음에 먹는데 조리 후 독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적의 외피를 뚫도록 진화한 독침이 날카롭고 딱딱해서 잘라낸 것이다. 전갈 독은 단백질이라 열을 가하면 분해되지만 보통 전갈을 조리할 때는 튀기거나 볶기 때문에 안그래도 단단한 꼬리가 더 단단하고 먹기 힘들어진다.
중국이나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는 전갈을 볶거나 튀겨 길거리 음식으로 먹는다. 노점에서 짭잘하게 소금간을 한 전갈 튀김을 파는데 먹어보면 메뚜기처럼 고소하고 바삭바삭하며 생각보다 맛있다. 번데기와 메뚜기를 먹을 만큼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먹을 만하다. 다만 껍데기가 꽤 단단하고, 소금간이 지나쳐 대체적으로 짜다. 베어 그릴스는 주로 생으로 먹는데 불에 익혀먹는 게 훨씬 낫다.
그리고 미얀마에서는 술에 담가 먹는다. 중국이나 한국에서도 약재로 썼다.
인도같은 서남아시아 쪽에서는 전갈에게 쏘이면 그 전갈을 잡아 구워먹으면 낫는다는 엉터리 미신도 있었다고 한다. 여기 사람들은 전갈을 그다지 즐겨먹지 않으나 가끔 먹는 때도 있는 듯하다.[3]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