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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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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왕풍뎅이(Melolontha melolontha)의 번데기

번데기(蛹, Pupa)는 완전변태의 곤충유충에서 성충으로 변할 때에 거치는 성장 단계이다. 보통 이 시기에는 아무것도 먹거나 이동하지 않으며, 유충 시절의 형태가 액체 상태로 녹아 형태가 바뀐다. 체내에서는 성충의 과 장기 구조를 만든다.[1]

개요[편집]

번데기는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류에서 나타나는 유충기와 성충기 사이의 정지적 발육단계로 먹이를 취하지 못하고 대개 운동하지 않으며 배설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동안에 체내에서는 유충조직의 퇴화와 성충조직의 생성이 진행되므로 얇은 피부의 번데기를 관찰하면 성충의 형질이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번데기는 유충과는 현저하게 다르며 유충이 탈피하여 번데기가 되는 것을 용화(蛹化)라고 하며, 용체 내의 성충분화가 완성되어 탈피에 의하여 성충이 나타나는 것을 우화(羽化)라고 한다. 이 일련의 변화가 변태호르몬(엑디손)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는 것은 누에와 그 밖의 곤충의 실험적 연구에 의하여 밝혀져 있다. 번데기의 형태나 기능적 상태는 곤충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는 정지적이지만 뿔잠자리류(脈翅類)의 약대벌레, 뱀잠자리, 풀잠자리 등과 같이 걷거나 날도래의 일부와 같이 헤엄치는 것도 있고, 모기나 깔따구의 번데기(장구벌레)와 같이 꼬리를 흔들며 물 속에서 운동하는 것도 있다. 또 땅속이나 식물체 속으로 들어가는 번데기도 다소 운동을 하는 것이 있다. 번데기의 상태에 의한 구별로는 나용(裸蛹), 피용(被蛹), 위용(圍蛹)의 세 가지가 있다. 나용이란 더듬이, 날개, 다리 등 부속물이 몸에 고착하지 않고 떨어져 있는 것이며, 피용은 보다 단단하며 더듬이 등의 부속물이 완전히 몸에 고착되어 있는 것이다. 또 위용이란 최후의 유충기의 피부가 경화(硬化)하여 흑색 또는 갈색이 되고, 그 속에서 번데기가 되는 것을 말한다. 피용은 고등한 나비, 나방이나 파리류(雙翅類)의 일부(각다귀 등), 그리고 딱정벌레의 일부와 개미살이좀벌에서 볼 수 있으며, 위용은 집파리 등의 파리류에서 볼 수 있다. 나용은 가장 많은 종류에서 볼 수 있는 형으로 가장 운동력이 많다. 그리고 용화는 대부분 고치 안이나 흙 속, 식물체 내 등에 있는 용실(蛹室) 안에서 일어난다. 번데기 상태는 애벌레의 몸에서 어른벌레의 몸이 되는 중요한 시기로 이 때 대개의 곤충은 무방비해지므로 쉽게 죽는 경우가 많다. 또, 번데기는 애벌레나 어른벌레에 비해 굉장히 민감하기도 하니 곤충 사육 중 번데기가 되었을 때는 크게 흔든다던가 스트레스를 주면 쉽게 죽는다. 불완전변태의 곤충은 유충과 성충의 기본적인 형태가 거의 동일하여 번데기 과정 없이 바로 성충으로 변한다.[2]

종류[편집]

여러 종류의 번데기 형태가 알려져 있으며, 이들 모두 생물적 분류가 달라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 나용(裸蛹, Exarate pupa): 다리, 날개, 더듬이 등 여러 부속지들이 몸에 떨어진 상태로 형성된 경우이다. 나용은 대부분이 지하나 썩은 나무 속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을 살려 번데기의 위치나 방향을 자주 바꿀 수 있다. 번데기 상태에서 턱을 움직일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비저작형 나용과 저작형 나용으로 갈린다.
    • 저작형 나용(Exarate decticous pupa) : 뱀잠자리, 밑들이, 날도래, 일부 원시적인 나비목 곤충
    • 비저작형 나용(Exarate adecticous pupa) : 다수의 딱정벌레, 벌목 곤충, 파리목 곤충
  • 피용(皮蛹, Obtect pupa) : 부속지들이 몸에 달라붙은 상태로 형성돼있다. 나용보다는 외피 큐티클이 좀 더 단단하다. 피용은 전부 비저작형이라 큰턱을 못 움직인다. 피용의 형태를 띠는 번데기들은 전부 외부에 노출된 채로 잎이나 가지 등에 고착해 있다. 나용들과는 달리 외부 자극에 대한 스트레스 내성이 좀 더 높은 편이다. 그 이유인 즉슨 무방비한 번데기를 노리는 개미나 기생성 천적들 때문인데, 이 때문에 나용보단 덜하지만 신축성 있는 복부 체절을 이용하여 상하운동을 해 천적을 놀래키거나 몸에서 털어내려는 행동을 취한다. 주로 나비류의 곤충들이 피용의 방식을 택해 나비 번데기라 하여 '접용'(蝶蛹)이라 부르기도 한다. 딱정벌레무당벌레곤충 또한 피용의 예시로 들 수 있다. 모기의 번데기도 피용의 방식을 택했다.
  • 위용(圍蛹, Coarctate pupa) : 파리 대부분은 종령애벌레의 허물이 탈피되지 않은 상태로 각질화되고 그 내부에서 번데기가 된다. 각질화된 탈피각이 일종의 고치 역할을 하는 셈이 된다. 주로 초파리, 동애등에 등의 고등한 파리류에서 볼 수 있다.

용화[편집]

유충이 번데기가 되기 위해 허물을 벗는 과정을 용화라고 한다. 유충이 부화할 때부터 더듬이와 다리, 날개, 생식기, 신경계 같은 주요 기관들이 몸 내부에서 만들어지는데, 성충원기(imaginal disc)라 불리는 활성화된 분화세포 덩어리들이 초고속으로 발달하게 된다.

종령에 다다른 애벌레는 몸을 숨기기 쉬운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마련하거나 고치를 만들거나 고정 지지대에 몸을 고착시켜 활동이 줄어드는데, 이 과정에서 성충에 필요없는 유충의 피부와 근육조직들은 녹게 되고 거의 완성된 성충의 기관들을 지지해주고 보호해줄 새로운 조직들의 영양분으로 전환된다. 이즈음부터 종령 애벌레의 모습을 보면 피부가 이전보다 상당히 쭈글쭈글해지거나 무언가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상태를 번데기가 되기 이전 준비 단계라 하여 '전용'이라 부르기도 한다.

근육과 원큐티클을 녹여 만든 영양분을 완전히 체내흡수하고 성충의 틀을 완전히 갖추게 되면 번데기는 마지막 애벌레의 허물을 벗어던지게 되는데, 근육과 피부를 재구성했기 때문에 보통 종령 시절보다 크기가 작아지는 등 형태 변화를 보인다. 또한, 허물을 벗으면서 보통 '몸을 말린다' 라고 표현하는 행동을 취한다. 막 허물을 벗은 번데기의 피부는 애벌레 때처럼 부드러운 큐티클을 가지고 있는데, 번데기는 공기를 들이마셔서 종령 애벌레의 껍데기 안에 쭈그러지고 억눌려있던 성충의 돌기나 체표면적을 넓히는데 도움을 준다. 체표면적을 넓히면서 부드러웠던 번데기의 피부도 단단하게 굳고 색이 진하게 변한다. 이런 과정이 이해하기 힘들다면 장수풍뎅이 용화 과정을 보면 된다.

번데기는 내부의 기관이 어느 정도 틀은 잡혀있지만 완전히 몸에 정착되지 않고 미세다발이나 기관들이 뻗어나가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논문에서 나오듯 보통 2~3주 정도 주요 기관의 발달 기간이 필요하다. 온전히 성충으로서의 발달기관을 가지게 될 즈음이면 색소침착이 어느 정도 일어나 겹눈이 시커매지고 딱지날개나 몸 전체에 색이 연하거나 어느 정도 짙게 잡히게 된다.

이런 용화 과정 덕에 일부 학자나 일부 시각에서는 번데기를 내시류 곤충의 퇴화한 약충시기로 보고, 유충 시기를 조산아나 미숙아 정도에 해당하는 단계로 보고 있다.

우화[편집]

번데기에서 휴지기를 보내던 성충이 번데기에서 탈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완전히 성숙한 성충은 종에 따라 맞추어진 특정 온도나 습도, 또는 빛의 강도를 감지하여 우화를 하게 된다.

성충은 번데기 가슴의 등쪽에 난 탈피선을 뚫고 나오게 된다. 나비목이나 파리목 곤충들은 머리 뒤쪽에 돌기가 나 있어 마치 병아리 부리에 난 그것처럼 사용하여 번데기 껍질과 고치를 찢고 나온다. 번데기가 그랬던 것처럼 성충도 마찬가지로 몸을 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완전한 색소침착이 이루어져 한층 더 진한 색을 띠게 된다. 날개 또한 시맥 사이 사이로 공기를 불어넣어 날개를 '부풀리는데', 이 과정을 통해 날개를 완전히 편평하게 펼치게 된다.

우화는 개체 사망율이 높은 편이다. 번데기에서 나오는 과정에서 외부 자극을 받게 되면 날개에 상처가 생겨 쪼그라들은 상태대로 기형이 일어날 수가 있고 돌기나 딱지날개, 다리들 또한 큰 변형이 일어나 배가 그대로 노출되거나 걷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휴지기 동안에도 외부 자극은 탈피를 어렵게 만들거나 이미 번데기 안에서 장애를 가지게 만들 수 있다.

우화 호르몬 실험[편집]

곤충의 변성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동물학자, 캐롤 밀턴 윌리엄스(Carroll Milton Williams,1916.12.02. ~ 1991.10.11.)가 나방의 번데기로 우화 관련 실험을 한 적이 있다. 3개의 번데기를 반으로 가르고 하나는 절단면을 완전 봉쇄, 하나는 상하로 나뉜 절단면을 봉쇄하고 파이프 하나로 연결한 상태, 파이프로 연결하는 건 같지만 파이프 중간에 이물질로 막은 상태로 우화를 시켰는데, 완전 밀폐된 개체는 반만 우화하였고, 파이프가 막힌 개체는 우화 실패, 파이프로 연결된 개체는 파이프가 꽂힌 상태로 우화하였다. 그리고 그 파이프에는 신경 한다발이 상하체를 연결하고 있었는데, 날개짓을 할 때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끊어져 즉사했다고 한다. 이 실험을 통해 윌리엄스는 번데기를 성충으로 변태시키는 호르몬은 머리, 앞가슴 부위에서 분비되고, 배를 잘라냈다 해도 관을 통해 두 부분이 연결되어 있다면 호르몬이 작용해 성공적으로 변태가 이루어짐을 알게 되었다.


빈센트 위글스워스라는 곤충생리학자는 침노린재의 일종인 로드니우스(Rhodnius)를 대상으로 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의 변태를 연구했는데, 그 방법이 매우 가관이다. 피를 상당히 먹은 침노린재의 머리를 잘라 다른 노린재와 합체시키는 방식이었다. 심지어 이미 성충이 된 노린재의 몸에 애벌레 네 마리를 이어붙인 결과 더 이상 탈피하지 않아야 할 성충이 애벌레들의 호르몬 때문에 탈피하기도 했다고 한다.[3]

식용[편집]

번데기는 누에나방의 번데기에 양념을 곁들인 뒤 삶아서 조리하는 고단백 한국 음식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거리에서 주로 판매되는 인기 있는 간식으로 술안주로도 흔히 먹으며, 고소한 맛이 난다. 통조림 형태로 만들어져 편의점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개고기와 함께 외국인들이 익숙치 않게 생각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누에에게 실을 얻는 방법은 누에나방이 변태하려고 고치를 만들고, 번데기 상태가 되었을 때 그것을 고치째로 삶아서 고치를 실로 풀어내 분리하여 얻는데, 이 실이 바로 명주실이다. 이 명주실로 짠 천을 견직물이라고 하는데 비단, 명주, 벨벳 등이 있다. 그렇게 실을 뽑아내면 자연스럽게 삶은 번데기만 남게 되는데, 이를 버리지 않고 사용하여 만든 음식이 바로 번데기이다. 번데기를 먹는 나라는 한국이랑 일본, 중국 정도로, 누에나방은 키워도 번데기를 먹지는 않는 다른 문화권에선 보통 동물 사료로 쓰거나, 한국으로 수출한다. 한국은 더이상 양잠업을 대규모로 하지 않기에, 가난한 시절에 부산물로 먹던 번데기를 수입해서라도 여전히 먹는 묘한 상황이 됐다. 중국도 현지에서 먹긴 하지만 한국에 수출도 많이 한다. 번데기는 지방함유량이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의 1/3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저지방 식품이어서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1. 번데기〉, 《위키백과》
  2. 번데기(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3. 번데기〉, 《나무위키》
  4. 번데기 (음식)〉, 《위키백과》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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