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꿀벌은 꿀벌속(Apis)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으로, 꿀벌과에 속한다. 또한 꿀벌은 이름 그대로 꿀을 저장하고 생산하는 벌으로, 꿀벌로부터 채취한 꿀을 벌꿀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야생 꿀벌로부터 꿀을 채취해 먹었으며, 이는 기원전 13,000년 전의 암각화에서도 드러난다.[1]
목차
개요[편집]
꿀벌은 일반적으로 양종(洋種) 꿀벌 및 재래종을 말한다. 이 밖에 야생인 꿀벌이 있는데 산지의 나무구멍 등에 집을 만들며, 일부에서는 사육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벌꿀을 따기 위해 사육되고 있는 것은 유럽 원산의 양종 꿀벌이 주종이다. 꿀벌은 인도 북부 지역이 원산지로, 밀원을 찾아 이동하면서 동양종과 서양종으로 진화하였다. 동양종은 열대 및 아열대성으로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하였다. 꿀벌은 배의 굵은 황갈색 가로띠(그리고 황백색의 잔털로 된 가로띠도 있다.)의 모양을 보고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꿀벌은 수많은 육각형 방들이 있는 벌집을 건설하여 군체를 이루어 살며, 한 군체는 대다수의 불임성 암벌인 일벌과 나머지의 생식벌인 수벌, 그리고 유일하게 알을 낳을 수 있는 개체인 여왕벌로 이루어져 있다. 일벌과 여왕벌은 독침을 가지고 있으나 수벌은 독침이 없다. 일벌의 독침은 천적을 만나면 사용한다. 하지만 거꾸로 된 가시가 있어서 사람 같은 포유류나 조류들에게 침을 박으면 침이 내장과 함께 빠져나가면서 죽는데, 사실 이 거꾸로된 가시는 곤충들에게 침을 박을 때 쉽게 빼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포유류나 조류에게는 그게 역효과를 내는 것. 여왕벌의 독침은 다른 여왕벌과 싸울 때만 사용한다. 거꾸로된 가시가 없어서 침을 쏜다고 내장이 빠져나가 죽지 않는다.
꿀벌은 식물의 수정과 벌꿀의 채집을 위해 사육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벌꿀을 얻기 위해 사육되는 것은 유럽 원산의 양봉꿀벌이 주종이지만 재래종 및 야생도 있다. 천적으로는 말벌과 개미, 사마귀, 거미, 잠자리 등이 있다. 특히 말벌은 벌꿀과 애벌레, 꿀벌을 약탈하고 포획하기 위해서 꿀벌의 집을 습격하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꿀벌은 무리를 지어서 말벌과 전투를 벌이는데, 양봉꿀벌과 달리 재래꿀벌(토종벌)은 봉구(蜂球)를 만들고 꿀과 꽃가루를 모으러간 꿀벌들까지 모두 불러모아 전투를 벌인다. 하지만 적이 많은 경우 중과부적으로 패하는데, 이럴 때는 여왕벌이 남은 꿀벌들을 이끌고 다른 벌집을 차린다. 말벌을 많은 꿀벌들이 에워싼 후, 날개 근육을 움직여 온도를 높여서 죽이는 방법이 봉구이다. 최근 연구로 온도와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질식시키는 방법으로 천적인 말벌과 싸우는 자기 보호방법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꿀벌의 벌집에 침입해 피해를 주는 벌집꼬마밑빠진벌레와 꿀벌부채명나방도 천적이다.
예로부터 벌꿀, 로열 젤리, 밀랍, 프로폴리스 등을 얻기 위해 사육되어 왔으며, 한국에서는 축산법상 가축으로 명시된 유일한 절지동물이다. 반수이배체(반수배수성)의 성결정계를 따른다. 수컷 벌은 무정란에서 태어나며 체세포와 생식세포의 핵상이 모두 n으로, 자손에게 자신의 유전자 100%를 물려준다. 이는 벌목 곤충의 공통된 특징이다. 꿀벌은 전자파에 민감하다. 그래서 전자파를 잘 느낄 수 있다. 꽃의 꿀, 꽃가루를 모으면서 수정을 시키는 곤충으로, 개미처럼 집단생활을 하는 곤충이다. 꽃의 꿀을 모으고 다른 유용한 물질을 생산한다는 이유로 인간이 누에나방과 더불어 직접 기르는 가장 대표적인 곤충이다. 꿀과 꽃가루를 모으는 이유는 개미와 마찬가지로 식량저장 때문이다. 1년 내내 모아서 겨울에 아껴먹고 살아남는다. 양봉업자들은 채밀을 하고 사양을 한다. 한국에 양봉이 시작된 것은 약 2,000년 전 고구려 태조 때 중국에서 꿀벌을 가지고 와서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하며 이미 삼국시대에 양봉이 보급되었다. 양봉은 독일인 선교사가 이탈리안종을 들여왔다.[2]
특징[편집]
꿀벌은 식물들의 번식을 풍매화에서 충매화로 바꾸는 데 혁신적인 공을 세운 곤충으로서 꽃가루를 나르는 곤충 중에서도 가장 꽃에 친화적인 곤충이라고 할 수 있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몸 표면에 많은 잔털이 나 있다. 털이 나 있는 것은 점성이 큰 꿀에 달라붙지 않기 위해, 그리고 꽃가루를 잘 모으기 위함이다. 이러한 잔털에 들러붙은 꽃가루를 모아서 뒷다리에 있는 부위에 접착시킨다. 꿀은 삼켜서 보관했다가 둥지에 돌아가서 내뱉는다. 이는 소화기관에 저장하는 것이 아닌 제3의 기관인 밀위에 보관하는 것으로, 효소를 이용하여 전화시키면 꿀의 저장성이 높아지며 꿀의 독성을 중화시킨다. 배의 윗부분(가슴에 가까운 자리)에 1쌍의 밀랍분비점이 있다. 이때 밀랍을 젖처럼 짜내는 것이 아니라 비늘처럼 어느 정도 자라나면 그것을 떼어서 사용하는 것이다. 무서워 보이는 보호색(노랑+검정)의 줄무늬는 적에게 자신이 호락호락한 먹잇감이 아님을 알리기 위해 띠는 것으로 등에 같은 많은 유사 곤충이 벌의 보호색을 의태하고 있다.
꿀벌은 식물의 꽃과 꽃 사이를 다니며 수분을 하는 큐피트인데, 꿀벌 떼의 작업량은 인간이 기계 등을 동원해도 쫓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만약 꿀벌이 없다면 인간이 재배하는 주요 100대 작물의 70% 가량이 극도의 품귀 현상을 겪거나 혹은 아예 없어져 버린다.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술인 농업이 붕괴되는 것이다. 반 농담 반 진담으로 꿀벌이 없으면 인류는 쾌속으로 멸망한다. 꿀벌의 이 역할 때문에 2010년도 중순에는 꿀벌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열리기도 했다.
꿀벌은 생각보다 영리한 편이고 겁이 많아 사람을 무서워하며, 먼저 건들지만 않으면 덤비지 않는다. 가끔 사람에게 다가가는 이유는 비누향이나 화장품 향기 성분에 끌리는 것이다. 근처에 꿀벌이 붕붕 날아다니더라도 벌집 주변에 있는 게 아니라면 위험하지는 않으니 신경쓰지 말고 자기 갈 길이나 계속해서 가면 꿀벌도 자기 할 일을 다 알아서 한다.
호전적인 곤충은 아니나, 집단이 위기에 처하면 그야말로 목숨까지 버려 가며 싸우는 곤충이다. 군대라는 집단과 가장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2가지 곤충 중 하나이다. 나머지 하나는 물론 개미이다. 꿀벌이 헌신적인 수호자로서의 군대를 상징한다면 개미는 호전적인 전투광 집단의 속성이 더 강하다.
또한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행할 수 있는 곤충으로 유명하다. 가장 유명한 행동은 8자 춤(Waggle Dance)이다. 꽃을 발견한 후 다른 꿀벌들에게 위치를 전할 때 목적지와 집이 가까울 때에는 단순한 원형 춤을 추지만 거리가 멀어지면 8자 춤을 시작한다. 일부 국내 교재나 설명 등은 꿀벌이 8자 모양으로 비행하면서 이런 춤을 추는것처럼 묘사하지만, 실제로는 땅이나 집에 내려앉아서 주변 벌들을 주목시키고 걸어다니면서 빙글빙글 춤을 춘다. 춤 반경도 크고 날개를 편 채로 그려 마치 크게 비행하면서 춤을 추는것처럼 오해시키는 미디어나 그림 등이 많은데, 실제로는 춤의 운동반경은 그렇게까지 크진 않다.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것과 다소 유사하다.
그밖에도 꿀의 수급원인 꽃과의 거리를 굉장히 정확하게 전달하는 곤충이다. 8자의 가운데 부분에서 몸을 떨면서 '붕붕붕붕붕' 소리를 내는데 움직이는 속도와 소리의 주파수로 거리를 표현한다. 그야말로 바디랭귀지의 곤충 버전. 태양의 방향을 기준으로 하는데 1시간에 15도씩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까지 모두 보정해 알려준다.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슈는 이를 규명해 낸 끝에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꿀벌과 꽃이 다양한 지역에서는 기생충 감염률이 낮고 반대로 다양성이 낮을수록 기생충이 활개를 친다는 사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야생 꿀벌류의 생물 다양성이 30년 전보다 급격히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 대학의 과학자들에 따르면 RFID를 이용해 몸집이 큰 꿀벌이 집을 빨리 나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꿀벌도 커피를 마시면 일을 더 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원산지가 서양으로 알려졌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아시아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벌은 상승비행을 하는 특징이 있다. 한번 쯤은 인간의 실내 건축으로 들어가 갇혀버린 불쌍한 벌이 천장만을 맴돌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승비행 습성은 꿀벌 뿐 아니라 말벌도 지니고 있기에, 말벌트랩의 출구를 아래에만 만들어두면 어지간해서는 탈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사[편집]
인류가 꿀벌을 사육한 것은 5천 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이집트의 인주나 왕의 무덤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성경 기록에도 자주 나온다.
한국에서는 2000년 전부터 꿀벌을 사육하기 시작했다고 하며 삼국시대부터 중국으로부터 동양종 꿀벌을 수입해 양봉이 보급되었다. 현재의 양봉은 독일인 선교사에 의해 이탈리안종 양봉꿀벌이 들어와 시작되었다. 토종 재래꿀벌인 경우에는 몸길이가 약 12mm 정도이며 전체적으로 노란색 털이 덮여 있다. 아시아 남서부가 발원지이며 아시아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양봉의 주된 종인 양봉꿀벌은 뒷날개의 모양으로 구분된다.
꿀벌이 만드는 것[편집]
꿀벌은 벌꿀, 프로폴리스, 꽃가루, 밀랍, 봉독 등의 다양한 양봉 생산물을 제공하며 꽃꿀 수집과정에서 화분매개작용을 통하여 식물이 가루받이(수분)를 할 수 있게 돕는다. 로열 젤리는 여왕벌이 만든다.
종류[편집]
양봉에 사용하는 꿀벌은 벌목(Hymenoptera)-꿀벌과(Apidae)-꿀벌속(Apis)에 속한다. 벌목에는 개미과, 말벌과 등도 포함되는 사회성 곤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꿀벌과에는 뒤영벌 등 양봉에 사용되지 않는 벌들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대체로 꿀벌속에 해당하는 꿀벌종들을 대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꿀벌속에는 7개 종(Species)에 44개 아종(Subspecies)로 분류되는 꿀벌종이 있다.
대한민국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서양꿀벌 또는 양봉(洋蜂)이라 부르는 서양종 꿀벌과 토종꿀벌 또는 한봉(韓蜂)이라 부르는 재래종 꿀벌 등 두 종류가 있다. 꿀 생산량에서 서양종 꿀벌이 재래종 꿀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2009년에 발병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재래종 꿀벌 군집의 90% 정도가 폐사하였기 때문에 현재 국내 양봉(養蜂) 업계에서는 대부분 서양종 꿀벌을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서양꿀벌은 한국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적응하며 진화해온 종이기 때문에 양봉업자의 철저한 관리가 없으면 한국의 자연에서 거의 살아남지 못한다. 겨울에 대한 적응력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장수말벌 등의 동양계 말벌에 대한 대응력이 전무한 수준이라 무자비하게 포식당하며 둥지가 털려 버리기 때문이다.
서양종 꿀벌[편집]
서양종 꿀벌(Apis mellifera)의 원산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대체로 유로아시아(Euro-Asia) 지역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서양종 꿀벌들 중에도 이탈리안벌(Apis mellifera ligustica), 카니올란벌(Apis mellifera carnica), 코카시안벌(Apis mellifera causcasia) 등의 아종이 세계적으로 양봉에 많이 사용된다. 서양종 꿀벌은 꿀을 많이 채집하지만 소모는 적게하는 습성이 있어 벌꿀 생산성이 좋다. 특히 한국 양봉업의 주요 밀원을 차지하는 아까시 나무는 꽃의 구조상 꿀샘이 깊으므로 재래종 꿀벌보다 주둥이가 긴 특징을 가진 서양종 꿀벌만 이를 채집할 수 있어 국내 양봉에 서양종 꿀벌이 많이 사용된다.
살인벌[편집]
킬러비. 정식 명칭은 아프리카화 꿀벌으로, 유럽꿀벌(Apis mellifera)의 여러 유럽산 아종들과 아프리카산 아종인 아프리카꿀벌(Apis mellifera scutellata)을 교배시킨 잡종이다. 높은 공격성으로 인해 다루기 어려운 종이지만, 세대를 거치며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본래 교배 목적대로 오지 양봉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재래종 꿀벌[편집]
재래종 꿀벌(Apis cerana)은 토종벌이라 불리지만 원산지는 인도(India)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지역에 서식하며 오랜 기간 동안 양봉에 사용된 꿀벌종이다. 서양종에 비하여 체구가 작으며 주둥이 길이가 짧다. 온순하지만 군집의 크기가 작고 방어에 불리한 상황이 되면 군락 전체가 벌집을 버리고 도망가는 습성이 있어 토종벌 양봉이 까다롭다. 또한 등검은말벌 등 말벌의 습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말벌 몇 마리에 군체가 몰살당하는 사태가 적다. 다양한 꽃의 개화 시기에 따라 수차례 채밀하는 서양종 꿀벌에 비해 재래종 꿀벌은 1년에 한번 서리가 내린 후 채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회 구성 및 생활사[편집]
알[편집]
보통은 여왕벌만이 알을 낳는다. 여왕벌은 자신의 몸 속에 정자를 보존하는 능력이 있으며, 정자와 알을 수정한 유정란과 수정하지 않은 무정란을 선택해 낳을 수 있다. 약 3일이 지나면 부화하는데 유정란은 모두 암컷으로 태어나고 무정란은 모두 수컷으로 태어난다. 즉, 모든 수벌은 염색체를 한 벌만 가지고 있다. 암벌과 수벌의 산란실은 분리되어 있으며 여왕벌을 낳을 때에는 별도로 왕대(Queen's cell)를 여러 개 만들어 그 안에 알을 낳는다.
애벌레[편집]
부화한 꿀벌은 6일간 애벌레 과정을 거친다. 부화 후 3일까지는 모두 로열젤리만을 섭취하며, 그 이후 여왕벌로 자랄 암컷 애벌레는 로열젤리만, 일벌이나 수벌은 로열젤리와 꿀, 꽃가루 등을 함께 섭취한다.
번데기[편집]
충분히 성장한 애벌레는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된다. 이때는 먼저 태어난 일벌들이 애벌레 방의 입구를 밀랍으로 막고 애벌레 방 밖에서 온도를 맞추어준다. 왕대의 입구가 막힌 시점을 기준으로 양봉업자들은 여왕벌이 언제 태어날지를 가늠할 수 있다. 암벌은 12일, 수벌은 14일이 지나면 허물을 벗고 성충으로 우화한다.
일벌[편집]
보통 들판에서 마주치는 꿀벌은 대부분이 일벌이다. 수명은 우화한 이후에 45일에서 6개월 정도. 한참 활동을 많이 하는 여름에는 45일 정도이고, 월동을 해야 하는 겨울에는 6개월까지도 산다. 모두 암컷인데, 벌집에 있는 여왕벌의 자매 개체이거나 딸 개체이다. 독침은 천적을 만나면 사용한다. 흔히 침을 쏘면 꼭 죽는다고 다들 생각하지만, 이는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의 가죽층이 두껍기 때문에 꿀벌이 벌침을 꽂은 뒤 빼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이다. 벌침에 쏘인 인간은 보통 가만히 있지 않고 깜짝 놀라서 난리를 피우기 때문에 꿀벌이 너무 급하게 빼다가 갈고리 모양으로 된 침에 내장이 함께 딸려 나가면서 죽는 것이다. 피부층이 없는 같은 외골격 곤충과는 침을 쏘고도 잘만 살아있기도 한다.
번식 이외의 생존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이들이 처리한다. 말 그대로 일벌레. 일벌 역시 암컷이기에 산란관을 가지고 있지만, 평상시에는 알을 낳지 않는다. 여왕벌은 '여왕 물질'이라는 페로몬을 분비하며, 이 페로몬은 알을 옮기는 등 여왕벌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일벌들이 섭취하게 되는데, 산란관을 억제해 다른 암컷 개체의 출산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여왕벌[편집]
자연에서의 기대 수명은 7년 정도이다. ‘기대’ 수명인 이유는 노환으로 산란력이 떨어지면 일벌들에 의해 숙청당하므로 여왕벌이 천수를 누리고 늙어죽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일벌에 비해 배 부분이 좀 더 길고 윤기가 흐른다. 여왕벌은 스스로 먹이를 먹거나 몸단장을 하지 않으며, 하루 종일 시녀 일벌들의 시중을 받으며 생활한다. 여왕벌이 하는 일은 결혼비행을 통해서 수벌의 정자를 얻는 것과 빈 탁아실을 돌아다니며 알을 낳는 것이다. 여왕벌도 독침이 있으나, 태어나자마자 다른 여왕벌과 결투를 벌일 때만 사용한다. 거꾸로 된 가시가 없어 내장이 빠져 나가 죽지 않는다.
분봉할 시기가 되면 어미 여왕벌은 공주 여왕벌이 우화하기 며칠 전에 알 낳기를 중단하고 배의 체장을 줄여 비행하기 좋은 몸집으로 만들어 둔다. 그리고 벌집의 일벌 무리 일부에게 페로몬을 묻혀 자신을 따를 새로운 군집을 구성한다. 새로운 군집은 며칠 동안 배가 터지게 먹고 체력을 비축한 다음 새집을 찾으러 나간다. 양봉업자의 입장에서는 재앙과도 같은 현상인데 벌집의 규모가 반토막 나는 건 고사하고 모아놓은 꿀까지 죄다 빼먹은 뒤 나가기 때문. 분봉한 무리는 여왕벌을 중심으로 한곳에 뭉쳐 쉬고 일벌들 중 정찰조는 사방팔방 흩어져 새로 집 지을 곳을 물색하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무리로 돌아와 뭉쳐서 노숙한다.
적절한 곳을 찾으면 무리로 돌아와 자신이 발견한 장소가 얼마나 좋고 넓은지 춤을 추어 알린다. 이때 자신이 발견한 장소가 넓을수록 춤도 격렬해지는데 가장 호들갑스럽게 춤을 춘 꿀벌이 이끄는 장소로 이동해 새집을 장만한다. 이 시기에 비축해 두었던 체력을 바탕으로 밀랍을 생산해 집을 짓고 다시 꿀을 따러 다니는데 체력이 다하기 전에 식량을 보충해두어야 한다. 식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분봉한 무리 전체가 몰살한다. 분봉하기 위해 나무 위에 몰려 있다가 장수말벌의 집단공격에 노출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동정 여왕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같은 둥지 내의 다른 동정 여왕벌들을 우화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침으로 쏘아 죽이는 일이다. 다른 왕대를 찾아가 흐느끼듯이 가냘픈 소리를 내면 아직 왕대에서 나오지 않은 여왕벌은 가냘픈 소리로 화답한다. 이 화답이 일생 마지막 화답이 된다. 화답을 들은 바깥의 여왕벌은 왕대 안의 여왕벌을 침으로 찔러 살해한다. 이때 벌집이 일정한 규모 이상이라면 일벌들이 신여왕을 막아서고 2차 분봉을 유도한다. 이러한 동정 여왕벌의 분봉은 동정 여왕벌이 모두 태어날 때까지, 혹은 벌집 구성원들이 너무 적어지기 전까지 지속된다. 벌집 구성원이 너무 적어서 분봉을 못 할 정도라면 동정 여왕벌이 자매를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우화하지 않은 공주 여왕벌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다. 만일 날씨 문제 등으로 인해 분봉을 못하는 와중에 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나거나, 두 마리 이상의 동정 여왕벌이 한꺼번에 우화하면 한 마리만 남을 때까지 죽도록 싸운다. 진 개체는 죽거나, 살아도 벌집에서 쫓겨나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다가 죽는다.
수벌[편집]
여왕벌이 수정하지 않고 낳은 알이 자라면 수벌이 된다. 정자를 만들 때도 감수분열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염색체도 한 벌뿐인 사실상 날아다니는 정자이다. 덩치는 일벌의 2~3배 정도로 크고, 여왕벌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정도 크다. 특징은 눈이 정말 크다는 것. 일벌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난다. 이들은 애벌레 시기에도 덩치만큼 식량을 더 소비하며, 우화 후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벌집 안에서 결혼비행 전까지 놀고 먹기만 한다. 일벌과 여왕벌과 달리 독침이 없어 전투력이 0에 가깝다. 여왕벌과 마찬가지로 일을 전혀 하지 않고, 둥지를 방어하지도 않으며, 심지어 자기 손으로 먹이를 먹을 줄도 몰라 항상 일벌들이 먹여줘야 한다. 군집에서 수벌이 하는 일은 언젠가 벌어질 여왕벌과의 결혼비행을 꿈꾸며 자매들의 시중을 받아 제 몸 건사하는 것 뿐이며, 하루하루 알 낳는 기계일 뿐인 여왕벌과 비교해봐도 이들이 진정으로 하는 일은 결혼비행을 빼면 하는 일도 없으면서 군체의 꿀만 좀먹는, 그저 하루하루 똥 만드는 기계일 뿐이다.
결혼비행 시기가 오면 수벌들은 교미를 원하는 여왕벌을 찾아 일제히 날아다니며 가까이 있는 여왕벌의 옆에 다가가 춤을 춘다. 여왕벌은 고속으로 비행하며 수벌들이 따라오도록 유도하는데, 이때 힘세고 강한 수벌만이 여왕벌과 경호대 무리를 따라갈 수 있다. 이렇게 여왕을 간신히 따라잡은 강한 개체 중 호위대가 통과시켜주는 일부만이 여왕벌에게 접근한다. 접근에 성공한 수벌은 여왕벌의 몸속에 생식기를 삽입해 교접하려고 하는데 교미를 위해 접근한 다른 수벌들도 다수 있기에 이들의 방해 역시 물리치고 여왕벌에게 선택받아야 한다. 모든 난관을 뚫고 수벌과 여왕벌이 교접하는 순간 여왕벌은 복부에 힘을 주어 수벌의 생식기를 끊어내 몸 속에 저장하고, 생식기가 끊어진 수벌은 즉사해 땅으로 떨어진다. 생식기가 끊어지는 순간에 폭사하는 수벌도 있는데, 가까이에 있으면 몸이 터지는 '퐁' 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끊어진 수벌의 생식기가 남아있으면 다른 수벌과 교접할 수 없기 때문에, 결혼비행 중에는 수벌들이 이전 수벌의 생식기를 물어서 끄집어내고 자신의 생식기를 삽입하여 추가 교미한다. 결혼비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여왕벌에게 남아있는 생식기는 일벌들이 제거해 준다고 한다.[3]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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