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양
면양(緬羊, 綿羊)은 우제목 소과에 속하는 가축화된 포유류이다. 흔히 알려진 폭신폭신한 양의 모습은 양모라고도 하는 털을 얻기 위한 개량종으로 이 양들은 털갈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이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 줘야만 한다.[1]
개요[편집]
면양은 양모를 위해 개량된 품종으로 메리노가 대표적으로 전세계로 전파되어 지역화되었다. 양모는 동물의 털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섬유 재료로 양털깎이를 통해 채집된다. 면양은 인간이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털이 너무 길게 자라 더위를 견디지 못할 뿐만 아니라 털 무게에 스스로 눌려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한다. 등짝이 평평해서 등을 대고 누우면 자력으로 일어날 수도 없다. 이란 지역에서 발견된 상을 보면 기원전 6천년 무렵에는 이미 양털을 깍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면양의 털색의 변화 역시 가축화된 이후 생겨난 특징이다. 야생 근연종의 털색은 갈색이 주종을 이루며 어둡거나 밝은 다양성을 보이지만, 가축화된 양의 털은 품종에 따라 흰색에서 갈색까지의 변화를 보이고 때로는 얼룩 무늬가 있기도 하다. 흰털은 가축화 초기부터 사람들이 선호하여 인위적으로 선택한 결과이지만 색상이 있는 쪽이 우성이기 때문에 오늘날 길러지는 흰 양들 가운데도 간혹 색이 있는 털을 가진 양이 태어난다. 양모 시장에서는 흰털이 압도적인 양으로 거래되고 있으나 수공 방적을 위해 색상 있는 털도 틈새시장으로 거래된다. 양모는 양의 부위마다도 길고 짧음이 다르고 품종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양모 시장에서는 상업적 이용을 위해 양모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선별한다. 털이 길게 자라는 양모용 품종은 성장 속도가 느리다. 뉴질랜드의 코리데일은 중간 길이의 양모를 지닌 품종으로 양모와 양고기 둘 다 얻기 위해 개량되었다. 양탄자에는 중간 길이의 양모가 사용되는데 이를 위해 특별한 품종이 개량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그 수가 많지 않아 다른 양모용 품종의 털들이 사용된다. 양모는 근세 유럽에서 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스페인은 메리노로 대표되는 품종개량과 더불어 중세 말부터 양모 생산에 주력하였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근세 시기 스페인 제국의 식민지 팽창은 양모 수익을 위험성 높은 모험 자본으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역시 적극적으로 양모 생산을 늘렸고 이를 위한 인클로저는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엘리자베스 1세 시기 양모 무역에 대한 과세가 왕실의 주요 수입원으로 떠오르자 목양은 더욱 장려되어 규모를 늘렸다. 이후 양모 산업은 전 세계로 확산되어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아메리카 지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19세기 팜파스의 목축 산업을 개발하면서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였고 경제적 번영을 누렸다.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근대적 영농 기법과 함께 양모 생산을 늘렸고 경제 규모를 급속도로 확장시킬 수 있었다.[2]
특징[편집]
폭신폭신한 양의 모습은 양모라고도 하는 털을 얻기 위한 개량종으로, 이 양들은 털갈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이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 줘야만 한다. 인간이 털을 깎아 주지 않고 방치해뒀다가는 양들이 털 무게에 눌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또한 뭉친 털들이 항문을 막는 경우도 있어 배변을 하지 못해 죽을 수도 있다고. 그래서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는 양의 털을 주기적으로 깎지 않는 행위를 동물학대로 간주한다.
1998년에 농장에서 도주한 '슈렉'이란 이름이 붙은 양이 2004년에 다시 잡혔는데, 털 무게만 27kg으로 자란 상태로 발견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사례도 존재한다.
2015년에는 호주의 수도 캔버라에서 수년 동안 털을 깎지 않은 '크리스'라는 양이 발견됐다. 뉴질랜드의 양털 깎기 챔피언인 이언 엘킨스라는 사람이 이 양의 털 깎기에 도전했는데, 깎고 나온 양털의 무게가 무려 42kg이라는 기록적인 수치에 달했다. 이는 성인 남성용 기준 스웨터 30벌 분량이라고. 이후 크리스는 한 마리에서 가장 털을 많이 깎아낸 양으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했으며 깎아낸 털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고 한다. 크리스는 이후 뉴사우스웨일즈의 한 개인 농장으로 입양되어 살다가 2019년 10월에 세상을 떠났다.
2020년에도 호주에서 실종된 지 7년 만에 양이 발견됐는데 몸을 감싼 털이 너무 많아 커다란 공처럼 보일 정도였다. 목장 주인은 이 양으로부터 얻은 양털을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양모[편집]
양모(羊毛, sheep wool) 또는 양털은 면양의 체표(體表)를 덮어 싸고 있는 섬유이다. 화학적으로는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되어 있으며, 황을 함유하기 때문에 태우면 특이한 냄새가 난다. 양모는 표피(表皮: 鱗片 또는 겉비늘), 피질부(皮質部 또는 내층), 수질부(髓質部 또는 털심)로 이루어진다. 표피는 양털을 보호하며 광택·탄성·축융성(縮絨性)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섬유 간의 포합성을 크게 하여 방적성을 좋게 한다. 피질부는 표피의 안쪽에 있는데, 양털 섬유의 90%를 차지하며 섬유의 강도와 탄성을 지배한다. 피질부는 균일한 구조로 되어 있지 않고 화학약품에 대한 반응성이 큰 오쏘층과 반응성이 약한 파라층의 두 성분구조로 되어 양털 섬유가 곱슬거리는 원인이 된다.
수질부는 섬유의 가운데에 있는데 보통 섬세한 양모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원형 또는 타원형의 꿀벌집과 같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양모가 자라는 동안 영양분을 공급하여 주는 역할을 한다. 품질은 크림프(crimp: 가늘고 곱슬거릴수록 좋다), 굵기(보통 10~70μm), 길이(최장 20cm 전후), 탄력성, 광택, 빛깔 등에 의해 결정된다.
양모는 1년에 한 번 봄에 깎는다. 깎는 방법은 동력전모기에 의한 기계깎기가 보통이나, 사육하는 마리 수가 적을 때에는 전모 가위를 가지고 손으로 깎기도 한다. 양모는 흩어지지 않도록 깎아, 한 마리의 양으로부터 1장의 양모피(羊毛皮: 한 벌의 양모, 플리이스)를 취하고, 주위의 더러운 부분이나 품질이 나쁜 부분을 제거한 다음 겉면을 안쪽으로 하여 갠다.
사료관계로 양모가 황염(黃染)되거나 모지(毛脂)가 많아졌을 경우에는 순모의 실수율(實收率)이 낮아지는데, 보통은 50~60%이다. 모지는 땀샘 및 기름샘의 분비물로서, 양모에 내구성·유연성 및 광택 등을 부여하는 중요한 것이다. 양모의 생산은 2세 때가 최고이고, 그 이후는 나이를 더해 갈수록 점점 감소한다. 또 숙달된 사람은 기계깎기로 하루에 200마리 이상의 양모를 깎을 수가 있으나, 손으로 깎을 경우에는 한 마리를 깎는 데 약 20분이 걸린다.
양모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많이 생산된다. 오스트레일리아산은 메리노종이 대부분으로, 품질이 우량한 것이 많고, 양적으로도 세계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양모의 수요량을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3]
구조 및 특성[편집]
양털의 표피는 광택과 촉감을 결정하며, 섬유의 가장 바깥이다. 표면이 비늘모양으로 겹겹이 갈라져 있고, 비늘 끝은 거친 편이라 털끼리 잘 엉키게 한다. 따라서 가질 수 있는 공기량이 풍부해져서 보온성과 통기성이 좋아진다.
섬유 대부분을 차지하는 피질부는 표피의 안쪽에 있으며, 주로 탄성을 결정한다. 이 피질부는 친산성의 파라층과 친염성인 오쏘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두 조직의 차이로 인해 외부 힘에 대해 변화가 크고 곱슬이 생겨, 방적성과 보온성에 큰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가장 안쪽인 모수부는 개량에 의해 거의 없어졌다. 모수가 있다면 광택이 좋지 않고 신축성 역시 별로 안 좋다.
천연 색상은 보통 하얀색을 띠지만 회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하다.[4]
양털깍기[편집]
양모를 생산하기 위해 기르는 면양은 주기적으로 양털깍기를 해 주어야 한다. 양털은 주로 봄철에 깍는데 겨울철에는 양이 추위를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이 오랫동안 면양을 기르고 양털깍기를 해온 나라에서는 양털깍기가 지역 축제로 자리잡았다.
양털은 가위나 털깍기 기계를 이용하여 깍는다. 양은 무리와 떨어지면 불안해 하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되도록 무리가 함께 있는 상태에서 한 마리 씩 양털을 깍기위한 우리로 데려가 붙잡은 후 배 부위부터 깍아나가고 그 다음 뒷다리, 앞다리, 등 순서로 깍는다. 숙련된 양털깍기 노동자는 양 한 마리의 양모 전체를 끊김 없이 깍아낼 수 있다.
사람의 필요에 의해 길러지고 털이 깍이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권 보호 단체는 양털깍기 과정에서 종종 양이 다치거나 심할 경우 죽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들어 비판한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여 양과 작업자 모두에게 안전한 양털깍기 가이드를 지정하였다.
경제[편집]
양모는 20세기 후반 가격 급락과 함께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석유화학 공업의 발달로 등장한 합성섬유가 훨씬 낮은 가격으로 양모의 자리를 대체하였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세계 무역량은 5천5백만 톤인데 반해 양모는 1백만 톤에 그쳤다. 이로 인해 양모의 주요 수출국이었던 오스트레일리아,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등은 큰 경제 충격을 받아야 했다. 특히 육류와 함께 양모를 선도 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산업 변화에 대한 대처가 늦은 아르헨티나의 경우 1차재 수출 가격 하락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국제 외환 위기, 군부 독재에 의한 사회 갈등, 영국과의 포클랜드 전쟁 패전 등이 겹치면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양모 가격 하락에 따른 농업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나라는 목양에 대한 농업 보조금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직물 재료로서의 수요가 떨어진 것을 만회하고자 절연체와 같은 다른 용도의 수요를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물용 양모의 경우 합성수지가 우위를 갖는 굵은 섬유 대신 양모가 여전히 유리한 가는 섬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등 틈새 시장을 찾기도 한다. 21세기에 들면서 양은 양모보다 고기 수요가 보다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면양(농업용어사전)〉, 《네이버 지식백과》
- 〈양모(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 〈양〉, 《위키백과》
- 〈양모〉, 《나무위키》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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