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
말벌(영어: hornet)은 벌목 말벌과 말벌속에 속하는 벌들의 총칭이다. 몸길이는 암컷이 약 25mm, 수컷이 약 20mm이다. 암컷의 몸빛깔은 흑갈색이지만 황갈색과 적갈색의 무늬도 있다. 말벌에서 ‘말’은 ‘크다’는 뜻의 접두사다. 즉 말벌은 '큰 벌'이라는 말이다.[1]
개요[편집]
말벌의 머리는 황갈색이고 정수리에 흑갈색의 마름모꼴 무늬가 있다. 머리방패의 밑부 모서리는 흑색이고 더듬이는 적갈색이나 자루마디 앞면은 황갈색이다. 앞가슴등판의 대부분과 어깨판, 제1배등판, 그 밖에 배등판 뒤쪽의 띠무늬는 황갈색이다. 띠무늬는 제1배마디의 것이 좁고 다른 것들은 물결무늬를 이룬다. 다리는 넓적마디 끝부 이하가 적갈색이고 날개는 황갈색이며 앞쪽이 어둡다. 몸에 갈색 또는 황갈색의 긴 털이 있는데 특히 가슴에 많다. 다른 사회성 벌들과 마찬가지로 말벌들도 목질을 씹어서 종이 펄프를 만들어 둥지를 만든다. 각 둥지마다 알을 낳는 여왕벌이 있고, 알을 낳지 못하는 암펄인 일벌들이 여왕벌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말벌 종들은 교목이나 관목 덤불 사이에 노출된 둥지를 틀지만 일부 종(오리엔트말벌, 장수말벌 등)은 지하나 폐쇄공간에 둥지를 만든다. 열대지방에서는 1년을 넘기도록 둥지가 유지되지만 온대지역에서는 겨울이 되면 모조리 얼어죽어 둥지가 붕괴되고, 알을 품은 후세대 여왕벌만 낙엽 밑에 들어가 동면한다. 말벌들은 공격적으로 둥지를 방어하며, 그 독침이 꽃벌류의 그것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종종 해충으로 여겨진다.말벌 가운데서도 가장 큰 종인 장수말벌은 몸길이가 어른 새끼손가락만한 5cm에 이른다. 장수말벌은 덩치만 큰 게 아니라 무는 힘도 세고 독침의 독도 강력 하다. 꿀벌집을 초토화해 양봉농가를 울리는 녀석들도 대부분 장수말벌이다. 추석 때 벌초나 성묘를 하다가 벌에 쏘여 죽는 경우가 매년 몇 건씩 나오는데 역시 장수말벌이 주범이다. 이밖에 몸집이 약간 작은 꼬마장수말벌, 그리고 그냥 ‘말벌’이라고 부르는 종이 있다. 다들 조심해야 하는 녀석들이다. 다행히 이 녀석들은 주로 땅 속 빈 공간에 집을 짓기 때문에 도심에 출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집 처마나 벽, 구조물 틈 같은 곳에 집을 짓는 털보말벌이 도심에서 주로 목격되는 말벌이다. 털보말벌은 등에 털이 많다. 땅벌은 말 그대로 땅에 집을 짓는 종류인데 말벌에 비하면 덩치가 훨씬 작고 꿀벌 보다 약간 큰 정도다. 하지만 땅벌을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잘못 집을 건드렸다 수백 마리한테 집단공격을 당하면 목숨이 위험하다. 다행히 땅에 집을 짓다보니 도심 외곽에서나 볼 수 있을 뿐이다. 도심에 나타난 말벌 대다수는 쌍살벌이라고 부르는 종류다. 쌍살벌은 말벌이나 땅벌에 비해 체형이 날씬하고 크기는 꿀벌보다 조금 커 땅벌만하다. 쌍살벌은 자연상태에 서 나뭇가지나 바위에 집을 짓기 때문에 도심에서도 처마나 벽, 전봇대 등 다양한 장소에 집을 짓는다. 전세계적으로 말벌속에는 22종이 알려져 있다. 말벌은 곤충을 잡아먹으며, 한국을 비롯하여 유럽에서 극동에까지 널리 분포한다.[2]
어원[편집]
영어로는 호넷(Hornet)이라고 부른다. 영어에서는 와스프(Wasp)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꿀벌류(Bee) 및 잎벌류(Sawfly)를 제외한 모든 벌 종류를 싸잡아 부르는 단어이며, 호넷도 와스프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 ("Bee" vs "Wasp" vs "Sawfly", "Wasp" ⊃ "Hornet"). 영어권에서 구어로 딱히 종을 구분하지 않고 "호넷"(Hornet)으로만 부른다면 보통 참말벌을 포함한 아무 종의 말벌을 지칭한다.
생태[편집]
말벌도 꿀벌처럼 꽃가루받이를 옮겨주는 곤충이지만 말벌의 생태계 내 주요 순기능은 해충 방제이다. 말벌은 산림 내 곤충의 포식자 역할을 하며 특히 특정 나비와 나방 유충 따위 산림해충이 폭발하듯 증가하는 사태를 제어하는 데에 크게 노릇한다. 곤충학이 발달한 유럽인들은 일찍 이를 깨닫고 말벌을 보호종으로 지정하여 자국의 산림을 보호하는 한편, 북아메리카 신대륙을 처음 발견하였을 때 북아메리카 대륙에 존재하지 않는 말벌을 유럽에서 수입하여 북아메리카 산림에 뿌렸다. 다만 유럽인들이 뿌린 것은 구대륙의 말벌속으로, 북아메리카에도 자생종 말벌(땅벌류, 중땅벌류)이 서식하고 있기는 했다.
꿀벌을 잡아먹고 독성이 강해서 인식이 안 좋은 장수말벌의 경우에도 풍뎅이나 하늘소 같은 해충을 주 먹이원으로 삼으며 외래종 등검은말벌이나 양봉꿀벌의 생태계 우점을 견제하는 포식자의 역할을 한다. 자주 쳐들어오기도 하는데, 말벌 몇 마리가 꿀벌 수만 마리를 상대로 끄떡도 안하고 무쌍난무를 펼치며 양봉 농가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또한 말벌의 튼튼한 외골격에 꿀벌의 침은 사실상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꿀벌들이 말벌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은 말벌의 유일한 약점인 머리와 몸통을 이어주는 목 부분에 벌침을 여러 방 꽂아넣거나 여러 마리가 말벌에게 인해전술으로 달라붙어서 말벌의 체온을 올려 죽이는 것뿐이다. 이것은 꿀벌이 말벌보다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다. 꿀벌은 섭씨 50도까지 버티지만 말벌은 45도 이상만 올라가도 목숨이 위태롭다. 서양에서 들여온 양봉꿀벌도 말벌 공략법을 알고 있기는 한데, 토종 야생꿀벌만큼 척하면 척, 빠릿빠릿하게 하질 못해서 말벌의 습격에 털리는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서양은 꿀벌과 말벌의 피지컬 차이가 작은데 이는 서양 꿀벌이 동양 꿀벌보다 덩치가 크고, 반대로 서양 말벌들은 동양의 장수말벌과 비교하면 버틸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양봉 꿀벌이 야생으로 흘러나간 경우에도 말벌에게, 특히 장수말벌에게 털려서 한국 생태계에 정착이 어려운 듯 보인다. 등검은말벌의 사냥에 대항하는 양봉 꿀벌과 토종 꿀벌의 습성에 관한 논문. 꿀벌집 뿐만 아니라 말벌들끼리도 다른 말벌집을 공격하여 꿀과 애벌레를 털어가는것이 흔하다. 벌집을 공격하는 것 외에도 다른 곤충들을 사냥하는데 사마귀와 방아깨비, 여치, 메뚜기, 거미, 매미, 파리, 등에, 나비, 나방 등을 사냥해서 잡아먹으며, 장수말벌과 같은 대형 종은 종종 소형 파충류, 소형 설치류, 소형 조류와 같은 척추동물류도 사자나 늑대가 물소나 들소를 사냥하듯 무리 협공을 하여 사냥하기도 한다.
말벌의 뉴런은 누에나방과 비슷한 수인 약 10만 개라 이 두 종류의 벌레의 지능도 비슷하리라고 추정한다. 열대지방에는 청록색이나 푸른색 등 아름다운 색의 말벌도 있다. 이쪽도 맹독이 있다. 말벌류는 보통은 꿀을 모으지 않지만, 미국 남부와 중남미에 서식하는 Brachygastra mellifica 같은 일부 종은 꿀을 모아 저장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천적[편집]
역시 생태계 최정점을 찍고 있는 인간이 최대 적수다. 특히 양봉업 종사자들. 사실 인간 자체로 놓고보면 인간의 동체시력과 피부가 형편 없어서 말벌이 공격하기 쉽지만, 인간이 입고다니는 옷은 말벌침이 뚫기 힘든데다가 작정하고 잡으려는 인간들은 낫, 라켓, 살충제, 화염방사기 같은 무시무시한 물건들을 들고 접근하기 때문에 아무리 말벌 침이 강하다고 한들 이런 물건들 앞에선 속절없이 당한다.
인간 이외에 굳이 이 녀석의 집을 공격하는 동물은 곰, 너구리, 오소리, 멧돼지, 몽구스, 담비 등이 있다. 이들은 가죽이 두꺼워서 벌침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들은 주로 벌집 안의 꿀과 애벌레, 번데기를 노린다. 꿀을 모으지 않는 말벌집을 터는 경우는 안에 가득 들어있는 애벌레를 먹기 위해서다. 이런 천적들이 대부분 검은색에서 짙은 갈색의 색상을 띄고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벌들은 검은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검은 머리칼을 가진 동양인이 벌에게 가장 많이 공격받는 부위가 바로 머리이고 따라서 벌을 막는 방봉복도 흰색으로 되어있다.
말벌집이 아닌 말벌 자체를 먹잇감으로 삼는 천적은 조류인 벌매, 때까치 등이 있다. 특히 벌매는 작은 동물들도 먹긴 하지만 이름이 벌매인 만큼, 맹금류답지 않게 벌의 애벌레와 번데기가 주식이다. 이들은 깃털이 두터운 데다가 그런 깃털이 빽빽하게 박혀 있어서 벌침에 잘 쏘이지도 않고, 발톱은 말벌의 벌집을 낚아채기 적합한데다 부리도 벌집 사이사이 말벌이나 애벌레 등을 집어먹기에 용이하다. 때까치가 말벌을 포식하는 모습도 주변에서도 잘 관찰될 정도로 흔한 일이다. 인터넷에는 "참새가 장수말벌의 천적으로 둥지를 탈탈 털고 씨를 말린다"는 소문이 돌아 다니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이다. 그밖에도 두꺼비, 참개구리, 황소개구리 등의 양서류와 도마뱀, 뱀 등의 파충류, 전갈이 말벌의 천적이다.
종류[편집]
- 말벌(Vespa crabro)
- 꼬마장수말벌(V. ducalis)
- 검정말벌(V. dybowskii) - 이름처럼 몸이 검다. 여왕벌이 페로몬을 이용해 다른 말벌 집에 쳐들어가 노예로 삼는 경우가 보고된다. 크기는 작지만 말벌중에서도 손꼽히는 튼튼한 외골격과 장수말벌한테도 겁먹지 않고 덤벼드는 성깔때문에 수액터에서 꽤 서열이 높다.
- 장수말벌(V. mandarinia)
- 좀말벌(V. analis)
- 털보말벌(V. simillima)
- 등검은말벌(V. velutina) - 중국산 외래종 말벌로 한국, 일본, 유럽에 퍼져나가 양봉에 피해를 주고 있다.
- 큰홑눈말벌(V. binghami) - 야행성 말벌. 인도부터 동남아시아, 중국, 한국까지 분포 범위가 넓은 데 비해 서식 밀도가 낮아 매우 희귀하며 관련 영상이나 정보가 많지 않다.
- 동양말벌(Vespa orientalis) - 한국에는 없고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등에 서식한다. 국내에 태양열 발전을 하는 말벌로 소개되었던 적이 있다. 성경의 '왕벌' 또는 '말벌'은 이 종을 가리키는 것이다.
- 열대말벌(Vespa tropica)
- 좀줄무늬말벌(Vespa affinis)
약용[편집]
말벌은 술을 담그는 데에도 쓰는데, 이를 말벌주라 부른다. 말벌집으로 담근 술을 노봉방주, 땅벌집을 담근 술을 토봉방주라 부르는데 민간에서는 토봉방을 더 쳐준다고. 본래는 명칭의 구분이 없으나 말벌, 벌집, 애벌레까지 통째로 넣은 것을 노봉주와 노봉방주로 나누어 부르며 벌이 많이 담기면 노봉주 벌집이 주를 이루는 것을 노봉방주로 구별한다. 말벌은 식약처에서 식품 원료로 허가받은 생물이 아니기에 이러한 말벌주를 만들어 유통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또한 불법 여부 이전에 식약처는 말벌주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하므로 웬만하면 말벌주는 입에 안 대는 것이 좋다. 다만 개인이 개인적 사용을 위해 제조하거나 그것을 음용하는 경우는 불법이 아니지만 위에서 서술하듯이 제조한 물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전시해두는 등의 행위는 불법이다. 특정한 지방에서는 이 말벌로 꿀절임을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 말벌을 꿀에 절여서 2년 동안 숙성시킨 후 먹는데, 일설에 의하면 부정맥에 좋다고 한다. 술은 아니고 벌집에 들어있는 애벌레를 꺼내어 기름에 볶아 먹으면 매우 맛이 좋다고 한다.
해충[편집]
말벌은 꽃가루를 옮겨주거나 생태계의 중간 포식자로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양봉업계에게는 쌍살벌을 제외한 모든 말벌들은 전부 최대의 해충이다. 가장 큰 종류인 장수말벌 20여 마리가 1시간 만에 꿀벌 10만 마리를 죽일 수 있고, 이 때문에 양봉업자들은 말벌이 보이는 즉시 잡아 죽인다. 정찰병 말벌이 수시로 염탐하러 오기 때문에 벌통 근처에서 계속 감시하며 방제해야 하는데, 당연하지만 양봉업자의 일이 벌통감시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하루종일 벌통에만 서있으면 다른 일을 할수가 없다. 때문에 주로 끈끈이나 덫을 놓는 식으로 방제한다.
말벌은 사람을 쏠 때 그 독으로 해를 끼칠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퇴치대상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특히 말벌 군락은 혼자 다니는 말벌보다도 배로 위험하다. 게다가 말벌은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은 말벌의 공격을 피해 도망쳐도 피해를 입는다. 그래서 그들이 사는 말벌집이 민가나 민가 주변에서 발견될 경우 매우 높은 확률로 퇴치대상이 된다.
퇴치법[편집]
가장 좋은 법은 119를 부르는것이다. 119의 공식 업무중 하나가 벌집 제거이니 허위신고나 과장신고 염려는 말고 119 부르자. 119를 부를만한 상황이 안되거나 매번 부르기 귀찮다면 불이나 독을 써서 전멸시키는 방법도 있다. 독이 든 고기를 넣은 상자에 말벌이 들어갈 작은 구멍만 있는 튼튼한 철망을 친 다음 벌집 부근에 잔뜩 두는데 꿀벌은 성충이고 유충이고 전부 초식을 하니 고기에 흥미가 없지만, 말벌 유충은 육식이기에 고기를 가져가 둥지에서 애벌레에 먹인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매체에서는 이 방법을 쓰면 말벌 둥지 80% 이상이 떼죽음을 당한다고 한다. 그럼 오소리나 몽구스가 말벌집으로 들이닥치는데 보통 같으면 말벌들이 워낙 많아서 이들도 조심하지만 말벌들의 수가 줄면 오소리나 몽구스들에게 큰 피해를 못 주기에 이 때다 싶어 집을 박살내고 살아있는 애벌레들을 먹는다.
가장 확실하게 죽이는 방법은 당연하지만 바로 살충제다. 일반 스프레이형 살충제보다 훨씬 독한 말벌전용 퇴치 스프레이 살충제가 더욱더 효과적이다. 실제 말벌 떼와 말벌집 제거를 하기 위해 출동한 119 소방대원이 사용하는 말벌 제거 전용 스프레이제품도 있다. 해당 말벌 전용 제거 스프레이는 워낙 독한 제품이다. 그러므로 제거 작업 전 준비물을 미리 구비하고 집 안에서 사용할 때 마스킹 작업을 미리 잘 해줘야 한다.
말벌 제거 작업 후 환기는 필수이며 환기만으로 가정의 실내에서 제거가 되는 시일이 상당히 오래 걸리므로 실내의 경우 필히 퐁퐁 같은 가정용 및 업소용 주방세제로 세척작업을 해야만 한다. 실외는 필요하다면 세제와 함께 고압 세척기로 세척작업을 하면 좋다. 세제는 세차할 때처럼 미리 스프레이로 뿌리거나 고압세척기용 세제를 미리 섞어서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실내에서는 살충제로 제한되지만 실외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장 많이 쓰이는건 역시 화염방사기로 불을 질러 아예 벌집채로 태워버리는 것이다. 중간에 말벌이 몇마리씩 나올 수 있지만 어차피 불 앞에선 다 타죽는다. 화력 조절 잘못하면 주위까지 싸그리 불태워버릴 수 있지만 가장 효과가 확실해 많이 애용되었다. 요즘에는 말벌제거 전용 퇴치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대세다.[3]
말벌의 독과 응급처치[편집]
한 번만 쏘이면 치사율이 비교적 낮은데, 대부분 여러 번 쏘인다. 그래도 사람마다 다르니 무조건 당장 병원을 찾아가자. 꿀벌은 벌침이 일회용인데다 동귀어진이라 최후의 수단인데 말벌은 그렇지 않다. 꿀벌의 침은 화살촉 같은 쐐기형이라 톱날 같은 미세한 돌기가 있어 한번 찌르면 그대로 걸려 내장까지 빠지지만 말벌의 침은 돌기가 없이 매끈하여 걸리지 않는다.
알려진 통념과는 달리 말벌독은 같은 양의 꿀벌독과 비교하면 오히려 독성이 약하다. 꿀벌은 보통 꿀을 노리고 오는 곰이나 오소리 등을 끈질기게 상대해야 하지만 말벌은 그렇지 않기 때문. 그 대신 말벌독의 양이 꿀벌독보다 훨씬 많아서 위험하다. 떼지어 덤비는 말벌떼에게 다구리를 맞으면 급성 알레르기 반응으로 죽을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군복무하면서 제초 작업하다가 말벌에게 쏘이는 군인들이 자주 보인다. 어느 군인은 제초작업 하다가 말벌에게 1방 쏘인 손이 사흘이나 퉁퉁 부어서 고생한 적도 있다. 미국 등에서는 킬러비가 무섭다지만 한국에서 말벌에 쏘여 죽는 사람이 미국에서 킬러비에게 사망하는 사람보다 10배는 더 많을 만큼 위험한 곤충이다. 미국 인구는 남한 기준 인구의 7배이며, 땅덩이는 100배는 더 넓다는 걸 생각해보면 실질적으로 말벌류는 킬러비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위협적이다.
말벌의 경우 꿀벌과는 달리 독주머니가 빠져나오지 않으니까 위의 원칙이 적용 안 되지 않는가, 무조건 독침을 빨리 제거하는게 우선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벌의 독주머니뿐 아니라 독침 자체에도 무시못할 양의 독이 이미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처치는 매우 위험하다. 벌독은 벌에 쏘인 순간 급속히 체내에 주입되며, 이후에는 서서히 유입될 뿐이므로 그렇게 일각을 다투는 상황은 아니다. 빠른 제거가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독침을 잡아서 빼내야 할 정도로 긴급하게 제거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독침을 짜냄으로써 더 많은 양의 독이 들어갈 경우의 위험성이 훨씬 크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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