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치
여치(학명: Gampsocleis sedakovii)는 절지동물문 메뚜기목에 속하는 여치과의 곤충이다. 몸길이는 30-36mm이고 머리부터 날개 끝까지의 길이는 32-44mm다. 녹색형과 갈색형이 있다. 수컷은 등면의 날개가 겹치는 곳에 발음기가 있다.[1]
개요[편집]
여치는 몸빛깔은 황록색 또는 황갈색이다. 머리와 앞가슴 양옆에는 갈색 줄무늬가 있고, 배의 등쪽에도 갈색 무늬가 있다. 몸은 크고 살이 쪘다. 앞가슴의 앞쪽은 안장 모양이고 뒤쪽은 넓적하다. 가운데가슴의 가슴판돌기는 길고 좁다. 수컷의 버금생식판은 가운데 부분이 잘록하다. 앞날개는 길이가 짧아 배끝에 이르지 못하고, 앞날개의 중심에 검은색 점이 줄지어 있다. 수컷의 왼쪽 앞날개에는 줄칼 모양의 날개맥이 있고 오른쪽 앞날개에는 마찰편이 있어 이 두 날개를 비벼 울음소리를 낸다. 울음소리를 듣고 암컷이 오면 수컷은 정자가 들어 있는 젤라틴질의 정포를 암컷의 생식문에 전해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 후 수컷이 떠나면 암컷은 영양이 풍부한 정포를 먹어 난소의 발육을 돕는다. 수컷은 낮에 "찌르르찌르르"하는 베틀과 비슷한 소리를 연속해서 낸다. 주된 먹이는 작은 곤충이며 때로는 종족끼리도 잡아먹는다. 연 1회 발생하고, 알로 겨울을 지낸다. 날개는 잘 발달되었으나 펄럭펄럭 날아가는 모습은 민첩하지 못하다. 그 대신 뒷다리를 이용하여 멀리 뛸 수 있다. 산란은 베짱이류처럼 잎 속에 알을 낳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은 땅속에 흩어지게 알을 낳는다. 천적으로는 거미, 사마귀, 새, 개구리, 지네 등이 있다. 여치과는 세계적으로 약 6,820여 종이 기록되어 있으며, 한국 전역과 일본, 중국, 극동 러시아에 분포한다. 한국에는 민충이아과, 여치아과, 베짱이아과 등 7개 아과가 있다. 여치과의 갈색여치는 최근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갈색여치는 잡식성으로 야산에 인접한 복숭아, 자두 등 과실나무에 대량 출현하며, 봉지를 씌운 과실까지 위해를 가하고 있다. 특히 참나무 등 활엽수가 많은 지대에서 피해가 심하다.[2]
생활[편집]
여치 종류 중에서 몸이 매우 큰 편이며 (30~44mm) 덩치도 크고 살이 쪘다. 몸의 색깔은 황록색, 황갈색이고 날개 중실에 검은 반점이 줄지어 있다. 머리와 앞가슴 양 옆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있고, 배의 등쪽에도 갈색무늬가 있다. 풀밭이나 주변이 녹색인 환경에서 자란 개체는 아름다운 초록색을 띄기도 한다.
연 1회 발생하고, 그 해에 발생한 개체들이 낳은 알로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3~5월 사이 부화한다. 약충은 4~5월 봄에 출현하여 빠르게 성장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허물을 벗고 자라나며 한달 남짓 지난 6~7월이면 성충이 된다.
어린 시기에는 주로 초식을 하지만 성장할수록 육식 성향이 강해진다. 더불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곤충이기에 다른 곤충들보다 일찍 자라서, 작은 곤충들을 일방적으로 학살한다. 주로 포식하는 대상은 나비목 애벌레 혹은 어린 메뚜기들이다. 때로는 종족끼리도 잡아먹기도 하고 종종 청개구리나 덜 자란 사마귀까지 무자비하게 잡아먹기도 한다. 물론 성충이 되었다고 육식만 하는 건 아니고 풀도 잘 뜯어먹는다.
여치가 번식기를 맞이하는 여름철에는 여치를 잡아먹을 만한 포식성 곤충이 거의 없다. 이 시기 출현하는 대부분의 곤충은 여치의 사냥감이다. 육식 곤충의 왕이라는 사마귀조차 여치보다 성장이 느리고 늦여름이나 초가을이 되어야 성충이 된다. 여치가 성충일 때는 사마귀는 대부분 유충이므로 여치를 피해 도망다니기 바쁘다. 사마귀는 성충이 되고도 몸이 단단해지고 나서야 여치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흥미롭게도 사마귀들이 성충이 되어 여치와 사마귀의 먹이사슬이 뒤집어진 시기에는 여치들은 1달 남짓 알을 낳으며 죽어가므로, 풀숲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는 경쟁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대다수 여치과 곤충과 달리 여치는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 곤충이다. 무더위가 심한 날에는 아침에만 나와서 활동하고 낮에는 그늘 아래 숨어있다. 먹이 활동이 부족했거나, 산란해야 할 때는 밤에 나와서 활동하기도 한다.
여치 자체가 환경변화에 민감한 곤충일 뿐더러, 덤불 깊숙히 숨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꽤 잡기 어렵다. 눈치도 어지간히 빨라서 한번 기척이 느껴지면 뛰어오르지 않고 잠복상태를 유지한다. 수컷은 그나마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날개를 비벼 '찍 찌르르르' 하고 길게 우는 소리를 연속해서 내기에 찾을 수 있지만, 암컷은 소리를 내지 않고 깊숙히 숨어있기에 더욱 잡기 힘들다.
이 잠복상태 때문에 예초기 피해를 많이 입는 곤충이기도 하다. 풀을 몽땅 밀어버리면 여치의 서식지인 덤불이 모조리 파괴되기 때문. 여치의 생존에 가장 위험한 것은 자연 천적이 아니라 서식지 파괴이다.
메뚜기를 닮아서 사람들이 멋모르고 섣불리 손으로 잡아보려다 물리고 피보는 일도 다반사. 여치의 턱은 장수말벌 못지않게 크고 날카로우며 무는 힘 역시 강하다. 손으로 잡으면 여치에게 물리거나, 여치 다리가 떨어질 수 있다.
생태[편집]
일반적으로 크고 뚱뚱하며 날개가 짧아 날지 못하는 종류는 ‘여치’, 여치보다 작고 홀쭉하며 긴 날개로 잘 나는 종류를 ‘베짱이’라고 부른다. 여치는 여치과의 대표적인 여치로 돼지여치로 불리기도 한다.
체색은 녹색 또는 갈색이다. 수컷 양 날개의 접합부는 갈색이고 전연맥부와 경맥부는 밝은 녹색을 띤다. 몸길이는 30∼45㎜ 정도이다. 가늘고 긴 실 모양의 더듬이를 가지며 막질의 앞날개는 보통 배끝을 넘지 않는데 흑점렬 무늬가 뚜렷하다.
여치들은 메뚜기들과 달리 날개가 매우 짧으며 몸이 퉁퉁하고 다리가 굵다. 수컷의 앞날개는 울음판을 가지고 있으며, 암컷의 산란관은 암갈색이며 매우 길고 낫처럼 날카롭게 휘어져 있다. 연 1회 산란하며 불완전변태과정을 거쳐 초여름에서 가을까지 성충시기를 보내다가 알 상태로 월동을 한다. 암컷은 땅속 또는 식물조직 내에 산란한다. 여치 암컷은 땅속 깊숙이 알을 낳기 위해 긴 산란관을 가지며 배 끝의 근육을 움직여 3개의 관들이 서로 다르게 움직이며 흙 속으로 들어간다.
앞다리와 가운뎃다리에 난 날카로운 가시로 작은 곤충이나 벌레를 잡아먹고 산다. 성충은 6-9월에 출현하고 해가 잘 드는 산지 가장자리의 풀밭이나 덤불에 산다. 주로 다른 곤충 또는 식물을 먹고 살며 잡식성이다. 서식지는 해가 잘 드는 산지 풀밭, 덤불 등지에서 흔히 관찰된다. 수컷은 한낮에 “쩝, 그르르르륵∼”과 같은 크고 단절적인 울음소리를 낸다.[3]
천적[편집]
- 새 : 많은 새들이 '식충성'으로 자신이 먹거나 또는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 곤충을 즐겨 사냥한다. 여치들은 주행성 곤충이기에 햇빛이 내리쬐는 시간 동안 양지바른 풀밭이나 덩쿨 위에서 생활하는데, 새들과 활동하는 시간과 장소가 겹칠 수 밖에 없다. 여치들은 새를 피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한다. 주변 환경과 비슷한 보호색을 가지며, 너른 개활지보다는 나무나 돌 틈 근처를 선호하며, 인기척이 느껴지면 가시돋힌 나무나 덩쿨 밑으로 숨어버린다. 야생에서 여치가 보여주는 대부분 방어 행동은 다른 천적보다도 새들을 상대하기 위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 연가시 : 포식성이 강한 여치의 경우 연가시의 감염율이 상당히 높다.
- 쥐 : 여치를 사육하고 판매하는 시장이 잘 형성된 중국에서는 쥐를 여치의 가장 위험한 천적으로 꼽고 경계한다. 여치들은 천적들의 움직임이 느껴지면 땅으로 툭 떨어져서 숨어버리는 습관이 있으나, 이는 새를 상대로 효과적인 방법일 뿐 쥐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쥐는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으며, 풀숲 사이를 헤치며 여치를 찾아낼 수도 있고, 새들처럼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냄새도 잘 맡으며 추적한다. 여치는 메뚜기와는 달리 낮게 뛰어다니고 좁은 영역을 이동하기에 쥐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편이다. 쥐들은 굴을 파고 한곳에 머무르며 주변의 먹이가 사라질 때 까지 끊임없이 사냥을 한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여치 농가에 쥐가 침입하는 것을 제일 신경 쓰는 편이다.
- 거미 : 한국의 대표적 메뚜기 학자인 김태우 박사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따르면 거미는 여치, 메뚜기를 포함한 곤충의 가장 위험한 천적 중 하나이다. 여치가 활동하는 시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정주성 거미들이 여치 서식 환경 근처에 거미줄을 만들고 기다리고 있다. 거미줄은 사냥감이 발버둥 칠수록 달라붙게 설계되어 있어서, 제 아무리 힘이 좋은 여치라도 거미줄이 끊어지지 않는 이상 꼼짝없이 거미의 먹이가 되고 만다. 거미나 거미줄에 비해서 여치가 너무 큰 경우엔 거미가 집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 거미줄을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여치와 서식지를 공유하는 산왕거미와 같은 종들의 거미줄에는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배회하는 거미들도 여치의 천적이다. 늑대거미, 깡충거미 종류는 여치 약충이 부화하는 양지바른 풀밭에서 겨울잠을 자며 봄 시기에 깨어나 여치의 유충을 포식한다. 여치가 몸이 커질 수록 숨어다니는 덩쿨, 높은 풀 지역에는 닷거미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다 자란 여치들도 사냥할 수 있는 무서운 포식자이며, 여치들이 둔해지는 밤에 돌아다닌다.
- 개구리 : 개구리도 여치의 위험한 천적이라 볼 수 있다. 여치가 서식하는 산자락에는 참개구리, 산개구리, 무당개구리, 청개구리 등이 관찰된다. 개구리들은 보기와는 다르게 자신의 몸크기와 비슷한 곤충이라도 입 안에 쑤셔넣을 수 있는 강력한 사냥꾼이다. 개구리가 여치에게 더욱 위험한 이유는 장마철 때문이다. 여치들은 6월 성충이 되며 짝짓기 과정을 거친 후 7~8월 장마철 시기에 알을 낳는다. 여치는 장마철 기간 동안 쇠락하지만 개구리들은 장마철에 번성하며, 늙고 알을 낳기 위해 기운을 소진한 암컷 여치는 대형 개구리에게 손쉽고 풍족한 사냥감이다. 개구리들은 여치의 생존과 번식을 방해하는 천적이라 볼 수 있다.
- 사마귀 : 사마귀는 여치를 포함한 메뚜기목과 같은 공간을 차지하고 살아가는 강력한 천적이다. 또한 모든 종류의 사마귀가 잠정적인 메뚜기목의 포식자이다. 특히 사마귀는 장마철 후인 8월 정도 성충이 되어 전성기를 맞이하는데, 개구리와 마찬가지로 산란 시기를 맞은 늙은 여치들을 손쉽게 잡아먹는다. 사마귀들은 여치의 생존과 번식을 방해하는 천적이라 볼 수 있다.
- 벌(꿀벌을 제외한) : 강력한 턱과 쏘는 침을 가진 벌 무리는 자신의 새끼를 기르는데 영양분으로 쓰기 위해서 주로 여치를 포함한 사냥한다. 구멍벌 종류들은 어린 여치를 마취해 자기 애벌레의 먹이로 끌고가며, 조롱박벌과 같은 전문 사냥벌들은 대형종 여치 성충까지도 사냥하곤 한다. 이들은 본능에 따라 크기와 힘 차이도 무시하고 손쉽게 먹이를 사냥한다. 말벌 종류는 자신이 씹어먹기도 하고 연한 부분만 잘라 고기 경단을 만든 후, 애벌레에게 먹이를 제공한다. 다만 말벌과의 곤충들은 여치와 생태적으로 겹친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왕벌과 소수 정예가 운영하는 둥지 초기에는 잠자리를 포함한 날벌레를 위주로 사냥하며, 일벌의 크기가 커지고 큰 곤충도 사냥하는 둥지 전성기는 여치가 거의 보이지 않는 시기라 할 수 있다. 가끔 여치 종류의 약충이나 성충을 사냥하는 경우가 목격되는 바는 있으나, 어디까지나 말벌이 주로 사냥하는 먹이는 꿀벌과 풍뎅이이며 활동 반경조차 겹친다고 보기 힘들다.[4]
사육[편집]
곤충 동호인들이 많이 키우고 있다. 다만 소리를 듣기 위해서보다는 뛰어난 사냥실력을 관찰하는 재미로 이색 애완곤충으로 사육하는 목적이 주된 것으로 보인다. 여치 약충 사육은 사마귀에 비해 어렵지 않으나, 열악한 환경에서 먹이가 부족하거나 과밀하게 기르면 쉽사리 죽는다.
대부분의 여치는 사육할 때 단독 사육을 권장하며 어릴 때는 초식 먹이를, 종령이나 성충이 되면 육식 먹이를 충분히 넣어줄 필요가 있다. 사마귀처럼 거꾸로 매달려서 탈피하기 때문에 뚜껑이 높은 사육통과 구조물은 필수다. 탈피할 곳을 안 만들어주면 역시 죽을 확률이 높다. 두껍고 껍질에 굴곡이 많은 나뭇가지나 양파망, 루바망 등으로 매달릴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긴 뒷다리 때문에 사마귀보다 탈피를 성공하기 어려운 편이지만 혹시 탈피에 실패해 다리가 꺾이거나 잘려나가도 다음 탈피에서 재생된다. 다만 종령 상태에서의 마지막 탈피가 실패해 장애가 생겼다면 복구할 방법이 없다.
중국은 소리곤충 사육이 오래된 전통 중 하나로 여치집도 다양하며 취급하는 여치 종류도 여러 가지다. 한국 역시 여치집을 만들어 사육하는 전통이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곤충 동호인들 사이에서 애완곤충으로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며 판매도 하는 모양이다. 주로 사냥 장면을 보기 위해 키우는데, 육식 또는 육식 성향이 강한 잡식인 긴날개여치, 여치, 긴날개중베짱이, 섬중베짱이 등이 사육되며 이 중에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긴날개여치, 먹성이 좋고 사냥실력이 뛰어난 여치, 포식성이 강한 섬중베짱이의 인기가 월등히 높다. 이들은 사냥도 하지만 살아있는 먹이 뿐만 아니라 곤충용 젤리나 과일 등의 먹이도 잘 먹고 당연히 야채도 잘 먹는지라 살아있는 벌레만 먹는 사마귀에 비해서는 사육 난이도가 쉽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여치〉, 《위키백과》
- 〈여치〉, 《나무위키》
- 〈여치(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 〈여치(한국민족문화대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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