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비빔밥
전주비빔밥(全州拌饭)은 전라북도 전주 지방의 전통적인 비빔밥을 말한다. 뜸을 들일 때 밥솥에 콩나물을 넣어 밥 김으로 데쳐 솥 안에서 밥과 뒤섞은 다음에 육회, 햇김, 녹말묵, 쑥갓 따위를 곁들인다.
개요
전주비빔밥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의 향토음식이다. 밥 뜸을 들일 때 밥솥에 콩나물을 넣어 밥 김으로 데쳐 솥 안에서 밥과 뒤섞은 다음에 김, 황포묵, 쑥갓 등을 곁들여 낸다. 또한, 대한민국 대표 음식으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의 전통 요리인 비빔밥이 전북 전주에서 고급화, 특화된 요리다. 전주비빔밥의 유래로 궁중음식설, 농번기 음식설, 임금 몽진 음식설 등이 있지만 여러 문제가 얽혀서 제대로 된 연구는 되지 않고 있다. 전주에서는 200여 년 전부터 이미 비빔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전주비빔밥은 콩나물비빔밥이라고도 한다. 전주비빔밥의 역사와 유래는 확실하지 않으나, 비빔밥의 유래에 관한 여러 가지 설 중에서 궁중음식에서 비롯되어 서민음식화되었다는 설이 가장 타당한 것 같다. 전주비빔밥의 재료는 30여 가지나 된다. 많이 쓰이는 것을 주재료,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부재료로 하여 구분하면 주재료는 쌀·콩나물·황포묵·고추장·쇠고기육회(또는 쇠고기볶음)·접장·참기름·달걀 등이며, 부재료는 깨소금·마늘·후추·시금치·고사리·송이버섯·표고버섯·숙주나물·무생채·애호박볶음·오이채·당근채·파·쑥갓·상추·부추·호도·은행·밤채·실백·김 등이다. 이 중 특히 전주비빔밥의 풍미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콩나물·황포묵·고추장·쇠고기육회(또는 쇠고기볶음)·접장·참기름이다.
만드는 법은 양지머리를 푹 끓여 만든 육수를 식혀 굳은 기름은 걷어버린다. 그 다음 쌀을 넣고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더울 때에 참기름으로 비벼 놓는다. 콩나물은 삶아 무쳐놓고 숙주·시금치·고사리 등은 데치거나 삶아 참기름과 간장으로 볶아 무친다. 황포묵은 채를 썰어 양념장으로 무치고 쇠고기는 육회로 무치거나 양념하여 볶는다. 원래는 부엌에서 여러 가지 나물과 고추장·육회·깨소금·참기름으로 맛있게 비비고 황포묵을 얹어 내는 것이었다. 요즘은 밥을 그릇에 푼 다음 그 위에 여러 가지 나물을 화사하게 얹고 고추장·육회·황포묵·달걀을 얹어 내어 먹는 사람이 비벼서 먹도록 한다.
전주비빔밥에는 반드시 콩나물국이 따르며,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황포묵이다. 황포묵은 녹두 녹말로 만든 청포묵에 치잣물을 들여 만든 노란색의 묵이다. 묵을 만들려면 물에 철분과 염분이 없는 좋은 수질이어야 녹두전분이 잘 가라앉아 묵을 제조할 수 있다고 한다. 전주 오목대 부근의 지하수가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예로부터 전주 황포묵이 유명하다.[1][2][3]
역사
한국인의 밥상은 밥과 반찬, 그리고 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밥을 맛있게 먹기 위한 구성이다. 이 밥에 반찬을 더해 비비면 비빔밥이고, 국을 말면 국밥이다. 반찬과 국을 따로 차릴 필요 없이 한 그릇의 밥을 간단히 먹을 수 있게 조리한 것이 비빔밥이고 국밥인 것이다. 비빔밥이 문헌에 등장하는 것은 1890년대에 나온 <시의전서>가 처음이다. 그 전의 문헌에 없다 하여도 비빔밥은 밥과 적당한 반찬만 있으면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이니 오래 전부터 흔히 먹었을 것이다. 밥과 반찬이라는 한민족의 밥상 구성이 이루어진 시기를 고려시대 중기로 추정하고 있으므로 비빔밥의 탄생도 그 즈음에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이 많은 이유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첫째 궁중음식설. 조선시대 왕이 점심에 먹는 가벼운 식사로 비빔이란 것이 있는데, 그 비빔이 비빔밥의 유래라는 것이다. 둘째 임금몽진음식설. 나라에 난리가 일어나 왕이 피란을 하였는데, 왕에게 올릴 만한 음식이 없어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 낸 것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셋째 농번기 음식설. 농번기에는 다들 바빠 구색을 갖춘 상차림을 준비하기 어려우니 그릇 하나에 여러 음식을 섞어 먹게 되었다는 설이다. 넷째 동학혁명설. 동학군이 그릇이 충분하지 않아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비벼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다섯째 음복설. 제사를 마치고 나서 상에 놓인 음식으로 비벼 먹은 것에서 비롯하였다는 설이다. 여섯째 묵은 음식 처리설. 섣달 그믐날에 묵은 해의 음식을 없애기 위하여 묵나물에 밥을 비벼 먹은 것에서부터 비빔밥이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이 많은 것은 어느 설이건 그 근거가 희박하다는 뜻이다. 밥과 반찬이 있으면 자연스레 비벼서도 먹게 되어 있으니 어디에서 유래하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한민족이 밥을 지어 먹었을 때부터 비빔밥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남문시장에 비빔밥집이 많았다
전주비빔밥은 전주 사람들의 가정에서 먹는 비빔밥이 아니다. 전주에 있는 외식업체의 비빔밥이다. 한반도에서의 근대 음식점 발달 역사로 보아 1800년대 말에 한양과 평양 등의 식당에서 처음 비빔밥이 팔렸을 것이다. 1929년 <별건곤>이란 잡지에 진주비빔밥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전주에서도 그 즈음에 비빔밥을 내는 식당이 있었을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의 전주 현지조사에 의하면 1930년대 남문시장 일대 간이식당에서 비빔밥을 판매했었다고 한다. 전주비빔밥의 명성은 해방 직후 개업한 것으로 알려진 옹팡집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행정관료, 정치인, 문인 등 유명인사들이 들락거리면서 옹팡집은 전국적인 '맛집'으로 이름이 났었다.
옹팡집에 대한 옛 기사를 보면 비빔밥이라면서도 조기찌개, 전어구이 등 여러 반찬들이 따라 나오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주에는 10여 가지가 넘는 음식을 내는 한정식집이 많은데, 옹팡집도 그런 식당 중의 하나일 것이며, 밥을 흰밥이 아닌 비빔밥으로 내면서 비빔밥집이란 이름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정식에 비빔밥이 결합한 이 식단 구성은 요즘도 전주비빔밥집에서 면면히 이어오고 있는데, 차려진 상에서 비빔밥을 빼고 흰밥을 대신 놓아도 훌륭한 상차림이 된다. 현재 전주의 비빔밥 식당 중 가장 오래된 곳은 한국집이다. 1952년 떡집으로 시작하여 1953년부터 비빔밥을 내었다. 한국집의 주순옥 씨(82세)는 개업 당시의 남문시장 좌판에서 파는 비빔밥은 나물에 날달걀을 넣고 비비는 것이었는데, 한국집에서는 이를 좀더 고급화하였다고 한다.
세계인의 비빔밥이기 이전에 전주 사람들의 비빔밥
전주비빔밥의 명성이 전국화한 것은 1970년대이다. 서울의 백화점이 향토물산전 등을 열면서 지역음식 판매장을 열었는데, 여기에 전주비빔밥이 끼였다. 처음엔 간이음식점이었다가 인기가 있자 전주의 음식점 주인을 불러들여 고정 매장을 열었다. 서울에서 인기가 있자 전주에서도 비빔밥 전문점을 표방한 식당이 여기저기 개업을 하였다. 1980년에는 명동에 단독 매장의 전주비빔밥 전문점도 섰다. 1981년 여의도에서 열린 국풍81 행사에 전국의 유명 향토음식이 다 모였는데, 여기에도 전주비빔밥이 올라왔다. 이 즈음에 전주 하면 비빔밥을 연상하게 될 정도로 전주비빔밥은 향토음식으로서의 유명성을 확고히하게 되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면서 한국인은 자신의 문화에 대해 큰 자긍심을 갖게 되는데, 그 중에 비빔밥이 한국음식문화의 한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밥 위에 올리는 나물의 색은 오방색을 하고 있어 한국적 우주관을 지니고 있으며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음식이라고 홍보되었다. 1996년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 공연을 와서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을 알려 비빔밥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을 극단으로 부추겼다. 비빔밥은 한국인만 맛있어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도 맛있어할 것이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을 넘어, 외국인도 맛있어해야 한다는 강박까지 가지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한식 세계화 정책과 관련하여 비빔밥이 주요 음식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흐름 안에 있는 것이다. 한국 비빔밥의 중심에는 전주비빔밥이 있으니 전주에서도 한식 세계화와 관련하여 비빔밥 축제 등 여러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주 사람들에게 전주비빔밥은 인기가 있는 편이 아니다. 외지에서 친인척이나 지인이 오면 마지못해 가서 먹는 음식일 뿐이다. 관광음식으로서의 가치에만 집중하였지 현지인의 일상음식으로서의 비빔밥에 대한 가치에는 소홀하였기 때문이다.[4]
상세
전주비빔밥은 밥에 여러가지 나물류와 콩나물, 육회를 얹어 먹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 지역의 비빔밥을 말하다. 비빔밥은 밥에 여러 가지 나물을 넣어 비벼 먹는 음식으로 전국 어디서나 즐겨먹는 음식이다. 비빔밥에 각 지역 특산물이 재료로 사용되면서 비빔밥은 지역별로 특색 있게 발전되었다. 특히 전주비빔밥, 진주비빔밥, 통영비빔밥이 유명한데, 전주비빔밥은 콩나물이 중요하다. 전주는 수질이 좋고 기후가 콩나물 재배에 알맞으며 전주에서 가까운 임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서목태(쥐눈이콩)의 풍부한 공급으로 오래 전부터 질 좋은 콩나물이 생산되어 왔는데, 이 콩나물은 오래 삶아도 질감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전주비빔밥의 맛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육회이다. 문헌에 따르면 전주에서는 흉년으로 식량사정이 어려울 때도 매일 육회용으로 소 한 마리를 도살했을 정도라고 한다. 육회는 자연스럽게 비빔밥의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다른 재료와 잘 어울려 전주 비빔밥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전주비빔밥에서 콩나물과 육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전주비빔밥은 '전주콩나물육회비빔밥'이라고도 불렸다. 전주비빔밥의 또 다른 특징은 밥을 지을 때 쇠머리 고운 물로 밥을 짓는 것인데, 쇠머리 고운 물로 밥을 지으면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아 나물과 섞어 비빌 때 골고루 잘 비벼지고 밥에서 윤기가 난다. 또한 전주 비빔밥은 달걀 노른자를 날것으로 사용하고 콩나물국과 함께 먹는다.
양지머리를 끓여서 식힌 물에 불린 쌀을 넣고 밥을 끓이다가 쌀알이 퍼지면 준비된 콩나물의 2/3를 넣고 불을 약하게 하여 뜸을 들이고, 콩나물이 익으면 밥과 골고루 섞는다. 콩나물과 미나리는 각각 데쳐서 참기름과 소금, 마늘, 깨소금으로 무친다. 도라지는 소금물에 바락바락 주물러서 쓴맛을 빼고 물에 헹군 다음 기름에 볶고, 고사리도 끓는 물에 삶아서 볶는다. 쇠고기(우둔살)는 채 썰어 양념장으로 육회를 무친다. 표고버섯은 채 썰어 기름에 살짝 볶고, 애호박은 채 썰어 소금에 뿌려두었다가 물기를 짠 다음 볶는다. 그릇에 밥을 담고 준비된 재료를 색 맞추어 돌려 얹는데, 이때 육회를 가운데에 놓고 그 위에 달걀 노른자를 얹는다. 엿고추장은 종지로 따로 담아내고, 콩나물국과 물김치는 비빔밥과 같이 곁들여 낸다.[5]
전주에서의 위상
타 지역에서는 "전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자 전주에 가면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꼽힌다. 그렇다보니 전주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자신이 전주에서 왔다고 알려주면 상대방이 바로 비빔밥을 운운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전주사람에게 비빔밥 얘기를 하면 지겹다는 반응도 자주 볼 수 있다.
전주는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고장이지만, 정작 전주비빔밥에 대해 전주 토박이들은 애정이 거의 없는 편이다. 대부분의 전주 사람들은 전주 비빔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 전주 시민들은 '반찬과 손만 있으면 다 만들어 먹는 비빔밥을, 왜 굳이 비싼 돈주고 사먹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1년에 한 번은 고사하고 태어나서 한 번도 안 먹어 보았다는 경우도 많다.[3] 타지에서 온 손님을 대접하거나 친인척 등과 외식하러 가는 경우가 아니면 먹을 일이 없다. 오히려 진짜 자주 먹는 음식은 외지인들에게 인지도가 별로 없는 콩나물국밥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비빔밥이라는 이름에서 집에서도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느껴지지만 실상은 제사밥으로 먹거나, 전문음식점 찾아서 돈 주고 사 먹는 메뉴가 되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사실 유명한 전주 비빔밥 전문점에 기대를 크게 가지고 시켜 먹으면 실망이 크고, 반대로 기대 없이 시켜먹고 대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상당히 다양해 맛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주비밤밥이 거품이 낀 유명무실한 요리는 아니라서 집에서 남은 반찬 때려넣고 만든 수준의 비빔밥이나 타지의 작은 식당에서 간소하게 파는 비빔밥과는 분명히 차별화되는 최고급 비빔밥인 건 사실이다. 이러한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표준 레시피를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는 식당에 인증을 하는 등 관리가 되고 있다. 비빔밥을 먹기 위해 전주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방문하게 된다면 한 번쯤 먹어 볼 가치가 있는 음식이다.[3]
비싼 전주비빔밥
전주시가 2008년에 한국식품연구원에 용역을 맡겨서 표준 전주 비빔밥을 만들 정도로 전주 비빔밥 자체도 난립하던 조리법을 통일한 성향이 강하다. 이 표준안을 따른 경우에만 인증서와 '비비미'라는 공인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그 표준안이 사골육수로 지은 밥, 전주산 미나리, 무주 장수 진안산 산나물, 다시마 튀각, 그리고 전주산 황포묵이 들어간다. 황포묵 자체가 남원 특산물이라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황포묵은 상당히 비싼 재료이다. 더구나 전주산으로 한정지어버리면 가격은 더 뛴다.
그래서 학생식당의 3,000원짜리 비빔밥이나 기타 식당들의 5,000원~6,000원짜리 등의 저렴한 비빔밥을 생각하고 전주시에서 인증받은 음식점에 들어갈 경우 만 원 넘는 가격을 보고 음식점에서 발을 뺄 궁리를 하게 만들기도 하다. 전주 비빔밥은 고급화된 비빔밥 메뉴이다. 싼 비빔밥과 전주비빔밥과의 비교는 급식 스파게티와 레스토랑의 수제 스파게티를 비교하는 격이다. 재료의 원가와 양, 시간과 인건비를 고려하면 비빔밥이 10,000원을 넘는다고 해서 폭리를 취하는 초고가라고 보기는 힘들다. 양념장을 나중에 넣는 만큼 간이 심심할 뿐, 비빔밥에 올라가는 재료는 하나하나가 그 재료로 만든 단품 나물이나 요리라고 볼 만큼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크기, 모양까지 맞춰야 한다. 비슷한 요리로 구절판을 생각하면 된다. 게다가 비빔밥 외에도 반찬이 여러첩, 심지어 어떤 곳은 12첩 이상의 구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다만 고가 재료를 썼다고 그 돈만큼 비례해서 맛있는 것은 아니니,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음식을 먹어 보는 것도 괜찮다. 아래 나열된 음식점에서 10,000원 이상을 주고 먹는 비빔밥은 그 가치를 하는 비빔밥이니, 꼭 한 번 먹어보고 싶다면 사 먹고, 아니면 적당히 싼 식당으로 걸음을 옮기자. 전주에는 비빔밥보다 싸고 맛있는 음식이 많다. 그래서 전주 사람에게 비빔밥 얘기를 하면 다른 음식 많으니 그걸 먹고 가라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심지어 전주에서 비빔밥 먹고 전주 음식 비싸다는 말이나 하지 말고 다른 음식 먹고 가라는 핀잔도 들을 수 있다.
요약하자면, 인증받은 전주 비빔밥은 비록 단품이기는 하나 파인 다이닝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흔한 비빔밥과는 카테고리 자체가 다르다. 엄선한 재료를 기준치 이상의 품질로 가공하여 내는 것인만큼, 그에 합당한 가격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이게 왜 비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가도 똑같이 들 수 있는 생각이다.[3]
가볼만한 전주비빔밥 전문 음식점
전주시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6개 업소를 지정업체로 등록했다. 시 차원에서 대표할 만한 비빔밥집을 엄선한 만큼 가격에 비해 불만족스러울 수는 있어도 맛이 없지는 않다. 때문에 표준적인 전주비빔밥을 찾는다면 해당 업소를 가면 된다. 보통 전주비빔밥 노포 빅3로는 구도청 앞의 가족회관, 성미당, 한국집을 꼽고 1.5군으로 종로회관, 갑기회관, 중앙회관 등을 꼽는다. 이쪽도 업력으로는 슬슬 노포 수준에 접어들고 있다. 그밖에도 업력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치고 올라오는 고궁, 가성비가 뛰어난 백송회관 등의 업소가 있다.
전주시에서는 '전주비빔밥' 난립을 막기 위해 위 가격 문단에서 설명한 대로 표준 조리법을 통일하고 이에 따라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인증을 받은 업소라면 평균 이상의 품질은 기대해도 좋다. 그러나 가성비는 대체로 안 좋은데 인증 조건 중 하나인 전주산 청포묵 등의 재료가 비싼 탓도 있어 보인다. 또한 인증을 받지 않은 업소라고 해서 실력이 없는 집이라고 할 수 없다. 오래된 노포임에도 미인증인 경우도 있다.
(가나다 순/★: 전주비빔밥 인증 업소/☆: 전주시 지정업체)
- 가족회관 ★☆ : 과거 비빔밥 전문 식당 중에서 가장 유명했으나 주방장이 바뀌었는지 비빔밥 자체의 맛이 이전보다 못하게 되었고, 가격도 묘하게 올라갔다. 그러나 사실 예전부터 맛의 변동폭이 가장 심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반찬도, 언제는 잣과 밤이 들어가있다가 언제는 또 없기도 하다. 또 맛이 예전과 비교할 수도 없어져서 예전 어르신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오셨다가 실망만을 남기고 가니 주의하자. 비빔밥만 있는데, 한 그릇에 12,000원, 육회비빔밥은 15,000원이라는 가격을 자랑한다. 한정식(예약 한정, 80,000원)도 따로 있다. 불친절하다는 평이 많고 다른 가게들에 비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 고궁 ★☆ : 대한민국 전주 음식 명인으로 선정된 박병학 조리장이 주방 책임자로 있다.[9] 손님들 접대에 가장 적합한 식당이다. 외양은 초라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맛의 변동폭이 가장 적다. 한정식류(전이라든가 육회라든가 모주 등)도 메뉴판에 올라와 있으며 맛도 수준급이다. 지갑이 넉넉하신 분이라면 한정식류를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쪽도 장사가 잘 되었는지 아예 퓨전 한정식 쪽으로 특화한 '고궁 담'이라는 스핀오프 업소를 내기도 했다. 이쪽도 가격은 그리 착하지 않지만 맛은 훌륭한 편이다. 프랜차이즈화되어서 전국 여러 곳에 분점이 있다. 맛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원산지 보정이 없어서 그런지 본점보다 별로라는 반응이다. 당연하지만 외국인과 함께 자주 가게 된다고 한다. 본점도 전주 시민에게는 여전히 외지인 지향이라는 인식이 짙다. 구 도청 부근의 업소들에 비해 상당히 후발주자라 그런 듯하다. 그만큼 노포들에 비해서 좀 더 현대화, 보편화된 맛의 전주비빔밥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위치는 살짝 외곽지역인 송천동 방면에 있는데, 후발주자+외곽지역의 이점으로 가게가 으리으리하다.
- 백송회관/백송가든 : 본래 비빔밥 전문점은 아니고 '가든'이라는 이름대로 고깃집이다. 원래 한우 생등심, 육회 등이 주력 메뉴였고, 식사용 부메뉴로 제공하던 비빔밥이 유명해졌다. 육회비빔밥이 7천원 대에서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과 익숙한 맛(분식점의 비빔밥을 업그레이드시킨 맛) 덕분에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이다. 정통 전주비빔밥이라 하기에는 모자란 점이 있어 타지인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런 부류의 업소 중에 백송회관이 가장 유명해서 등재 되었지만 전주에는 비슷한 컨셉의 싸고 맛있는 육회비빔밥을 하는 업소들이 많다.
- 성미당 ★☆ : 이전부터 전주비빔밥 식당중에서도 손꼽히게 유명했고, 전주국제영화제 스폰서를 맡기도 하는 등 유명세가 있어서 손님이 많은 편이다. 다른 가게와 달리 특징 있는 비빔밥을 내놓는 집이다. 다른 집은 직접 비벼야 하지만, 성미당 비빔밥은 밥을 고추장에 미리 비빈 뒤 그 위에 추가 재료를 얹고 놋그릇을 뜨겁게 데워서 나온다. 이 때문에 비비는 과정에서 놋그릇의 열로 인해 밥이 고들고들해지는 효과가 있고, 비비지 않고 그대로 두면 밑에 깔린 밥이 놋그릇이 눌어붙어서 누룽지 효과가 난다. 가격은 다른 가게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색다른 비빔밥을 맛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집이다. 맛도 특색이 있는 데다 1965년에 개업한 한국집 다음 세대 정도의 노포라서 나이 지긋한 전주 시민들 중에도 비빔밥 하면 성미당을 꼽는 사람들이 꽤 있다. 2012년 완산구 서신동 쪽에 분점을 개업했지만 2021년 들어 이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사라졌다.
- 한국집 ☆ : 1952년에 개업한 집으로 전주비빔밥을 취급하는 업소 중에서 가장 오래되었다. 현재 업주는 창업주로부터 3대째이다. 본래는 한정식 전문점이었지만 현재는 비빔밥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포다운 품격이 있어 가장 '정석적인' 전주비빔밥을 맛보고 싶다면 이 업소가 좋다. 정석으로 알려진 달걀 노른자를 얹지 않는다는 점과, 식기로 놋그릇과 돌솥을 선택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쉐린 가이드 한국판에 기재된 경력이 있는 업소이다. 전북대 방면과 한옥마을에 한국'관'이라는 유사한 이름의 업소가 존재하는데, 다루는 메뉴는 전주비빔밥으로 동일하나 본 업소와는 상관없는 업소이며 역사도 한국집에 비하면 많이 짧다. 참고로 박정희 대통령이 방문했던 식당이다.[3]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전주비빔밥〉, 《네이버 국어사전》
- 〈전주비빔밥〉, 《위키백과》
- 〈전주비빔밥〉, 《한국민족문화대백과》
- 〈전주비빔밥〉, 《나무위키》
- 〈전주 비빔밥〉, 《네이버캐스트》
- 〈전주비빔밥〉, 《두산백과》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