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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이스(일본어: カレーライス, 힌디어 : करी राइस, 영어 : Curry (and) Rice, 한국어 : 카레(커리)라이스)는 인도 요리의 하나이다. 고기와 감자, 양파 따위의 채소를 넣어 익힌 국물에 카레 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되직하게 끓인 것을 쌀밥에 얹는다.
개요
인도 요리에서 널리 쓰는 소스인 커리와 영국에서 자국 요리인 스튜와 접목, 스튜에 들어가는 각종 고기와 채소를 커리에 넣는 방식이 추가되었고, 이게 일본으로 전해져 찰기가 많은 단립종 쌀을 주식으로 먹는 일본인 입맛에 맞춰 프랑스 요리 기법인 루(Roux)를 사용하여 수프를 되직하게 만들어 일본식 서양요리로 현지화한 음식이다. 이는 일본풍 특유의 특색 또한 강해 Japanese curry 라고도 불린다. 1873년 일본 해군에서 먹기 시작된 뒤로부터 레토르트 식품으로 만들어내며 일본 일반국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세계 최초의 레토르트용 카레는 1926년 일본식품회사 하우스가 개발했고 이것은 가루형이었다. 고체 블록 형태의 카레가루 또한 일본이 개발한 것으로 이것은 S&B가 처음 출시했다. 여기에 1963년 하우스가 사과즙과 꿀을 함유하여 다른 커리믹스 상품에 비해 본래 커리 매운맛을 희석한 바몬드커리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한 게 아이들의 입맛에 특히 잘 맞아떨어져 최고의 급식인기메뉴 중 하나가 되며, 카레라이스는 일본의 국민음식 위상으로까지 올라가게 된다.
이것이 또 한국으로 들어와 오뚜기에서 생산하는 '오뚜기 카레'를 중심으로 레토르트 식품으로서 대중화하였다. 한국식 카레의 현지화한 특징인 버터를 제거해 맛이 깔끔한 것과 강황 비율을 높여 밝은 노란색을 띠는 것은 모두 오뚜기 카레가 만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감자, 당근, 양파 등 부수적인 야채와 고기가 들어가며, 카레의 마살라는 알루 마살라(감자 커리)에서 쓰는 것을 주로 쓰기 때문에 인도인들은 봄베이의 알루 마살라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느낀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대중적으로 한국, 일본 커리 요리들을 '카레', 원조인 인도를 포함한 영국 등 다른 나라 커리 요리들은 원음을 살려 '커리'라고 표기하는 식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를 쌀밥과 함께 요리해 먹을 경우 '카레(커리)라이스'라고 부른다. 해당 문서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카레라이스 위주로 설명하지만 세계 각국에는 다양하게 현지화한 카레라이스들이 존재한다.[1]
유래
인도 커리
인도에서 커리는 갖은 향신료로 만드는 소스를 뜻하는 말이다. 남인도 타밀어에선 가람마살라등 혼합향신료인 마살라를 활용한 요리를 커리라고 불렀다. 북인도에서는 마살라를 활용해 만들어진 커리요리는 그냥 그대로 뒤에 마살라를 붙여서 말했는데, 그래서 커리종류의 이름 중에서 -마살라 라고 부르는 것도 있고, -커리 라고 부르는 것도 있는 것이다.
인도에서는 카레라이스를 칭할 때 커리이름+차왈로 부른다. 그 중에서 라즈마 차왈(Rajma Chawal)이 대표적이다. 여기서 Rajma는 Rajma masala라고 하는 강낭콩을 이용한 커리 소스의 한 종류이고 Chawal은 쌀, 쌀밥을 가리킨다. 라즈마 마살라가 아닌 달 커리를 밥과 함께 내놓으면 Dal Chawal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쌀밥 뿐만 아니라 난(빵)이나 고기 등 다양한 음식들과 함께 먹으며, 옛 전통 방식으로는 손으로 먹었지만 지금은 스푼 등 도구를 사용해서 먹는 경우도 많다.
인도 주둔 영국 해군으로 전파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화하면서 영국 군인과 관리들이 인도 제국에 주둔했는데, 이들은 기존 용법을 넘어서 마살라를 활용한 요리 전체를 뭉뚱그려 커리라고 부르며 영국 요리에 도입했다. 영국인들은 특히 빵에 찍거나 떠서 먹는 걸쭉한 수프나 스튜 형태로 커리를 만들어 먹었다. 이런 카레는 커리 문서에 설명되어있다. 즉, 커리의 '어원'은 인도에 있으나 현재 쓰이는 광의의 커리 '개념'은 영국에서 유래한 것이다.
영국에서 커리는 고급 음식으로 시작했는데, 주로 커리하우스라고 불리는 전문 식당을 중심으로 보급되었다. 영국에 커리가 처음 보급되던 당시에 유럽에서 쌀은 비교적 비싼 식재료였으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먹지도 않았으니 이러한 연유로 영국에서는 주로 난과 곁들어 먹는 문화가 보급되었다. 그리고 커리 요리는 영국인들 스스로 영국 요리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내세울 정도로 국민 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런던의 상점가를 가보면 커리 음식점이 많이 있다.
이 영국 커리는 19세기에 조리법이 제한된 해군 함정의 선상급식의 하나로 해군에도 널리 보급되었다. 당시에는 냉장고가 없었으므로 서양에서는 고기 등 오래 보관한 음식 재료의 나쁜 냄새와 맛을 가리는데 후추 등 향신료가 널리 쓰여왔고, 커리의 강한 향이 그런 목적에 적합해 음식 재료를 오래 보관해야 하는 함정에서 조리에 큰 노동이 필요하지 않아 요리병에게도, 특유의 맛에 수병에게도 환영을 받았다. 현대에도 영국군 전투식량 중 하나로 커리라이스가 있는데 기본 재료들인 커리 소스, 고기, 채소, 쌀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식 커리는, 인도식 커리들 중 주로 육고기와 어울리는 커리들이 주를 이룬다는 게 특징이다. 원래의 커리중에는 해산뭍과 어울리는 커리 또한 많으나, 영국인들은 육고기를 더 즐겨먹었기 때문에 육고기용 커리 레시피가 주로 정착하게 되는데, 이 탓에 영국식 커리를 받아들인 일본 또한 육고기 커리가 기본이고 다시 이 일본식 커리를 받아들인 한국의 커리 또한 육고기 커리가 기본이 된 것이다.
대표적인 영국식 커리로 치킨 티카 마살라가 있는데, 대체로 인도나 파키스탄등 다른 국가에서 이미 있는 커리 종류(발티, 로간조쉬등)의 '영국화'된 버전을 판매한다. 특징으로는 매운 맛이 적고, 대체로 크리미하며, 단맛이 강하다는 것이다. 영국도 커리를 밥과 함께 먹기도 하지만, 한국식과 일본식 카레라이스 맛과는 매우 다르다.
일본으로 전파
인도 음식인 커리가 영국을 거쳐 일본으로 유입된 일본풍 서양음식이다. 돈가스, 고로케와 함께 대표적인 일본풍 서양음식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19세기 말 당시 메이지유신 이후 많은 서양의 문물들을 도입하던 일본에선 많은 유학생들을 서양 국가에 파견하였고, 당시 세계 최고의 해군이었던 영국 해군에도 많은 유학생을 파견해 영국의 선진 해군 기술과 제도를 도입하였다. 메이지시대 일본 해군 의무총감(군의관)이었던 다카키 가네히로(1849~1920)는 서양 의학을 배우기 위해 영국에 유학하던 중 영국 해군의 급식인 카레 스튜를 맛보았다. 다카키는 일본 해군을 괴롭히던 각기병의 원인을 쌀밥 위주의 식단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보리 혼식과 육류 등 식단 개선으로 해결하고자 식단 개선의 일환으로 영국 해군 식단이었던 카레를 도입하였다. 이렇게 도입된 영국식 커리 수프와 일본식 덮밥이 결합해 일본화된 것이 현재의 카레라이스이다. 당시 영국에서 먹던 커리는 일본식 커리 라이스보다는 닭고기나 소고기가 훨씬 많이 들어가는 조리법이었으나, 일본화하면서 고기의 비율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일본 해군에 카레라이스가 도입된 시기엔 세계적으로 각기병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랜 경험을 통해 누적된 식단을 통해서 겨우겨우 예방/치료하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다카키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여러 잡곡을 넣은 현미밥을 먹으면 각기병이 발병하지 않는다는 경험에 근거해 쌀밥 식단을 현미밥 식단으로 변경했지만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일본 육군에서는 "가족들 먹여살릴 돈 벌게 해주고 흰 쌀밥 준대서 군대 왔더니, 또 잡곡밥을 먹으라는 게 말이 되냐!"라며 집단으로 반발하자 어쩔 수 없이 식단 개선을 철회했고 당연하게도 영양소 부족으로 각기병 환자가 속출했다. 물론 부식이 적절히 구비되어있었으면 쌀밥을 먹어도 문제가 없었지만 당시 일본 육군, 해군의 식단은 밥만 가득 주고 반찬은 계급마다 다르게 식비를 주고 알아서 사먹도록 했다. 물론 식단에 대한 교육은 전무. 이렇다 보니 식단의 중요성도 모르는 시대에서 골고루 챙겨먹을 리는 만무했고, 심지어 돈을 벌기 위해 입대한 청년들의 경우엔 이런 반찬 구입 비용조차 월급 대부분이랑 같이 고향으로 송금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쌀밥만 먹고 살아야 했다. 다행히 쌀은 영양소가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어서 생쌀밥에 소금간만 해서 먹어도 '생존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각기병을 예방하는 건 불가능했고, 그나마 야전 조리법으로 고기 반찬은 보급했지만, 야채 반찬 보급은 전무했다. 이후 해군은 카레라이스를 도입해서 각기병을 예방했다. 여기에 일본인들은 오랜 육식금지령 때문에 고기를 먹는 식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고기를 먹도록 하기 위해 잘게 썬 고기를 넣거나 심지어는 개구리 카레가 나오기도 했다.
해군 내에서는 카레가 일상적인 병영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ABCD 포위망에 봉쇄되어 물자 부족에 시달리던 1945년의 일본 내에서 특혜를 누린 야마토급 전함에서는 이전처럼 카레라이스가 배식되었다고 한다. 이 카레라이스는 당연하게도 그 특유의 향 덕분에 해군들에게는 자신의 취향이던 아니던 가장 민감한 감각 중 하나인 후각을 통해 강하게 기억될 수밖에 없었다. 바다를 떠다니는 일이 많은 해군에서는 요일 감각을 잃기 쉽기 때문에 토요일 저녁마다 카레를 제공하는 것으로 요일 감각을 살려주게 하였다. 이런 풍습은 1890년대부터 시작되어 전후 일본 해군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해상자위대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주 5일 근무가 도입되면서 금요일 저녁 식단으로 바뀌었다.
일본 내에 카레라이스가 대중화된 계기에 대해서는 전쟁 이후 퇴역당한 수병들이 주둔지에 눌러 앉거나 각자의 고향에 돌아간 뒤 군 복무 시절 먹었던 카레를 재현하면서 주변에 널리 퍼진 게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도 매우 향이 강하지만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는 않는 향과 맛, 극단적으로는 밥과 카레가루 등 기본적인 재료만 있어도 만들 수 있다는 점, 부가적으로 야채를 넣으면 영양소도 보충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현대에 들어서는 일본의 국민 메뉴로 자리 잡았다. 이 카레라이스가 퍼지기 시작한 지점으로는 대표적인 해군 주둔지 중의 하나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된다. 해당 설에 따라 요코스카시는 카레라이스의 근원으로 알려졌고, 이를 이용하여 매년 카레 축제도 열고 해군식 카레 전문점을 대표적 관광 상품으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또한 각 함정마다 고유의 카레 레시피를 개발해서 민간인들을 초청해 카레 맛을 경쟁하기 위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넘버 1 카레 그랑프리'를 매년 열고 있는데, 요리 대회 때문에 해자대 수상함 전력의 60~70%가 한 곳에 총 집결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육상자위대에서도 전투식량 메뉴로 카레라이스를 배급한다. 2010년대에 한 번 더 리뉴얼되어 지급되는 레토르트식인 2형에는 다른 음식과 함께 카레라이스나 드라이 카레가 포함되어 있다. 다만 짬밥으로 만들던 것은 아니며, 군대가 아닌 직접 서양에서 서양식 조리법으로 도입한 초창기 상업용 카레라이스도 존재했다. 이러한 카레라이스는 여러 가지 향신료를 배합해서 만든 상류층들이 즐기는 요리였다. 일본인 입장에선 서양식 요리법으로 만들어진 카레는 들어간 고기가 상당히 낯선 재료였고, 매운맛 때문에 밑반찬으로 제공한 절임채류만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다. 이후 맛을 점점 수정해서 지금의 카레라이스가 되었다. 그래서 대중화 이전에는 대한민국의 돈가스처럼 레스토랑에서 먹는 양식 요리로 취급했다. 지금도 이러한 서양식 레시피를 남겨둔 식당이 존재한다. 그리고 패전 후 1950년대에 고형 카레가 등장했고, 1968년 최초의 3분 레토르트 식품 카레가 출시되면서 현대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특히 이것저것 그냥 썰어넣고 끓이면 되는 간편한 조리법 덕분에, 당기는 것이 없거나 산으로 야영을 가는 등의 야외 활동을 하는 경우 왠지 무조건 카레를 만들어 먹는 것이 클리셰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카레를 즐겨 먹긴 하지만 성인까지 포함해 일상적인 메뉴로 선택할 만한 요리라기보단 뭔가 별식이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특식 정도의 인식이 대부분인 데 반해, 일본에서의 카레는 거의 한국의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짜장면 같이 어릴 적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대중적인 요리가 됐다. 특히 일본의 전후 부흥기 이후 바쁜 주부나 아이들이라도 쉽고 빠르게 조리해 먹을 수 있어서 가정의 메뉴로 인기가 높았다. 어릴 때부터 먹어온 일본인들에게는 카레의 강렬한 냄새는 한국의 된장찌개 냄새처럼 어머니가 만들어준 추억의 맛으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나 아이들의 학교 급식이나 임간수업, 여름캠프나 대학생 MT나 동아리 같은 야외 활동에는 마치 한국인의 삼겹살과 인스턴트 라면 못지않게 빠지지 않고 등장하여 그야말로 추억이 가득한 일본의 대표적 국민 음식이 되었다. 일본 내에서 등장한 시기도 제2차 세계 대전 전후인지라 노년층들에게도 카레에 대한 향수나 어릴 적의 추억이 상당하다. 카레로 유명한 일본 S&B 식품의 자료에 의하면 일본인들이 1년에 먹는 카레 양은 평균 79끼라고 한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House 식품의 바몬트카레. 일본 카레 판매량에서 바몬트카레 약간 매운맛과 순한 맛이 각 1, 2 위로 11%, 10%를 차지하는 국민 카레이다. 집집마다 선호하는 카레 종류가 다르고 여러 변종 요리법도 많아서 마치 한국 가정마다 고유의 김치 맛이나 된장찌개 맛이 있듯이 일본 가정 고유의 어머니가 어릴 때 해주시던 "우리 집 카레맛"이라는 게 있다.
일본에서 카레가 급속히 보급되던 시절 카레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하우스식품은 사과와 꿀이 많이 나는 미국 버몬트 주에서 나고 자란 의사의 저서로 인해 한때 유행했던 버몬트식 건강법을 차용하여 약간 달고 신맛이 나는 카레를 바몬토 카레"(バーモントカレー)라고 이름 붙이고 '선진국인 미국 음식=건강식품'이라는 이미지로 마케팅해 시장 1위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항목에서 보듯 버몬트 현지에서는 카레를 먹는 식문화 자체가 없다. 사과와 벌꿀을 이용한 건강법이 19세기 말에 한때 유행했을 뿐이다. 다만 2차대전 미군 조리법 지침서에는 커리에 사과를 넣는다. 이를 모방한 '바몬드' 카레를 오뚜기식품이 팔고 있다. 한국은 곁들여먹는 반찬으로 김치와 함께 먹지만, 일본에서는 후쿠진즈케(福神漬け)라고하는 일본식 채소절임과 먹는다. 무, 가지, 박, 연근, 생강, 오이, 차조기 등을 일본인들이 자주 쓰는 간장, 설탕, 식초, MSG 조합의 양념에 절여서 만든 절임이다. 빨간색을 내기 위해 착색료를 넣는 경우가 많다.
한국으로 전파
한국에서 카레를 먹기 시작한 것은 일본을 거쳐 들어온 카레가 전파되면서 부터이다. 일제강점기에 처음 들어온 뒤 1969년 5월 오뚜기에서 최초로 카레를 국내 생산했고 1981년 3분 카레를 출시하면서 대중화 되었다. 문제는 이미 카레라는 음식이 인도에서 영국으로 도입되면서 현지화가 되었고, 영국에서 일본으로 도입되면서 재차 현지화가 되었으며, 일본에서 한국으로 재차 도입되면서 또 다시 현지화가 되어서 일본식 뿐만 아니라 영국식, 나아가 인도식과도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되었지만, 카레가 인도 요리라는 사실만은 알려져 있다 보니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한국식 카레'를 '인도 요리'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카레의 본고장인 인도에 여행을 갈 일이 생겼을 때 전혀 모르는 현지 음식이 두려워서 그나마 친숙한 음식인 카레를 시켰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오뚜기 카레가 아니라 뭔 빨간색이나 녹색이나 거무튀튀한 색의 무언가가 나오는 데다가 맛도 오뚜기 카레와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생소한 맛이라서 곤욕을 치르는 여행객들이 종종 있다. 실제로 6.25 전쟁 이후 중동으로 파견 가던 근로자들 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 정말로 본고장 커리를 맛본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당시엔 현지 느낌을 그대로 즐기는 경향이 보편적이지 않아서 당대 노동자들의 입맛에는 별로 맞는 음식이 아니라서 그런지, 윗선에서 먹을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나마 국가간 교류가 더 증가하면서 외국에서도 한국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을 찾을 수도 있으니 억지로 현지 음식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그쪽으로 가도 되고, 젊은층들의 경우에는 보다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 때문에 현지식 그대로 즐기기를 추구하는 경향이 증가하면서 문제는 덜해진 편이다. 심지어는 반대로 한국에서도 본고장 커리를 먹을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독 짜장밥과 비슷한 부류로 분류되는 인식이 있다. 대표적으로 급식에선 로테이션되는 관계다. 물론 본고장인 일본에는 그런 인식이 없다. 수요층이나 만드는 방법이나 먹는 방법이나 공통점이 많기도 하고, 실제로 급식이나 오뚜기 3분요리 같이 둘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으며 가끔 하이라이스도 2강 1약의 1약으로 엮이기도 한다. '카레 덮밥'이라는 별도의 음식이 존재하는데, 카레가 밥 옆에 곁들여져 나오거나 따로 나온다면 카레덮밥은 밥 위에 부어져 덮밥 그릇에 놓여 나온다. 재료에서도 차이가 보이는데, 재료가 작고 채소가 더욱 많이 들어가 있다. 참고로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카레라이스와 카레 덮밥의 구분을 좀 더 명확히 하는 편이다. 일본에서는 대개 카레라이스의 경우 카레를 밥에 조금씩 얹어서 먹기 때문이다. 카레동의 경우 마치 규동처럼 먹는다. 물론 많은 한국인은 카레라이스건 카레 덮밥이건 일단 비빔밥처럼 비벼 먹기 때문에 구분의 의미가 별로 없다. 절대다수의 일본인들은 비벼서 먹지 않는다.
먹는 방법은 카레를 얹어서 밥과 함께 먹거나, 카레를 밥에 비벼서 먹거나, 돈가스에 커리를 끼얹은 '카레돈까스/돈까스카레'라거나, 계란프라이 등과 함께 먹거나 한다. 피자 치즈를 얹어도 잘 어울린다. 우동면을 넣어 카레우동을 먹을 수도 있다.
아래에 소개된 조리법은 인도식 커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 단순 고형 카레에 약간의 수고를 더함으로써 일본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정도의 좀 더 럭셔리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새마을호에 있던 식당차에서 카레라이스를 사 먹을 수 있던 적도 있었다. 초기에는 퀄리티가 우수했으나 KTX 개통 이후 말년에는 오뚜기 3분 요리 수준으로 전락했다. 결국 열차 카페가 생기면서 식당차는 사라졌다. 한국 요리에서는 워낙에 비벼 먹는 식문화가 주류이기 때문에 밥 위에 카레가 올라온 채로 서빙되면 카레 소스와 밥의 맛을 골고루 느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전체를 비벼서 먹는 사람이 많다.
일본에서 카레는 군대에서 민간으로 넘어온 대중적인 짬밥 메뉴지만 한국에서는 2000년대 중반~2019년 사이에 군대와 학교에서 단체급식으로 자주 쓰이던 통조림 완제품으로 나오던 카레의 영향으로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냥 인스턴트 카레 가루로 조리한 것도 아니고 아예 완제품 통조림 깡통에 든 것을 따서 데워주는 식이라 식감도 최악이고 뭔가 하나 빠진 맛에 이상한 냄새까지 났기 때문이다. 조리병이 정말 실력이 최악이라 그나마 완제품으로 나오는 요리가 낫더라 정도의 경우가 아니면 사회의 맛과의 갭이 큰 메뉴 중 하나였다. 게다가 밤 늦게까지 술 먹고 들어온 간부급 군인이 조식으로 카레가 나오면 그 냄새와 숙취가 어우러져 헬게이트가 열렸다. 그러나 2020년 들어 레토르트 팩으로 바뀌면서 맛있어져 인기 메뉴로 급상승했다.[1]
재료
카레 가루라는 베이스로 양념을 만들어 밥 위에 얹어 먹는다. 그 외에 필수 기본 재료로는 고기와 감자, 양파와 당근이다. 카레 가루를 쓸 때는 밀가루를 볶는다든가, 단맛을 내기 위해 사과나 벌꿀을 넣기도 하며, 일본인의 취향상 소스를 넣는 경우도 많다. 초창기 오뚜기 카레에는 분말이나 레토르트나 기름 성분으로 우지, 돈지를 썼다. 동물성 기름이 몸에 나쁘다는 인식이 박힌 후에는 식물성 기름을 쓰는데 맛이 떨어진다. 일본에서는 사과와 벌꿀이 들어간 카레가 미국의 버몬트와 결부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도 오뚜기가 판매하는 바몬드 카레가 유명하다. 물론 이 카레는 실제 버몬트 주(州)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필집 <하루키 일상의 여백>에서, "미국인에게 버몬트 주와 카레를 연결시키라는 것은 일본인에게 시가현과 시가 담배를 연결시키라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버몬트 사람들은 그런 카레 요리가 있는지도 금시초문이라 한다.
사과와 벌꿀이 버몬트 주와 연관된 것은, 한때 미국에서 '버몬트 민간의학'이라는 것이 유행했기 때문이다. 미국 버몬트 주에서 활동하던 의사 드포리스트 자비스(DeForest Clinton Jarvis)는 1958년 <민간의학: 버몬트 의사의 건강 가이드>라는 책에서 "사과식초와 벌꿀을 섭취하면 모든 병을 물리칠 수 있다"는 민간요법을 제시하였고, 이 책은 백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걸 사과식초만 사과로 바꾸어 카레에 적용시켜 마케팅 포인트로 삼은 것이다. 카레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자양강장제 혹은 에너지 드링크로 팔리는 구론산바몬드도 여기에 해당된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넣는 레시피도 있다. 일컫기로는 자위대에서 전해지는 레시피라고 하는데 확인되지는 않았다. 싸구려를 써야만 한다는데, 맛을 부드럽게 해 준다고. 아마 우유나 생크림을 넣는 것과 비슷한 효과일 듯이다. 양파 같은 경우 다른 야채와 같이 넣을 때도 있지만, 가장 먼저 갈색이 될 때까지 바짝 볶아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깊고 진한 맛과 달콤한 맛 덕분에 카레 맛이 더 좋아진다. 대파와 양파, 마늘 등 일부 부추속 채소의 매운 성분은 열을 가하면 단맛으로 바뀌는데, 갈색이 될 때까지 (캐러멜라이즈) 볶았을 경우엔 설탕보다 더 달게 된다. 백종원도 매체에서 이 방법을 사용한 레시피를 소개했다.
대부분의 경우 고기가 들어간다. 물론 맛은 카레 가루로 내는 것이기 때문에 안 들어가도 충분히 맛있다. 보통은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도 물론 사용 가능하다. 닭고기를 이용한 것도 메이저. 정 고기가 없다면 그냥 햄을 썰어넣기도 한다. 해물 카레도 존재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단 취급 당한다. 오징어 파동이 났을 때 군대에서 나온 오징어 카레는 가히 맛이 최악이었다고. 일반적으로 카레에 해물을 쓸 경우, 튀긴 해물을 카레라이스 위에 얹어서 먹거나 홍합 따위의 해물을 데친 육수를 카레에 쓰되 해물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 투하해서 빠르게 조리하면 되는데, 해물 특유의 시원한 맛과 카레의 향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독특한 맛을 낸다. 주호민이 '짬'의 후속작인 '짬 시즌 2'에서 이걸 대차게 비판했다. 다만 새우 카레는 한 차원 다른 맛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 경우 재료를 볶을 때 새우도 같이 볶아둘 것을 강조한다. 익히지 않은 생새우를 나중에 끓일 때 그냥 넣으면 비린내 작렬하고, 껍질은 먹기 껄끄러워져 곤란하다.
애호박, 가지 등 물기 많은 채소도 맛에 악영향을 주며, 마, 토란, 연근 같은 미끈한 식감을 가진 뿌리 채소 또한 결과가 좋지 못하다.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을 넣는 것도 망치는 길이다. 게는 그냥 넣으면 좋지 않으나 태국등의 동남아에서는 푸팟퐁커리라는 이름으로 튀긴 게와 함께 먹는데, 맛이 상당히 괜찮다.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코코넛 오일과 넛맥(육두구)을 곁들이면 바로 그 동네 맛으로 넘어간다. 갑각류를 넣을 때엔 단단한 껍데기 발라 먹기가 불편할 뿐. 카레에 달걀을 풀어 넣는 것도 권하기 어렵다. 묘하게 비린내가 나고 느끼해지며, 국물과 재료가 분리되는 느낌이 된다. 불을 끄고 달걀을 넣은 후 잘 풀면 또 다를 느낌이 되는데, 맛이 밍숭맹숭해진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강력한 치팅 키가 있는데, 다 된 카레에 마지막에 버터를 한 덩이 넣는 것이다. 재료를 버터로 볶았거나 루를 버터로 만들었다면 이미 들어가 있으니 당연히 안 해도 된다. 넣은 것과 안 넣은 건 풍미가 다르다. 1인분에 각설탕 1개 정도의 비율로 넣으면 된다. 좋은 버터일수록 효과가 좋으므로 마가린밖에 없으면 안 넣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물 대신 우유를 넣고 끓인 후 마지막 버터까지 추가하면 한층 진한 풍미가 더해진다. 다만 이 경우 상온에 방치하면 하루만에 발효되어 요구르트의 시큼한 향이 날 수 있으니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사실 카레 자체의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카레의 맛이 죽지 않고, 덕분에 기본 재료 외에도 온갖 것들이 들어가는 오리지널 레시피가 많다. 특히 일본의 경우 카쿠시아지(隠し味, 숨김맛)의 개념으로 별 기상천외한 것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태반. 예를 들면 케첩, 초콜릿, 콜라, 과일, 커피, 젓갈, 잼 등등으로 무한. 흔히 일본 만화나 일본 애니메이션 등에서 카레가 독요리가 되어버리는 원인이 바로 이거. 가끔 역으로 카레를 넣어서 독요리를 먹을 만한 음식으로 중화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아따맘마가 있는데 어묵의 뒤를 있는 콩라인 메뉴 취급을 받고 있다. 사실 간단한 기본 재료만 가지고 조리할 경우, 어지간해선 카레가 독요리로 돌변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는다. 단, 초콜릿의 경우 당류가 거의 없거나 소량 첨가되어 있는 다크초콜릿은 밑재료를 볶는 단계에서 아주 조금만 사용한다면 살짝 탄 견과류의 풍미도 입히고 고기의 잡내를 싹 덮어버릴 수 있어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물을 붓고 끓일 때 넣는다거나 밀크나 크렘 같은 디저트용 초콜릿을 넣었다간 바로 독요리 확정이니 조심할 것. 또 케첩은 기본적으로 시큼한 맛이 강해 어울리지 않고 케첩보단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도록 하자. 약간 산미가 돌면서 토마토 특유의 감칠맛으로 인해 맛이 매우 깊어진다. 사실상 카레 맛집의 비결이다.[1]
조리법
인스턴트 없이 카레 4인분을 만드려면 코리앤더(고수), 쿠민, 터메릭(강황) 1티스푼에 시나몬(서양 계피), 정향, 넛맥(육두구)가 있어야 한다. 저 향신료를 배합한 것을 마살라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그 카레 냄새는 쿠민이 기름에 튀겨질 때 만들어진다. 고기와 채소 등 재료를 볶아 눌러 붙은 것에 배합된 향신료를 섞은 것을 물이나 육수로 끓여 밀가루 등 전분으로 걸죽하게 만든 요리가 카레다. 저런 향신료를 구비하기 어려운 것보다, 카레를 거의 매일 해 먹는 게 아닌 이상 향신료가 그 전에 향이 다 날아간다. 근데 유리병 같은 밀폐 용기에 넣어 뚜껑 잘 닫아둔다면 2년 정도는 충분히 쓸만하다. 한 번에 5-6회분을 만들어 진공포장해 냉장실에 넣고 쓰면 된다. 문제는 이런 향료들은 대부분 포장 단위가 커서, 종류별로 사 놓으면 혼자 먹어선 10년은 먹을 양이 되고 만다. 소분된 향신료를 일일이 다 사모으고 그걸 적당하게 배합하는 과정이 비용도 많이 들고 어려워서 시판 카레를 사용하는 것이다.
가람 마살라로 만드는 카레 2~3인분 정도의 양이 라면 스프와 비슷한 양밖에 안 된다. 그만큼 향이 강력하다. 시판 카레 분말이나 고형 카레 성분표에 카레분 함량을 보면 정말 적다. 시판 인스턴트 제품에 얼마나 쓸데없는 게 많이 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그 나머지를 채우는 밀가루/전분 가루와 우지, 돈지, 팜유 등 지방은 맛이나 식감, 점도 증가, 잘 풀어지게 하기 위해 필요한 성분이긴 하지만 일단 싸구려 증량제라 볼 수 있고 몸에도 그리 좋은 게 아니다. 진짜 풍미와 건강을 위해서라면 가람 마살라를 만들어 써 보자. 시판 고형/분말 카레에 가람 마살라 만든 것을 조금 첨가해도 맛이 훨씬 좋아져서, 오뚜기 분말 카레가 카레여왕급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카레 가루를 향신료 조합해 직접 만들어 넣을 때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향신료의 방부 작용 때문에 쉬이 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가 더운 나라에서 음식이 잘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들어 쓰던 양념이니 당연한 일이다.
요리하기 전 미리 정해둘 것은, 일단 카레 자체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무슨 재료를 넣든 크게 맛을 살리기 어려우며, 따라서 아예 자기 주장이 강한 새우나 씹는 식감이 좋은 육류가 메인이 된다. 따라서 먼저 무엇을 메인으로 한 카레가 되는지가 관건이다. 그 외의 재료는 어떤 조리법에도 잘 어우러지는 감자, 당근 등을 넣는다. 여기서 또 식감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갈리는데 감자, 당근 등을 부드럽게 넘길 수 있게 잘게 썰고 버섯 같은 부드러운 재료를 넣는 방법이 있는 반면, 부드러운 재료는 배제하고 큼직큼직하게 썰어 씹는 맛을 살리는 방법도 있다.
여기서 의외의 복병이 바로 양파. 양파는 향미 채소로 분류되는 만큼 독특한 향이 있는 데다, 생으로는 식감이 아삭하지만 익히면 물렁해진다. 익히면 단 물이 잔뜩 나오는 건 덤. 이 때문에 양파를 넣느냐 안 넣느냐에 따라 맛과 식감이 상당히 달라진다. 넣을 경우 카레에 단 맛이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카레 본연의 맛은 약간 죽어버린다. 또한 식감 역시 흐물거리는 양파가 씹히게 되는데 호불호가 갈린다. 사실 복병이라기 보다는 카레 정석은 양파가 들어가는 게 맞다. 조리 스킬이 낮은 사람들이 끓인 카레라이스는 양파를 잘 다루지 못해서 불쾌한 식감과 맛을 남기는 것 뿐이다.
양파를 넣지 않는다면 좀 더 카레 본연의 맛이 살며 식감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는 건 당연한 말인데, 카레 본연의 맛이라는 건 의미가 별로 없는 게 그저 강하고 자극적인 향신료 냄새와 약간의 쓴 맛뿐이다. 그래서 그런 스타일은 주로 커리를 의미하고 카레라이스는 강한 향을 지향하지 않는다. 우리가 느끼는 카레라이스에서 그 카레 맛이라고 하는 건 엄밀히 말해서 각종 향신료에 추가되는 고기, 채소 등과 조미료 즉, MSG 맛이고 본래 가람 마살라 본연의 맛을 지향하는 것은 커리다. 그래서 인도 여행에서 우리가 먹는 카레라이스 생각하고 커리를 먹었다가는 매우 자극적이고 강한 향에 충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양파를 넣느냐 마느냐는 취향을 상당히 타니 기호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자. 향이 약한 시판 오뚜기 카레나 일제 카레 같은 것에 양파를 많이 쓰면 들큰한 양파 국물 맛만 나는 실패작(=군대 카레)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건 양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이유가 더 많고, 비교적 향이 약한 시판 카레도 향이 전혀 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물에 섞어 타기 때문에 그런 거고 기름에 볶아서 사용하면 충분히 향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하기 귀찮고 그럴 정도의 스킬도 없기 때문에 카레를 끓이면 군대 카레가 나오는 것이다.
감자의 경우 전분이 나와 카레의 점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으며, 많이 넣을수록 전분 때문에 맛도 카레 본연의 맛은 약해지면서 텁텁함이 강해진다. 카레에 물을 더하기 전 재료를 한번 볶아주는 것이 바로 이 때문으로, 감자 표면을 볶아 코팅시켜 이후 조리 과정에서 전분이 녹아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요리 재료
굵은 글씨는 필수 재료. 양파와 감자는 준 필수이나 둘 중 하나는 빼도 된다.
- 기본 재료: 카레 가루 4인분, 양파 1개 반에서 2개, 감자 1개, 물/우유/육수, 식용유 적당량.
- 추가 재료:
- 생크림이나 우유
- 부재료: 고기·당근·고구마·양배추·고추·버섯·피망·브로콜리·사과·토마토·콩·해산물·달걀·치즈·두부·견과류 등 기호에 맞춰 적당량
- 감미료: 설탕·올리고당·꿀
- 조미료: 소금·스톡
- 향신료: 쿠민·후추·강황·다진 마늘·월계수·오레가노·파슬리 등 기타 취향에 맞는 향신료 등이 있다.
요리 과정
- 1. 냄비에 식용유를 둘러준다. 그냥 식용유도 괜찮지만, 버터를 사용하면 잡내도 잡아주고 카레의 맛이 한결 좋아진다.
- 2. 취향에 따라 고추를 기름에 1분쯤 볶아서 향을 돋우고, 중불로 돌린 후 준비한 양파를 썰어 볶아준다. 완전히 갈색으로 변해 반쯤 뭉글어질 때까지 볶는 것이 좋으며, 양파가 슬슬 색이 변할 때 쯤에 자른 감자와 당근 등을 넣고 볶아준다. 양파와 감자 등의 크기는 재량껏 정하자. 다만 너무 크게 잘랐다가는 익히기 난감하므로, 식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작게 자르자.
- 3. 야채가 익으면 고기와 기름을 넣고 또 볶아준다. 다진마늘을 넣고자 하면 이때 같이 넣는 것이 좋다. 보통 양파의 수분과 기름 덕분에 잘 눌어붙지 않지만, 냄비가 저질이거나 불 조절을 못해서 탈 것 같다면 물/육수/우유를 조금만 넣고 고기가 살짝 익을 때까지 볶아준다.
- 4. 야채와 고기가 모두 적당히 익은 것 같으면 물/육수/우유를 넣고 불을 올려 크게 끓어오를 만큼 끓인다. 버섯을 준비했다면 이때 넣자. 버섯은 너무 익히면 뭉글어지면서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기 때문. 다만 버섯의 종류가 천차만별인 관계로, 식감을 잘 생각해서 투입하는 타이밍을 정하자. 이 때 월계수 잎 등을 약간 더하면 맛이 좋아진다.
- 5. 끓어오르면 다시 중불로 돌리고 고형 카레를 넣어 풀어준다. 불을 아예 꺼버린 뒤에 카레를 천천히 풀면 좀 더 스튜 같은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일본에서 파는 고형 카레의 뒷면 조리 설명서에는 일단 불을 끄고 카레를 녹이라고 강조되어 있기도 하다.
- 6. 이 시점에서 카레는 완성이지만, 크림이나 코코아매스 등을 넣고 싶다면 이때가 좋다. 슥 풀어넣고 크게 끓을 만큼 끓여주면 진짜 완성. 그런 걸 넣으면 맛이 이상해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지만, 의외로 훌륭한 맛을 내므로 시도해보면 좋다.
- 7. 가람 마살라 등 향신료를 넣어 마무리. 다만 막판에 괜히 이런저런 조미료를 추가했다가는 망쳐버릴 수 있으니 주의. 적절히 맛을 보면서 조절하자. 매운맛의 조절은 고춧가루보다 초반에 고추기름으로 하는 편이 좋다.[1]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