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
굼벵이(Grub)는 풍뎅이, 사슴벌레, 하늘소와 같은 딱정벌레목의 애벌레나 매미의 애벌레를 통칭하는 단어이다. 과거에는 매미의 애벌레의 의미를 중점적으로 갖고 있었으나 현대에 와서 아래와 같이 쓰인다. 좁은 의미로는 딱정벌레목의 유충만 의미하지만, 통상적으로 나무 속이나 땅 아래에서 기어다니고 통통하고 흰 애벌레는 다 굼벵이로 불린다.[1]
개요
굼벵이는 변태를 하는 곤충류에서 나타나는 유충이다. 몸빛깔은 황갈색 또는 흑갈색이다. 몸은 누에와 비슷하나 몸길이가 짧고 두꺼운 통 모양이며, 배끝은 C자 모양이다. 머리는 단단한 반구 모양이다. 피부는 얇으며 몸은 연하고 우윳빛을 띤다. 다리는 3쌍으로 대개 짧고 몸의 앞쪽에 있어서 움직임이 매우 느리다. 딱정벌레류의 경우 25도에서 30도의 온도에 수분이 적당하면 10일 정도 지나 부화하며, 흙 속에서 반쯤 썩은 짚더미를 먹거나 농작물을 비롯한 각종 식물의 뿌리 등을 먹는다. 다 자란 굼벵이는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는 완전변태를 해서 성충이 된다. 일부는 번데기를 거치지 않고 성충이 되는 불완전변태를 한다. 인시목(나방)의 유충을 다 누에라 해도 되는 것처럼 딱정벌레목 유충은 다 굼벵이라 불러도 무방하지만, 국내에서 식용하는 것은 꽃무지와 장수풍뎅이의 애벌레 뿐이다. 완전변이하는 애벌레류가 다 그렇듯 대부분 느림보인데, 무식한 생김새 때문인지 느리고 굼뜨다는 이미지가 있다. 세 쌍의 다리는 작고 앞쪽에 있어 이동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움직일 일이 있으면 뒤집어져서 등으로 기어다닌다. 모든 밭작물의 적이다. 고구마, 감자는 굼벵이가 땅속에서 파먹고, 옥수수, 콩과 같은 식물은 줄기를 먹고 자라서 이만저만 골칫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굼벵이가 싸 놓은 똥은 한편으로는 매우 훌륭한 비료로 활용된다. 특히 지렁이 분변토와는 달리 굼벵이 분변토는 입자성이라 통기성과 배수성이 매우 뛰어나다. 초가집의 썩은 이엉 속이나 흙 속, 농작물을 비롯한 각종 식물의 뿌리 근처에 사는데, 때로 농작물에 큰 해를 끼치기도 한다. 곤충 중에도 식용이 가능하고 똥을 뺀 굼벵이는 다른 식용 곤충보다 비교적 맛이 좋다. 한방에서는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굼벵이라는 말은 행동이 느린 사람이나 행동이 느린 다른 벌레에게도 별명처럼 쓰인다.[2]
생태
애벌레 시기에는 부엽토 등을 먹으며 살기 때문에 간혹 초가집의 지붕 위의 지푸라기 등지에 알을 까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지붕 고칠 때 자주 털린다. 보통 기름에 볶거나 구워서 먹지만 날로 먹기도 한다. 또 퇴비더미에 숨어 있기도 한다. 전 세계 온대, 열대 지방에서는 여러 종류의 굼벵이가 사는데 지역 원주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고 있다. 조보아가 정글의 법칙에서 굼벵이를 날로 먹는 패기를 보여 주기도 했다.
가끔 퇴비더미에 숨어 있는 장수풍뎅이 굼벵이는 45g 이상까지 찌기도 한다. 45g 이상이 되면 성충 때 85mm 이상이 나오니 참으로 무섭다. 국내에서 9cm까지 키운 사람이 있다.
특히 흰점박이꽃무지 굼벵이는 약재로도 쓰이며, 이 때는 제조(蠐螬)라고 부른다. 동양 최고의 의서 중 하나인 동의보감 탕액편에 거기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성질은 약간 차고 맛이 짜며 독이 있는 약재로 주로 악혈(惡血), 어혈(瘀血), 비기(痺氣), 눈의 군살, 눈을 뜨고도 못 보는 증세, 백막(白膜), 뼈가 부스러지거나 삔 부상, 쇠에 다쳐 속이 막힌 증세 등을 치료하며 유즙(乳汁)도 잘 나오게 한다고 적혀 있다.
달일 때 냄새가 정말 구리다. 뱃속에 똥이 잔뜩 들어있는데다, 굼벵이의 주식은 낙엽 썩은 흙, 즉 일종의 거름이다. 뱃속에 똥이 가득차서 늑대거북이나 사마귀 같은 뜯거나 갉아먹는 일부 동물에게 먹일 때 똥이 새어나오는 경우가 많고 한번 물기만 해도 똥이 하마가 똥 뿌리는 것 마냥 마구 튀기도 한다. 그래서 시중에 판매하거나 약재용인 경우에는 분변 제거작업을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최근 식약청에서는 흰점박이꽃무지의 식용을 승인했다. 시판명은 '꽃뱅이'. '꽃무지+굼벵이'란 뜻이다.
과거에 굼벵이로 통용되어 불렸던 매미의 애벌레도 약용으로 쓰인다. 정확히는 땅속에서 수 년에서 십여 년을 자라던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 유충이 때가 되면 지상으로 올라와 나무 밑둥으로 붙고, 등이 갈라지면서 탈피해서 성충이 되는데, 그 벗어놓은 껍질(말하자면 매미 허물)을 약으로 쓰는 것이다. 이것은 한방에서 선퇴(蟬退)라고 하며 두드러기나 열병, 피부병에 약으로 쓴다.
식용으로 키우는 굼벵이는 사육하는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의 유충처럼 퇴비더미가 아닌 발효톱밥을 사료로 준다. 그렇지 않으면 위생 문제라든가 맛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도 두엄에 있는 것은 안 먹었고 초가집의 이엉 속에서 살고 있던 것을 먹었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곤충인 만큼 맛이 좋은 애벌레이며, 자연계에서도 파충류, 양서류, 어류, 설치류, 조류들이 잘 먹는다. 톱밥에 묻어 두면 되므로 보관이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소형 파충류 사육하는 사람들이 먹잇감으로 사다 쓰기도 한다. 덩치가 큰 만큼 밀웜이나 귀뚜라미보다 비싼 것이 흠이다. 메기, 가물치 등의 육식 어종의 낚시 미끼로도 쓸 수 있다. 다만 그러기엔 시판품은 값이 너무 비싸고 파는 데가 적으며 초식-잡식어종에는 입질이 없어서, 썩은 나무둥치나 부엽토를 뒤져 현지 조달하는 게 아니라면 쓰는 꾼이 흔하지는 않다.
딱정벌레
딱정벌레는 곤충강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곤충의 총칭이다. 갑충(甲蟲)이라고도 한다. 이 목에 속하는 곤충군은 곤충류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 중에서도 가장 큰 목(目)으로서 현재 약 30여 만 종이 알려져 있는데 극지를 제외한 세계 각지에 분포하며, 한국에는 약 8,000여 종이나 분포한다. 종수가 많은 만큼 종에 따라 모양, 크기, 빛깔 등이 다양하다. 몸길이는 가장 작은 무궁화버섯벌레의 0.25cm에서부터 헤라클레스풍뎅이의 15.5cm(뿔 포함)까지 있다. 모양도 원형이나 공 모양에서부터 가늘고 긴 원통형이나 판 모양의 것, 호리병형, 거기에 돌기나 가시가 돋은 것 등이 있다. 몸빛깔은 검은색, 황갈색, 적갈색 또는 아름다운 금속 광택이 나는 것도 있으며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등의 종류도 있다.
일반적으로 딱정벌레류의 특징은 앞날개가 두껍고 딱딱하여 윗날개 또는 딱지날개라 불리며 보통 좌우가 등쪽의 정중선에서 합쳐져 있다. 막질의 뒷날개는 정지할 때에 앞날개의 밑에 접혀서 들어 있으며 때로는 퇴화된 것도 있다. 입은 씹기에 알맞게 큰턱이 잘 발달해 있다. 촉각(더듬이)은 종에 따라 형태가 다양하며 구애행동이나 수컷끼리의 싸움에 이용된다. 겹눈은 잘 발달해 있으나 일부 종을 제외하면 홑눈은 없다. 앞가슴은 크고 뒷몸체와 서로 달라붙지 않고 움직이지만 가운뎃가슴과 뒷가슴은 서로 연결되어 움직일 수 없다.
알은 공 모양의 것도 있으나 많은 것이 달걀 모양이거나 긴 타원형에서 방추형 또는 만곡된 것도 있으며 물방개 등에서는 길이 약 1cm에 달한다. 암컷의 알 수는 2∼3개의 것에서부터 가뢰류와 같이 수천에 이르는 것도 있다. 산란은 식물체나 먹이식물에 하지만 땅속에 구멍을 파거나 또는 식물의 줄기, 열매에 상처를 내고 산란하는 경우도 있다. 뿔쇠똥구리와 같이 유충의 먹이를 준비하여 산란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도 있으며, 알덩어리를 자기의 똥이나 분비물로 덮는 것, 물땡땡이와 같이 실을 내어 알주머니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부화한 후의 변태는 완전하며, 유충은 좀붙이형, 굼벵이형 등 많은 변형이 있는데 다리가 퇴화한 것도 있다. 또 영(齡)에 따라 체형이 바뀌는 과변태를 하는 남가뢰, 왕꽃벼룩 등도 있다. 번데기는 나용이며 큰턱은 관절이 없고 부속지(附屬肢)는 몸체에 붙어 있지 않다. 땅속에 방을 만드는 것도 많고 드물게는 고치를 만드는 것이나 무당벌레와 같이 유충이 껍질 속에서 번데기로 되는 것도 있다.
생활형태는 많은 다른 곤충류와 같이 두드러지지는 않으나 나름대로 여러 장소에서 여러 모습으로 살고 있다. 땅위에 있는 것일지라도 지표면, 돌 밑, 낙엽 밑, 부식토 속 등에 서식하며 동굴 속이나 개미·흰개미의 둥우리 속에 살고 있는 것도 있다. 나무 위에 사는 것이 가장 많으며 초목의 잎·줄기·가지에 붙는 것, 재목에 구멍을 뚫는 것, 뿌리를 해치는 것, 꽃에 붙는 것, 수액에 모이는 것이 있으며 썩은 나무 속이나 껍질 속, 버섯에서 발견되는 것도 적지 않다. 물속에서 생활하는 것에 물방개, 물맴이, 물땡땡이 등이 있으며 식성도 육식성과 초식성을 볼 수 있다. 지면에 있는 것은 동물의 시체나 똥에 모이는 것, 다른 곤충이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것 등이 많으며, 적지만 해안의 물가에 서식하는 것도 있다. 사람이 제조, 가공한 것을 모아 둔 곳, 저장곡물, 식품, 생약, 건어물, 표본류 등을 먹어 피해를 입히는 딱정벌레류도 많으며 때로는 책상, 고무관, 연관(鉛管) 등에 구멍을 뚫는 것도 있다.[3]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굼벵이〉, 《나무위키》
- 〈굼벵이(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 〈딱정벌레(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같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