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만주는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동북 3성과 내몽골자치구의 3시1맹(三市一盟) 지역(구 만주국)을 일컫는 외래지명(exonym)이다. 한반도의 북쪽, 고비 사막의 동쪽, 시베리아의 남쪽, 사할린 섬의 서쪽에 위치해있다. 각각 압록강과 두만강, 다싱안링 산맥, 스타노보이 산맥, 타타르 해협을 경계선으로 한다.
자연
지리적으로는 춥고 황량한 허허벌판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아무르강(헤이룽강,흑룡강),송화강(송화강)이나 랴오허(요하) 같은 큰 강이 흐르고 한카 호 같은 거대한 호수도 있으며 풍성한 삼림이 우거져 있다. 그리고 몽골고원과 경계를 이루는, 해발 1,900m에 이르는 거대한 다싱안링산맥을 비롯한 여러 산맥들도 자리 잡고 있으며[33] 늪지도 많다. 남부에서 대략 한가운데 둥베이평원이 자리잡고 있다.
농업의 경우는 겨울이 길기 때문에 논 농사는 그다지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의지의 조선인들은 이주해서 논농사를 짓고야 만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지나치게 추워 한반도의 평야보다 농사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며, 곡창지대가 된 것은 20세기 중후반의 일이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가는 반농반목 국가가 많았다. 부여, 고구려 시절엔 기후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고구려도 평안도 이남의 한반도가 생산력이 높았다. 지금 농업으로 유명한 헤이룽장성의 싼장평원도 원래는 거대한 늪지였기에 농사짓기가 어려웠으며, 해당 지역의 퉁구스계 주민들은 수렵채집으로 생활하였다. 현대의 그 광활한 농장지대는 20세기 중후반 중국 정부가 수많은 인민해방군 병사들을 동원하여 십만이 넘는 사상자가 날 정도로 강하게 개간을 밀어붙인 결과이다.
현대에는 남북 길이 약 1,000km, 동서 너비 약 400km에 달하는 중국 최대의 평야 지대이자 전 세계에서도 비옥하기로 손꼽히는 둥베이 평원이 위치하고 있어서 옥수수, 콩, 조, 밀, 사탕무, 등을 재배하는 대규모의 밭농사가 이루어진다. 대두의 원산지 중 한 곳이라고 추정되기도 한다.
또한, 일본에 의해 중화학 단지로 육성될 만큼 천연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 고구려, 청의 강력한 기병은 만주의 풍부한 철광석 덕택이란 이론도 있다. 심지어는 석유도 매장되어 있다. 1959년에 발견된 헤이룽장성 다칭시의 다칭유전이 개발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발해만과 라오허 일대를 중심으로 유전이 개발되어 있다.
동물은 한반도에 서식하는 생물의 90%와 비슷하며 10종에서 9종이 한반도와 같은 종류이다. 호랑이나 표범, 반달곰과 불곰등 포식 동물이 서식하며 늑대도 서식한다. 사슴이나 인삼 등 약용 생물이 살아가고 있다.
식물상 또한 한국 토착 식물의 80% 이상이 만주 지역에서도 서식하며 어류 역시 상당수 일치 한다. 나머지 20%는 한국에서 희귀하거나 멸종위기 판정을 받은 월귤 같은 고산식물들이다. 특히 내만주 최북단 모허는 중국 유일의 야생 블루베리 산지이다.
기후
만주의 위도는 북위 39~57°의 중~고위도로 서유럽과 비슷한 위도임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시베리아 기단이 직통으로 불어오는 지역이라 강한 대륙성 기후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겨울이 길고 매우 춥다. 북만주 지역으로 가면 겨울 최저 기온이 -50℃까지 떨어지는 곳도 있다. 봄과 가을은 빠르게 지나가고 여름은 북만주 지역은 선선하나 랴오닝성 일대는 대한민국, 일본처럼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으므로 경악스럽게 덥다. 특히 차오양시의 경우 여름 낮 최고 기온이 35℃를 넘기는 경우가 잦으며 최고 43.3℃를 기록한 적도 있다. 즉 -50℃와 40℃를 극과 극으로 오고가는 기후라고 보면 된다.
각 지역별로 어느 정도 기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겨울에 매우 추운 편이다. 만주에서 가장 따뜻한 다롄시(1월 평균 기온 -3.6℃)조차 냉대기후를 띄고 있다. 그리고 선양시(-10.4℃)만 해도 남한의 어느 지역보다도 추워진다. 헤이룽장성의 하얼빈시(-18.1℃)는 북한 개마고원이나 시베리아 남부와 비슷한 겨울 기온을 보이고, 북만주 끄트머리의 다싱안링지구 모허(漠河) 일대는 1월 평균 기온이 무려 -30.9℃에 달한다. 그러나 냉대동계건조기후라서 눈은 잘 오지 않으며 매우 건조하다. 북만주와 외만주 중 하바롭스크 지방, 아무르스카야는 최한월 평균 기온이 -30℃ 정도이다.
이곳도 고위도 특성상 한반도나 중국 중심부에 비해 여름에는 해가 일찍 떠서 늦게 지고 겨울에는 반대로 늦게 뜨고 일찍 진다.
주요 도시들
- 선양(심양, 瀋陽)은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로서,만주어에서는 버드나무 울타리를 둘렀다는 뜻의 묵던(Mukden, 한자로는 봉천(奉天)으로 음차.)이라고 불리웠고 서양에서도 그렇게 부른다. 지금의 선양은 혼하(渾河)의 옛 이름인 심수(瀋水)에서 딴 이름이다. 강의 북쪽 땅을 양(陽), 남쪽 땅을 음(陰)이라하는데 심수의 북쪽에 있으므로 심수지양(瀋水之陽), 줄여서 심양 곧 선양이라 부르는 것이다.
- 창춘(장춘, 長春)은 먼 옛날에는 부여의 중심지였고, 일본의 괴뢰국이었던 만주국의 수도였던 도시로 당시에는 신징(신경, 新京, 신쿄)이라고 불렸고, 만주국 수립 후에는 일본 관동군의 중심지였다. 국공내전 당시에는 린뱌오의 인민해방군 동북 야전군이 포위하여 수십만의 시민을 아사시킨 현장이기도 하다. 만주 지구의 거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철도 교통의 요충지이며, 중국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이다.
- 하얼빈(哈爾濱)은 이름부터가 만주어 '하르빈(Harbin)'에서 유래한 도시로 북방색을 강하게 띠고 있다. 이 도시는 러시아 제국이 헤이룽장성을 점유하고 있을 때, 서양의 기술자들과 중국의 노동자들을 불러들여서 만든 도시이다. 당대에는 동양의 파리라고 홍보를 하기도 하는 등 상당히 화젯거리였다. 때문에 한때는 중국인, 한국인, 만주족, 러시아인, 우크라이나인, 폴란드인, 독일인, 영국인, 유대인 등 수많은 민족이 살아가는 다국적 도시이기도 했으나 1945~47년 이후로는 중국인이 절대 다수다. 유명한 의거인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의 배경이 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당지역에서 지역 주민들과 포로들을 상대로 끔찍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731부대가 여기에 있었다. 위치가 위치인 만큼 겨울엔 얼음이 한번 얼면 거의 안 녹을 정도로 매우 춥다. 하지만 이런 기후를 살려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얼음 축제를 열기도 한다.
- 랴오둥 반도 끄트머리의 항구도시로, 과거 고구려의 비사성이 있던 곳이다. 청나라 북양함대의 군항으로 개발되었다가 19세기 말 러시아가 삼국간섭으로 조차하면서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군항이 되었다. 러일전쟁 당시에는 러일 양국 간에 끔찍한 공방전과 대학살이 벌어졌고, 이후에는 한동안 관동주란 일본 조차지의 수도로 기능했다. 안중근 의사가 처형된 곳도 이곳 다롄에 속하는 뤼순 형무소다. 현재는 중화학 공업으로 유명하며 여전히 발해만의 주요 항구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북해함대의 근거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러시아 프리모리예 지방(연해주)의 중심이자 극동 연방관구의 중심인 항구도시이다. 도시명은 러시아어로 동방을 정복한다는 뜻이다. 러시아의 동방 무역 창구이며,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여타 지역으로 이어진다. 1860년대 러시아가 2차 아편 전쟁의 중재를 서 준 대가로 청나라로부터 얻어내면서 도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러시아 태평양 함대의 핵심 주둔지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군사도시 기능보다는 관광도시로 유명하다.
-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방의 중심 도시. 극동 개척자 예로페이 하바로프의 이름에서 따왔다. 1858년 건설된, 극동 러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로 한때는 극동 연방관구의 행정 중심지이기도 했다.
민족
유목 및 수렵채집민족
- 아이신기오로 누르하치가 이끌던, 반농반목을 하던 건주 여진 일파의 직계 후손이다. 현재 천만명 가량이 남아 있으며 50% 가량이 랴오닝성에 거주한다. 하지만 한족에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분리된 생활을 유지했음에도, 현재는 대부분이 한화되어 중국인에 동화되어 있다. 본인들이 만주족이라는 사실은 자각하지만 중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크며, 민족 언어인 만주어는 사멸 직전인데다 주급 이상의 민족 자치 지역을 보유하지도 않고 있다. 민족 종교는 만주 신화를 기반으로 한 샤머니즘, 그리고 티베트 불교이다.
- 퉁구스어족의 시버어를 사용하는 수렵민족이다. 랴오닝성과 지린성의 및헤이룽장성의 남부에 거주한다. 또 청나라 시기에 서북 국경 방위를 위해 강제 이주된 일파가 저 서쪽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차부차얼 시보자치현에도 존재한다고. 스스로를 선비족의 후예로 여긴다. 이들의 언어인 시버어는 만주어의 한 방언이기 때문에, 현대 들어서는 사멸 위기인 만주어를 재구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민족 종교는 샤머니즘과 티베트 불교이다.
- 퉁구스어족의 나나이어를 사용하는 수렵채집 민족이다. 중국에서는 허저족으로, 러시아에서는 나나이족이라 부른다. 흑수말갈의 후예로, 청나라의 발흥 당시 북동 국경을 방위하는 임무를 받아 헤이룽장성에 남았던 야인 여진 부족의 직계 후손이다. 주로 어업과 채집을 통해 생활하는데 어업이 주된 산업이이며. 물고기 껍질로 의복을 만들어 입는다. 러시아 제국의 외만주 점령 당시 일부가 러시아 지배 하에 들어가면서 현재는 중러 양국에 분할되어 있다. 민족 종교는 애니미즘 신앙이다.
- 퉁구스어족의 어웡키어를 사용하는 민족. 주로 싱안링 산맥 및 내몽골자치구 북동부 일대에 거주한다. 지역별로 생활양식이 유목부터 수렵채집까지 다양하다. 세 갈래로 나뉘는데, 쑤어룬 어웡키족은 전체 어웡키족의 80%를 차지하며 유목에 종사한다. 퉁구스 어웡키족은 러시아 혁명 당시 러시아령 시베리아에서 넘어온 이들이며, 순록 유목에 종사한다. 마지막으로 야쿠트 어웡키족은 시베리아에서 넘어온 야쿠트인들의 후손으로 가장 원시적인 수렵채집 및 순록 유목에 종사한다. 샤머니즘과 티베트 불교 또는 러시아 정교를 믿는다.
- 퉁구스어족의 오로첸어를 사용하는 민족. 주로 싱안링 산맥에 거주한다. 대실위의 후손들로, 명나라 시기에는 야인 여진의 일파로 취급되었으며 청나라에서는 색륜부의 일파로 분류하며 만주 팔기에 소속시켰다. 삼림에서 수렵을 통해 생활하며, 종교는 주로 토속 샤머니즘을 믿는다.
- 퉁구스어족의 민족.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방의 해안 지역과 사할린, 일본 홋카이도에 거주한다. 매우 극소수로 이미 민족어인 오로치어는 사멸했으며, 주로 러시아어를 쓴다. 일본에서는 아예 소수민족으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 퉁구스어족의 민족. 러시아 하바롭스크 지방과 연해주에 사는 수렵채집 민족으로, 나나이족과 생활양식이 매우 비슷하다.
- 퉁구스어족의 수렵채집민족. 러시아 사할린, 일본 홋카이도를 중심으로 극소수 거주한다. 나나이족과 매우 유사하다.
- 하바롭스크 지방에 거주하는 퉁구스어족의 수렵채집민족이다. 나나이, 윌타족과 매우 유사하다.
- 몽골인민공화국, 그리고 내몽골자치구를 기반으로 거주하는 유목 민족이다. 만주와 내몽골의 몽골인들은 몽골어족에 속하는 몽골어를 사용하지만, 키릴 문자를 사용하는 몽골국의 동족과는 달리 여전히 몽골 문자를 사용해 표기한다. 만주 지역에는 서부의 3시 1맹 지역과 랴오닝성에 주로 거주한다.
- 몽골어족의 다우르어를 사용하는 민족. 주로 내몽골자치구의 북부와헤이룽장성에 넓게 퍼져 거주한다. 청나라 강희제 시기 국경 방위를 위해 이주된 일부 집단의 후손들은 저 서쪽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국경지대에도 거주한다. 거란족의 후예로 강력히 추정된다. 요나라의 멸망 이후 대다수는 중앙아시아와 이란으로 향해 서요를 세우거나 중국에 남아 몽골과 한족에 동화되었지만, 대하씨 부족으로 대표되는 일부는 북방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했다. 그들의 후손이 바로 다우르족이다. 근세에는 만주 팔기에 소속되었지만 북방 국경 방위를 위해 남았고, 그 때문에 독립된 민족집단으로 남을 수 있었다. 수렵과 유목을 하지만, 친척뻘인 몽골인과는 달리 농사 또한 잘 짓는다. 종교로는 주로 토속 샤머니즘 신앙을 믿는다.
- 홋카이도 북부 및 남사할린과 쿠릴 열도를 중심으로 분포하는 민족으로, 고립어인 아이누어를 사용한다. 고아시아 인종으로 분류되며 크게 홋카이도 아이누, 쿠릴 아이누, 사할린 아이누로 나뉜다. 일본사에 큰 영향을 미쳤던 민족이지만 바다를 통해 외만주 지역의 수렵 민족들과도 교류하며 문화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지녔었다. 퉁구스계 말갈족 해양민들의 일파가 전래한 오호츠크 문화가 특히 큰 영향을 끼쳤다. 홋카이도 아이누는 농경을 일부 하였으나 대다수는 수렵채집으로 생활하였는데, 특히 어업과 해달 사냥이 주된 생활 양식이었다. 아이누 신화로 대표되는 토테미즘과 샤머니즘을 믿는다.
- 고립어인 니브흐어를 사용하는 수렵채집 민족으로, 북사할린과 외만주의 아무르강 하류를 중심으로 분포한다. 아이누와 직접적으로 부대끼며 영향을 주고받았던 민족이다. 중국 동북과 러시아 극동의 이웃 퉁구스인들과 매우 유사한 생활상을 보이며, 주로 어업에 종사한다. 러시아와 일본의 사할린 지배 과정에서 수가 격감하였다.
참고자료
- 〈만주〉, 《나무위키》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