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밥
콩밥은 쌀에 콩을 섞어서 지은 밥을 말한다.
목차
개요
콩밥은 한국 요리의 하나로 콩을 같이 넣어 지은 밥이다. 콩밥은 콩과 쌀을 물에 충분히 불린 뒤 밥을 안쳐 짓는다. 들어가는 콩의 종류는 호랑이콩, 강낭콩, 검은콩 등이다. 밥에 들어간 콩의 종류나 가짓수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주로 한 가지 콩만 넣어서 짓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여러 가지를 준비하자니 복잡하고 번거로워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로 들어가는 콩은 완두콩, 강낭콩, 서리태(쥐눈이콩), 병아리콩 등등. 땅콩은 쓰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볶지 않은 생땅콩을 쌀과 넣어 땅콩밥을 할 수 있다. 식감은 보통 콩밥의 콩맛과 비슷하다. 설령 콩이 들어간 밥이라고 해도 인삼이나 대추, 밤과 같이 콩이 아닌 재료까지 들어간 밥은 영양밥으로 쳐준다.
콩의 원산지는 대한민국과 만주로 보고 있다. 우리의 선조들은 일찍이 콩의 진가를 깨달아 중요한 곡물의 하나로 애용하여 왔다. 1813년 김장순(金長淳)은 『김씨감저보(金氏甘藷譜)』의 서문에서, 콩이 민생과 직결되고 있음을 들어 보석보다 더 귀중한 보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교도소에서 죄수들에게 콩밥을 줬었으나, 1986년부터 보리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관용적인 표현으로 오늘날에도 경찰서에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된다는 뜻으로 '콩밥 먹다'라는 표현을 쓴다.(콩밥은 독립운동가들에게 밥대신 콩을 더 많이 주어서 생긴 말이다) 영양가 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콩밥은 오랫동안 한국 식당에서 쉽게 볼 수 없었다. 최근 삶의 질을 강조하며 건강한 생활방식과 먹거리의 유행을 타고 '영양밥', '잡곡밥' 등 콩이 들어간 여러 가지 밥을 내놓는 곳이 늘었다.
만드는 법은 먼저 콩을 오랫동안 물에 담가서 충분히 불린 다음, 씻어 일어놓은 쌀과 한데 섞어 흰밥을 짓듯이 지으면 된다. 대개 콩밥을 지을 때는 검은콩을 쓰며, 추석을 전후한 때에는 청대콩을 그대로 쌀에 섞어 '청대콩밥'을 지어 먹는데, 이는 특히 추석날의 절식이기도 하다. 콩밥은 단백질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육류에서 단백질을 취하기 힘들었던 서민들에게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어 왔다.[1][2][3]
설명
일반적으로 쌀만 있는 쌀밥에 비해 영양소가 더 풍부하고 쌀에는 없는 영양소를 콩이 챙겨주므로 웰빙식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단 준비가 쌀밥에 비해 대단히 귀찮아진다. 풋콩을 쓴다면 별다른 처리없이 사용하면 되지만 말린콩이라면 이게 원체 딱딱한 물건이라서 이를 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물속에 담가두고 오랜 시간 불려두었다가 사용해야 하기 때문. 또한 콩을 익히기 위해 일반 쌀밥을 할 때보다 조금 더 오랜시간 동안 쪄야만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잘 불리고 푹 익혀도 콩은 여전히 쌀에 비해 크고 아름다우며 씹으면 식감이 쌀에 비해 뻑뻑하고 입 안에 텁텁하게 남기 때문. 특히 어린이들은 콩밥이라면 십중팔구 먹기도 전에 일단 질색부터 하고 본다. 대표적인 이유는 콩 특유의 '비린 맛'이 나기 때문인데 이는 콩의 주성분인 식물성 단백질이 원인이다. 안 먹는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안 먹는 경우가 흔한데 심지어 콩밥이라는 말만 들어도 대성통곡하는 아이도 있다. 특히 그 맛이 특히 강하고 식감이 퍽퍽한 강낭콩밥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질색하는 콩 1위. 완두콩이나 쥐눈이콩(서리태)밥은 맛있다고 잘 먹는데 강낭콩만큼은 먹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정도. 반대로 진짜 콩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쌀밥은 밍밍하다고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콩 자체의 향과 맛이 쌀에 비해 강한 편이기 때문에 반찬의 맛, 향을 상당부분 덮어버린다는 점 때문에 콩밥을 싫어하기도 한다. 특히 덮밥류와 궁합이 나쁜 편이다. 카레라이스나 제육덮밥, 볶음밥, 김밥 등 요리 과정에서 밥과 다른 재료들이 섞이게 되는 메뉴를 콩밥으로 만들면 아주 열광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심지어 비빔밥을 할 때 쌀밥이 아닌 콩밥으로 만들면 그 고추장과 참기름으로도 콩의 맛이 전혀 안덮어지니 콩의 맛이 얼마나 강력한지 새삼 깨닫게 될 수있다. 그 라면 국물조차 콩밥의 콩맛을 죽일 수 없다는 점에서 말 다 했다. 콩자반이나 삶은 콩 같은 것은 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사람이 콩밥만 유독 싫어하는 경우는 대체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맛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도정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영양소를 잃어버리는 흰 쌀밥보다 단백질, 비타민 등을 충분히 보충해 줄 수 있는 콩밥이 더 영양가가 풍부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콩밥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이들도 교도소의 그 콩밥만큼 나쁜 식감의 콩밥보다는 쌀, 현미 등 다른 곡식과 적절히 어우러진 콩밥을 더 좋아한다. 또한 불린 콩에서 나오는 진액 때문인지, 밥이 고슬고슬하지 못하고 진밥이 되어 찐득한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싫어한다.
당뇨 환자들은 대부분 콩밥을 먹고, 실제로 의사 및 영양학 전공자들도 대부분 이를 권장한다. 거의 탄수화물 덩어리인 흰 쌀밥은 혈당량을 급속도로 증가시키기 때문에 당뇨 환자에게 좋지 않지만, 콩에 함유된 식이섬유가 당의 흡수를 조절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완두콩밥의 경우 볶음밥용 밥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호불호 타는 건 둘째치고, 파릇파릇한 완두 + 백미밥 조합이기에 비주얼은 여타 콩밥에 비해 예쁘기 때문이다.[3]
조리법
조리법은 쌀밥을 할 줄 알면 심플하다. 준비하는건 일반 쌀밥과 같고 콩만 몇 시간 전부터 물에 담가 불려두고 밥 지을 때 넣으면 된다. 다만 콩마다 담가두는 시간이 제각각이고 만약 두 종류 이상의 콩을 동원하면 서로 시간을 잘 맞춰주어야 한다.
불리는데 필요한 물의 양은 상관없다. 그냥 콩들이 푹 잠길 정도로 양껏 넣어두자. 물에 불려두는 시간은 대두 같은 큰 콩은 1 ~ 2시간 정도가 필요하며 쥐눈이콩, 완두콩 등 작은 콩은 30분 정도만 담가두면 된다. 녹두 같이 차원이 다른 딱딱한 콩은 하루 종일 담가둔다. 밥을 할 땐 당연히 불린 콩과 쌀을 섞어야 하며 물의 양은 역시 콩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쌀밥을 할 때 보다 조금 더 많은 정도만 넣으면 된다.
다만 기술의 발전으로 전기밥솥들은 아예 콩밥 만드는 기능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 경우 불리는 작업을 생략하고 바로 만들 수 있다.[3]
부정적 인식
역사적 사례
동양에서 콩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알고 보면 그 뿌리가 무척 깊다. 심지어 기원전에 살았던 사람들도 콩밥이라면 치를 떨었는데 한나라(漢) 역사가 반고가 쓴 한서(漢書)의 진승열전에서 항우가 거록대전을 앞두고 군사 쿠데타를 벌이기 전에 한 말이 이렇다.
"송의는 진나라를 공격하기는 커녕 한곳에 머물기만 하고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지금 나라는 황폐하고 백성은 굶주렸으며 병사들도 군량미가 떨어져 밥에는 쌀과 콩이 반반일 지경인데(卒食半菽) 저 송의라는 자식은 손님에겐 연회를 베풀면서 콩밥이나 먹는 병사의 사기는 헤아리지 않으니, 송의는 도저히 사직을 지키는 신하가 아니다!"
송의의 부덕함의 근거로 병사들이 콩밥 따위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든 것. 병사에게 질 좋은 음식을 먹이는 건 단순한 미각 충족의 영역이 아닌 군 전체의 사기와 직결되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한나라 때 유향(劉向)이 쓴 전국책(戰國策)에도 콩밥은 형편없는 음식으로 나온다. 전국시대 당시 한나라의 지형을 설명하면서 지리가 험해서 사람들이 보리와 밀도 재배를 못해 주로 콩밥을 먹고 콩잎으로 국을 끓여 먹는다고 했다. 한자로 콩밥과 콩잎국을 두반곽갱(豆飯藿羹)이라고 하는데 보통 청빈한 생활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로 쓰이지만 본뜻은 변변치 못한 음식이다.
이렇게까지 유서깊게 천대받았던 이유는 여럿이겠으나, 무엇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맛이 없으니까. 사실 서양에는 이렇게 유서깊은 콩 혐오는 없는데, 렌틸콩이나 완두 같이 주식으로 먹기에도 괜찮은 콩 종류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렌틸과 완두는 유럽은 물론 중동 일대에서도 주식 취급이었다. 동아시아에 있는 품종은 대두같이 주식으로 먹기엔 맛이 많이 거친 품종이 많다. 심지어 주식으로써 지위는 쌀보다 많이 못난 작물로 여겨진 보리, 심지어 조와 기장, 아메리카 작물 전래 이후엔 감자와 옥수수에게도 밀릴 정도였다. 예로부터 오곡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실질적으로는 주식의 지위로 여겨지지 못했다고 해야할 것이다.[3]
교도소의 상징
콩밥이 교도소를 상징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교도소에서 식비를 줄이려고 쌀밥 대신 값 싸게 양을 늘리기 위해 재소자에게 콩밥을 먹였기 때문이다. 콩밥의 부정적인 뜻은 주로 이 문단이다.
일제강점기 후기 한반도는 일제가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조직적인 수준의 수탈을 하여 극도로 궁핍했다. 그러다 보니 재소자의 식사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당시 감옥의 콩밥은 우리가 흔히 보는 "콩, 쌀, 보리가 적절히 섞인 식사"가 아니라 쌀이나 보리라고는 도무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콩투성이라서 '밥'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콩밥이었다. 비율이 쌀 10%, 콩 40%, 좁쌀 50%였다니까 말 다 했다. 이 정도면 콩밥이 아니라 밥콩이라 불러야 할 지경. 가뜩이나 비리고 식감도 별로인 삶은 콩을 한 움쿰 입에 털어넣는다면 영 좋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 콩이 완두콩같이 삶았을 때 부드럽고 맛이 좋은 콩이 아니라 대두나 강낭콩을 넣는다고 한다.
위의 이유로 경찰서에 붙잡혀 교도소에 갇히는 것을 "콩밥 먹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당시 군대나 일반 가정도 콩밥 먹기는 매한가지였지만, 1980년대 이후로 군대나 가정집 형편이 나아진 이후에도 교도소에서는 여전히 콩밥을 제공해서 결국 콩밥이 교도소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저항시인으로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형무소에 갇힌 심훈 선생은 모친에게 편지로 형무소 밥이 콩밥이라 즐겁다고 이야기한 바가 있다. 어릴 적부터 집에서 먹던 밥에 콩이 있으면 좋아했고 남이 안 먹는다고 하면 좋아라 콩만 먹던 나였으니 즐겁다고 쓴 것인데, 물론 감옥에 있는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 마음을 조금이라도 안심시키려고 더 이렇게 썼을 듯하다.
다만, 1986년 콩의 가격이 올라 쌀보다 비싸짐에 따라 교도소 재소자용 식사도 보리 1: 쌀 9의 혼식으로 대체하였고, 2014년에는 보리값도 비싸지자 100% 쌀밥으로 완전 전환하였다. 하지만, 콩밥의 사용이 꽤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하나의 상징으로서 교도소 생활을 콩밥 먹는다로 표현하고 있다. 2019년에는 충주시청 유튜브 홍보맨이 법무부 유튜브와 콜라보한 영상에서 충주구치소에 들어갔는데 구치소 식단에도 역시 콩밥은 없다.
예전에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예하 소년분류심사원이나 소년원, 외국인보호소, 국군교도소(前 육군교도소)에서도 콩밥을 제공했을지언정 지금은 콩밥을 제공하지 않는다. 교정·소년보호시설, 외국인보호소의 직원식당에서도 콩밥은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북한에서는 여전히 교도소에서 콩밥과 옥수수밥, 감자밥을 비롯한 잡곡밥을 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콩밥이 여전히 감옥의 상징으로 손꼽히며, 쌀밥은 명절이나 특정일때에나 맛볼수있는 특식이다. 북한에서는 학교나 공장, 농장 돌리는것도 예산부족때문에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교도소에 투입되는 에산 따위가 풍족할리가 없으니 쌀밥같은 비싼 음식을 제공해줄리가 없는것이며, 이 때문에 재소자들은 영양보충을 위해서 돈 있는 재소자한테 빌어먹거나 면회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
가난의 상징
과거 콩밥이 어떤 음식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글이 1936년 조선중앙일보에 실려있다. '콩밥'이라는 제목의 동시다.
콩밥을 보면 넌더리가 나요. 밤낮 우리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콩밥만 짓지요. "엄마, 나 콩밥 먹기 싫어, 쌀밥 지어, 응?" 하고 졸랐더니 엄마는 "없는 집 자식이 쌀밥이 뭐냐. 어서 못 먹겠니?" 하고 부지깽이를 들고 나오셨다. 나는 꿈쩍도 못하고 안 넘어가는 콩밥을 억지로 넘겼지요. 해마다 쌀농사는 짓는데 밤낮 왜 우리는 콩밥만 먹을까?
콩밥이라면 넌더리를 내는 아이의 심정과 당시 사람들이 콩밥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이다.
이런 연유로 은유적인 의미로서의 콩밥은 가난의 상징이었다. 옛날에는 쌀의 수확량이 지금처럼 수요를 충족할 만큼 넉넉하지 않았기에 모자란 쌀을 대신하여 어떻게든 양을 늘리기 위해 콩을 보충해 넣은 것이 콩밥의 시초였고 따라서 콩밥은 가난한 이들이나 먹는 밥으로 분류되어 왔다.
다만 콩밥이 돈 아끼려고 먹는다는것도 이제는 옛날 이야기이다. 현대에는 상기한대로 콩밥이 쌀밥보다 더 비싸기 때문. 그럼에도 콩밥이 가난의 상징으로 쓰인 역사가 워낙 길기 때문에 아직도 가난의 상징으로 쓰이는게 실로 아이러니하다.[3]
기피의 상징
콩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특히 콩 냄새를 싫어하거나 콩 맛을 싫어하는 입장에서는 꺼리는 대상 0순위의 음식이다. 특히 학교나 기숙사, 군대, 회사 또는 병원 급식 메뉴 중에 콩밥이 나오는 메뉴가 있다면 그야말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식품들은 필수 항목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들면 젓가락만 안 대면 그만이지만 콩밥은 필수로 먹어야 하는 밥 식품이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다. 식사를 혼자 하는 사람이면 그냥 안 먹으면 장땡이지만 보통은 집단으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아예 콩을 걸러내며 밥만 먹거나 잔반을 남기는 경우가 흔한 일이다.
일부 집 안에서는 명절때 친척이 모여 식사할 경우에 한해서 친척들의 눈치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먹는 척하거나 몰래 삼켜가면서 눈속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콩을 걸러낼 때 바로 발각되면 상상불가. 가장 속 편한 방법은 그냥 밥을 조금만 먹는 것 뿐이다. 물론 그러면 배가 고플 테니 뒷감당은 알아서 해야 한다. 머리를 좀 굴리자면 밥을 뜰 때 콩밥을 뜨는 척 하면서 콩만 최대한 걸러내고 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걸릴 가능성이 높으니 위장용으로 한두 알 정도 얹어주는 센스를 발휘하면 좋다.
하지만 콩을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몰래 혹은 당당히 자신의 밥에 담긴 콩들을 그 사람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있다. 어찌되었든 남기는 것은 없으니 증거도 없고 참 속편한 완전범죄. 물론 이건 그 콩을 넘겨받을 상대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겠지만... 사실 몰래 넘겨봤자 다 티가 나니 당사자는 물론 주변인들도 속이는건 절대 불가능하다. 렌틸콩의 경우는 콩의 냄새도 적어서 좋다.
다른 방법이 있다면 비빔밥 같은 것을 해 먹는 것이다. 특히 매운 맛이 진하거나 해서 콩맛을 무시할 수 있다면 이 쪽도 방법이기는 하다. 다만 본인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 따라 주거나 본인 입맛에 맞아야 하고, 콩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3]
자매품
콩밥의 자매품이 있다면 바로 팥밥. 적두(赤豆)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팥으로 지은 밥이기 때문에 콩밥보다 더한 면이 있으니, 바로 밥색깔이 팥의 색깔로 물든다는 것. 콩밥도 그렇지만 팥밥은 그야말로 꺼리는 대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거기다가 준비하기는 더 귀찮은 것도 덤. 색 자체는 의식하지 않고 먹을 수도 있지만 팥 자체가 단단하지 않고 작아서 먹으면서 골라내기가 너무 어렵다. 작아서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하고,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부서져서 밥이랑 섞이는 게 싫어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하다.
하지만 콩밥과 달리 팥밥은 문화적인 입장에서는 기피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명절, 생일, 결혼 등 경사스러운 날에 먹는다든지, 임금님 수라상에 콩밥은 절대 안 올라가지만 팥밥은 올라갔던 점을 들 수 있으며 일본에서도 팥밥은 경사의 상징이다. 대체로 콩이 작고 맛이 약할수록 거부감도 약해지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쥐눈이콩이 있는데 이걸 쓰면 밥 색깔이 거무튀튀해지는 부작용(?)이 있으나 콩의 맛은 거의 안나기 때문에 콩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사람도 대부분 잘 먹는다.
콩이 아닌 또 다른 곡물류로 밥을 지어 먹을 수도 있다. 기장을 이용한 기장밥이나 조를 이용한 조밥 등이 이런 경우. 이 경우 역시 콩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거부감이 덜하다. 참고로 급식 같은 곳에선 종종 옥수수를 넣은 이른바 옥수수밥이란 걸 볼 수 있는데, 괴이한 비주얼과는 달리 옥수수의 고소함이 더해져서 꽤나 먹음직하다. 북한의 경우는 별식으로 먹는 게 아니라 쌀이 모자라 옥수수를 섞어 밥을 짓는다. 물론 옥수수가 아니라 콩을 넣어 밥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 전설로만 전해지는 '쌀은 폼 잡을 정도만 넣고 나머지는 죄다 옥수수 or 콩'으로 된 잡곡밥을 감상할 수 있다.
콩에서 짜낸 즙만 넣어 밥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콩의 영양소도 챙길 수 있으면서 밥맛도 크게 바뀌지 않으니 콩밥이 좋은 건 아는데 콩 맛이 싫어 먹기 그런 사람이라면 시도해볼만 하다. 단, 그냥 콩밥 해먹는 것보단 효율이 좋지 않다.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극단적인 콩밥으로는 정월대보름에 먹는 찰밥이 있는데 말 그대로 다섯가지 이상의 곡물로 이루어진 밥으로 기장, 수수, 조, 콩, 팥을 넣어 만들어 먹는다. 당연히 준비도 장난이 아니고, 보통의 콩밥보다 더더욱 아이들과 기피자들의 거부감이 심하다. 무엇이랑 먹어도 콩 맛이 반찬이나 국의 맛을 완벽히 눌러버리는 경이로운 체험을 할 수도 있다. 만약 아니라면 셋 중 하나로 밥 속의 곡물들의 맛이 약하거나, 반찬이나 국의 간이 세거나, 둘의 밸런스가 매우 환상적으로 맞을 경우인데 사실 거의 대부분은 밥 맛이 약하거나 반찬 간이 센 경우가 대부분이다.[3]
다른 나라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종종 기피의 대상이 되는데, 원래는 카리브해 지역 국가에서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이 먹는 음식이었다. 오늘날에는 카리브해 지역의 중국인, 인도인 이주자들의 영향으로 간장과 숙주를 넣고 볶거나, 커리에 비벼먹는 레시피 등이 있다.
콩이나 쌀 모두 종류가 많다보니 지역이나 문화권에 따라 일부 콩밥은 고급 음식으로 대접받는다. 남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완두와 그린 빈스를 넣어 볶거나 찐 밥이 고급 음식에 해당한다. 렌즈콩 커리에 쌀밥 조합(Daal Bhat, Daal Chawal)은 서민, 부자 막론하고 많이들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물론 달 바트는 그냥 흔하게 먹는 주식이지 고급음식은 절대로 아니다.[3]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