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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숭이두더지쥐
벌거숭이두더지쥐 분포 지역

벌거숭이두더지쥐(영어: naked mole-rat, 학명: Heterocephalus glaber)는 동아프리카에 사는 작은 설치류의 일종이다. 지하에 굴을 파서 살고 온몸에 이 없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벌거숭이뻐드렁니쥐라고도 부른다.[1]

개요[편집]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두더지와는 연관 없고 그냥 의 일종이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사하라 사막 이남 동아프리카에 분포하는 포유류이 거의 없고 땅속에 굴을 파서 산다. 몸길이는 약 8cm이며 뭉뚝한 주둥이에 긴 앞니 두 개가 튀어나와 있다.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포유류이나, 포유류 중 거의 유일하게 체온 조절 능력이 거의 없다. 피부에 땀샘이나 피하지방이 없어 더위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가 일정한 땅속에서 산다. 그래서 눈과 귀가 작고 시력이 좋지 않지만 고양이처럼 입가에 길게 삐친 털이 더듬이 역할을 한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마치 개미처럼 번식을 맡은 여왕 한 마리와 일과 싸움을 맡은 나머지 개체들, 새끼까지 수십에서 수백여 마리가 땅속에 긴 굴을 파서 군집 생활을 한다. 일반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생쥐 정도 크기로 몸무게가 최대 40g에 불과하지만 여왕쥐는 그 두 배인 80g까지 나간다. 여왕이 죽으면 다른 암컷 중 한 마리가 여왕이 되어 체중이 두 배 늘어나고 번식을 도맡게 된다. 3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고 있어 같은 몸집의 쥐보다 5~10배 이상 오래 산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일반적인 서식지의 터널 내에서 제한된 산소 가용성에 잘 적응해 있다. 가 발달하지 않았으며 헤모글로빈의 산소 친화도가 높아 산소 섭취 효율이 증가한다. 같은 크기의 동물에 비해 호흡과 대사율이 매우 낮으며, 이는 쥐의 약 70% 수준으로 산소를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장기간의 배고픔에 대응하여 대사율을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 벌거벗은 두더지쥐는 5%의 산소만 함유된 공기에서 최소 5시간 동안 생존하며 심각한 고통의 징후를 보이지 않고 정상적인 활동을 지속한다. 또 죽을 때까지 늙지 않고,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며 을 비롯한 다른 병에도 강한 것으로 확인돼 인간 수명 연장 연구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여러모로 생물학적 통념을 거스르는 생물이다. 그만큼 특이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기때문에 이 동물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노화 정복에 관해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동물원 등에 전시되어 있다.[2]

생태[편집]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보통 몸길이는 8~10cm이고 몸무게는 30~35g이다. 여왕의 몸집이 더 크고 몸무게가 50g을 훨씬 넘을 수 있으며, 가장 큰 개체는 80g에 달한다. 그들은 지하 생활에 잘 적응되어 있다. 눈은 매우 작고 시력은 좋지 않다. 다리는 약하고 짧다. 하지만 그들은 땅속에서 매우 능숙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만큼 빠르게 뒤로 움직일 수 있다. 그들의 크고 돌출된 이빨로 을 파며, 이 입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이빨 뒤에 입술이 밀폐되어 있다. 땅을 팔 때 턱을 닫는 데 사용되는 근육은 전체 근육의 약 1/4다. 이 거의 없고 주름진 분홍색 또는 노란색 피부를 가지고 있다. 피부에는 단열층이 없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20마리에서 많게는 300마리(평균 75마리)까지 무리를 이루어 함께 같은 굴에서 살아가는데, 포유류지만 살아가는 방식은 포유류라기보단 오히려 한 마리의 여왕과 땅굴을 지키는 병정들, 굴을 파고 먹이를 찾아오는 등 잡다한 일을 하는 일꾼들의 계급체제로 이루어져 있는 개미와 비슷하다. 여왕은 일꾼들보다 십수 년 이상 장수하며 새끼를 낳아 무리를 유지한다. 여왕은 자신의 아들 중 가장 건강한 개체와 교미를 해 자식들을 계속 출산하며, 이 수컷은 끊임없이 교미만 하다가 비교적 단명하고 만다. 이후 여왕은 또 새끼들 중 가장 건강한 수컷을 데려와 교미한다. 이러한 생태 구조 때문에 다른 포유류들과 달리, 유전자 풀이 굉장히 좁다. 물론 될 수 있으면 외부에서 수컷을 영입하려 한다. 연구에 의하면 Disperser라는 개체들이 있는데, 이 개체들은 (장거리 여행을 위해) 지방 축적량이 높은 등 일반 일꾼들과 차이를 보인다. 이 개체들은 다른 무리를 찾아다니며 그 무리의 여왕과 교배를 시도한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여왕이 아닌 무리의 암컷들은 처음부터 번식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절대 권력에 대한 복종의 의미로 스스로 호르몬을 조절하여 일시적으로 불임이 되는데, 예민한 여왕은 번식을 가능하게 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무리의 암컷을 금세 알아채고는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 여왕이 죽으면 암컷들은 여왕 자리에 오르기 위해 반복적이고 장기적인 경쟁을 벌인다. 또한 병정들은 뱀 등의 포식자가 침입할 시, 즉시 둥지 입구 앞으로 집결하여 특유의 뻐드렁니로 필사적으로 싸운다. 이렇게 극단적인 사회성을 가진 다른 포유류로는 다마랄랜드두더지쥐(Fukomys damarensis)뿐이다.[3]

생물학적 특징[편집]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더 특이한 점으로는 캡사이신이나 산에 의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인데, 독일의 막스-델브뤽 분자의학센터(MDC) 연구진에 따르면,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중 첫 관문인 'TrkA' 단백질을 이루는 일부 아미노산에 변형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통증을 못 느낀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동물에게 이로울 리 없지만,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열악한 지하 환경에서 여러 마리가 붙어 살기 때문에 차라리 통증에 무뎌지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하의 이산화탄소 밀도가 높은 환경에서 신체조직에 산이 축적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추측 중이다.

일반적인 설치류가 암 발생률이 높아서 암 연구에 실험동물로 사용되는 것과는 반대로, 벌거숭이두더지쥐는 암과 노화에 내성이 있어 수명도 일반 설치류의 10배 가량에 해당하는 30년 이상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의 이유가 밝혀졌는데, 2013년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와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교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특이한 히알루론산을 만들어 세포가 잘 변형되지 않도록 막고, 암세포가 잘 증식하지 않게 한다고 한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CO2 농도가 80%인 환경에서도 생존 가능하고, 산소 농도가 5프로 이하인 환경에서도 1시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 게다가 땅굴에서 굴의 통로가 무너지는 등의 이유로 산소가 아예 없더라도 18분을 버틸 수 있다.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는 신진대사량이 낮아지고 호흡이 억제된다. 또한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체내에는 과당과 설탕의 농도가 높은데, 포도당의 무산소호흡과는 다르게 과당을 통한 무산소호흡은 젖산에 의해 저해되지 않으므로 오랫동안 세포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젖산에 의한 산증을 어떻게 조직손상 없이 버틸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소형 동물임에도 수명이 30년 이상이다. 이는 인간과 비교하면 인간 1명이 평균적으로 800년을 사는 것과 같다고 한다. 애완동물로 흔히 키우는 설치류인 햄스터나 래트, 마우스 등의 수명이 주로 2~3년이고 길어봐야 5년인 걸 감안하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령증가(노화)에 따른 사망률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생물에게 적용되는 곰퍼츠의 사망률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4]

수명과 관련 연구[편집]

벌거숭이두더지쥐는 3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고 있어 같은 몸집의 쥐보다 5~10배 이상 오래 산다. 인간으로 따졌을 때 800세 수준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죽을 때까지 늙지 않고,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며 암을 비롯한 다른 병에도 강한 것으로 확인돼 인간 수명 연장 연구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이 인간 수명 연장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한 생명과학 연구개발 자회사인 칼리코(Calico) 연구진은 벌거숭이두더지쥐가 곰퍼츠 사망률 법칙(Gompertz law of mortality)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내 2018년 발표했다. 곰퍼츠 사망률 법칙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사망률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예컨대 인간은 서른 살 이후의 사망 위험이 8년마다 두배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연구진은 1980년대 초부터 출생 이후 이력 관리가 되고 있는 벌거숭이두더지쥐 3000여 마리를 대상으로 사망률을 조사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번식 가능한 정도로 성숙한 생후 6개월 후부터 일간 사망률이 약 1만 마리당 1마리를 약간 넘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후로 평생 동일한 사망률을 유지했고 심지어 약간 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벌거숭이두더지쥐는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암이나 다른 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산소 농도가 5%인 환경에서는 5시간, 산소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도 약 18분을 버틸 수 있다. 서른이 지나도 새끼를 낳을 수 있고 나이가 들어도 심장 기능이나 몸의 구성성분, 뼈의 상태, 신체 대사 지표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리코 연구진은 벌거숭이의 샤프롱 단백질(손상된 DNA를 회복시켜 주고 다른 단백질의 기능을 도와주는 역할의 단백질) 수준이 매우 높아 노화를 유발하는 각종 단백질 손상을 수시로 바로잡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분석했다.

2016년 독일 막스-델브뤽 분자의학센터 연구진은 벌거숭이두더지쥐의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 중 첫 관문인 'TrkA' 단백질을 다른 두더지쥐 및 포유류들과 비교한 결과 일부 아미노산에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즉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 이스라엘 하이파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벌거숭이두더지쥐가 특이한 히알루론산을 만들어 세포가 잘 변형되지 않게 하고 암세포가 잘 증식하지 않도록 막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장수와 건강을 두고 연구가 계속되고 있어 인간 수명 연장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1. 벌거숭이뻐드렁니쥐〉, 《위키백과》
  2. 벌거숭이두더지쥐(시사상식사전)〉, 《네이버 지식백과》
  3. 벌거벗은두더지쥐〉, 《요다위키》
  4. 벌거숭이두더지쥐〉, 《나무위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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