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
낫(sickle)은 풀, 나무, 곡식 등을 베는 데에 사용하는 'ㄱ'자 모양의 농기구이다. 쇠로 날을 만들고 나무로 된 자루를 달아서 만든다. 세계 각지의 인류가 낫을 철기 시대 초기부터 사용했으며, 문화권마다 그 형태와 모양새에 차이가 있다.
한자로는 겸(鎌)이라고 적는다. 영어로는 시클 혹은 사이드. 제주도에선 낫을 '호미'라고 부르며 호미는 'ᄀᆞᆯ갱이'라고 부른다.
개요
농작물 또는 풀·나무를 베는 데 쓰는 'ㄱ'자 모양으로 생긴 기구.
낫의 고어는 '낟'이다. 칼날의 '날[刀]'은 '낫'과 어원이 같은 말이다. 농경과 더불어 발명된 수확용 농기구이다.
고대 동방에서 일어난 맥작농경(麥作農耕)에서 그 이삭을 베는 데 돌로 만든 날을 끼운 낫을 사용하였다. 그 원형은 사슴 또는 야생마 등 초식동물의 아래턱뼈와 비슷했을 것이다. 톱니 모양의 이빨 대신 테두리를 톱날처럼 판 돌날을 잇몸 모양의 틀에 붙인 것이 발견된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한 줄로 늘어선 돌날은 톱니낫의 구실을 하고, 자루의 구실을 하는 아래턱뼈 모양의 나무는 쥘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졌다. 이런 종류의 낫이 보릿대를 베는 데 알맞다는 사실은 여러 나라에서 보리베기를 하는 데 톱니바퀴 모양의 낫을 쓰는 점으로 보아 알 수 있다.
벼농사를 많이 하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일찍부터 조개껍데기의 전을 갈아 벼이삭을 자르는 데 썼으며, 한국·일본·중국 등에서는 조개껍데기 대신 납작한 돌로 만든 칼, 즉 돌칼을 사용하였다. 쇠가 나온 뒤부터는 같은 모양의 철제품이 이것을 대신하였으나 그 전통은 오늘날에도 아직 화베이지방[華北地方]·몽골·남만주 등에 전해져 좁쌀끌·손톱낫 등으로 불리면서 쓰인다.
오늘날의 낫과 같은 모양인 것은 중국에서는 이미 신석기시대의 돌낫으로 시작하여 뒤에 쇠낫으로 바뀌었다. 낫은 계속 발전하여 날 뒤쪽을 구부려 여기에 자루를 만들어 끼웠는데, 날과 자루는 둔각(鈍角)을 이루었다. 돌칼 모양의 손톱낫은 이삭을 자르는 데 썼고, 쇠낫은 포기를 베는 데 썼으므로 이 두 종류의 낫의 교체는 농사방법의 개량과 관련이 있다.
유럽의 신석기시대 낫이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청동기시대 이후 청동 또는 쇠로 만든 낫이 발달하였으며, 청동으로 만든 낫 가운데는 날과 자루를 하나로 만든 것이 있고, 그 모양이 아래턱뼈 모양에 날을 끼운 낫과 닮은 것이 있는 것을 보면 동양식 돌날의 낫이 만들어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낫의 종류는 모양이나 쓰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눈다. 담배낫은 담배의 귀를 따는 데 사용하는 작은 낫을 말하며, 밀낫은 풀이나 갈대 등을 밀어서 깎는 낫을 말한다. 밀낫의 형태는 보통 낫과 같으나 등이 날이 되고 자루가 긴 편이다. 버들낫은 보통 낫보다 날이 짧으며, 예전에 고리를 만들 때 사용하였다. 벌낫은 벌판의 무성한 갈대 따위를 휘둘러서 베는 도구이다. 모양은 보통 낫을 닮았으나 날이 크고 자루가 길어서 두손으로 쥐어야 한다. 갈대가 많은 제주도에서 많이 사용한다. 접낫은 작은 낫이다. 접낫의 날끝은 물음표처럼 오그라들어서 옥낫으로도 부른다. 뽕낫은 자루가 보통 낫처럼 길지만 날 길이는 짧다. 보통 낫으로 남자 한 사람이 하루에 30여 평의 벼를 벨 수 있다.
낫과 관련하여 무속신화(巫俗神話)인 성조(成造)대감 이야기에, 그가 낫을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 있다. 천궁대왕(天宮大王)과 옥진부인(玉眞夫人)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왔다. 인간에게 집을 지어주려고 각종 연장을 만들었는데, 이 중 하나가 낫이라고 한다.
고려가요 《사모곡(思母曲)》에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낫과 호미에 비유하여 어머니의 사랑이 더 적극적이고 지극함을 읊고 있다.
한국의 낫
한국에서 사용되는 낫은 크게 전통낫인 조선낫과 왜낫이 있다. 왜낫은 상단의 한손낫의 형태로 날이 직선으로 손잡이와 90도로 꺾여 있어서 식물을 베려할 경우에 식물에 낫을 대고 걸친 다음에 당기듯이 잘라내야 작업이 효율적이다. 반면 조선낫은 날이 손잡이에서 더 길게 위로 나와서 곡선 형태의 완만한 ㄱ자 형태를 이루며 왜낫보다 더 날이 굵고 두꺼우며 손잡이 닿는 지점까지 날이 서있다. 따라서 왜낫보다 작업범위가 더 넓으며 왜낫보다 각도의 조절이 용이해서 간단히 위에서 아래로 휘두르는 것만으로 웬만한 잡초와 잡목은 다 절단되는 위력을 보여줘 내구성과 성능으로 그 이름이 높다
풀이나 곡식의 대를 베거나 나뭇가지를 치고 꺾어 넘기는데 쓰는 'ㄱ'자모양의 연장으로 자루가 짧은 낫과 긴 낫이 있다. 그리고 낫은 풀이나 곡식을 거두는데 쓰는 풀낫, 나무하는데 쓰는 나무낫, 버들이나 담배잎, 뽕나무를 베는데 쓰는 버들낫이 있다〈그림 7-1〉.
낫은 날이 얇고 가늘어 가벼워 쓰기에 편한 대신 날이 약해 풀을 베는 데나 쓴다. 대신 나무낫은 살이 두껍고 육중하여 나뭇가지를 찍어도 날이 상하지 않으며, 특히 나뭇가지를 찍기 쉽도록 날이 굽은 낫공치 안쪽의 오금부위에서 슴베 위까지 날을 세운다. 버들낫은 크기가 매우 작아 날 길이가 10cm 남짓하다〈사진 7-1〉.
벌낫〈사진 7-2〉은 호남과 제주 지방에서 갈이나 들풀을 베는 데 사용한 연장으로 40∼50cm 길이의 낫 날을 1∼1.5m되는 긴 자루에 달아 사람이 서서 바닥을 후리면서 풀을 벤다.
낫은 쓰는 지방에 따라 그 모양에 차이가 있는데 경기 · 영남 지방의 낫은 날이 곧고 자루와 직각을 이루고 낫 날이 자루에 박히는 슴베 부분이 긴데 반하여, 강원 · 호남지방의 낫은 날 등이 굽은 것이 많고 슴베가 비교적 짧다. 『해동농서』의 '낫(鎌)'은 나무낫과 비슷한 모양이다. 예전에는 낫을 '낫'(『역어류해』 · 『사류박해』) · '낟'(『사성통해』 · 『훈몽자회』 · 『신증류합』 · 『동문류해』)이라 했고, 한문으로는 (『사성통해』 · 『역어류해』) · 鎌(『색경』 · 『북학의』 · 『과농소초』 · 『임원경제지』) · 鎌刀(『역어류해』 · 『방언류석』 · 『사류박해』) · 釤(『훈몽자회』 · 『재물보』)로 적었다. 또한 벌낫은 大鎌(『훈몽자회』)으로 썼다. 제주도에서는 낫을 ‘호미’ 또는 ‘허미’로 부르고, 지방에 따라 나무낫은 ‘우멍낫’ · ‘육철낫’이라고 하며, 풀낫 가운데 낫공치가 짧고 날이 얇은 낫을 '평낫' 또는 '왜낫'이라고도 부른다.
낫으로 벼베기를 할 때 하루에 약 300여 평을 벨 수 있다.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