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구 (농기구)
풍구는 말 그대로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이다. 종류는 두 가지인데, 바람을 일으켜서 곡물에 섞인 쭉정이, 겨, 먼지 등을 선별하는 농기구가 있고, 바람을 일으켜 불을 피우는 데 쓰는 풀무가 있다. 쇠풍구는 주로 풀무를 일컫는다.
전자의 풍구는 탈곡한 곡식을 넣고 위에서 둥근 통의 중간에 달린 손잡이를 돌리면 바람이 나오는데, 곡식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무거운 알곡은 바로 떨어져서 나오고, 티끌은 바람에 불려 나가게 된다. 곡물에 섞인 쭉정이, 겨, 먼지 따위를 날려서 제거하는 농기구. 한쪽에 큰 바람구멍이 있고, 큰 북 모양의 통 내부에 있는 여러 개의 넓은 깃이 달린 바퀴를 돌려서 낟알과 잡물을 가려낸다.
쇠풍구를 사용할 때는 아궁이 입구에 쇠풍구를 놓고 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아궁이 입구로 향하게 한 후 손잡이를 돌리며 바람을 불어 넣는다. 쇠풍구가 없을 때는 부채로 바람을 부쳐 넣든가 입으로 불어 불씨를 일으켰을 것이다. 쇠풍구가 생겨나면서 부녀자들의 부엌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지금도 마당에 가마솥을 거는 화덕을 설치해 놓은 집들은 오래된 쇠풍구가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1]
바람을 불어넣어 곡물을 선별하던 나무풍구[편집]
풍구는 말 그대로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이다. 그런데 풍구는 두 가지 도구로 나뉜다. 첫 번째 것은 바람을 일으켜서 곡물에 섞인 쭉정이, 겨, 먼지 등을 선별하는 고르기 연장이다. 두 번째 것은 바람을 일으켜 불을 피우는 데 쓰는 도구를 말한다. 둘 다 풍구로 불린다. 하지만 그 쓰임새나 모양, 크기가 완전히 다르다. 전자의 풍구는 주로 일제강점기부터 널리 사용되었는데 송판이나 합판 등 목재를 사용하여 만들고 크기는 높이 1m 정도이고 길이는 1~2m 내외로 상당히 큰 농기구이다.
이 풍구는 손으로 돌리려면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점차 전동기를 달아 돌려 사용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크기를 작게 만든 철제 풍구가 농가에 많이 보급되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광복 이후의 풍구는 나무로 만든 둥근 통과 상단에 곡식을 흘려 넣는 깔때기형의 아가리가 있는 형태이다. 둥근 통 내부에 여러 개의 날개가 달린 축이 있고, 외부에 부착된 손잡이로 축을 돌려 바람을 일으키는 구조이다.[1]
풍구는 공기의 기류를 이용하여 곡물을 선별하는 연장으로 비교적 근대적인 기계 기구의 구조를 갖추었다. 회전지름이 50∼100cm 되는 일종의 송풍기(바람개비)를 설치하고 바람이 배출되는 입구에 곡물을 낙하시켜 협잡물을 선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풍구는 송풍장치 · 곡물투입부 · 투입량 조절장치 · 곡물배출구 · 검불 배출구로 구성된다. 바람개비의 날개는 4장이 보통이고, 얇은 나무판자로 만들었다〈사진 9-3〉. 풍구로 한시간에 벼 15∼20가마를 선별할 수 있다.
풍구는 지방에 따라 '풍차' · '풍로' · '풀무' · '품구'라고도 부르며, 한문으로는 颺扇(『북학의』 · 『과농소초』 · 『해동농서』 · 『임원경제지』) · 扇車(『방언류석』 · 『물보』 · 『사류박해』) · 風扇車(『농정촬요』)라고 했다.
풍구를 돌리기가 힘이 들기 때문에 근년에는 전동기를 달아 돌리기도 하였고, 또한 바람개비를 보다 능률적으로 개량하여 크기를 작게 만든 철제 풍구〈부록 사진 6〉가 농가에 많이 보급되었다.[2]
나무풍구 종류[편집]
풍구는 크게 수동식 풍구와 동력식 풍구로 나눌 수 있다. 수동식 풍구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돌려서 사용하는 풍구이고, 동력식 풍구는 전기나 내연기관으로 작동하는 풍구이다.
수동식 풍구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풍구이다. 수동식 풍구는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어 유지 관리가 쉽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람 손으로 직접해야하기에, 풍량이 일정하지 않고, 풍량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동력식 풍구는 수동식 풍구보다 풍량이 크고 일정하게 나오며 작업의 효율성이 뛰어나다만, 전기요금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3]
쇠풍구[편집]
- 풀무로도 불리는 쇠풍구
후자의 풍구는 쇠로 되어 있다. 달팽이처럼 생긴 몸체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고 원형의 구조물이 달려 있다. 이 원형 구조물의 손잡이를 돌려 몸체 내부의 바람개비를 회전시키면 몸체 옆면 구멍으로 바람이 나오는 구조다. 이런 풍구는 풀무라고도 한다. 그런데 풀무는 원래 대장간에서 화덕에 바람을 집어넣는 기구를 주로 일컫는다.
이 풀무의 모양은 네모난 통에 한쪽은 가죽으로 막은 손잡이와 공기흡입구를 두고, 다른 한쪽은 풍로(風路 또는 송풍구, duct)를 끼워 화덕의 밑부분과 연결한다. 풀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흡입구를 통하여 공기가 들어가고, 손잡이를 밀면 가죽막이에 의하여 압축된 공기가 풍로를 따라 화덕으로 들어간다.
이와 같이 밀고 당기는 작업을 반복함으로써 화덕의 불 온도를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대장간에 쓰는 풀무는 손으로 작동하는 손풀무와 발로 밟아 바람을 넣는 발풀무가 있다. 따라서, 나무풍구와 쇠풍구, 풀무는 모두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용도와 구조가 모두 다른 풍구들이다.[1]
- 쇠풍구로 아궁이 불 지피기
쇠풍구를 사용할 때는 아궁이 입구에 쇠풍구를 놓고 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아궁이 입구로 향하게 한 후 손잡이를 돌리며 바람을 불어 넣는다. 쇠풍구가 없을 때는 부채로 바람을 부쳐 넣든가 아니면 입으로 바람을 후후 불어 불씨를 일으켰을 것이다. 쇠풍구가 생겨나면서 부녀자들의 부엌일이 한결 수월해졌으니 농가에서는 필수적인 생활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농촌에 가면 집집마다 어딘에선가 쇠풍구를 발견할 수 있다. 쇠로 되어 있고 구조가 단순하니 고장이 거의 없다. 마당에 가마솥을 거는 화덕을 설치해 놓은 집들은 오래된 쇠풍구가 아직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1]
- 고로에 바람을 불어넣는 풍구
풍구는 고로 조업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고로 내부에 철광석을 가공한 소결광과 유연탄을 가공한 코크스를 층층이 장입한 뒤 이를 녹일 1200~1250℃의 열풍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열풍은 고로를 빙 둘러 설치된 풍구를 통해 취입된다. 이때 풍구는 초고온의 노내(爐內) 용융물과 직접 접촉하게 되는데 용융점이 1083℃에 불과한 구리로 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적 바탕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4]
각주[편집]
- ↑ 1.0 1.1 1.2 1.3 〈불을 지필 때 사용하는 쇠풍구<쇠처럼 단단한 유산, 한국의 철 문화>〉, 《지역N문화 테마》,
- ↑ 〈풍구〉, 《한국의 농기구》,
- ↑ 고추건조기공장, 〈풍구, 여러 곡물 정선부터! 풍구의 모든 것〉, 《네이버 블로그》, 2023-10-06
- ↑ 〈<남기고싶은이야기 82> 오세철 서울엔지니어링 회장, 포스코와 함께 한 50년··· 풍구(風口) 시장점유율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 《포스코뉴스룸》, 2017-01-05
참고자료[편집]
- 〈풍구〉, 《위키백과》
- 〈풍구〉, 《한국의 농기구》
- 〈불을 지필 때 사용하는 쇠풍구<쇠처럼 단단한 유산, 한국의 철 문화>〉, 《지역N문화 테마》
- 〈<남기고싶은이야기 82> 오세철 서울엔지니어링 회장, 포스코와 함께 한 50년··· 풍구(風口) 시장점유율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 《포스코뉴스룸》, 2017-01-05
- 고추건조기공장, 〈풍구, 여러 곡물 정선부터! 풍구의 모든 것〉, 《네이버 블로그》, 2023-10-06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