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문구)
자(Ruler, 尺)는 길이를 재거나 선을 그을 때 쓰이는 도구(문구)로 나무나 금속 혹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진 곧고 평평한 막대에 일정한 간격으로 눈금을 새겼다. 종류는 삼각자, 줄자, 15cm 자, 30cm 자, 100m 자, 눈금 없는 자 등 용도나 길이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나라에서 사용하는 단위에 따라 눈금이 미터 단위일 수도 있고 인치 단위일 수도 있다.[1]
개요[편집]
자는 눈금이 일정 간격으로 있어서 길이, 너비, 깊이, 두께, 각도 등을 재거나 두 점 사이의 직선을 그릴 때 사용한다. 자에는 죽제(竹製), 포제(布製), 목제, 금속제 등이 있으며 휴대하기에 편리한 접자(折尺), 긴 물건을 측정하는 데 쓰는 줄자(卷尺), 그 밖에 특별한 사용 목적에 알맞도록 고안된 여러 종류의 자가 있다. 공장이나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자에는 휘거나 굽음으로써 길이의 변화를 일으키는 일을 막기 위하여 그 단면이 X형 또는 H형으로 된 금속제의 것이 있으며, 극히 세밀한 눈금을 넣기 위해서 광학용 유리로 만든 것 등 정밀측정용의 자가 쓰이는데 이런 자는 눈금이 너무나 세밀하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눈금을 읽도록 되어 있다. 자의 원래 목적에 따라 물건의 길이를 잴 뿐만 아니라 길고 딱딱한 단순한 형태이기에 손에 닿지 않는 물체를 꺼낼 때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체벌 도구로 엉덩이나 손바닥을 때릴 때 사용되기도 한다.[2]
어원[편집]
한국어 자의 어원은 아마 도량형 자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자는 순우리말이 아니고, 중세 한국어 尺(척)의 이형태인 '작'이 ㄱ의 약화로 ㅎ 말음 체언이 되어, '잫'이 되고, 근대에 이르면서 ㅎ이 떨어져 나가, '자'로 정착한 것이므로 자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귀화어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서 자는 Ruler이다. 영어의 많은 단어들이 그렇듯이, 이 단어도 노르만 정복으로 들어온 프랑스어 사용 지배계층들이 수입해온 프랑스어 단어가 기원이다. 중세 영어 reuler는 프랑스어 단어 reuler가 기원인데, 프랑스어는 속세 라틴어의 변종이기 때문에 결국 라틴어 단어 regula가 원조이다. 라틴어 regula는 길이를 잴 때 쓰는 막대를 뜻하니 결국 그냥 '자'를 가리킨다. regula는 쫙 펴다, 선도하다, 유도하다는 의미인 라틴어 동사 regere 의 명사형으로, 옷을 재단하기 위해서 천을 쫙 펴고 길이를 재는 행위에서 기원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라틴어 regere의 의미 중 선도하다는 뜻은 나중에 프랑스어에서 의미가 분화하여 지배하다는 뜻인 régir의 어원이 되었고 이것이 영단어 rule의 어원이 되었다. 즉, 영어에서 지배하다(rule)와 도구 자(ruler)는 어원이 같다. 이처럼 rule(지배하다)과 ruler(자)는 같은 어원에서 출발해서 프랑스어를 거치며 갈라졌다가 다시 영어에서 비슷한 형태로 정착했는데 여기에 민간어원이 덧붙여지면서 문제가 좀 생긴다. 둘의 형태가 너무나 유사하기 때문에 일종의 독자연구 식으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고는 한다.
재질[편집]
현대에는 플라스틱과 금속 재질의 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문구용이나 사무용으로 사용되는 30 cm 이하 자들은 거의 투명 플라스틱 재질이다. 금속 재질의 자는 대부분 플라스틱 재질로는 그 길이가 길어 무게를 재질이 견디기 힘든 것이나 정밀한 측정이 필요한 제도용으로 만들어진 것 그리고 건축학과의 설계 작업 등 칼로 긁히거나 험한 꼴 당할 일이 많은 용도로 사용하고 그렇기 때문에 꼭 긴 자만 쇠자로 나오지는 않고 15 cm, 30 cm, 60 cm 등 다양한 길이로 생산되고 가격도 플라스틱 자보다 상당히 비싸다.
가끔 팬시 아이템으로 10cm 내외 자가 금속 재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대부분 금속판에 컬러 코팅을 한 것들인데 너무 쉽게 긁혀 나오는 데다가 그렇게 긁혀 나온 후에는 녹이 슬어버리기 때문에 오래 쓸 물건은 못된다. 굳이 짧은 쇠자가 필요하다면 위에서 언급한 15 cm 쇠자가 튼튼하고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녹도 안 쓴다. 나무 재질의 자는 재봉할 때 이용하는 재봉자 외에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일상에서는 플라스틱 재질의 30cm짜리 자를 가장 자주 볼 수 있다.
종류[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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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는 막대자는 학용품으로 주로 쓰는 15cm, 사무용으로 사용하는 30cm, 50cm 길이의 자를 주로 사용한다. 30cm 길이는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길이 단위에서 사용한 자나 영미권의 야드파운드법의 피트와 길이가 거의 같아서 실생활에서 표준적인 단위로 사용할 때 유용한 면이 있다. 일부 자는 커터 칼을 대고 사용할 때 손상되지 않게 스테인리스로 자 가장자리를 감싸고 있다.
- 직각자 : 직각자는 자 가운데가 직각으로 꺾여 있는 자를 말한다. 보통 제도용으로 사용하며, 나무판자의 직각을 검사하거나 T자와 같이 사용해서 직각을 작도할 때 사용한다. 직각으로 꺾인 두 부분에는 모두 직각으로 꺾인 부분 바깥쪽에 눈금이 있는 경우가 많으며, 두 변의 길이가 다른 경우가 많다.
- 삼각자 : 삼각자는 직각삼각형 모양의 자를 말한다. 대개 45/45/90도 각도를 가진 직각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자와 30/60/90도 각도를 가진 정삼각형의 절반 형태의 직각삼각형 모양의 자로 구성되어 있다.
- 모양자 : 자 안에 여러가지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그 구멍을 이용해 도형을 그릴 수 있다.
- 운형자 : 운형자는 구름 모양으로 복잡하게 생긴 자를 말한다. 대개 플라스틱으로 만들며, 안에 구멍이 난 경우가 많다. 운형자는 원호의 조합으로 그리기 힘든 곡선을 제도할 때 많이 사용한다. 사용할 때에는 미리 곡선에 보조점을 몇 개 찍은 뒤에 그 보조점에 맞추어 운형자를 놓고 보조점을 연결하면 된다.
- 줄자 : 막대 모양의 자가 아닌 돌돌 말 수 있는 띠 형태의 자를 말한다. 보통 플라스틱 혹은 금속으로 만든다. 부피에 비해 긴 길이를 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2m 길이를 잴 수 있는 금속제 줄자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10m 이상의 길이를 잴 수 있는 줄자도 있다.
- 버니어 캘리퍼스 : 정밀 측정을 위한 도구로 20분의 1mm까지 길이를 측정할 수 있다.
- 마이크로미터 : 나사의 원리를 이용하여 길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도구이다. 기종에 따라서는 1µm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는 것도 있다.
- 계산자 : 로그의 원리를 이용해 곱셈, 나눗셈, 제곱근 등을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긋거나 길이를 재는 데 쓰기엔 부적절하다.
- T자 : T자는 T자 모양의 자로 머리 부분이 가운데 자와 직각으로 꺾여 있는 자이다. 제도에서 제도판의 경계와 수직으로 맞추는 데 사용한다. 제도용으로 사용하는 자는 T자 부분의 몸통 부분의 길이가 90cm 정도로 무지하게 큰 자를 많이 사용한다.
- 접자 : 막대자 중 관절 형태의 회전형 구조물이 있어서 접을 수 있는 자를 접자라고 부른다. 작은 크기로 긴 길이를 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축척자 : 일정 비율로 줄이거나 늘린 길이를 표시할 때 사용한다.
- 눈금 없는 자 : 한국어에서 자라는 용어는 길이 단위인 자와 유래가 같다. 과거에는 한 자 정도 되는 막대 길이를 기준으로 어림해서 크기를 잰 적이 있는데, 원래 이 자는 눈금이 매겨져 있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가 눈금 있는 자가 편의성을 바탕으로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눈금 없는 자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작도에서는 단순히 직선을 작도하는 개념적인 측면 때문에 눈금 없는 자를 사용한다. 길이를 잴 수 있는 눈금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작도의 제약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3대 작도 불능 문제인 일반각의 3등분이나 2의 세제곱근을 구하는 문제는 눈금 있는 자를 사용하면 단위 길이를 임의로 옮길 수 있는 이점이 생겨 작도가 가능해진다.[3]
역사[편집]
자는 목재를 마름질하는 데 쓰이는 것, 토지를 재는 것, 피륙을 재는 것 등 재는 대상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집을 짓거나 배를 만드는 데 쓰인 자가 종류나 형태에 있어 가장 다양하다. ≪재물보 才物譜≫에는 목수의 연장으로 구(矩) 또는 곡척(曲尺’은 사각형을 그리는 것, 규(規)는 원을 그리는 도구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물의 준칙(準則)을 뜻하는 규구준승(規矩準繩)은 본래 규와 구 외에 수평을 측정하는 기구인 준(準)과 수직을 재는 노끈인 승(繩)이 모여서 생긴 단어로서 규구는 모든 사물을 바르게 잡아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규구가 어떤 형태인지를 알려 주는 가장 오랜 자료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자샹현(嘉祥縣) 소재 무씨사석실(武氏祠石室, 建和元年, 147년)의 화상석(畫象石) 그림이다. 이 그림에는 두 가지 연장이 나오는데 하나는 十자형이며 또 하나는 ㄱ자 모양이다. 十자형은 원을 그리는 규이며 ㄱ자형은 구라고 한다. 규구는 늦어도 삼국시대에는 우리나라에 전하여졌으리라고 생각된다.
조선시대에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자들이 사용되었는데 곡자, 정자자(丁字尺), 연귀자, 장척(長尺), 동척(童尺), 승척 외에 흘럭자, 그래자 등이 있었다. 곡척은 길이가 서로 다른 2개의 나무를 맞추어 ㄱ자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긴 쪽을 장수(長水), 짧은 쪽을 단수(短水)라 한다. 앞과 뒷면에 눈금이 그어져 있는데 앞쪽 눈금을 겉눈, 뒤쪽 눈금을 속눈이라고 한다. 겉눈 장수에 1.58자, 단수에 0.75자로 그어 장수는 서까래, 샛기둥, 장선 등을 나누기 좋게 4분의 1간으로 되어 있다. 속눈 장수에는 겉눈 길이를 정방형으로 한 대각선 길이를 10 등분하여 매겨놓았다. 그러므로 겉눈과 속눈의 치수비는 1:2의 관계가 된다. 이 겉눈과 속눈을 이용하면 정방형의 한변 길이로써 대각선 길이를 알 수 있고, 대각선 길이로써 정방형의 한변 길이를 알 수 있게 된다. 특히, 원목을 제재할 때 이 자를 이용하면 얼마만한 정방형의 목재를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곡자 중에는 단순히 직각을 재는 데 쓰기 위한 눈금이 없는 것도 있다. 정자자는 직각이나 수직 등의 치수를 재기도 하고 먹매김을 할 때도 사용된다. 세로자는 눈금이 없어 손잡이로 사용하고, 가로자에는 눈금이 새겨져 있다. 먹매김할 때 쓴다고 해서 먹자(墨尺)라고도 하며 다른 말로는 미레자라고 한다. 연귀자는 연귀맞춤을 위하여 45°또는 다른 각도를 이룬 자이다. 연귀맞춤이란 창호나 치장재의 두 부재가 모이는 모서리 등을 맞추기 위하여 마구리가 보이지 않게 45°로 접어서 맞추는 것을 말한다. 장척은 1장(10尺) 이상으로 만드는데 보통 10자 혹은 12자로 되어 있다. 주로 원목을 재단하고 기둥간격, 높이, 방치수 등 긴 것을 재는 데 사용된다. 목수에 따라서는 임시변통으로 공사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하며, 집이 완성된 뒤에는 그 집에 보관해두었다가 수리나 증축 때 다시 사용하기도 한다. 동척은 짧게 나무로 만든 자로 세밀한 곳이나 정확성을 요할 때 사용된다. 승척은 긴 거리나 간답(기둥 사이의 폭) 등을 재기 위한 것으로 긴 노끈으로 만들거나 대나무를 가늘게 잘라 엮어서 만들기도 한다. 흘럭자는 두 개의 자를 한 쪽에 연결할 때 고정되지 않게 연결하여 원하는 각도로 먹줄을 그을 수 있도록 한 것이며, 그래자는 울툭불툭하고 불규칙한 모양을 그대로 다른 부재에 옮겨 그릴 때 사용한다.[4]
길이 단위[편집]
자는 척관법(尺貫法)에 의한 길이의 기본단위이다. 척(尺)이라고도 한다. 1치[寸]의 10배이고, 10/33m에 해당한다. 자는 손을 폈을 때의 엄지손가락 끝에서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의 길이에서 비롯된다. 자의 한자인 尺은 손을 펼쳐서 물건을 재는 형상에서 온 상형문자(象形文字)이며, 처음에는 18cm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차차 길어져 한(漢)나라 때는 23cm 정도, 당(唐)나라 때는 24.5cm 정도로 되었으며, 이보다 5cm 정도 긴 것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고려 및 조선시대 초기까지는 32.21cm를 1자로 했으나, 세종 12년의 개혁시에 31.22cm로 바꾸어 사용해 오다가 한말(1902년)에 일제의 곡척(曲尺)으로 바뀌면서 30.303 cm로 통용되었다. 1963년 계량법이 제정되어 현재는 거래, 증명 등의 계산 단위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5]
우리나라의 자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비롯한 여러 자료에 寸, 尺, 丈尋, 匹 ,里 등의 다양한 용례가 기록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체계화를 갖추고 사용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자의 길이는 이성산성에서 출토된 당대척(29.8cm)과 출토된 척(23.7cm)을 1척 5촌으로 환산하면 이를 고구려척(35.6cm)이라고 이해하는 입장, 부여 쌍북리 유적에서 출토된 척(29.0cm) 등이 사용되었다고 하였다. 따라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는 시기 및 국가에 따라서 한척(약 23cm), 고구려척(약 35.6cm) 및 당대척(약 29.7cm) 등이 사용되었다. 고려시대 척의 길이는 통일신라시대의 당대척을 계승되었다. 그것은 고려시대 현존 건축물인 부석사의 조사당, 봉정사의 극락전, 수덕사의 대웅전, 강릉의 객사문 등의 실측에 의하면 기준척이 모두 약 31cm이고, 북한지역에 있는 고려유물인 개성 만월대, 장안사 대웅보전, 개성 현화寺 7층 석탑 등에도 31cm의 기준척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고려시대의 척의 길이는 통일신라시대 당대척보다 약간 늘어난 약 31cm 정도임을 알 수 있다.[6]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자(도구)〉, 《위키백과》
- 〈자(도구)〉, 《나무위키》
- 〈자(도구)〉, 《리브레 위키》
- 〈자(尺)〉, 《네이버 지식백과》
- 〈자〉, 《네이버 지식백과》
- 〈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