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스페인(스페인어: España 에스파냐) 또는 스페인 왕국(스페인어: Reino de España 레이노 데 에스파냐)은 유럽의 남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국가이다. 수도는 마드리드(Madrid)이다.
스페인의 영토는 이베리아 반도에 걸쳐져 있으며, 대서양에 위치한 카나리아 제도와 지중해에 위치한 발레아레스 제도 역시 스페인 영토이다. 스페인은 세우타, 멜리야, 페뇽데벨레스데라고메라와 같이 아프리카에 영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스페인은 유럽 국가 중 아프리카 국가와 유일하게 육지상 국경이 있는 나라이다. 알보란해에 있는 플라사스 데 소베라니아 역시 스페인 영토이다. 스페인 본토는 동쪽과 남쪽이 지중해에 접하고 있으며, 유일하게 영국의 지브롤터만이 육지 국경이다. 북쪽의 피레네 산맥을 경계로 안도라와 프랑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북쪽 바다는 비스케이만을 접한다. 서쪽으로는 포르투갈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서쪽 바다는 대서양이다.
많은 소왕국들이 8세기 초부터 이슬람 세력에 지배당하다가 이슬람으로부터 실지회복(失地回復)을 꾀하는 국토회복운동이 1492년 성공함으로써 통일이 이루어졌다.
개요
스페인은 남유럽의 이베리아 반도와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국가로 전성기 시절에는 무적함대로 대표되는 강력한 해양 국가이자 대영제국 이전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까지 여겨졌던 세계적인 열강이었다. 북쪽으로는 프랑스와 안도라, 서쪽으로는 포르투갈, 남쪽으로는 모로코와 지브롤터와 인접하고 있다. 국토 면적은 505,990㎢으로, 서유럽과 유럽 연합에서는 영토가 두 번째로 넓으며, 유럽 국가 전체에서는 4번째로 영토가 넓다. 인구는 유럽 전체에서 9번째로 많으며, 유럽 연합에서는 4번째로 많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이다. 마드리드의 인구는 2021년 기준으로 6,661,949명이다. 다른 주요 도시에는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세비야, 빌바오, 말라가 등이 있다.
스페인의 역사는 35,000년 전 이베리아 반도에 호모 사피엔스가 도착하면서 시작되었다. 페니키아, 고대 그리스, 켈트, 카르타고 문화와 이베리아 고유의 문화가 발달하였고, 기원전 200년 로마가 이 지역을 정복하면서 히스파니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 독일 부족이 중앙 유럽으로 유입되었고, 서고트족이 이 지역을 정복하여 서고트 왕국을 세웠다. 이후 동로마 제국이 이베리아 반도 남부를 정복해 스파니아라는 관구를 설치했으나 곧 서고트 왕국이 다시 이 지역을 정복했다. 이후 8세기 초, 서고트 왕국은 우마이야 왕조의 무어인들의 공격으로 726년 멸망했고, 이후 이베리아 반도의 대부분은 이슬람의 영향권이 되었다. 이후 약 7세기 동안 레콩키스타가 일어나 레온 왕국, 카스티야 왕국, 아라곤 왕국, 나바르 왕국과 같은 크리스트교 국가들이 등장했으며, 1492년 이 국가들의 대부분은 가톨릭 군주라는 이름 하에 스페인으로 통합되었다.
근대 시기에 스페인은 세계 최초의 제국이 되었고, 많은 문화적, 언어적 유산을 남겼다. 오늘날 스페인어 사용자는 약 5억 7,000만 명에 달하며, 스페인어는 중국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국어가 되었다. 스페인 문화의 황금 시기에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등장했고, 이 시기에 돈키호테가 출판되었다. 오늘날 스페인은 세계에서 11번째로 많은 세계 문화 유산을 보유한 국가이다.
스페인은 세속 국가이자 민주주의를 도입한 국가로, 펠리페 6세를 국가원수로 하는 입헌군주국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선진국에 속하며 고소득 국가이며 14번째로 경제 규모가 크다. 스페인은 유엔, 유럽 연합, 유럽 평의회, 이베로아메리카 국가 기구, 지중해 연합, 북대서양 조약 기구, 세계무역기구, 아시아 인프라 투자 은행, 유럽 안보 협력 기구, 솅겐 지역을 비롯한 여러 국제 기구의 회원국이다. 또한 G20의 공식적인 회원국은 아니지만, 스페인은 G20 회담에서 영구 초청국의 지위를 확보해 사실상 G20 회원국으로 보기도 한다.
국가 상징
국호
스페인 헌법에서는 국명을 에스파냐(España)로 표기하고 있으며 외교 관계 등에서 사용하는 정식 국명은 에스파냐 왕국(스페인어: Reino de España)이다. 현재 대한민국 및 일본에서 통용되고 있는 스페인(Spain)은 영어식 국명이다. 자국어 표기 및 원어 발음과 차이가 있어 1980년대 이후 대한민국에서도 "에스파냐"로 표기하였으나 정착되지 못했고, 현재는 대한민국 주재 대사관에서도 스스로를 "주한 스페인 대사관"으로 호칭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자 음역인 서반아(西班牙)로도 불렸으나 21세기 들어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España라는 국호의 이름과 영어의 동의어 "Spain"이나 "Spanish"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Hispania라는 단어는 고대 로마 시대에 이베리아 반도를 지칭했던 Hesperia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며, 이는 시적 용어였다. 고대 그리스인의 개념에서 이탈리아는 "서쪽의 땅"이거나 "해가 지는 곳"을 의미했으며, 이를 두고 그리스어로 Hesperia 혹은 Εσπερία로 썼다. 스페인은 그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 이탈리아보다 더 서쪽이므로 Hesperia ultima로 일컬어졌다.
카르타고인의 관념에서 스페인은 Ispanihad으로 불렸으며 "토끼의 땅", "가장자리"를 뜻했다. 이는 지중해의 끝에 해당함을 가리킨다. 본디 히스파니아에서 태어난 하드리아누스의 통치 기간 중 동전에 새겨진 로마제국의 영토에서 스페인 위에는 여성의 모습과 함께 발 쪽에 토끼가 새겨져 있다.
한편, 바스크어의 단어 Ezpanna에서 에스파냐가 유래했다고 보기도 한다. 실제로 그 뜻은 가장자리를 의미하며, 유럽 대륙의 남서쪽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스페인의 위치와도 관련돼 있다.
인문학자 안토니오 데 네브리하(Antonio de Nebrija)는 단어 Hispania가 이베리아로망스어에서 볼 수 있는 단어 Hispalis에서 의미했다고 보기도 하며, 그 뜻은 "서쪽 세상의 도시"이다. 헤수스 루이스 쿤치요스(Jesús Luis Cunchillos)가 2000년에 출판한 Gramática fenicia elemental (기초 페니키아어 문법)에는 단어의 뿌리를 span으로 보았다. 이를 다시 쪼개면 spy, 즉 "쇠를 벼리다", "날이 무뎌진 연장이나 금속 따위를 날카롭게 만들다"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Hispania를 더 작은 단위로 나눠 보면, i-spn-ya가 되며 의미는 "금속 따위를 벼르는 땅(대지)"이 된다.
국기
본래는 군함 깃발이었다가 국기로 1승격되어 사용된다. 위아래에 빨강, 중앙에 노랑을 배치했고 좌측에 스페인 국가 문장을 새겼다. 빨강은 국가를 사수하는 혈맹 정신과 스페인의 정열을, 노랑은 스페인의 영토를 나타낸다. 민간에서는 문장 없는 삼색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초기 국기. 제1공화국 때는 문장 위의 왕관을 제거했다가 왕정 복고이후 다시 왕관이 복구됐고, 제2공화국 설립 이전까지 사용했다.
스페인 제2공화국은 아래에 카스티야를 상징하는 보라색을 넣은 삼색기를 사용했다. 원래 카스티야를 상징하는 깃발과 색은 빨간 바탕 위에 국가 이름 그대로 성이 그려져 있는 문장이지만 19세기 역사학자들이 낭만주의적인 지방 민족주의의 흔적을 재발굴하는 과정에서 하도 오래되어서 색이 빨간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랜 깃발을 보고 카스티야의 전통 색은 보라색이라 생각했고 훗날 탈색으로 인해 생긴 착각으로 밝혀졌지만 이미 카스티야 민족주의자들 사이에서는 보라색 깃발이 받아들여진 지 오래라 지금도 공화파나 카스티야 좌파 민족주의 계열은 보라색을 유지하고 있다.[7] 현재 공식 국기는 아니지만 반 왕정 시위 때 종종 사용하고 베리에이션 중에서 붉은 별이 박혀 있는 깃발도 볼 수 있다.
프랑코 정권에서는 요한의 복음서(복음사가 요한)의 독수리가 들어간 국기를 사용했는데 프랑코가 사망하고 왕정 복고가 이뤄진 이후에도 약간의 수정을 거쳐서 1981년까지 사용되다가 현 스페인 국기로 바뀌었다. 현재는 스페인 극우파에서만 사용될 뿐이다. 현지에서 이 깃발을 펄럭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네오나치나 팔랑헤 같은 극우파 집회가 열렸을 가능성이 높다.
국장
문장은 스페인 왕가의 문장으로 양측에 헤라클레스의 기둥이 형상화되어 있다. 각 기둥을 감싸는 띠에 쓰인 PLVS VLTRA는 카를로스 1세(신성로마제국 황제로서는 카를 5세)가 남긴 말로 '더욱 더 멀리(Más allá 마스 아야)'라는 의미를 지닌다. 당시 스페인의 국가적 정신을 요약한 표어로 카를로스 1세 때부터 줄곧 사용되어 왔다. 방패의 문장들은 스페인 왕국을 구성하는 옛 왕국들의 것으로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카스티야(성채), 레온(사자), 나바라(사슬), 그라나다(석류 꽃), 아라곤(적황색 줄무늬)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운데에 박힌 백합은 보르본 왕조의 상징이다. 레알 마드리드 CF의 엠블럼 위 왕관이 스페인 국장의 왕관에서 따온 것이다.
국가
국가는 '국왕 행진곡(Marcha Real, 마르차 레알)'으로 원래 스페인군 척탄병 행군가였는데 이후 왕가의 승인을 받아 국가로 승격되었고 작곡자나 처음 불렀던 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특이하게도 공식적으로 가사가 없는 멜로디풍의 국가다. 2019년 기준으로 국가에 가사가 없는 국가가 네 국가인데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산마리노, 코소보가 나머지 세 국가다. 국가 자체는 무려 250년이나 된 전통있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가사가 없어서 일반적으로 가사 없는 국가 하면 대표적으로 꼽히기도 한다. 국제대회 같은 곳에서 선수들이 국가가 나올 때 멀뚱히 서 있는 것이 정신이 썩었다거나 귀찮아서 안 부르는 게 아니라 원래 가사가 없다.
예전부터 가사가 없는 국가는 아니었다. 가사가 있는 버전으로는 알폰소 13세 버전과 프랑코 버전이 있는데 각기 1879년~1946년, 1897년~1981년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2008년 국왕 후안 카를로스 1세가 가사를 공모해서 공식화하려 했으나 5일 만에 짤렸다. 지나치게 민족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이라며 가루가 되도록 까여서 그런 듯하다. 문제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 ¡Viva España! (에스파냐 만세!)
- Cantemos todos juntos (함께 노래부르자)
- con distinta voz (서로 다른 목소리로)
- y un solo corazón (그리고 하나된 심장으로)
- ¡Viva España! (에스파냐 만세!)
- desde los verdes valles (초록빛 계곡으로부터)
- al inmenso mar, (광대한 바다까지)
- un himno de hermandad (형제애의 찬가를)
- Ama a la patria (조국을 사랑하라!)
- pues sabe abrazar, (조국은 포옹한다,)
- bajo su cielo azul, (그 푸른 하늘 아래에서,)
- pueblos en libertad (우리 자유로운 국민들을)
- Gloria a los hijos (자손들에게 영광 있으라!)
- que a la Historia dan (그들은 역사를 장식할 것이다)
- justicia y grandeza (정의와 장엄함으로,)
- democracia y paz. (민주주의와 평화로!)
사실 여느 국가 가사들과 비교해 봐도 전혀 무리는 없다. 저 정도의 민족주의를 강조하지 않는 국가는 거의 없고 타 국가와의 분쟁이 될 만한 가사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카탈루냐인들에게는 작사자가 카스티야인이라는 이유로 까였고 프랑코 독재 정권의 기억 때문에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라는 것 자체에 대해 큰 환멸을 가지고 있는 탓도 커서 채택되지는 않았다. 또 프랑코 시절에는 3개의 찬가(Triple Himno)라는 것도 있었는데 스페인군 행진곡인 오리아멘디, 팔랑헤당 당가인 태양을 마주하며, 국가인 왕의 행진을 3등분해서 만든 것으로 1936년부터 1975년까지 쓰였다. 현재는 RNE에서 녹음한 녹음본밖에 없다. 스페인 제2공화국 시절에는 리에고 찬가가 국가로 사용되었다.
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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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51번째로 큰 영토를 가지고 있으며, 면적은 50만 4,782km²이다. 본토는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하는데, 그밖에 지중해와 대서양의 제도, 두 개의 자치시인 세우타와 멜리야가 있다. 본토의 1/3 정도가 산지이며, 평균 해발 고도 660미터로 유럽을 통틀어 스위스 다음가는 고산 국가이기도 하다. 북부에는 피레네 산맥, 대서양 연안 지방에는 칸타브리아 산맥, 남부에는 시에라네바다 산맥, 중앙부에는 메세타 고원(이베리아 고원)이 있다. 과달키비르 강, 과디아나 강을 비롯해 에브로 강, 두에로 강 등이 스페인의 주요 강이다.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은 토지가 비옥해 예로부터 포도 및 오렌지, 올리브 재배가 이루어졌으며, 이슬람의 지배를 오래 받아 아직도 아랍 문화의 색채가 강하게 남아 있다. 스페인 본토의 동쪽을 보면 큰 섬이 몇 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요르카섬을 비롯한 발레아레스 제도라 불리는 이곳은 지중해에서 가장 각광받는 휴양지 중 하나이며, 1950년대 스페인 정부의 관광 개발 정책에 힘입어 관광업이 계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성장했다. 세우타와 멜리야는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스페인령으로 모로코와 인접하는 한편 지브롤터 해협의 중요 항구인 지브롤터는 영국령이다. 비다소아 강의 작은 섬인 피센 섬은 프랑스와 공동 관리한다.
서쪽으로는 포르투갈과 접하고 있으며, 북동쪽으로는 피레네 산맥을 경계로 프랑스 및 안도라 공국과 접하고 있다. 또한 피레네 근처에 있는 인구 약 1200명 규모의 리비아(Llívia)라는 마을은 프랑스 영토에 둘러싸여 있기도 하다.
섬
스페인의 영토에는 발레아레스 제도와 카나리아 제도 그리고 지중해 및 지브롤터 해협 근처에 접하는 여러 무인도가 포함된다. 지중해의 도서 영토를 두고 Plazas de soberanía로 칭하며 차파리나스 제도, 알보란 섬, 페레힐 섬 등을 포함한다. 비다소아 강에 있는 피전트 섬은 스페인과 프랑스가 공통으로 점유하고 있다.
- 1. 테네리페 899,833
- 2. 마요르카 862,397
- 3. 그란 카나리아 838,397
- 4. 란사로테 141,938
- 5. 이비사 125,053
- 6. 푸에르테벤투라 103,107
- 7. 메노르카 92,434
- 8. 라 팔마 85,933
- 9. 라 고메라 22,259
- 10. 엘 이에로 10,558
- 11. 포르멘테라 7,957
- 12. 아로사 섬 4,889
- 13. 라 그라시오사 658
- 14. 타바르카 105
- 15. 온스 61
산과 강
이베리아 반도에 속한 스페인 본토는 산악 지형이 두드러 지며 산악 지형을 중심으로 고지대 평원이 분포한다. 피레네 산맥을 잇는 산지로는 칸타브리아 산맥, 시스테마 이베리코, 시스테마 센트랄, 톨레도 산맥, 시에라 모레나 등이 있으며 최고봉 3,478m인 물아센(Mulhacén)이 있는 시스테마 페니베티고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위치하고 있다. 이 봉우리는 스페인 본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로서 스페인 전 영토를 포함하여 최고봉은 카나리아 제도의 화산인 테이데이다. 메세타 고원은 스페인 중앙부에 위치한 고지대 평원이다.
주요 강으로는 에브로 강, 두에로 강, 타구스 강을 비롯해 과디아나 강, 과달키비르 강이 있다. 충적 평야는 대부분 해안가에 분포하며 과달키비르 강에 위치한 안달루시아 지방의 충적평야가 가장 넓고 비옥하다.
기후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그렇듯이 1년 내내 햇볕이 따사롭고 놀기 좋은 해변을 많이 갖고 있다. 덕분에 관광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스페인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8,300만 명으로 세계 2위, 관광 수입은 80조원으로 세계 2위다. 독일 등 북유럽 노인들이 은퇴 후 살고 싶은 나라 1순위다. 실제로 말라가나 마요르카 섬 등 경치좋고 살기 좋은 동네에서는 독일, 영국 등에서 은퇴 후 이민으로 정착한 노인들을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심지어 식당 메뉴에도 독일어가 병기되어 있을 정도. 그래서 각종 편견에서 마요르카는 반쯤 독일 땅 취급당하고 있다.
지중해에 면한 남유럽 국가라는 이유 때문에 일년 내내 따스하고 햇볕 강한 기후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스페인은 넓은 국가라 기후가 꽤 다양한 편이다. 북부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습하면서 서늘하고 남부와 내륙 지방은 중동과 북아프리카가 연상될만큼 덥고 건조하다.
특히 무르시아와 안달루시아 지역은 특히 여름이 매우 건조하며 덥다. 안달루시아의 주도인 그라나다의 1년 평균 강수량은 353mm, 무르시아는 297mm, 지중해 해안 도시인 알메리아는 고작 200mm에 불과해 사막성 기후를 띤다. 알메리아를 중심으로 그라나다에서 무르시아까지 지중해 해안을 따라 사막이 분포하는데 이 사막의 이름을 타베르나스 사막(Tabernas Desert)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유럽에서 유일한 사막으로 알려져 있어 유럽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관개 시설로도 농사가 불가능한 지역이어서 비닐하우스를 통한 온실 농업이 행해진다.
마드리드, 톨레도, 사라고사, 바야돌리드 등의 내륙 지역 역시 지중해성과 스텝 기후를 오갈 만큼 건조하다. 특히 여름에는 남동부만큼 강렬하게 뜨겁기까지 해서 사막 수준의 기후도를 보인다. 하지만 고지대가 많아 기온 자체는 남동부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은데, 그래도 40도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해발고도 600m가 넘는 마드리드의 역대 최고 기온이 44.3도일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곳이다. 겨울에는 평균 기온 5도 내외로 비교적 서늘하지만 해발고도 500m~1,000m의 고지대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기온이 낮은 편은 아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이 지역도 남동부처럼 매우 건조해서 위의 주요 네 도시 중 1년 강수량 500mm를 넘는 곳이 없다. 특히 사라고사의 경우 1년 강수량이 300mm 초반에 불과해 관개를 하지 않으면 농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건조하다. 스페인 내륙 역시 남동부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사막화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지역이다.
실제로 말라가 - 하엔 - 시우다드레알 - 톨레도 - 살라망카 - 레온 - 부르고스 - 로그로뇨 - 사라고사 - 발렌시아를 잇는 선 안의 지역은 연평균 500mm 미만인 건조지대로 스페인 전체 면적의 1/3 이상을 차지한다. 동남부와 중부 고원 지대에서는 주변의 강물과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관개 농업이 이루어지고 관개 시설이 없으면 농사가 불가능할 만큼 건조도가 심하다. 그나마 중부 고원의 산지는 고도가 높아서 증발량이 낮아 숲이 형성되어 있어 이곳에서 주로 강물이 공급되지만 동남부 해안가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 황량한 민둥산과 와디가 펼쳐져 있다. 여름날 스페인 거리를 걸으면 왜 시에스타가 존재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안달루시아나 무르시아 같은 남부의 내륙 지역은 여름엔 정말 바싹 타버릴 정도로 덥다. 섭씨 39도~40도는 예사로울 정도다. 이 지역은 사막 또는 스텝 기후를 띄는 곳이 많아 키낮은 초목이 듬성듬성 있는 민둥산과 황무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예전에는 이곳에서도 농사를 지었으나 사하라발 사막화가 지중해를 넘어 이곳까지 침투하는 바람에 농사를 포기하고 텅텅 비어버린 땅이 많다고 한다.
유일하게 스페인하면 떠오르는 기후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곳은 비스케이 만 부근, 갈리시아, 바스크 지방으로 대표되는 북부 해안 지대다. 이곳은 북대서양 난류(멕시코 만류)가 직접 통과하는 곳이라 온난 습윤 기후나 서안 해양성 기후를 띤다. 갈리시아의 간판급 도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의 경우 하도 비가 자주 내려서 "비가 막 그친 거리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 비고(Vigo)같은 해안가 도시들은 더 극단적이라 1년 강수량이 1,791mm에 달하며 푸른 녹음이 우거진 풍경을 보여준다. 오히려 강수량이 집중되는 겨울엔 음침하고 우울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고 스페인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서늘하다. 히혼은 2월 평균 기온 10.3도, 8월 평균 기온 20.4도로 연간 차이가 고작 10도에 불과하고 빌바오 역시 1월 9.3도, 8월 20.9도로 큰 차이가 없다. 심지어 비고의 여름 평균 기온은 20도를 채 넘지 않는다. 시에스타가 존재할 정도로 뜨겁고 건조한 타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기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지나가는 북부 내륙은 4월까지도 비가 잦고 꽤나 서늘한 편이기 때문에 햇살 좋은 스페인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가벼운 옷차림으로만 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이 지역도 이상 기후의 영향에서는 자유롭지 못한지 2020년 7월 바스크 기푸스코아의 산 세바스티안에서 기온이 무려 42°C를 기록하기도 했다. 북동부 피레네 산맥과 안도라 공국 지역, 안달루시아 남부의 시에라네바다 산맥 지역은 겨울에 눈이 내리는 지역으로 이 지역 스키 리조트가 유럽권에서 유명하다. 여름도 타 지방보다 선선한 편이다. 최근 이상 기후로 4~5월까지도 폭설이 내려 애먹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2021년 1월에 아라곤에서 -34.1°C까지 내려갔다. 1956년 예이다 지방에서 기록된 영하 32도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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