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화폐(貨幣, money)란 가치의 척도, 지불의 수단, 가치의 저장 역할을 하는 유형 또는 무형의 사물을 말한다. 돈이라고도 한다.
목차
개요[편집]
화폐는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어 지불 기능을 가진 교환 수단을 말한다. 물물교환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하여 그 대신에 교환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는 물품으로, 후술하겠지만 이는 그 물품의 실체 가치와는 무관하다. 부의 가치를 측정하는 단위이자 그 가치를 비축할 수 있는 수단이다.
경제학에서 화폐라는 단어는 상당한 논란거리인데 과연 무엇을 화폐로 볼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현금만 화폐로 볼것인지 예금까지 화폐로 볼것인지, 예금을 화폐로 본다면 요구불 예금만 화폐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정기예금도 화폐로 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확실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수표는 화폐인가 아닌가, 신용카드 역시 화폐인가 아닌가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경제학에서 화폐를 무엇이냐고 정의하는 건 상당히 중요한데 이에 따라 경제학 모델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이 상호 협력하고 각자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은 화폐라는 상징물을 통한 보상이다.
화폐자체에는 큰 가치가 없지만 가치를 표현 하고 있어 이를 통해 다양한 상품들과 교환이 가능하기에 화폐는 곧 가치가 된다.
어떤 의미로는 화폐란 사회적 합의에 의한 신뢰를 상징하는 표현물로 볼 수도 있는데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종이를 통해 표현한 것이 화폐라서다.
이런 화폐는 공신력이 있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1] 엄격한 감독하에 제작 및 유통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화폐의 조건[편집]
화폐가 화폐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
- 물물교환의 대상이 될 만큼 보편적으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
- 대중적으로 쓰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량이 있을 것.
-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써 가치가 손상되지 않고 안정적일 것.
보통 국가들은 고액 화폐면 금, 소액 화폐면 은, 동을 묻혀놓는다. 그보다도 낮다면 니켈, 아연과 같은 현물을 쓴다.
닉슨쇼크 이후 사실상 전 세계가 달러본위제, 신용화폐 시대에 진입한 이후 사실상 현대 경제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첫 번째이다. 비록 고려해야할 게 많긴 해도 통화발행주체에서 화폐를 찍어내면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현금이건 전산망을 통한 화폐건 오래 놔둔다고 손상되거나 혹은 스스로 감수분열 하지도 않는다.
반면 화폐에 대한 신용이 무너지면 사람들은 자신의 화폐를 최대한 다른 형태로 교환하거나, 화폐를 훼손해서라도 가치를 보장받으려한다.
특정 국가의 화폐가 그 가치를 잃게 되면 외환이 해당 국가의 화폐의 역할을 대신해 시장에 돌아다닌다든지, 그마저 모자라면 대안화폐가 등장하거나 심지어는 대체통용화폐가 등장하게 된다.
기능[편집]
화폐는 가치의 척도, 지불의 수단, 가치의 저장이라는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 가치척도 : 화폐는 여러 가지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단일한 방식으로 통일적으로 표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화폐를 일반적 등가물이라고 한다.
- 지불수단 : 화폐는 교환의 매개 역할을 함으로써 지불수단으로 사용된다.
- 가치저장 : 화폐는 가치를 보관·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돈과의 차이[편집]
화폐와 돈에 대해서 조금 다르게 알아야 할 필요성도 있다. 국어사전을 보면 '돈'이라는 단어는
- 1.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며, 상품의 교환을 매개하고, 재산 축적의 대상으로도 사용하는 물건.
- 2. 물건의 값.
- 3. 재물이나 재산을 달리 이르는 말.
- 표준 국어 대사전
으로 정의되어 있다. 반면 '화폐'는
-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가 되며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 주화, 지폐, 은행권 따위가 있다.
- 표준 국어 대사전
으로 정의되어 있다.
즉 화폐라는 건 가치의 척도를 나타내는 현물 혹은 증서 등 수단을 가리키는 데 비해 돈은 화폐의 개념을 포함하지만 화폐가 나타내는 내재적이고 추상적인 가치 자체를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실생활에서 '돈이 없다'는 표현과 '지폐가 없다'/'동전이 없다'는 표현은 뜻하는 바가 다르다. 돈이 없다는 표현은 주화나 지폐 같은 매매 수단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충분한 재화 가치를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다른 예로, 은행에 돈을 넣어 이자가 나와 돈이 늘었다면 '돈이 돈을 낳았다'라고 표현하면 옳지만 '화폐가 화폐를 낳았다'라고 표현하면 틀리다. 이자가 붙는 건 화폐가 표현하는 내재적 가치가 자본으로 작용해서 새 가치를 창출한 것이지 수단인 화폐가 혼자 양이 늘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의 창출 없이 화폐만 늘면 화폐의 가치는 줄어든다. 보통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돈은 재화를 대유적으로 표현한 것.
화폐 수집[편집]
우표와 마찬가지로 화폐도 수집대상에 포함되며 세계적으로 상당한 수집가들을 볼 수 있다. 화폐수집의 역사는 고대로마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당시에도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등 당시 권력가들이 발행한 기념화폐들을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훗날 지폐가 발행되기 시작하자 이 지폐도 수집대상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화폐수집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주화의 경우 희귀성과 발행년도, 보관상태가 있으며 지폐의 경우 일련번호(111111 같이 연속된 일련번호를 가진 돈은 특히 귀하다)와 디자인이 있다. 특히 견양권이나 인쇄당시 문제가 있는 화폐의 경우 희귀종으로 더더욱 큰 가치를 가진다. 화폐수집가들 중에는 자신의 컬렉션을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시의 물가나 경제상황, 지폐발행의 배경 등 지식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끔 화제의 돈도 나오는데, 그중 한 가지 예를 들자면 1979년에 발행된 북한돈이다. 일련번호가 ㅁㅍ 666666인데, 앞의 ㅁㅍ은 마표의 약자라고. 현재 저 돈을 소유하고 있는 화폐수집상의 말에 따르면, 이 돈이 팔린 이후 이걸 산 사람이 "불길한 일이 일어났다."며 다시 되판 게 3번째라고 한다.
종류[편집]
상품화폐[편집]
화폐의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사회적 합의와 신용', "이 물건은 모두가 탐낼 만한 가치가 있다."으로, 쓰려고만 한다면 뭐든지 화폐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물건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을 상품 화폐(commodity money)라고 한다.물품 화폐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별보배조개를 화폐로 사용한 적이 있고, 태평양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조개 껍질이나 돌을 화폐로 쓰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아비시니아에서는 소금이, 인도 연안의 어떤 지방에서는 조개껍데기, 뉴펀들랜드에서는 말린 대구, 버지니아는 담배, 서인도 어떤 지역에서는 설탕, 또 다른 나라에서는 생가죽이 교환의 매개체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진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기에 의하면, 링컨이 학교에 다녔을 때 등록금을 햄과 옥수수로 지급했다고 나온다. 가축이 통용되는 일도 많았다. 한반도에서도 고조선때부터 명도전, 오수전을 비롯한 중국화폐가 어느정도 통용되거나 건원중보, 삼한통보, 저화같은 화폐가 발행되었지만 상평통보의 대중화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국내거래에선 곡물과 옷감을 화폐로 써왔고, 상평통보 발행으로 화폐경제가 어느정도 정착되었지만 그럼에도 비교적 근래까지도 곡물이 유용한 화폐로 쓰여져왔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에 속하는 야프(Yap) 섬은 라이(Rai)라는 이름의 돌 화폐로 유명하다. 가운데에 구멍을 뚫은 둥그런 형태인데 크기는 최대 4m에 이르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그것보다 작다. 이 돌 화폐의 가치는 단순히 크기만 따지는 게 아니고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그리고 얻는 데 얼마나 어려움이 따랐는지에 따라서도 그 가치가 달라진다. 1874년에 이곳을 찾아온 아일랜드 선장은 팔라우에서 돌을 캐다가 화폐로 만든 후 원주민들과 물물교환을 했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들은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었기에 가치가 더 낮다고 한다. 이제는 미국 달러가 일상에서 통용되지만, 결혼이나 땅을 사고판다든지 피해를 입은 집단에게 보상을 할 때 돌 화폐가 여전히 쓰인다. 심지어 배로 나르다 물에 빠졌을 경우, 공증인이 있으면 그것도 화폐 취급. 시각에 따라서는 카드와 같은 신용 화폐로 볼 수도 있다.
구성원 내부에서의 거래와는 달리 타 부족이나 국가간의 물물교환에서 화폐의 역할에 가장 근접한 것은 금속(재료)과 식량, 피복(의류)이었다. 이 세 가지 자원은 여러 가지로 일상생활에 쓸 수 있어 범용성이 높았기에 교환의 기준이 된 것이다.
- 금속
도구를 제조하는 데 필요했다. 금속이 있으면 도구를 만들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많은 인간들이 필요로 했다. 한국사의 가야에서는 철을 화폐로 썼다. 금속이 없는 지역에서는 흑요석 등이 무역의 기준으로 쓰였다.
- 피복
가죽, 천 등의 물자로 의류를 제조하는 데 사용했다. 옷은 보온을 해주고 몸을 보호하였으며,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데 유용했으므로 모든 사람들이 선호했다. 특히 북아메리카에선 영국/프랑스/스페인/원주민간의 공통된 화폐가 마땅치 않아 사슴가죽(벅)을 사용했다.
- 식량
먹어야 살 수 있으므로 모두가 다 상시로 필요했다.
3대 상품 화폐 가운데서 금속이 점차 부각된다. 이는 금속의 특성에 기인한다.
- 오래 보존된다.
- 부패하지 않음
- 내구성이 좋다.
- 밀도가 커서 부피가 적다.
- 녹여서 분할하거나 결합하는 데 용이하다.
금속화폐[편집]
- 칭량 화폐
초기의 금속은 적당히 아무렇게나 막대 모양으로 만들었고 무게를 재서 가치를 확인했다.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무게를 쟀기 때문에 칭량(秤量) 화폐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칼 모양 쇳덩이인 명도전이나 철정이 있다.
칭량 화폐의 기원은 금속 무기의 사용, 특히 부족이나 마을간의 분쟁을 넘어 대규모 전쟁이 시작되면서부터라고 보는 경우가 많다. 징병령을 내리려면 병사들에게 보수를 줘야 하는데 수송과 보관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보수를 식량으로 주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그 대신 금속을 적절한 크기의 덩어리로 만들어서 징집 기간에 비례해서 나눠줌으로써 금속 화폐의 사용이 본격화되었다는 이론이다.
문제는 식량이나 의복에 비해 금속은 사용가능한 상황이 제한되어 있어 화폐로 사용하도록 촉구하기가 어려웠다. 조선시대에도 이러한 점 때문에 상평통보의 유통에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이다. 이런 류의 문제는 세금을 이러한 금속 조각으로 내도록 요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금속으로 세금을 받으면 징병할 때에도 세금으로 받은 금속으로 월급을 주면 된다.
한편 이러한 칭량 화폐는 몇 가지 불편함이 있었다.
- 가치 확인 방법은 무게를 재는 것뿐이었다.
- 무게를 하나하나 재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 큰 가치의 화폐를 지니고 있으려면 무겁게 지고 다녀야 했다.
- 금속의 순도를 측정하기 어렵다.
특히 미세한 양의 차이에도 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귀금속의 경우에는 보다 무게를 측정하는 데 더 큰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다. 그러나 주조화폐 제도화 이전에는 사기와 속임수에 노출될 위험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무게측정이 필요했다. 자신들의 물품과 교환할 때도 1파운드 무게의 순은이나 순동이 아니라, 외관은 그러한 금속과 비슷하게 만들어졌지만 불순한 혼합물과 교환할 수도 있다.
- 주화
금속 주조술이 발전하면서 교환의 효율성을 촉진하기 위해서 화폐에 일정량의 금속을 함유하도록 공인하고 공적 각인을 새겨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것이 주화(鑄貨, coinage)의 기원이다. 주화의 각인은 양면 모두에 나타나며 때로는 가장자리에까지 새겨져있어 금속의 순도뿐 아니라 중량까지도 확증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무게를 재지 않고도 주화의 개수만으로 거래가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오늘날 '주화'를 뜻하는 영단어 'coin'은 '주조하다'의 뜻도 지니고 있다.[8]
기원전 7세기경 리디아에서 우리가 잘 아는 금화를 처음 만들었다. 중국에서도 기원전 300년대경부터 구리 주화를 쓰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쓰고 있는 동전은 주화이다. 여담으로 주조할 때에는 지도자의 얼굴, 신/여신의 얼굴 등이 새겨져서 유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로마 제국 시대의 주화라 하면 대부분 이 계통에 속한다.
주화가 등장한 이후에도 금속 그 자체의 가치에 의존하는 경향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20세기까지 널리 통용되었던 유럽의 두카트 금화도 그 재질(금)의 가치에 상당히 의존하는 성격이 컸다.
하지만 주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 금속의 양에 따라 가치가 불안정했다.
- 화폐의 액면가로 인하여 위변조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칭량 화폐와는 달리 무게를 재는 것도 소용이 없다.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아예 국가에서 나서서 악화(惡貨)를 주조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 금속의 양이 적은 악화가 통용되면 더 가치 있는 양화(良貨)는 교환에 사용하는 것보다 그냥 보관해두는 것이 더 이득이므로 양화는 점점 금고에 들어가고 악화만 유통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것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 자세한 것은 문서 참조.
- 휴대하기 (여전히) 불편하다.
-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
지폐와 금속 태환[편집]
지폐(紙幣)의 사용은 중국에서 동물 가죽을 화폐로 쓴 것이 제일 이르다. 이후 중국에서 종이가 개발되면서 지폐가 통상적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물론 그 크기는 실제 가치를 조금이라도 반영하기 위해 매우 컸다. 일단 지금의 노트보다 더 큰 형태의 지폐가 있어서, 옆구리에 신문지 끼고 다니듯 지폐를 들고 다녔다. 은행에 귀금속으로 된 돈을 맡기면 은행에서 돈을 맡겼다는 증서를 발급해주는데 이걸 실물화폐 대신 거래수단으로 쓴 것이 지폐의 시작이다.
금속과는 달리 지폐는 실물 가치로서는 교환하는 물건의 가치와 같을 수 없었으므로 이를 화폐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치를 보장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그것은 지폐 발권은행의 신용이었다. 그런데 지폐를 굴려보니 민간은행 따위가 이 가치를 보장하기에는 너무 취약해서(...) 점차 민간은행의 지폐 발행 권리를 국가가 가지게 되었다. 이것이 중앙은행의 시작이다.
지폐 자체는 그냥 종이에 불과하지만 이것을 국가 기관에 가져가면 가치가 있는 무언가로 바꾸어주겠다는 보장이 필요하다. 이른바 태환화폐의 시작이다. 지폐는 이처럼 무언가로 바꾸어주겠다는 보증이 없으면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가의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해야지만 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금본위제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랫동안 지폐는 그 발생처에 가면 '액면가의 귀금속' 받을 수 있다는 보증서의 역할을 했다.
역사적으로 지폐에 대응하여 지급되는 것으로 가장 인기있었던 것은 금과 은으로, 각각 금본위제도, 은본위제도라고 한다. 이를 둘 다 쓰면 복본위제도라고 한다. 금본위제도의 경우엔 일단 화폐 자체가 '금'이었으므로 현물 경제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 급작스러운 살인적 인플레 혹은 디플레가 발생할 확률이 적었다. 물론 전쟁이나 천재지변과 같이 생존에 위기가 닥치는 경우 사람이 금을 먹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각 문서 참조.
닉슨쇼크 등을 거치면서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폐의 귀금속 태환을 중단하여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지폐가 불태환 지폐이다.
지폐를 사용하게 되면서 화폐의 위조는 더욱 쉬워졌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지폐에는 그 자체의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에 위조 화폐가 유통되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 때문에 위조지폐 제작은 많은 나라에서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 전쟁 중에는 적국에서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제작하여 유포하기도 한다. 유명한 예가 베른하르트 작전.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영국 경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위조지폐를 뿌린 사건이다. 이에 대항하여 영국은 독일에 위조우표를 유포했다.
신용 화폐[편집]
일상적인 지폐로도 교환하기 힘든 거금을 거래하기 위해서, 혹은 시재금, 현금을 갖고 있지 않을 때를 대비하기 위하여 수표, 어음 등의 신용 화폐가 등장하였다. 이러한 신용 화폐는 전근대 시대에도 종종 나타났지만 자본주의의 등장으로 은행이 속속이 등장하고 대규모 금융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사용이 더욱 촉진되었다.
20세기에는 또 다른 큰 변화가 일어났는데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하면서 금본위제도로서 금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하는 화폐가 단 한 개도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늘날의 화폐는 모두 수표나 마찬가지로 신용 화폐가 되었다. 이는 근본적으로 현실 경제가 너무나 거대해진 나머지 이제는 그 어떤 자원도 시장에 필요한 모든 화폐를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 Money is debt and debt is money.
- 돈은 빚이며 빚은 돈이다.
현재 세계 통화 중 가장 비중이 높은 달러는 미국 정부가 빚을 지면서 생기며, 따라서 모든 빚을 갚는다고 가정하면 돈은 단 한 푼도 돌지 않기 때문에 나온 말. 현대의 화폐는 본질적으로 해당 화폐를 발행한 주체가 진 빚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액은 중앙은행의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에서 대변(부채)에 기록된다. 은행의 발행주체가 주로 국책은행인 것 역시, 은행이라는 데가 원래 돈 빌려서 빌려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전자화폐[편집]
화폐의 일종이며 현금이나 직불/신용카드가 아니라 전자 기기를 이용해서 충전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신종 화폐. 사실, 이 것은 기존의 현금이나 카드의 물리적 존재를 전자적인 데이터로 바꾼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교통카드, 하이패스같은 것도 여기에 속한다. 실물 거래 수단 없이 인터넷 같은 것으로만 거래하는 것도 있는 모양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가맹점 업종이 5개 이상이어야 하고, 금융사/통신사가 판매자에게 계좌 이체로 즉시 지급을 보증하는 것만 전자 화폐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외국에서는 마스타카드의 몬덱스가 가장 유명하다. 대한민국에도 K-Cash라고 금융결제원이 만든 전자화폐가 있었지만, 2020년 이후 서비스를 종료했다.
과거의 전자화폐는 사라졌지만 관련 기술은 유지되어 21세기에는 보통 '스마트페이'라고 부르는 간편 결제 서비스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
전자화폐는 그동안 각 경제주체가 본원통화와 동일한 권리를 인정하는 수단으로만 발행해왔지만, 최근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국가들이 전자화폐를 중앙은행화폐로 쓰려고 연구중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가 있다.
대체 화페[편집]
교도소, 군대 등의 흡연자가 많고 폐쇄된 환경에서는 담배가 화폐로서 활약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처럼 적국의 위폐발행 등의 이유로 의식주가 모두 힘들었던 시기는 옛날처럼 쌀이나 보리같은 곡물, 음식이나 술, 담배를 화폐로 사용하기도 했다. 북한, 특히 개성공단 관련자들이 초코파이를 대체 화폐로 이용한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례.
한국의 사례로, 지폐사용이 확실히 정착된 60년대에도 미작 농업에 종사하는 농촌 거주자들은 추수한 쌀을 보관해두었다가 돈이 필요해지면 쌀을 들고 시장에 나가서 돈을 사오겠다라며 정말로 돈을 사왔다. 농촌 경제에서는 그만큼 주식곡물인 쌀이 돈과 동등한 가치척도이자 교환수단으로 사용되었고 세금이나 공과금 납부 등 현찰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돈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것. 이 때문에 가끔 돈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돈을 사온다는 개념이 사용된 것이다[9] 이 당시의 농촌 마을에서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 굳이 '맞돈'을 내기보다는 필요한 걸 가져다 쓰다가 한꺼번에 값을 치루는 경우도 많았음을 생각한다면 물물교환 경제, 화폐경제, 신용경제가 마을 단위에서 공존했다는 주장 역시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21세기가 된 현재까지도 협동조합이 발달하지 않은 농촌이나 중심과 일정수준 이상으로 고립된 오지에서 발견된다.
대안화폐[편집]
대안화폐(代案貨幣, Complementary currency)는 현재의 국가가 중심이 되는 통화 시스템과 직접적으로 관련 없이 특정 집단 내에서만 통용하는 화폐를 말한다. 대체통용화폐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암호화폐[편집]
통화정책[편집]
지폐의 가치는 온전히 해당 국가의 신용에 달려있고 각 국가가 통화량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통화 정책을 펼칠 수 있다. 한 나라가 그 나라의 화폐를 가지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주권을 상징한다. 한 나라에 그 나라의 화폐가 없고 다른 나라의 화폐를 통화로 지정할 경우 통화 정책을 그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되어 사실상 경제 주권은 사라지는 셈이다. 만약 해당 화폐를 발행하는 국가가 호황이라 통화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면 그 화폐를 쓰는 다른 국가도 같이 경기가 위축된다. 당장 미국 달러의 경우 연준의 동향 하나하나에 세계의 주가가 요동친다. 대신 안정된 국가의 화폐를 사용하기에 경제가 안정되는 면도 있다.
국가의 신용이 사라지면서 지폐의 가치가 휴지만도 못하게 된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 외국 화폐가 사용되는 일이 많다.
화폐의 소멸[편집]
돈이라고 해서 영원할 수는 없다. 물론 조폐국 같은 곳에서는 범용성을 염두에 두고 화폐의 디자인을 만들지만, 옛날에는 '그냥 옛날하고 다르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기껏 다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유통시켰는데 결과가 시원찮아서 도로 회수되거나 심지어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 혹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화폐가 가치를 잃기도 한다. 여기서는 그러한 사례들에 대해 나열하도록 한다.
- 프랑스 혁명 당기에는 토지본위제인 '아시냐'라는 지폐가 유통되고 있었다. 그런데 혁명정부가 너무 많이 찍어낸 탓에, 혁명이 끝나자 전부 긁어모아서 불태웠다.
- 한국에서는 1961년 5월, 지폐 중 일부에 일반인 어머니와 아들이 그려진 도안을 사용한 지폐가 발행됐지만 5.16 군사정변에 이은 동년 6월 10일의 제3차 화폐개혁으로 통용된 지 한 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지폐가 있는데, 역시 그 희소성으로 수집가들 사이에선 고가로 거래된다.
-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화폐의 사용빈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스웨덴에서는 일정금액 이상의 현금결제가 금지되었으며 덴마크에서는 중앙은행에서 화폐발행을 중단하게 되었다. 이제 실물 화폐는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문제점이 있기에 확실하진 않다. 현금 없는 사회 참조
- 미국에는 1달러 주화가 있다. 그런데 크고, 무겁고, 1달러 주화를 취급하는 자판기가 꽤 드문 편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주화보다 지폐를 선호하게 되어 매우 제한된 용도로만 쓰이고 있다. 받기도 꺼리고 주기도 꺼리며, 외화로 환전 시 수수료가 왕창 붙는 아주 귀찮은 존재로 전락해 버린 것. 수정 전 이 문서에 적혀있던 앤서니 코인이 그중 하나. 요즘에는 아예 1달러만 나오는 동전 교환기도 더러 있어서 그나마 자주보이는 편. 마찬가지로 50센트 주화도 있는데, 이건 1달러 주화보다 취급이 더 좋지 않아 미국 생활을 오래 해도 한 번 구경하기 힘들 정도. 다만 그 희귀성 때문에 콜렉팅에선 꽤 높게 쳐준다.
신용화폐 위기론[편집]
기본적으로 화폐의 신뢰성은 국가의 보증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역사상 항상 국가가 화폐의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였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 역사적으로 봐도 조선의 당백전이나 바이마르 공화국과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발생한 초인플레이션 등 국가가 나서서 화폐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함으로써 화폐의 신용을 훼손시키는 경우가 적지않았다.
그러나 어쨌던 과거의 화폐는 금화나 은화등 그 자체로 가치있는 실물이었거나 이러한 실물과의 교환을 담보함으로써 그 가치는 항상 일정 수준 유지되었고 이에 언제나 가치있는 자산으로 인식받았다.
그러나 미국이 금본위제도를 폐지하고 달러를 신용화폐로 전환한 이후 지속된 인플레는 화폐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갉아먹었고 급기야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19 대유행때 각국에서 제로금리의 시대를 선언하고 화폐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함으로써 화폐의 가치는 극적으로 감소하며 자산의 가치는 폭등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양적완화라는 미명하에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현금살포는 신용화폐의 가치를 의심하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저금리 기조속에서 기업과 개인의 부채는 끊임없이 증가하였고 이렇게 뿌린 돈을 거둬들이고자 금리를 인상하면 이미 빚덩이인 기업과 가계에 엄청난 충격을 줄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인상에는 미적거리면서 핑계만 생기면 바로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행태를 반복하였다.
이러한 행태속에서 더 이상 정부와 그러한 정부가 발행하는 신용화폐의 자산적 가치를 믿을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사람들은 신용화폐에 대한 불신속에서 그 대체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정부가 마음대로 찍어낼수도 없고 그 총 수량도 제한되어 있는 비트코인이 이러한 신용화폐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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