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여론조사(輿論調査, Public Opinion Poll)는 어느 사회집단의 구성원에 대해 여론의 동향을 알아보려는 목적으로 실시하는 통계적 사회조사, 또는 그 조사 기법을 말한다. 무작위로 추출된 일정수의 사람들(표본)에게 설문을 하여 응답을 수집한다고 하는 조사이다. 통계이론에 근거한 표본 조사이며, 표본 오차가 뒤따른다.[1]
개요[편집]
여론조사는 어떤 사회 집단의 정치적 사회적 등의 여론을 알아보는 조사를 말한다. 전체 구성원 모두에게 여론을 알아볼 수는 없으므로 표본을 뽑아 조사하게 된다. 표본 내에서도 나이, 성별, 지역, 종교, 직업, 학력, 소득 등의 요소에 따라 성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사 목적에 맞게 표본의 구성을 조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여론조사는 사람이 직접 대상을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대면 조사 방식과 통신망을 활용한 비대면 조사 방식으로 나뉜다. 대면 조사 방식은 일정한 표본을 모집하여 조사를 하거나, 혹은 직접 가가호호 방문을 하거나, 거리나 특정 구역 내에서 무작위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선거 당일에 투표소를 나서는 유권자들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조사하는 방식인 선거 출구조사 또한 일종의 대면 조사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며, 조사원들에게 조사 방법론에 관한 일정 수준 이상의 훈련이 필요하다.
통신망을 이용한 비대면 조사는 근현대 이후로 정착된 방식이다. 전화가 충분히 보급되기 전 시대의 과거에는 우편을 이용한 여론조사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통신망이 널리 보급된 현대 사회에서는 전화 조사를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한편 최근에는 몇몇 여론조사에서 제한적으로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표본 모집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표본 자체의 무작위성이나 신뢰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형편이다.[2]
역사[편집]
여론조사는 19세기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 결과를 사전에 예상하는 모의투표를 많이 하게 되면서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20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언론기관들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일이 보편화되었다.
특히 유명한 조사로서는 1924년에 라이스(S. A. Rice)가 실시한 대통령선거에 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여론조사, 1940년의 라자스펠드(p. F. Lazarsfeld) 등에 의한 대통령선거조사(〈에리州의 연구〉), 1948년의 베렐슨(B. R. Berelson) 등의 대통령선거구(〈엘밀라 연구〉), 1952년의 대통령선거에 관한 캠프벨(A. Campbell)의 전국조사 등 4개가 있는데, 그 후 미국을 비롯한 일본 등지에서의 선거조사의 원형이 되고 있다.[1]
목적과 종류[편집]
사람들이 정치·사회·문화에 대해서, 또는 일상 생활 속에서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를 널리 조사하는 것, 즉 여론에 대한 조사가 ‘여론조사(public opinion poll)’이다.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는 정치에 관한 여론조사를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선거와 같은 특별한 일이 생겼을 때 실시되는 여론조사와 평상시에 실시되는 여론조사가 있는데, 전형으로서는 ‘선거조사(選擧調査)’를 들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어느 당의 후보자에 투표할 예정인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어느 당의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려고 생각하고 있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등을 선거 전에 조사하고, 실제로 '누구에게 투표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선거 직후에 조사함으로써 누가 당선될 것인가를 사전에 예측하고, 왜 당선했는가를 사후에 분석하는 것이다.
선거라든지 특별한 정치적인 사건에 관한 여론조사와는 달리 평상시에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도 있다. ‘당신은 현재의 내각(內閣)을 지지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평상시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있습니까' 하는 등등의 질문에 의한 내각지지율이나 정당지지율 조사 등이 그 전형적인 예이다. 기타 ‘헌법개정에 찬성인가, 반대인가' 혹은 ‘모자보건법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등 정치적 쟁점에 대하여 그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도 이 계열의 조사이다. 이 종류의 조사에서 특히 중요한 점은 여론(與論)이 고정되고 안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유동하고 있으므로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회적·정치적 조건하에서 어느 여론이 어떻게 변모해 가는가 하는 동적인 분석이 중요한 것이다.
사회나 문화에 관한 여론조사라는 것도 상당히 많이 실시되고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사회를 이상(理想)으로 삼고 있는가', ‘그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을 생각하고 있는가', ‘주로 무엇이 장애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등등의 상당히 기본적인 큰 문제로부터 ‘개천절(開天節)' ‘애국가' ‘미국' ‘중국' 등의 말에 있어서의 호오감정(好惡感情), ‘효도' ‘충성' ‘가족관계'에 있어서의 태도 등 비교적 특수한 영역에 대한 여론조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정치의식·사회의식·생활의식은 여론조사 중의 큰 부분이기는 하나, 그것이 유일한 것도 또 완전히 상반되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으로는 이들 영역 중의 어느 하나가 중심에 놓여서 조사가 계획되지만 최근의 경향으로는 그럴 때에도 인접영역과의 관련하에 다른 영역에서의 여론이 조사되고 그 시간의 경과에 의한 변화가 관찰되기도 한다.[1]
방법[편집]
- 대면 조사
- 조사원이 표본으로 선정된 응답자를 상대로 직접 대면하여 조사하는 방법이다. 여론조사의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대면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사원에 대한 고도의 훈련과 감독이 중요하다. 면접조사는 면접 대상의 규모에 따라 개별 면접조사, 집단 면접조사로 나눌 수 있고, 면접의 내용 구성에 따라 많은 응답자가 똑같은 객관식 질문을 받는 표준화 조사, 숙련된 조사원들이 대략적인 방향성만 가지고 조금씩 질문을 변형시키는 비표준화 조사, 표준화 조사와 비표준화 조사를 적절히 절충하는 방식인 반표준화 조사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조사자가 설문지를 배포한 후 응답자를 보조하는 형식으로 조사가 진행될 수 있으며, 혹은 조사자가 응답자에게 설문지를 주고 나중에 가지러 오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2010년대 중반부터는 대면 조사에서 기존의 설문지 대신 태블릿 PC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 장점으로는 응답률이 여러 조사 방식들 가운데 가장 높다는 점, 조사자가 면접상황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는 점, 시각이나 청각적인 보조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질문이 내용이 조금 복잡하거나 응답의 내용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설명을 해주거나 더 자세하게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점,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나 통신 기기 사용에 익숙치 않은 노인들을 상대로 얼마든지 조사가 가능하다는 점, 특정 집단이나 직업군, 지역 등에 대한 세밀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 긴 설문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있다.
- 단점으로는 조사원이 응답자와 직접 대면해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조사비용과 조사시간, 조사기간 등이 대단히 많이 소요된다는 점, 충분히 숙달되지 않은 조사원에게서 발생하는 오차가 크다는 점, 조사원의 의도에 따라 결과의 편향이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응답자가 옆 사람의 의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다른 조사에 비해 익명성을 유지하기가 훨씬 어렵다는 점,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 바쁜 현대인들에게 긴 시간 동안의 심층 조사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있다.
- 전화면접 조사
-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는 사람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보통의 전화 통화처럼 질문자가 전화를 걸어 정해진 질문 순서에 따라 조사원이 차례대로 질문을 하고 응답자는 질문에 따른 응답을 하는 방법으로 진행이 된다. 가장 보편적인 전화 여론조사의 방법론으로 꼽힌다.
- 장점으로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식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다는 점, 특정 이슈의 관심도가 낮은 계층이나 무관심층에게도 얼마든지 조사가 가능하다는 점, 전화를 받는 사람이 쉽게 전화를 거절하지 않게 되어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게 나온다는 점, 응답자가 통화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경향성이 높으므로 조사의 중도 탈락률이 낮다는 점, 이런 특징 때문에 길고 복잡한 문항에 대한 조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있다.
- 단점으로는 전화조사원이 질문할 때 조사원의 성별, 말의 뉘앙스, 발음의 정확성, 사투리 등의 요인을 완벽히 통제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것이 응답자의 편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사람이 직접 물어보기 때문에 응답자가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숨길 수 있다는 점, 애매한 응답에 대한 분류가 쉽지 않다는 점, 무관심이나 저관심 계층의 응답에 의미를 부여하기 쉽지 않다는 점, 조사의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 등이 있다.
- ARS 조사
- 미리 녹음된 음성을 활용한 자동응답 시스템으로 진행하는 조사이다. 전화면접 조사가 상담원 질문에 대해 직접 사람이 말로 응답하는 방식인 것에 반해, ARS 조사는 자동응답 시스템이 불러주는 음성에 대해 응답자가 전화 버튼을 눌러서 답변을 입력하는 방식이다.[5] 영어로는 상담원이 직접 걸어서 질문하는 전화면접 조사를 실황면접(live interview)이라고 이름 붙이고, ARS 자동응답 시스템을 활용하는 조사를 로보콜(robocall)이라고 이름 붙여서 구분하기도 한다.
- 장점으로는 특정 이슈에 대해 관심도가 높은 계층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점, 버튼을 눌러 답변을 입력하므로 비밀이 보장되어 응답자가 속마음을 쉽게 드러낼 수 있다는 점 질문 자체의 문항, 성별, 뉘앙스, 발음, 사투리 등의 요소를 모든 응답자에게 완벽하게 동일한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 조사의 비용이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된다는 점 등이 있다.
- 단점으로는 응답자 선정 과정에서 응답자의 거짓 응답을 검증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비표본 오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이슈의 관심도가 낮은 계층이나 보편적인 모집단에 대한 조사가 어렵다는 점, 전화면접 조사에 비해 통화의 중도 탈락 비율이 높다는 점, 이런 특징 때문에 길고 복잡한 문항에 대한 조사가 불가능하며, 몇 개 되지 않는 소수의 문항 위주로 조사할 수밖에 없다는 점, 정치 고관여층의 여론을 과잉 대표한다는 점, 근본적으로 기계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사람들은 응답에 응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있다.
- 모바일 패널 조사
- 여론조사 기관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대량의 온라인 패널 가입자들을 활용한 여론조사 방식이다. 자체적으로 충분히 많은 수의 패널을 확보한 여론조사 기관들이 이 패널을 성별, 세대별 인구 구성비에 따라 가공하여 모집단을 조직한 뒤, 이 모집단에 대해 스마트폰 문자, 스마트폰 앱, 이메일 등을 통해 랜덤으로 접촉하여 여론조사를 수행한다. 가공된 모집단에 대해 문자를 보내서 여론조사용 웹페이지의 접속을 유도한 후 조사를 하기도 하고, 자체 스마트폰 앱의 알림 기능을 활용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접촉하여 조사를 수행하기도 한다. 온라인 패널 조사, 웹 패널 조사, 모바일 패널 조사, 스마트폰 앱 조사, 스마트폰 패널 조사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유사한 분류이다.
- 장점으로는 조사의 비용과 시간이 전화 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점, 웹페이지 링크나 앱을 통한 온라인 답변을 수행하므로 매우 긴 질문의 복잡한 조사도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 질문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음성, 소리 정보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가능하다는 점, 여론조사 기관들의 자체적 노하우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가중치 부여가 수월하다는 점 등이 있다.
- 단점으로는 충분한 패널을 보유하지 못한 업체는 시도하지 못한다는 점, 일반적인 RDD나 안심번호 전화조사에 비해 표본의 대표성과 신뢰성이 아직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통신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계층에 대한 조사가 어렵다는 점, 아직은 역사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조사라는 점 등이 있다.
- 우편물 조사
- 조사 대상자에게 우편을 통해 설문지를 발송하여 질문에 응답하도록 한 후 회수하는 방법이다. 과거 통신이 발달하기 전에는 널리 쓰이던 방법이었으나, 현재에는 몇몇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쓰이지 않는다. 한 때는 서비스나 제품 만족도 조사의 방법으로 주로 쓰이기도 했으나, 요즘은 이것 마저도 전화 조사나 인터넷 조사로 대체된 지 오래되었다.
- 우편물 조사의 장점으로는 비용이 매우 적게 든다는 점, 조사원의 개입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익명성이 강하게 보장되는 방법이라는 점, 조사 시간이나 길이 등에 별 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 등이 있다.
- 단점으로는 강제성이 없으므로 응답률이나 질문지의 회수율이 매우 낮다는 점, 질문지 회수 시점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점, 응답자의 답변 성실도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 대리 응답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 대리 응답으로 인한 모집단의 오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 답변의 품질을 균등화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있다.
- 참고로 2020년 현재 기준, 아직도 일본에서는 언론 공표용 정치 여론조사에서 이 우편물 조사 방식이 종종 사용된다.
출구조사[편집]
현행 공직선거법 제167조 '투표의 비밀 보장' 조항에 의해 출구조사는 투표소로부터 50m 밖에서 투표의 비밀이 침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질문하는 경우에 한해서 실시할 수 있다. 이러한 출구조사의 결과 역시 현행법상으로는 선거 예측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투표 마감 시각까지 그 경위와 결과를 공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3]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