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출구조사(出口調査, Exit Poll)는 투표 당일에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상대로 어느 후보를 선택하였는지를 묻는 선거 여론조사의 한 기법이다.[1]
개요[편집]
출구조사(出口調査)란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투표 내용을 면접조사하는 여론조사 방법이다. 투표시간 종료 후 바로 결과가 공표되므로 선거결과를 가장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전화 여론조사를 병행하기도 하며 선거 종류에 따라 조사대상 투표소를 선정한 다음 일정 간격으로 투표자를 면접조사함으로써 투표자 분포 및 정당별·후보자별 지지율 등을 조사하게 된다. 대한민국 역대 출구조사 정확도는 대선의 경우 득표율의 차이는 있지만, 당선자와 득표 순위는 한번도 틀린 적이 없다.[2]
대한민국의 출구조사[편집]
- 1990년대까지
서방권이나 일본에서는 출구조사가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다들 도입되었기는 했지만 국내에서는 출구조사가 199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도입이 되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출구조사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민주화 직후부터 있어왔고 실제로도 1987년과 1992년 대선 당시 한국갤럽에서 선거 3~4일 전 전화 여론조사를 통해 당선자 예측을 하기는 했지만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때는 아예 국내에서 발표되지 않았고, 1992년 14대 대선 당시에는 MBC를 통해 발표가 되었기는 했지만 이미 개표가 중반일 정도에 발표된 것인지라 당선자를 사전에 당선 예측한다는 전제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당시 선거법상으로 개표가 시작되기 전에 당선자 예측을 발표하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었고, 제주MBC의 1988년 13대 총선 개표방송 리허설 유출 방송사고로 판세가 뒤집힌 일이나 군 부재자 부정투표 및 초원복집 사건 등의 관권선거 및 권언유착 관행이 남아있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사실 당시 기준으로는 섣불리 시도했다가 후폭풍을 잠당하기 어려운 모험이었기도 했다.
하지만 SBS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시청률 경쟁이 격화되어 개표방송을 보다 세련되게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출구조사의 본격적인 도입이 추진되었고, 그 결과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MBC와 한국갤럽이 전화 여론조사를 토대로 6시에 예측결과를 발표하여 15개 광역단체장 당선자를 전부 맞춘 것을 시초로 삼는다. 그 직후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지만 사실 일본이나 프랑스, 영국, 미국에서 출구조사가 일반화 되었다는 걸 근거로 해서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투표소에서 500m까지 떨어진 곳에서 출구조사가 허용되고 그 다음해인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시범적으로 출구조사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이 때에는 전화 여론조사 수준에 그쳤고 일부 지역구에만 시행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신한국당 175석! 하지만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 때 MBC와 한국갤럽에서 선거 당일 투표자 조사(전화 여론조사)를 해서 선거 결과를 적중시키면서 출구조사가 본격적으로 정착되었다.
- 2000년대 이후
2000년 2월 제16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서는 투표소 300m로 기준이 완화되었고, 전화여론조사로만 예측조사를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80여개 경합 지역구에서 투표소 출구조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출구조사는 정확해야 했지만... 망했다. 당시 KBS-SBS에서 새천년민주당 132석, 한나라당 117석, MBC에서 새천년민주당 127석, 한나라당 120석을 예측했는데, 수도권 경합지가 뒤집혔다.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 1당 개표결과가 출구조사와 정확히 반대로 나왔던 것.
그나마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출구조사가 그나마 정확하게 나왔다. 2004년 3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는 투표소 100m로 기준이 더욱 완화되었고,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터는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시행하고 있고,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부터는 대상 지역구를 246개 전국 모든 지역구로 확대하고 투표소 50m까지 출구조사 기준이 완화되었다. 물론 출구조사 결과는 투표 마감시간(재보궐선거는 20시, 그 외 선거는 18시)까지 결과를 공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다만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각 정당 관계자들에게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알리기는 하며, 개표방송 진행자들과 스텝진들도 출구조사 결과는 미리보고, 일부 언론사 관계자들이나 정치부 기자들도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알기는 한다. 다만 미리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처벌을 받기 때문에 공개를 안 할 뿐이다. 물론 90년대에 전화조사를 오후 2시 쯤 마감하고 정리했던 초창기라면 모를까 2000년대 와서는 오후 5시에 출구조사 집계를 완료하기 때문에 5시부터 5시 반까지는 대체로 여론조사 기관 직원들이 분리된 공간에서 비공개로 통계 보정 작업을 진행하므로, 실제 출구조사에 참여하는 해당 여론조사 업체 직원들조차 5시 30분 이전에는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출구조사가 초접전으로 나오는 수준이 아닌 이상은 출구조사 결과가 최종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건 알 사람은 알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출구조사 결과를 몇십 분 빨리 안다는 것 외의 큰 의미는 없긴 하다.
어쨌든 투표 종료 시각 몇 십 분 일찍 최종 자료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보니, 선거 때마다 엠바고를 깬 자료랍시고 각종 게시물들이 각 커뮤니티 사이트나 메신저로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만약 그게 진짜 출구조사 결과치라면, 이 경우에는 여론조사 기관 직원들이나 정치인들 및 선거 캠프 관계자, 일부 기자들을 통해서 공유한 출구조사 자료들이 유출된 경우라고 보면 된다. 물론 낚시꾼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당연히 가짜 정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낮 12시 출구조사 결과니, 오후 3시 결과니 하는 게시물이나 메시지도 있는데, 이건 100% 거짓말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정당이나 민간 여론조사 회사에서 선거 당일 긴급 전화 여론조사를 돌린 내용이 유출되는 경우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실제 수행하는 출구조사는 결코 그런 방식으로 중간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출구조사 마감 시간인 투표 종료 1시간 전까지는 통계 보정 결과가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출구조사가 마감되었다고 하더라도 통계 보정에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투표 종료시간 2, 30분 이전까지는 출구조사의 최종 결과는 알 수 없다. 참고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이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전해들은 건 17시 40분이었다고 한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심층출구조사가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심층출구조사는 기존 출구조사에서 후보 결정요인, 정치성향, 차기 정부 과제 등 추가 문항을 더해 좀 더 정밀한 추적 조사를 하여 유권자의 표심을 추적하는 조사 방식이다. 그 후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도입되었으나 2년 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 자가격리자 장기 접촉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시되지 않았다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부활하였다. 이후 같은 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도입되었으나 2년 후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어찌된 이유인지 실시하지 않았다.
2020년 4월 15일에 실시되었던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구조사는 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투표가 오후 5시 20분부터 7시까지로 제한되면서 출구조사 발표도 15분 늦춰졌다. 이로 인해 타 언론사와 포털사이트 등의 출구조사 결과 인용 가능 시각도 15분 연기되었다. 방송3사를 제외한 타 방송사 및 언론매체에서는 정당별 의석수와 1당 예측 결과는 오후 6시 25분 이후, 각 지역구 당선자 예측 결과는 6시 45분 이후에 인용하도록 되어있다.
2021년 4월 7일에 치러진 2021년 재보궐선거 출구조사도 코로나19 자가격리자 투표 시간을 고려해 투표 마감 15분 후인 오후 8시 15분 공개되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 투표 시간(오후 6시 ~ 저녁 7시 30분)을 고려하여 일반 투표 마감 1시간 30분 후인 오후 7시 30분에 공개되었다. 이때도 몇몇 커뮤니티에 출구조사 결과가 약 7시 정도부터 미리 돌았고 7시 20분 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이 '초박빙 초박빙! 까봐야 알아!' 라고 상황실에서 전화를 하는 장면이 그대로 송출되기도 했다.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제 공개 시각도 코로나19 이전인 오후 6시로 회귀했다.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178~197석으로 예측되어 헌정사상 최초로 여당이 개헌저지선도 못건지는 초유의 사태를 예상하기도 했지만 국민의힘이 지역구 90석, 비례 18석을 건지면서 개헌저지선은 지켜냈다.[3]
다른 나라의 출구조사[편집]
대만은 출구조사가 거의 시행되지 않으며, 여론조사는 선거 10일 전까지 시행되고 그 이후로는 투표 종료 시각까지 공표가 전면 금지된다. 출구조사를 금지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에 2004년 총통 선거 당시 TVBS에서 대만 최초로 출구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바람에 당시 일었던 부정선거 논란을 부채질했고, 그 뒤로 출구조사는 치러지지 않는다.
불법 여부와 상관없이 물리적으로 특정 선거에 한해서 도저히 출구조사를 시행할 수 없는 나라도 있기는 한데 대표적으로 이란이 있다. 이란에서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원 선거를 치를 때 해당 선거구에서 뽑는 의원수만큼 기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테헤란 지역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때마다 무려 1인 30표를 일일이 연필이나 펜으로 기표해야 되기 때문에 여건상 출구조사를 시행하기 영 난감해서 시행된 적이 없다.
넓은 나라에서는 출구조사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이 그런데,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시간대가 다른 동부와 서부의 출구조사 결과가 다른 시간대에 나오게 되므로 서부 유권자들이 동부 출구조사를 보고 투표해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
브라질은 전자투표를 하는데 개표가 원체 빠르기 때문에 출구조사가 활발하게 발표되지는 않는다. 출구조사 이후로 개표가 진행되었을 때 개표율 90%대 상황이 쫙 나와버리는지라 출구조사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유권자 표본 샘플 조사는 필요하기 때문에 대선 1차 투표 때는 출구조사를 한다. 인도도 넓으면서 전자투표를 하지만,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1개월에 걸쳐 투, 개표를 하는 방식이므로 출구조사를 한다.
캐나다는 100% 소선거구제 의원내각제인데다가 영토가 너무 큰 나머지 출구조사를 안 한다. 그러나 주의회 선거는 출구조사를 진행한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특이하게도 출구조사 발표는 가능한데 순위 공개까지만 가능하고 구체적인 수치 발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선거방송 진행자가 출구조사에서 구체적으로 A 후보가 몇%를 얻었고 B 후보가 몇%를 얻었다는 식으로 방송하지 않고 1위 후보가 A, 2위 후보가 B라는 식으로 방송한다.[3]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