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지방소멸은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으로 지방이 과소지역화·무거주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개요[편집]
지방소멸이란 단어는 인구감소 및 고령화가 보다 일찍 시작된 일본에서 건너왔다. 일본에선 저출산·고령화, 도쿄권으로의 인구 이동으로 인한 지방의 과소지역화와 무거주화를 '지방소멸 현상'이라 칭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지방소멸 현상이 가시화되자 정부는 2021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근거해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연간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2022~2031년)을 마련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019년 기준 합계출산율을 보면 군(1.25명), 시(1.05명), 구(0.82명) 등 지방으로 갈수록 오히려 출산율이 더 높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전남 영광군(2.538명)의 경우 가장 낮은 서울시 관악구(0.536명)보다 출산율이 4배 이상 높다. 비록 일자리와 교육 등을 위해 지방을 떠나 도심으로 인구가 몰리더라도 지방이 인구의 출생 및 기본 정주 기능을 담당하는 '인구댐' 역할을 여전히 하고 있다는 게 국토연의 분석이다. 지방소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곧 인구감소를 억제하거나 인구 증가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에서 지지율 하락의 기점이 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있듯이, 인구변화에도 데드크로스가 있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아지면서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지점을 인구의 데드크로스로 칭한다. 통계청 등의 집계를 보면 국내 인구의 데드크로스는 이미 2020년에 시작됐으며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377명이고, 사망자 수는 30만4948명으로 3만2571명의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이 같은 인구의 변화는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의 기본적인 '수요'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가격변동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고, 인구감소가 큰 곳의 경우 거주자가 없는 '지방소멸' 현상이 나타나 주변 지역까지 부동산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정부도 향후 부동산 가격을 전망하면서 하향 안정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인구감소를 들고 있으며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국토연구원의 '지방소멸 위기대응 추진사례와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보면 2020년에 전체 시·군·구의 66%(151곳)에서 인구의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7곳은 이미 2000년 이전부터 데드크로스가 시작됐다. 국토연은 보고서에서 "2000~2020년 기간 동안 시·군·구의 인구정점과 인구저점 연도를 분석한 결과 인구정점 대비 20% 이상 인구가 감소한 시·군·구는 60곳(26.2%)이고, 2020년에 인구저점을 기록한 시·군·구는 118곳(52%)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인구 최저점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1]
대한민국 지방소멸 실태[편집]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대한민국은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의 데드크로스 현상'과 총인구의 정점을 동시에 경험했다. 그리고 수도권 인구가 총인구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초월하기도 했다. 수도권 과밀·집중 해소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왔던 균형발전 정책 성과를 논하기가 무색해졌고 지방소멸 위기감마저 높아졌다. 지방소멸이라는 저출산·고령화와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으로 지방이 과소 지역화·무거주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국의 지방소멸 실태는 다음과 같다.
- 시·군·구별로 보면 전체의 66%(151곳)가 이미 데드크로스 현상을 겪었고, 특히 57곳은 2000년 이전에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 2.06명으로 인구 대체수준(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으로 급격하게 낮아졌고,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7배나 많은 지방자치단체까지 발생했다.
- 인구정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지자체가 군 단위는 말할 것도 없고 중소도시에서도 속출하고 있다. 강원 태백 인구는 4만266명으로 석탄산업이 활황이던 때 인구 대비 65%가 줄어들었고, 강원 삼척(-54.7%), 전북 김제(-63.5%)·정읍(-57.1%)·남원(-54.7%), 경북 상주(-57.8%)·문경(-55.8%) 등도 마찬가지다. 2000∼2020년 인구정점 대비 20% 이상 감소한 시·군·구가 전체의 26%(60곳)고, 2020년에 인구 저점을 기록한 시·군·구가 전체의 52%(118곳)에 달한다. 인구 저점은 계속 낮아지고, 지방소멸은 진행형이다.
지방의 인구 증감 요인 분석에 따르면 인구감소 지역은 공통적으로 사회적 증감이 음(-)으로 나타났다. 지방에서 태어난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며 지방이 인구댐 역할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평균 합계출산율을 보면 군·시·구 순으로 지방 출산력이 대도시보다 높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합계출산율 하위 10개 지역 가운데 9개가 서울 관악구, 부산 중구, 대구 서구 등 대도시였다. 이는 도시의 낮은 출산력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재생산'보다 '생존' 본능이 강화된 결과라는 인구학적 이론과 부합한다. 감사원도 2021년 국내 인구 이동 분석을 통해 인구밀도와 출산율이 음(-)의 관계를 보이며, 높은 인구밀도가 사회적 경쟁을 심화시켜 출산율 저하를 초래함을 입증했다. 결국,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높은 출산력으로 인구댐 역할을 수행해온 지방이 무너지면 국가 경쟁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은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방의 인구감소는 단순히 인구가 줄어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 내 소비·일자리·소득 감소와 생활서비스 수요·공급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지방경제의 총체적인 침체와 붕괴를 초래한다. 그리고 도심이 쇠퇴하고 공동화하는 것은 물론 빈집·빈상가·폐교, 노후·유휴 시설들이 산발적이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해 지역을 마치 골다공증 환자의 뼈처럼 만든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태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관절 골절은 사망률이 20%에 달하며, 40%는 누워서 생활해야 하고 20%는 남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할 수 있다. 사람의 골다공증만큼 지역의 골다공증도 치명적이며 새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대응을 위한 국정과제를 범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 즉, 지방을 살려야 지속적인 국가 성장이 가능하다.[2]
지방소멸 대책[편집]
지방소멸의 주요 원인이 일자리·교육환경 등을 찾아 떠나는 청년 인구의 '사회적 이동'인 점을 들어 정부 대책 역시 청년층의 지방 거주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향에 집중돼있다. 국회 예산처의 2021년 분석을 보면 지방소멸과 연관이 높은 저출산 예산의 61%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경남 함양군의 경우 관내 서하초등학교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를 통해 초등학생 자녀를 둔 2030 세대 부부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1931년 개교 후 2019년 기준 14명의 학생만 있어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지역 공동체 문화 조성을 통해 되살리자는 취지였다. 2020년에 총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거·일자리·생활 인프라 환경을 조성했으며 그 결과 2021년 학생 20명이 전·입학했고, 가구 단위 이주로 지역 내 인구 유입 효과(29가구, 104명 이주)가 나타났다. 하지만 정착 후 학부모들은 이주 후 교육이나 환경에는 만족하지만, 주거공간 추가 확보 문제와 의료기관 부재, 중·고등학교 진학 문제 등으로 계속 거주 여부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북 괴산군이 시행 중인 '자연드림파크'의 경우 생협이 주도한 국내 최초의 친환경 유기농 식품 생산단지를 지향하고 있다. 미분양된 농공단지에 테마파크 형식의 자연드림파크와 주택단지를 조성해 일자리와 주거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모델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총 30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사업을 통해 입주기업 종사자 중 500명가량의 인구 유입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들 중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이주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일손 구하기가 어렵고, 정주 및 문화시설 부족으로 청년 인구 유입이나 인구유출 억제에 다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소멸 위기 및 지역의 인구감소 대응 목적의 사업은 약 3~4년 정도의 추진 경험을 통해 부분적으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으며 인구감소 지역에 대한 개별 단위사업 위주로 지원되고 있어 지역 이주와 정착을 유도하기는 부족하므로 부처 간 협업 및 지역 단위의 전략적 사업 연계 추진이 필요하다.
청년층 위주의 사업을 세대통합형으로 변경할 필요성도 국토연은 제시했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지원책이 청년층 위주와 '한 달 살기' 등 지역탐색 단계의 사업에 치중해있는 게 현실이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청년뿐만 아니라 신중년·노년·외국인·여성 등 다양한 추진 주체가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세대조화·통합형 지원시책 발굴과 지원이 필요하다. 연방법에서 주 거주지와 부 거주지를 허용하는 '복수주소제'를 허용하고 이를 지원하는 독일처럼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예컨대 주중에는 주 거주지인 서울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부 거주지인 지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개념이며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확산된 재택근무 등 업무패턴 변화에도 부응하는 대안이다. 또 삶의 추구 목적에 따라 '삶의 공간'을 변화시키는 사회로의 전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연 거주 및 복수주소제도의 도입 등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1]
지방소멸 대응방향[편집]
2015년 이후 20대 후반 ~ 30대 초반 연령대를 중심으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면서 청년층 인구유출이 야기하는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정부뿐 아니라 중앙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 지원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서는 청년층의 지역 선택 결정요인을 면밀히 살펴보고, 주어진 예산 제약 내에서 보다 효과적인 방향으로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연구에서 진학과 취업 단계에서의 지역 선택 연계성을 고려한 실증분석 결과, 진학 단계의 정책적 개입은 그 영향이 미미한 반면, 취업 단계의 정책적 개입에서는 그 영향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수도권 고교졸업생의 경우 인구충격으로 인해 진학 단계에서 지방으로 진학하더라도 취업 단계에서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재이동하고, 졸업 지역의 경기상황이 악화되는 경우에도 수도권 재이동이 증가했다. 지역 선택 결정요인들을 반영한 구조모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동일 규모의 보조금을 지방대학 진학 보다 지방인재의 지방기업 취업에 대해 제공하는 편이 진학 및 취업 단계 모두에서 효과가 있었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청년 지원정책 방안
청년 대상 지원정책은 지역적 차원을 명시적으로 고려하여 설계하고, 지방대학 지원정책은 청년층 유출 방지보다 지방대학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 청년 대상 지원정책은 지역을 고려해 통합적으로 조율하여 수도권으로의 이동을 장려하지 않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비수도권 취업 청년의 소득을 증가시키는 보조금·세제 혜택의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 지방대학 지원정책은 교육과 연구의 질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3]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 ↑ 1.0 1.1 송진식 기자, 〈지방소멸 막으려면…'청년층 중심 아닌 세대통합형'으로 정책 전환해야〉, 《경향신문》, 2022-02-06
- ↑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방소멸과 국토 골다공증〉, 《농민신문》, 2022-05-20
- ↑ 한요셉 연구위원, 〈청년층의 지역 선택을 고려한 지방소멸 대응방향 (KDI 정책포럼)〉, 《KDI 한국개발연구원》, 2022-09-22
참고자료[편집]
- 송진식 기자, 〈지방소멸 막으려면…'청년층 중심 아닌 세대통합형'으로 정책 전환해야〉, 《경향신문》, 2022-02-06
-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방소멸과 국토 골다공증〉, 《농민신문》, 2022-05-20
- 한요셉 연구위원, 〈청년층의 지역 선택을 고려한 지방소멸 대응방향 (KDI 정책포럼)〉, 《KDI 한국개발연구원》, 2022-09-22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