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망천"의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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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31일 (화) 14:41 판
에서 이혼하면 또 인천으로 가기 때문이다. 사실 내 천(川)자를 쓰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니기에, 인천만을 특정할 수 있는 '이부망인(仁)'이란 표현이 더 적절하기도 하다. 당장 같이 언급된 부천도 천(川)자를 쓰는 데다가 부천은 앞글자를 따고 인천은 뒷글자를 딴 것도 통일성이 없다. 실제로 정태옥의 이 발언이 나온 직후에 올라온 몇몇 기사에 '이부망인'(離富亡仁)이란 댓글이 종종 보이긴 했다. 하지만 이부망천이 더 많이 퍼진 데다가 이쪽이 더 어감이 좋아서 그런지, 시간이 흐르면서 '이부망천'으로 자연스레 굳어졌다.[1][2]
'이부망천' 발언 논란 후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양천구, 목동 같은 데 잘 살다가 이혼 한 번 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 간다. 부천에 있다가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나 이런 쪽으로 간다." 정태옥 의원의 이른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은 인천이나 부천은 물론 '지방'이라 불리는 모든 곳을 들썩이게 했다. 발언 후 20여 일이 지나 그사이 정 의원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과 부천시장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뽑혔으나 씁쓸한 뒷맛은 여전하다.
'이부망천' 집단소송 동력 주춤...인천 투표율 또 꼴찌
정 의원 발언으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인천시민들은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정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하고 2018년 6월 11일부터 시민 소송인단을 모집해왔다. 지방선거 날짜에 착안해 소송인단 모집 목표는 613명이고, 소송액 또한 6억1300만 원으로 정했다. 지방선거 효과를 등에 업고 2018년 6월 20일까지 510여 명이 모인 소송인단은 이후 좀체 늘어나지 않고 있다. 2018년 6월 21일 인천 번화가에서 오프라인 모집 캠페인이 열렸음에도 증가 인원은 10여 명에 그쳤다. 선거 이슈가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100여 명을 더 모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의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개인 인감, 서류 등을 제출해야 하고 소송 관련 비용도 분담해야 하는 사안이라 단순 서명보다는 참여자 모집이 힘든 게 사실"이라며 "모집이 완료되는 대로 소송인단 대표 선정, 일정 조율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인천의 지방선거 투표율이 전국 꼴찌를 기록한 점도 이부망천 응징 분위기에 휩싸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2018년 6월 13일 투표를 마감한 결과, 인천의 잠정 투표율은 55.3%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낮았으며 '이부망천 발언 때문에 인천 투표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은 빗나갔다.
특히 정 의원의 비하 발언 때 직접 언급된 인천 중구와 남구는 투표율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이를 두고 이부망천 발언이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켜 투표율을 떨어뜨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인천 투표율은 10여 년간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 등 9차례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전국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인천은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44.3%, 2007년 17대 대선에서 60.3%, 2012년 19대 총선에서 51.4%의 투표율로 전국 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른 선거에서도 인천 투표율은 17개 시·도 중 13위가 최고기록일 정도로 하위권을 맴돌았으며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지목된다. 인천은 전체 유권자 중 토박이 비율이 낮고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이 높다. 거주 지역에 대한 연대감과 귀속감이 떨어지고 지역 정체성도 옅은 탓에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이부망천이란 변수가 원래 낮던 인천 투표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해석하는 게 더 맞아 보인다.
해결 방법 안 보이는 서울중심주의, 무기력증 빠진 '지방'
시각을 넓히면 이번 사태는 지방 특유의 무력감과도 가까웠으며 정태옥 의원 발언 직후 인천·부천 외 여타 지역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나왔으나, 그때뿐이었다. 오히려 온라인상에는 지방의 낙후되고 팍팍한 현실을 인정하는 반응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방에서 올라오긴 했는데 '인(IN)서울' 못하는 사람들이 인천에 자리 잡아 사는 게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을 실패했다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팽배하다"라며 "실제로 일자리, 인프라 등 모든 측면에서 지방이 서울과 비교하면 상당히 뒤처져 있다"라고 했다. 발언 당사자인 정 의원 역시 나름대로 인천을 잘 안다는 사람이며 2010년 7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인천시청에서 기획관리실장으로 일했다. 문제 발언이 나온 방송에서 스튜디오가 술렁이자 정 의원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듯 행동했으며 확신에 찬 눈빛으로 주변을 생경하게 쳐다봤다.
서울과 지방간 격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닐뿐더러 해결 방법도 희망도 잘 보이지 않는 난제다. 2018년 2월 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 매매가격 지수에 따르면, 2018년 1월 서울의 주택매매가격 지수는 107.6으로 2015년 말 전국의 지수 재조정(지수 100.0)이 이뤄진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매매가격 지수가 기준시점(100.0)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매매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뜻이고, 100 이하는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에 비해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주택지수는 99.0으로 지수 재조정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이 2015년 말과 비교해 7.6포인트 올랐지만 지방은 1.0포인트 하락하면서 서울과 지방간 매매가격 지수 격차도 2년 새 가장 높은 8.6포인트로 벌어졌다. 부동산 외 교육 격차도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2022학년도 대학 입시제도 개편을 준비 중인 국가교육회의는 2023년 1월 3일 대전에서 대학 입시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입시 정보 격차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지역 교사와 학부모에게 우선 발언권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은 2018년 6월 11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살다가 1996년 인천으로 와 22년째 지내고 있다"며 정태옥 의원 발언과 지방자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 편집장은 "서울은 주변 인재와 자원을 빨아들이며 끝없이 팽창하는 블랙홀이다.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고, 폐기물을 지방으로 전가한다"며 "그 결과 서울을 제외한 주변 지역은 사헬벨트(Sahel belt·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했으며, 수십년째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지대)처럼 말라 죽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1년 지방의회,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되면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어느덧 30년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나 지방분권과 자치는 여전히 머나먼 이야기에 불과하다"며 "그런 상황이기에 표를 달라고 요구하는 정당과 정치인의 입에서 저와 같은 지역 비하 발언이 거침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돈은 지역에서 벌고 자식은 서울로 보내면서도 끝없이 지역 사랑, 지역 불균형 발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사람들은 부동산 계급사회 혜택과 서울 중심주의 기득권을 누려온 이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솎아내는 몫은 물론 주권자인 시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3]
이부망천 시즌 2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을 앞두고 다시 이부망천이 재조명되었다. 자유한국당의 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의 정승연 후보(연수구 갑)가 유승민 의원에게 "평소 존경하는 유 의원이 인천 촌구석까지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발언해서 이부망천 시즌 2를 찍은 것이다. 당연히 이 사태에 대해서 인천광역시 각계, 각층에서 비난 여론이 폭발하였다. 그래도 이건 최소한의 옹호의 여지는 있는데, '이런 귀하신 분이 누추한 곳에' 같은 의도로 겸손을 띄는 표현을 하려다가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저 말에서 촌구석이라는 단어만 빼도 별문제가 없어지며, 촌구석을 붙인 것도 굳이 인천을 비하하려는 의도보다는 자신을 낮추는 표현을 하려다가 자신이 속한 곳 전체를 낮춰버리는 실수한 거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하필 보수정당에서 이부망천 발언으로 상처를 줬던 곳에 소금을 뿌려버린 꼴이라 여론이 악화한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를 보면 중구·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하고 미래통합당은 인천광역시에서 전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석을 제외하고 싹쓸이했으며 물론 정승연 후보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찬대 후보에게 밀려 낙선하였다. 사실, 이 발언은 그렇게까지 큰 논란으로 번지진 않았다. 왜냐하면, 며칠 뒤에 더 큰 악재가 터져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장 인천 촌구석 발언 당사자인 정승연 후보의 낙선은 그렇다 치고, 전국적으로 미래통합당 측의 결과가 나쁜 건 차명진의 망언 하나 때문이라는 분석이 훨씬 더 유력하다.[2]
인천 집값도 오름세지만 대출도 청약도 맑혔다
인천 집값도 오름세가 가파르며 중소형 면적에서 15억 초과 거래는 아직 없으나 10억 원을 넘긴 단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2021년 상반기 인천 중소형 면적(전용 60~85㎡) 10억 원 이상 거래는 총 20건에 달한다. 2020년에는 3건뿐으로,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와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두 개 단지뿐이었다. 하지만 2021년 상반기 10억 원 초과 단지는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송도더샵마스터뷰,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송도 아메리칸 아이파크 등 총 5개 단지로 늘었다. 최고가도 10억7000만 원에서 11억5000만 원으로 올랐다. 10억 이하 단지들의 경우 오름폭이 크며 특히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 호재를 앞둔 인천 구도심인 부평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인천 부평구 삼산동 삼산타운 6단지 전용 84㎡는 2021년 5월 8억25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4월 7억5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하고 한 달 만에 7500만 원이 올랐다. 2020년만 해도 해당 단지 면적의 가격은 5~6억 원대 초중반 수준이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 부평아이파크 전용 84㎡는 2021년 4월 7억6500만 원 계약했다. 또한, 부평산곡 푸르지오 전용 84㎡는 올해 7월 7억7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2020년만 해도 5억 원대~6억2000만 원 수준이었다.
경기도나 인천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데는 넘사벽이 돼 버린 서울 집값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울 아파트 청약 가점이 치솟으면서 경기도로 청약 수요가 몰리자, 경기 외곽 지역까지 청약가점이 치솟고 있다. 아파트 청약의 당첨자를 발표한 안양 동안구 '평촌트리지아'의 전용 74㎡ 타입에는 74점짜리 통장이 접수됐다. 전용 59㎡A·B 타입 또한 당첨자 최고 가점이 69점에 달했다. 당첨자 평균 가점은 60.3점이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의 혜택을 볼 실수요자는 매우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7월 부터 부부합산소득 기준이 종전 8000만 원에서 90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되고, 생애최초주택 구매자는 종전 9000만 원에서 1억원 미만으로 오른다. 주택가격 기준도 투기과열지구는 종전 6억 원 이하에서 9억 원 이하로, 담보인정비율(LTV)은 투기과열지구일 경우 6억 원 이하에 60%, 6억~9억 원 구간에 50%를 적용한다.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 웬만큼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수준이 돼버렸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한 무주택자 대출 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실수요자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4]
동영상
각주
- ↑ 〈정태옥〉, 《위키백과》
- ↑ 2.0 2.1 〈이부망천〉, 《나무위키》
- ↑ 오종탁 기자, 〈'이부망천' 발언 논란 그 후, 씁쓸한 뒷맛〉, 《시사저널》, 2018-06-25
- ↑ 윤주혜 기자, 〈이부망천은 옛말…탈서울 갈 곳이 없다〉, 《아주경제》, 2021-07-18
참고자료
- 〈이부망천〉, 《나무위키》
- 〈정태옥〉, 《위키백과》
- 오종탁 기자, 〈'이부망천' 발언 논란 그 후, 씁쓸한 뒷맛〉, 《시사저널》, 2018-06-25
- 윤주혜 기자, 〈이부망천은 옛말…탈서울 갈 곳이 없다〉, 《아주경제》, 2021-07-18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