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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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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름(質權)은 집을 사고파는 사람들 사이에 흥정을 붙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개요

집주름은 조선시대에서 집으 사고 파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말하며 가쾌(家儈)라고도 불렀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 특히 주거나 주상복합 등이 거의 기업이 고용한 '분양광고'와 '분양대행사'를 통해 매매가 이루어지는 관계로 이 직업도 언젠가는 A·I(인공지능)에 밀려 사라질 사양직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중개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좋은 말로는 '공인중개사'라 하고 우리 귀에 익은 말은 '복덕방 아저씨'였다. 옛날 조선시대에도 이 직업이 존재했다고 하며 당시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집주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사전적 의미의 '집 주름'이란 '집'을 사고파는 사람 사이에서 흥정을 붙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일종의 '브로커(broker)'역할이다. 주거용 집인 주택을 비롯하여 각종 부동산 등을 전문으로 중개하던 '가거간(家居間)꾼'들은 조선 중엽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가거간은 집과 토지를 비롯한 부동산의 매매·임차전당 등을 주로 중개하였고, 이에 종사하는 사람을 집주름이라 불렀다.

일제가 한·일 합방을 위해 최고의 극성을 부리던 1900년대 초에는 부동산 매매뿐만 아니라 임대차, 전당(典當)분야까지 넓혀갔으며 '가쾌'라는 칭호를 썼다고 한다. 당시는 한글을 언문(諺文)이라며 무시하던 때라 '집주름'이라는 우리말이 그렇게 보편화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사회 지도층이던 사대부들이 '한문(漢文)'만을 진서(眞書)라고 주장하던 시절로 '한양이나 평양' 같은 큰 도시에서는 특히 '가쾌'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조직이 없이 자유롭게 프리랜서(free-lancer)로 활동하던 '집주름' 종사자들이 모여들며 1800년대 말부터 단체를 이루기 시작, 자연히 하나둘씩 사무실이 생겨나게 되었다. 사용된 '가쾌'는 대도시, 특히 서울과 평양 등에서 집주름을 칭할 때 쓰였던 말로, 이 가쾌들이 모여 사무실을 차린 것이 이른바 '복덕방(福德房)'이었다. 복덕방은 일종의 거간업으로, 조선 말기만 하더라도 100여 개의 복덕방과 500여 명의 가쾌가 있었다.

서양 문물의 유입 등으로 야기된 일상의 발달은 사회생활 전반에 빈번한 왕래를 불러왔고 주거지와 사업소의 이동 또한 과거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때라고 한다. 자연히 '집주름'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고 전국적으로 '집주름'들이 차린 100여 개의 중개소가 생겨났고 종사자만도 5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하지만 '집주름'들의 기형적인 증가로 거래질서의 문란과 사회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1890년 '객주거간규칙(客主居間規則)'이라는 제도가 반포되었고 한성부(漢城府)에 한해 '허가제'로 실시되다가 1910년에야 자유화되기도 했다. '집주름'이란 직업은 큰 '이문'으로 높은 인기가 있었지만, 사기성 또한 다분해 부정적 시각이 강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1753년 7월 5일 자에 '부마도위(駙馬都尉)' 후손인 윤성동이 '집주름'으로 전락해 일정한 거주지나 직업도 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온갖 나쁜 짓만 일삼는 자들을 일컫는 '무뢰배(無賴輩)'로 표현하고 있다. '열하일기'의 저자 박지원(朴趾源)도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을 꼽을 때 '집주름'들을 제일 먼저 꼽았을 정도였다, 이는 오늘 날 '집주름'인 '공인중개사'란 직업이 팍팍한 서민들이 '호구지책'으로 찾는 직업이 되어가는 현실이다.[1][2]

역사

조선 시대에는 부동산중개업자를 '집주름(家儈, 가쾌)'이라 불렀고 이들이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건 18세기 중반으로 추정된다. 당대 양반들이 집주름에게 갖는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조선왕조실록 1753년(영조 29년) 7월 5일 기사에는 부마도위(駙馬都尉·왕의 사위)의 후손 윤성동이 집주름으로 전락한 사실이 소개됐는데, 그를 무뢰배라고 표현하고 있다. 연암 박지원 역시 '마장전(馬(장,제)傳)'에서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으로 말 거간꾼과 집주름을 들었으며, '광문자전(廣文者傳)'에서는 사람 때리기를 좋아했던 표철주가 늙고 가난해져서 하는 일 따위로 언급했다. 그런데도 18세기 후반 이들의 활동은 꽤 활발했다. 집주름은 한양의 부유층들이 몰려 있는 북촌(청계천 북쪽 일대)뿐 아니라 몰락한 양반들과 선비들이 모여 사는 남촌,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종로 주변 외진 골목과 시장 주변의 집들을 주거래 대상으로 삼은 듯하다.

심노숭의 '자저실기(自著實紀)'에서도 이익모가 1796년 서장관으로 청나라를 다녀온 후 집주름을 불러 상동(현재 북창동과 남창동이 걸쳐 있었던 지역)에 있는 홍선양의 고택을 7000냥에 구입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집주름의 수입, 즉 중개수수료에서 신택권은 '성시전도시'에서 '천 냥을 매매하고 백냥을 값으로 받으니'라고 언급했다. 김형규의 일기 '청우일록(靑又日錄)' 1880년 2월 14일 기록에도 350냥짜리 집에 대한 거래로 받은 수수료가 40냥이었는데 18세기 후반∼19세기 후반 집주름의 중개수수료는 거래가의 10% 내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소 많아 보이지만 정보를 독점할 수 있었던 시대라는 점과 당시 고리대금의 연이자가 보통 30%를 넘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서는 수수료가 크게 적어졌는데 1922년 1월 2일 동아일보에는 당시 서울에서 활동하던 집주름 600명 중 123명이 1921년에 새로 창설된 가옥중개인조합의 활동을 반대한다는 진정서를 종로경찰서와 경기도 경찰부 경무국에 제출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새로운 조합이 수수료를 너무 많이 받도록 규정했다는 게 이유였다. 집주름은 거래가의 0.8%를 조합에 내고,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에게 각각 거래가의 1.5%씩 받아야 한다고 정했다. 1만 원짜리 집의 거래를 성사시킨 집주름은 중개수수료로 300원을 받아 그중 80원을 조합비로 제출하고 나면 220원을 챙길 수 있었다. 따라서 집주름의 이득은 오늘날보다는 여전히 약간 높은 편인데 이는 그들의 말재주에서 좌우되었다.[3]

조선시대 집주름 역할

조선시대 집주름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김수현(민준)이 갑부가 된 배경으로 조선시대 집주름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14년 1월 2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6회에서는 정은표가 조선시대 집주름으로 출연해 김수현이 부를 축적하게 된 과정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 김수현(민준)은 3개월 후 지구를 떠나게 될 것 같다며 김창완(영목)에게 재산 처분을 일임했고, 영목은 정리한 부동산을 민준에게 전달하며 그의 재테크 실력에 감탄했다. 이에 민준은 처음 부동산을 시작한 1753년 당시의 집주름 윤성동(정은표 분)을 떠올리며 그가 추천한 땅과 집을 사들이던 과거를 회상, 집주름을 통한 부동산 투자가 재산 축적의 주요 수단임을 시사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집과 토지를 비롯한 부동산의 매매 임차 및 전당 등을 주로 중개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을 집주름이라 불렀다고 한다.

1900년대 초 대도시인 서울과 평양 등에서 활동하는 집주름을 칭할 때에는 '가쾌'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으며 가쾌들이 모여 사무실을 차린 것이 이른바 '복덕방'이라고 한다. 복덕방은 일종의 거간업으로 조선 말기만 하더라도 100여 개의 복덕방과 500여 명의 가쾌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제작진에 따르면 '집주름' 윤성동은 당시 실존 인물이다. 박지은 작가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 영조 29년(1753년)에 윤성동은 집주름 노릇을 생업으로 삼았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윤성동이란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극에 사실감을 부여하고, 우리 주변에 정말로 외계인이 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품을 수 있도록 만든 장치이다.[4]

동영상

각주

  1. 부동산중개업, 〈복덕방(福德房)〉,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2. 김동초 대기자, 〈'집주름'〉, 《새수원신문》, 2020-01-20
  3. gold33377, 〈조선시대 공인중개사 <집주름> <가쾌>〉, 《네이버 블로그》, 2019-06-05
  4. 연예팀, 〈조선시대 집주름 관심…'별에서 온 그대' 김수현 재산축적 도와〉, 《서울Pn》, 2014-01-03

참고자료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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