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요
가수요(假需要, pseudo demand)는 당장 필요가 없으면서도 일어나는 수요를 말한다. 또는 가격 인상이나 물자 부족이 예상되는 경우에 생겨난다.
개요
가수요는 경제학에서 수요의 하나로 실수요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서 나오는 일시적인 수요를 말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말한다. 즉, 가수요는 실제의 수요(실수요)에 대립되는 용어로서 일시적 공급 중단 또는 공급부족의 예상으로 인해 어떤 재화가 품귀현상을 빚거나 장래의 가격상승이 예상될 때 현재 실수요는 없으면서도 급격하게 나타나는 실물에 대한 수요를 말한다. 가수요는 최종적인 소비자층에서보다는 중간적인 유통과정(도 · 소매상)에서 투기적 수요로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수요가 있게 되면 해당 재화의 가격은 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가수요는 어떤 원인으로 물가가 계속 오르거나 물자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해 당장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수요지만 또 생활필수품의 매점매석으로 인한 사재기도 가수요의 일종으로 실수요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경제학에선 가격이 오르는 상품의 수요는 일반적으로 감소한다. 가격수요곡선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데 가수요가 발생하면 오히려 우상향 한다. 보통 수요량은 해당 재화의 가격, 타 재화 가격(보완재 혹은 대체재), 소득수준, 소비자 기호, 인구변동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나 일본 지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가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공급이 늘 부족하고 가격이 불안정한 저개발국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중간상인들이 이윤을 늘리려고 가수요를 발생시켜 급격한 물가 상승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수요는 부동산을 이용, 관리할 의사도 없이 구입하는 수요를 말하며, 자본이득(양도차익)이나 소득이 득(임대소득)을 목적으로 거래하는 수요다. 부동산가격이 앙등할 때는 가수요가 증가하여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매매에 나서기 때문에 경쟁입찰 가격이 되어 정상가치 이상으로 가격이 앙등하여 부동산 가격에 버블이 생긴다. 이 때문에 시장은 투기수요가 발생하여 질서가 붕괴되기 쉽고, 실수요자는 구매력이 낮아져 부동산 구매가 어렵게 되는 폐단이 있다.[1][2][3][4]
특징
물가가 계속 오르거나 물자가 부족(초과수요)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지금 당장 필요가 없으면서도 일어나는 예상수요를 말한다. 실수요(實需要)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가격이 오르면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수요의 변화를 그려 보면 수요곡선은 우하(右下)곡선이 된다. 그러나 가수요가 일어나면 우상(右上)이 된다. 일반적으로 수요의 결정요인으로는 그 재화의 가격 변화, 다른 재화의 가격 변화(보완재냐 대체재냐에 따라 달리 변화), 소득수준의 변화, 소비자의 기호, 인구변동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항상 불안정하고 언제나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상태, 즉 초과수요에 시달리고 있는 저개발국에서는 투기를 노리는 투기수요(投機需要)가 발생할 요인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환물투기(換物投機) 및 재고투기(在庫投機)에 의한 비정상적인 수요를 가수요라고 불러왔다. 투기수요는 보통 매점매석의 형식으로 나타나는데, 매점의 경우가 가수요로 된다. 저개발국의 자본축적 양식은 생산에 의한 이윤보다는 유통과정의 상업이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단순한 소비자들에 의한 가수요뿐만 아니라 상인들에 의한 가수요가 흔히 일어나며, 그 결과 물가 상승이 가속도적으로 촉진된다.[5]
발생 원인
가수요가 발생하는 계기는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 때문이나, 결국 그 요인이 실제로 가수요라는 현상으로 연결되는 것에는 인간의 심리가 작동한다. 사회적 요인의 예를 들자면 전쟁의 발생 위험이 있거나 지진 등 천재지변이 예고될 경우, 심리적 불안에 의한 방어 기제가 작동하면서 라면이나 물 등의 생필품을 사재는 형태로 가수요가 발생한다. 그런데 그렇게 최초의 사회적 가수요가 발생하면, 당연히 라면과 물의 가격이 급등하므로 이번에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혹은 물건이 동나기 전에 사 두자는 경제적 가수요를 촉발하게 시킨다. 사회적 요인에 의한 가수요가 경제적 요인에 의한 가수요를 불러오는 것이다. 최근에는 북한이 핵을 쏘고 난리를 피워도 라면 등을 사재기하는 사람이 없다. 이는 어느 정도 북한의 위협이 그리 현실적이지는 않다는 심리가 깔렸거나, 하도 많이 들어서 무감각해진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두 경우 모두 심리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1]
가수요의 영향
가수요가 발생하면 기업으로서는 비싸게 많이 팔 수 있게 되어 좋을 것 같으나 공급자(기업)나 수요자(소비자) 모두에게 피해가 간다. 기업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시장 자체의 크기가 늘어나서 많이 파는 것인데, 가수요는 시장의 크기는 그대로였지만 소비자 행동 양식의 일시적인 변화에 따른 수요이므로 결국 가수요가 사라질 때면 기업도 후유증을 겪는다. 사재기한 라면을 다 먹을 동안에는 새로운 라면이 팔리지 않을 것이므로, 기업으로서는 꾸준히 팔려나가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야 원료 조달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생산계획과 관리를 일정하게 가져가면서 비용 절감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가수요의 가장 큰 피해자이다. 돈으로 가지고 있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는 것을 라면으로 10박스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통이 터지는 일이다. 더 분통이 터지는 피해는 실수요자들이 본다. 정말로 그 재화나 서비스를 지금 시점에서 필요로 하고, 기꺼이 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 재화나 서비스가 정당한 가격으로 배분되지 않는 것은 사회적 낭비이다. 거품경제의 원인이 되며 투기적 수요라고도 하며 인플레이션이 소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1]
관련 기사
-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 급증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감기약 사재기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주 초 공중보건위기대응위원회를 열어 감기약 판매 수량 제한 등을 논의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공중보건 위기대응법 제19조에 따라 공중보건위기대응위 심의를 거쳐 조치 대상 의료제품의 판매처·판매량·판매조건 등에 필요한 유통개선조치를 할 수 있다. 일각에선 이런 조치가 국민 불안을 부추겨 가수요가 늘 수 있고 여러 종류의 감기약을 특정 기준으로 제한하는 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2년 12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 등과 함께 '제4차 감기약 대응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고 감기약 사재기 근절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스크나 자가검사키트처럼 구매 제한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으로 감기약 사재기 정황이 나타난 것과 관련이 크다. 최근 경기 하남시에서 중국인이 감기약을 600만 원어치를 구매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정부는 해당 지역 약국을 전수 조사했다. 당국은 해당 약국을 확인하지 못했다지만, 감기약 대량 구매 문의가 있었던 정황 등이 포착돼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의약업계는 정부가 구매 수량을 제한할 경우 복용량 등을 고려해 포장 단위 기준이 제시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 8시간 이알(ER) 서방정'(한국얀센)은 1박스가 6정이다. 1일 3회 2정씩 복용한다면, 3일분(18정)인 3박스로 제한하는 식이다. 다만, 공적 마스크 구매 제한 당시처럼 신분증으로 구매 이력을 확인하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다. 따라서 약국이나 편의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감기약을 구매할 경우 무력화될 거라는 지적도 있다. 불안 심리를 자극해 가수요를 부추길 거란 우려도 있다. 한 약사는 "정부가 제한한다니 필요할 때 못살까 봐 벌써 사재기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안 아픈데도 감기약을 2~3통 사 가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감기약은 마스크처럼 단일 품목이 아니다. 해열제, 소염제, 기침·가래약 등 종류가 많다. 해열제 하나에도 여러 품목이 있다. 이를 일일이 제한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보따리상 얘기가 들리긴 하지만, 몇 사람 때문에 전국적인 불안과 불편을 초래하기보다 자율적 자정 노력에 방점을 두면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6]
- 서울에 거주하는 1984년생인 B씨는 최근 샤넬 클래식 백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4년 전 구입가격보다 80% 이상 급등한 1300만원에 달해서다. 가격 상승을 노리고 구입한 것은 아니지만 MZ세대 사이에선 이를 샤테크(샤넬+재테크)로 부른다. 또한,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1996년생인 S군은 리셀(되팔기) 플랫폼인 크림을 통해 나이키 스니커즈 조던1을 구입했다. 구입 후 즉시 구입가에 두배 웃돈을 얹어 되팔았다. 제품을 받지도 않고 하루 만에 리셀을 통해 수익을 얻은 셈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일반인에게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이른바 '슈테크(슈즈+재테크)'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재테크 판도를 바꾸고 있다. MZ세대의 재테크는 '돈 불리기'보다는 신상·명품·한정판 등을 구입 후 되파는 리셀테크가 주를 이루고 있다. 2023년 1월 4일 업계에 따르면 MZ세대들은 기존 재테크의 개념인 적금·금융상품 투자 등에서 탈피해 제품 구입 후 태블릿PC와 모바일 플랫폼 등을 활용해 판매하면서 수익을 얻고 있다. 저축으로 돈을 모으던 부모세대와 달리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이들은 태블릿PC, 모바일 플랫폼 안에서 편리하게 투자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아 재테크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MZ세대의 재테크는 '플랫폼+소액자본'이란 점이 두드러진다. 부동산·미술품 조각투자는 물론, 대체불가토큰(NFT) 등 부동산 등 거액의 투자가 필요한 기성세대와 전혀 다르다. 1999년생 김모군은 "몇천만원을 모으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 돈으로 투자는 더욱 어렵다"며 "수십만원에서 몇백만원으로 아르바이트 벌이보다 많은 용돈벌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재미 삼아 리셀테크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플랫폼 등장과 함께 리셀시장은 급격히 몸집이 불어나고 있다. 미국 리셀플랫폼 '스레드업'은 2022년 33조 원 수준이던 글로벌 리셀테크 시장 규모가 2025년 7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리셀시장 규모는 2022년 7000억 원 규모로, 2023년에는 1조 원 규모를 넘어서고, 오는 2025년에는 2조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가수요 발생으로 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젊은 층이 실수요자 구매 전 오픈런(가게 문 열리기 전 줄을 서는 현상)을 통해 구입 후 리셀시장에 수익을 얹어 되팔면서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기 연말 콘서트는 물론 스포츠 경기장 티켓은 판매 개시 1분 안에 판매가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상당부분 중고시장에 가격을 얹어 되파는 가수요가 끼어 있다는 분석이다. MZ세대의 리셀테크에 열광하는 이면에는 안타까움도 있다. 바로 취업난과 치솟는 부동산 속에서 소액자본으로 MZ세대 스스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설명이다. 부모세대들은 경제성장과 함께 부동산 시장에서도 큰 돈을 벌었지만 현 MZ세대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다.[7]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가수요〉, 《나무위키》
- 〈가수요〉, 《네이버 국어사전》
- 〈가수요〉, 《증권용어사전》
- 〈가수요〉, 《부동산용어사전》
- 〈가수요〉, 《경제학사전》
- 〈가수요〉, 《두산백과》
- 〈가수요〉, 《용어해설》
- 〈가수요〉, 《학생백과》
- 〈가수요〉, 《매일경제》
- 〈가수요〉, 《철강용어사전》
- 황수연 기자, 〈정부, 감기약 구매량 제한 예고…약사 "미리 사재기 늘 것"〉, 《중앙일보》, 2023-01-02
- 강재웅 기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명품 오픈런'… 생존본능 발동한 MZ, 리셀테크에 열광하다 - (2023 신년기획)〉, 《파이낸셜뉴스》, 2023-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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