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바잉
패닉바잉(panic buying) 또는 공황구매는 공포로 인한 사재기성 매수를 의미한다. 자연재해나 규제 도입 등으로 공급 차질이나 가격상승, 시장 불안이 예상될 때 생필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을 매점·매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개요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사회·환경 변화 등으로 발생한 심리적 불안 때문에 물품을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즉, 가격 인상이나 공급 부족에 따른 두려움을 느끼고 무리하거나 과도하게 물건을 사는 일이다. 또한, 전쟁이나 재난, 무정부 상태, 범유행전염병 등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찾아올 것이 우려되거나 실제로 일어난 경우, 사람들이 말 그대로 공황에 빠져 생필품 등의 물자를 과다 구매하거나 비이성적으로 비싼 값을 주고 사는 행위를 말한다. 패닉 현상에 따른 물품의 신규 대량 구매를 하면 소진되는 돈은 계산원의 몫으로 돌아간다. 다만 공황 구매가 도리어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1929년 경제 대공황, 1997년 한국의 IMF 금융 위기, 1990년대 초엽의 일본의 버블 붕괴, 2008년 금융 위기, 2020년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전세난과 정부에 대한 불신 등에 의한 패닉 상태가 공황 구매를 초래할 요인이 있다.[1][2]
문체부와 국어원은 2020년 7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새말 모임을 통해 제안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미의 적절성과 활용성, 앞선 다듬은 말과의 관련성 등을 여러모로 검토해 '패닉바잉'의 대체어로 '공황구매'를 선정했다. 패닉바잉은 가격 상승, 물량 소진 등에 대한 불안으로 가격과 관계없이 생필품이나 주식, 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써 거래량과 함께 가격이 급상승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2020년 7월 13일부터 14일까지 국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문체부의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66% 이상이 '패닉바잉'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한 '패닉바잉'을 '공황구매'로 바꾸는 데 응답자의 57%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패닉바잉'처럼 어려운 용어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러한 용어를 '공황구매'처럼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고 있다.[3]
가격이 오르거나 물량이 더 이상 공급되지 않을 거란 불안감 때문에 발생한다. 이 때문에 물량 확보를 위한 거래량은 급격히 늘어나고 가격은 치솟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말로 '공황구매'라고 부르는 패닉바잉은 주로 군중 심리 때문에 초래된다. 집값 상승 또는 감염병 확산으로 물량 공급이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온 뒤 주변에서 적극 구매 등 동참하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패닉바잉에 뛰어들게 된다. 패닉바잉 현상이 시장에 더욱 혼란을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2020년 하반기에 들어 한국에서는 부동산 시장에서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났다.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30~40대의 주택 구매가 많아졌으며 불안한 부동산 시장 때문에 일단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받을 수 있는 자금을 모두 끌어모아 주택 구매에 나서기도 했는데 이때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았다는 '영끌'이라는 용어도 등장하기도 했다.[4]
사재기와의 차이점
패닉바잉(공황구매)는 정확히 사재기의 하위 개념이다. 사재기는 비상 상황이 아니어도 중간 이익을 얻거나 시세 조종을 위해 하는 예도 있으며, 사재기와는 별개로 혼란 상황을 예측하여 늘어난 수요만큼만 더 사는 일은 이성적 소비 행위이다. 또한, 부동산 시장의 경우에는 일단은 집이 필요한 사람이 사는 것이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주더라도 사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모든 비상 상황 속 사재기를 공황 구매라 말할 수 없으며, 모든 공황 구매를 사재기라 말할 수도 없다.[2]
특징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주로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생존주의에서는 매우 경계하는 태도로 당황해서 물건을 잔뜩 사봤자 평소 위기 대비에 관한 생각이 없으므로 필요한 물건이 있을 가능성은 작고, 다른 무수히 많은 공황 구매자들의 틈새에 끼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거나 달리 재난에 대비할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그리고 생필품을 산 물건이 실제 생존에는 별 도움도 안 될 수도 있는데, 일례로 라면은 유통기한이 6개월밖에 안 되고, 취식에 물과 불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며, 영양은 불균형해서 비상식량으로는 매우 가치가 낮다. 오히려 생필품이면 유통기한이 매우 길고, 부피도 적게 차지하고, 열량이 높으며 맛도 나름 보장되는 육포, 통조림 위주로 챙겨야 하는 코로나 19로 인한 공황구매의 사례이다.
재난이나 전쟁 등의 상황에서도 국가에서 식량 공급은 마지막까지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하기 때문에, 웬만한 재해 상황에서도 음식을 구하지 못해 아사할 상황은 나오지 않는다. 만약 아사할 상황까지 나온다면 대단히 심각한, 대지진으로 도시가 붕괴하였거나, 본토 침략으로 인해 본인의 주거 지역이 교전 지역이 되거나 폭격을 받는 상황 정도인데, 이 정도의 막장 상황이면 사실 마트에서 사 온 식료품 몇 박스 따위 의미도 없고, 조리하려 해도 수도와 가스도 안 나온다. 애초에 본인이 사는 집이 정상적으로 있을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생존주의를 추구해서 주거지까지 갖출 것이 아니라면 그냥 불안해서 마트 가서 식료품 쓸어오는 정도의 사재기는 의미 없으니 하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황 구매가 구매자들 스스로 재난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는 정신적 안도감을 줄 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시각적인 효과로 인해 많이 일어난다고 보는데, 집에 쌓여있는 라면상자 등의 사재기 물품들이 보기에 부피가 크기 때문에 시각적인 존재감으로 인해 정신적 안도감을 준다고 한다. 쌓여있는 사재기 물품을 눈으로 보며 정신적 안도감을 얻기 위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의미는 없다고 보고, 유통시장에 혼란만 가져올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재난이나 전쟁 상황 등이 걱정된다면, 차라리 기본적인 재난 시 행동 요령을 숙지하고 안전 수칙을 암기하는 등의 노력을 하자. 실제 재해가 닥쳤을 때 충동적인 라면 사재기보다 몇십 배는 도움이 될 것이다. 스포츠계에서 스포츠 선수 영입할 때의 공황 구매는 흔히 패닉바이라고 부르고, 올바른 영어 표현인 패닉바잉을 그대로 외래어로 쓰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한정되어 쓰이는 경우가 많다.[2]
대한민국 사례
대한민국에서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발표 후 진짜로 전쟁 발발 위기까지 가면서 사람들이 라면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공황구매가 있었다. 2020년에 들어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유행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지역에서 화장지, 빵, 통조림 등의 공황 구매가 성행했고 2021년에는 인도, 대만 등의 재유행으로 공황 구매가 발생했으나,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생필품의 공황 구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주요 외신들이 높은 시민의식의 결과라며 주목하기도 했으며 실제로 주요 생필품의 구매율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공황 구매라고까지 할 수는 없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일부 유통업계 종사자들은 대한민국에서는 소매품의 인터넷 상거래가 잘 발달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주문만 하면 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사재기가 적다고 분석했다. 또한, 역사적으로 북한의 전쟁 위협이 반복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위기상황에 무뎌진 탓이라는 분석도 등장했다. 대한민국에서 공황 구매가 발생할만한 시나리오는 주요 인프라가 파괴되는 일 말고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2]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 〈공황 구매〉, 《위키백과》
- 〈공황 구매〉, 《나무위키》
- 〈패닉 바잉〉, 《한경닷컴 사전》
- 김철, 〈보도자료 - '패닉바잉'은 '공황구매'로〉, 《문화체육관광부》, 2020-07-20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