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더
글라이더(glider)는 비행기와 같은 고정날개를 가진 항공기로, 자체에 엔진, 프로펠러, 제트엔진 같은 추진 장치가 없고, 바람의 에너지나 자체의 중력의 전진 성분을 추력으로 삼아 비행하는 항공기로 활공기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서, 엔진이 없는 경비행기라고 할 수 있다. 글라이더는 용도에 따라 초급훈련용을 프라이머리(primary), 중급훈련기를 세컨더리(secondary), 고성능 활공기를 소어러(soarer)라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프라이머리나 세컨더리는 거의 생산이 안 되고 있고 생산되는 대부분의 글라이더는 소어러이다. 또한 스스로 이륙할 수 없는 불편함을 해소코자 소형의 자체 동력을 가진 모터 글라이더(Motor Glider)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개요[편집]
넓은 의미의 글라이더는 엔진의 힘을 빌리지 않고 활공 비행을 하는 모든 항공기를 뜻한다. 좁은 의미의 글라이더는 영어로 sailplane이라고도 하며, 일반 비행기와 같은 형체를 가지되 엔진의 도움 없이 활공 비행을 하는 항공기다. 다만 일부 글라이더는 활공 비행을 연장시키거나 최초 이륙에 사용하기 위한 전기모터 또는 터빈엔진을 가지고 있기도 하며, 이렇게 전기모터나 터빈엔진을 갖춘 글라이더를 모터 글라이더(Motor Glider)라고 부른다. 이 영상 중간에도 동체에 수납된 엔진이 활용되는 걸 볼 수 있다.
글라이더는 동력이 없어도 온난 상승 기류나 맞바람 등을 이용해서 고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힘이 딸리는 관계로 상업적이나 군사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스포츠 용도로 사용된다. 요즘은 각종 규제 때문에, 그리고 다른 항공 스포츠 때문에 글라이딩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추세다.
비록 동력은 없지만, 글라이더 성능이 발달함에 따라 하루동안 흔히 몇백 킬로미터를, 해외 비행기록 공유사이트에선 심지어는 1천 킬로미터 가까이씩이나 되는 비행기록이 관찰되기도 한다. 글라이더의 성능은 활공비(Glide ratio)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직선 비행중의 비행 거리와 하강하는 고도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활공비가 10:1 이라면 1 미터 하강할 때 10 미터를 전진한다는 뜻이다. 현대적인 글라이더는 날개가 매우 긴 대형기의 경우 활공비가 최대 70:1까지도 나온다. 보잉 747이 17:1, 우주왕복선은 4.5:1 정도. 알바트로스는 20:1정도이다. 18m 날개길이를 가진 1인용 글라이더는 40:1 내외이며, 시합용 규격의 글라이더는 보통 날개길이 13.5m 등급에서 동체의 성능과 파일럿의 기량으로 승부를 겨룬다.
동력을 사용하지 않다 보니 공기 역학적인 효율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글라이더는 공기역학적으로 매우 세심하게 설계된다. 심지어는 벌레 닦는 와이퍼까지 장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 와이퍼는 비행 중에 작동되어 날개에 달라붙은 벌레를 닦아내는데, 이를 그냥 두면 날개 쪽의 매끄러운 공기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역사[편집]
글라이더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인 항공기로, 열기구에 이어 아득히 먼 고대 시대부터 꾸준하게 시도되어 왔다. 기록된 최초의 성공적인 글라이딩은 안달루시아의 아바스 이븐 피르나르가 만든 것으로 886년에 활공하는 데 성공했으나 그의 글라이더에는 꼬리날개가 없어서 착륙이 불안정했고, 살아남긴 했지만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이후 르네상스 시기를 거쳐 시도한 사람이 있었으나 대부분 실패해 버리고 1849년부터 아주 짧은 비행에 성공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조지 케일리 경이 주인공으로, 경은 자신의 글라이더에 마부를 조종사로 태웠다. 안타깝게도 이 시험비행을 성공시킨 마부의 이름은 전해지지 않는다. 조지 케일리의 글라이더는 비록 초보적이긴 했으나 주익, 수직미익, 수평미익, 보트 모양의 유선형 동체, 랜딩기어, 방향타 등 현대 항공기의 기본 골격을 고루 갖추고 있어 케일리 경은 항공학의 창시자이자 아버지로 평가 받는다.
이후로 여러 사람이 글라이더에 도전하였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글라이더의 왕이라 불리던 독일의 오토 릴리엔탈이다. 그는 비행에 있어서 1회성이 아닌 반복적인 성공을 이룬 최초의 사람이었으며, 최초로 상승기류를 이용해서 비행시간을 늘리기도 했다.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만들었던 라이트 형제도 비행기를 만들기 전에 먼저 유인 글라이더를 만들었다.
비행의 역사의 초창기를 장식했던 글라이더는 점차 동력 비행기에 그 자리를 넘겨줬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는 미국과 독일에서 스포츠 용으로 사용되었다. 당시는 독일의 글라이더 제작 기술이 강세였는데, 1차 대전에 패전하면서 동력 비행기의 제작에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 제약 하에서 항공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글라이더를 집중해 판 것이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도 독일은 뛰어난 글라이더 제작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유럽 쪽에서 글라이더가 많이 제작된다.
대부분의 초기 글라이더는 조종석이 따로 없고 조종사는 날개 앞쪽에 마련된 작은 의자에 앉았다. 이런 원시적인 글라이더는 공기 저항이 커서 활공성이 좋지 않았으며 보통 언덕 꼭대기에서 이륙했다. 현대의 글라이더는 전체적인 모양이 초기 글라이더보다 훨씬 더 유선형을 이루고 있다. 컴퓨터의 도움을 얻어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이 되도록 디자인 하기 때문이다. 초기 글라이더는 재질도 현대의 것보다 비효율적이었다. 주로 나무로 된 재질에 쇠로 만든 부품을 조합했다. 좀더 후에는 이보다 조금 더 발전해서 동체는 천을 씌운 철골로 만들고 날개는 나무에 천을 씌워 만드는 수준. 반면 현대의 글라이더는 탄소섬유, 유리섬유, 케블라 같은 복합재료를 써서 만들어지며, 덕택에 무게는 가벼워지면서도 강도는 높아졌고, 게다가 공기 저항을 줄어들도록 매끈한 마감처리를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현대 글라이더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1930년대의 글라이더는 활공비가 17:1 정도였지만, 현대의 글라이더는 30:1을 넘는 경우도 있다.
- 한국의 글라이더
우리나라에 글라이더가 처음 들어 온 것은 1936년 3월 서울 시내 글라이더 동호인들이 조선 글라이더 클럽을 결성 하고 마에다식 초급 활공기 한 대로 여의도 비행장에서 연습하기 시작한 것이 최초이다.
이 이후로 국내 대학들에 글라이더 동호회가 결성되기 시작했고 1937~38년에는 고등, 중등학교에서도 동우회가 생기기 시작 했으며, 1940년에는 만주 활공대회에서 이용삼 활공사가 돔보형 Soarer로 4시간 42분의 체공기록과 열상승풍 비행에 성공하여 96Km의 동양 장거리 기록을 수립한다.
이듬해인 1941년 1월 일본 대판에서 아끼시야 권운식 1형 Soarer로 김광한 활공사가 11시간 40분의 체공시간 동양 신기록을 수립하여 한민족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보여주었다.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조선총독부 항공국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한국 각지의 활공훈련단체를 통합하여 조선국방항공단을 조직, 각 도에 지부를 설치하고 중등학교 이상 학교에서 활공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1943년에는 서권철 활공사가 함경북도 장두산의 기류조사를 위해 경성-함흥, 함흥-청진, 청진-길주 사이를 예인 비행하여 산상에 착륙, 귀경 시에는 240Km의 장거리 예항비행에 성공하기도 하였다. 1943이후 태평양전쟁의 격화와 해방, 한국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혼란과 무관심으로 쇠퇴 하다가 1962년 6월 박정희 정권에 의해 '특수체육진흥 방안'이 각 군에 하달되었고 공군에서 글라이더 교육을 위한 '수색 중앙 활공 훈련소'를 설립하여 1964년까지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활공훈련을 실시하였다. 62년 당시 장비로는 항공기 1대, Soarer 2대, 고급훈련기 1대, 중급훈련기(복좌5대, 단좌 2대), 자동차 4대, 윈치차 1대, 격납고(수색) 등이었다.
이후 다시 침체되던 우리나라의 소아링(Soaring)은 1969년 한국항공대학이 수색비행장 소재 활공기와 격납고 및 장비 등을 인수하여 안동석 교관(1급 활공사)의 지도로 조종과(운항과) 1학년 학생에게 활공훈련을 교과 과목으로 이수케 하다가 경비, 장비 문제로 다시 버려진다. 이렇게 버려져 있던 장비들을 1973. 11. 최승권 외 22명이 한국항공대학 학생활공회를 창설하여 이정모 교수를 지도교수로, 박형종 교관을 교관으로 활공훈련을 재개하여 이듬해에는 최승권 회원이 학생 단독비행에 성공한다.
이후로 우리나라의 Soaring활동은 대학 써클 활동으로 그 명맥이 유지되다가 1992년 3월 배헌종 외 30여명이 '한국 SOARING 협회'를 발족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글라이더 구조[편집]
글라이더는 크게 주날개, 동체 및 꼬리날개의 3부분으로 구성되고 여기에 각종 계기와 장비가 장착되어 있다.
날개[편집]
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는 중요 부분이며, 이것의 단면모양을 에어포일(airfoil)이라고 한다. 양력이 많이 발생되고 저항이 적은 에어포일을 골라서 성능 좋은 글라이더를 설계, 제작한다. 날개에서 발생하는 양력을 동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스파(spar)라고 한다. 날개면에 작동하는 공기력은 리브(rib)에 전달되고, 또 리브에서 스파로, 스파에서 동체로 전달된다. 양쪽 날개의 뒷전에는 도움날개(aileron)가 있어서 각각 반대로 움직이며, 소어러에는 다이브 브레이크(dive brake : 급강하 브레이크)라고 하는 공기 저항판이 있다. 이것을 날개 위와 아래 표면에 수직으로 세워서 양력을 감소시키고 공기저항을 발생시킨다. 이를 조작하여 자세 변화 없이 침하율이나 각도를 조절하여 착륙거리를 조절한다.
동체[편집]
동체는 조종사를 수용하는 조종석과 날개와 꼬리날개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동체의 앞쪽에는 조종석, 계기판, 조종 장치가 있고, 비품과 낙하산을 넣는 곳이 있다. 동체 아래쪽에는 글라이더를 끄는 훅(hook) 장치와 착륙용 바퀴, Skid 등이 붙어 있다.
꼬리날개[편집]
동체 뒤 끝부분에는 꼬리날개가 있고, 수평안정판과 승강키(elevator), 수직안정판과 방향키(rudder)로 구성되며, 전후안정(pitching)과 방향안정(yawing) 및 이에 대한 조정을 하게 된다. 이것의 구조는 날개와 대체로 같다.
글라이더는 초기에는 목재로 뼈대(frame)를 만들고 그 위에 베니어판을 붙인 것, 또는 강철 파이프로 뼈대를 짜고 날개 덮개 천을 발랐다. 지금도 초급기나 중급 글라이더는 이러한 공작법을 쓰고 있다. 이 공법은 복잡하고 유지 보수하는 데 손이 많이 가며, 수명이 짧고 성능도 좋지 못하다. 60년대부터 고성능 소어러는 금속제 모노코크 구조 또는 강화 플라스틱(FRP)을 사용하여, 표면의 마찰저항이 적어지고 가벼워져 성능이 향상되었다.
이륙과 착륙[편집]
이륙[편집]
엔진이 없다 보니, 이륙 방법이 비행기와 좀 다르다. 글라이더를 이륙시키는 가장 흔한 방법은 윈치로 끌어 당기거나 비행기로 끌어 가는 방법이다.
비행기로 끄는 방식은, 동력 비행기 뒤에 글라이더를 로프로 연결하여 끄는 방식이다. 끌려가는 글라이더가 지정 고도에 도달하면 연결을 풀고 활공을 시작한다.
윈치로 당기는 방식은, 글라이더가 연결된 줄을 윈치로 감아서 끌어 당기는 방식이다. 강력한 엔진이 달린 윈치를 땅 위에 고정시킨 후 800~1200 미터 정도의 줄로 글라이더와 윈치를 연결한다. 그리고 윈치를 빠르게 감아서 글라이더를 끌어 당긴다. 끌려온 글라이더가 바람을 타고 적정 고도까지 상승하면 글라이더 측에서 줄을 푼다. 간혹 윈치 대신 자동차로 끌어 당기기도 한다.
전기모터나 엔진이 달린 모터 글라이더는 이것 저것 필요 없이 그냥 스스로 이륙하기도 한다.
일단 이륙하면 글라이더는 열에 의한 상승기류나 비탈에 부딪쳐 올라오는 기류를 타고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본격 비행 시작. 숙련된 조종사는 기상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곳에서도 한번 이륙하면 500 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1000 km간 평균 속도의 최고 기록은 203.1 km/h. 모든 기록은 기상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글라이더 파일럿들은 상승기류를 찾기 위해 갈매기 등의 물새들이 모여 나는 곳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쓰레기 매립지 위를 비행하게 된다고 한다.
매우 가벼운 몇몇 글라이더는 발로도 이륙할 수 있다.
착륙[편집]
초창기의 글라이더들은 스키드를 이용해서 착륙했다. 초창기 글라이더들 중 일부는 이륙시에 바퀴를 달고 있다가 이륙이 끝나면 바퀴를 버려서 무게를 줄이는 방식도 썼다. 이 경우 착륙시에는 스키드를 이용. 하지만 현대의 글라이더들은 대부분 바퀴를 이용해 착륙하며, 훈련용 글라이더에서나 스키드가 쓰인다. 바퀴에는 휠 브레이크가 있어서 착지시 제동이 가능하다. 날개 끝에도 작은 스키드나 바퀴를 달아 착륙 시 날개 끝이 지면에 끌리는 경우에 대비한다. 고성능 글라이더에 달린 랜딩 기어는 일반 비행기처럼 이륙 후에 올리고 착륙 시에 내리도록 되어 있다. 이는 공기 저항을 줄여서 비행 성능을 높이기 위함이다. 비행기와는 달리 앞 뒤로 바퀴가 한 줄로만 있지만, 착륙시 동체가 좌우로 기울어지지는 않는다. 글라이더의 활공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완전히 정지하지 않는 한 날개의 양력이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글라이더의 활공 성능이 좋다 보니 실속 속도도 느리고, 따라서 활주로 길이가 겨우 250미터 정도만 되어도 착륙이 가능하다.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