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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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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풍선(Spy Balloon)은 정찰을 목적으로 개발된 무인 풍선을 말한다. 제조 원가가 낮고 격추돼도 인명 피해가 없어 위성 정찰 보완용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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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편집]

근대의 군사용 정찰풍선은 18세기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했다. 1783년 프랑스의 몽골피에 형제열기구를 발명해 하늘에 띄우는 데 성공했다. 유럽 각국은 앞다퉈 열기구와 비행선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는 군사 정찰 목적으로도 널리 활용됐다. 단순히 공기를 가열해 띄우던 열기구는 엔진을 장착한 비행선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 20세기 초 독일의 체펠린 비행선은 길이 236m,에 부피는 10만5000m³에 이르는 당대 최대의 비행선으로 유명했다. 1928년 첫 비행에 성공한 체펠린은 상업적 정기 운항에 나섰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 공군의 정찰 및 폭격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1]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에서는 북부군이 남부 연합군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기구 부대를 운영했다. 냉전 시대에도 정찰풍선은 자주 하늘로 올려보내졌다. 인공위성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지상 가까이에서 목표물을 탐색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제너럴밀스(General Mills)는 요플레ㆍ하겐다즈ㆍ첵스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식품 전문 회사인 동시에 1950년대 소련중국바르샤바 조약국 등 공산권을 정찰하는 기구인 KH-9를 생산한 회사이다. 미국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avid Eisenhower) 대통령은 공산권이 미국을 기습하지 못하도록 군사력을 정확히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 1956년 미국은 20층 건물 크기의 KH-9 512대를 하늘에 날렸다. 이 가운데 54대만 회수됐다. 그래도 약 285만㎦의 소련ㆍ중국 지역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소련은 1956년부터 1977년까지 4,112대의 정찰풍선을 영공에서 발견해 이 가운데 793대를 격추했다. 1956년 1~2월에만 3,000대 가까운 풍선이 소련 영공을 침범했다. 4,112대가 다 미국의 정찰 풍선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소련은 미국의 정찰 풍선 노이로제에 걸려 Yak-25PA, M-17이라는 정찰풍선 요격기까지 개발할 정도였다. Yak-25PA의 PA는 러시아어로 페레하바치크 아에로스타토브(Perekhvatchik Aerostatov), '풍선 요격기'다. 심지어 Il-76MD 수송기에 레이저를 단 A-60까지 설계했다. 그러나 미국의 정찰풍선이 점점 줄어들면서 이 같은 정찰 풍선 요격기가 필요 없어지게 됐다. 가장 마지막 풍선 격추는 1990년 9월 3일 소련 해군 기지가 있는 무르만스크 근처에서 있었다. 첩보위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찰풍선은 퇴장하게 되었다.[2][3]

특징[편집]

풍선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고 속도는 매우 느려서 쉽게 관측되는 데다, 구조상 자체 방어 장비를 갖추기도 불리하다. 정체가 노출되고 격추되기도 쉽다. 그러나 군용 정찰기나 인공위성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운용비용이 저렴하고, 조용히 한 자리에 머물면서 기상과 지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위성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고, 첩보 위성과 다르게 통신이나 전자 신호를 가로챌 수도 있다. 그리고 위성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으나 풍선은 방향을 조종할 수 있고, 원하는 곳에서 오랜 시간 배회할 수도 있다. 또한 탐지ㆍ식별이 어렵다. 풍선ㆍ기구는 섬유로 만들기 때문에 레이더엔 작은 새 크기의 물체로 나타난다. 민간 기상 위성과 구분이 힘들다. 현대식 정찰풍선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2만 4,000~3만 7,000m 상공의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다. 이는 민간항공기(고도 1만m)나 전투기(2만m)의 순항고도보다 훨씬 높지만 200~2만㎞ 상공의 지구 저궤도를 도는 인공위성보다는 훨씬 낮은 고도에서 지상 목표물을 관측할 수 있다.[1][3]

사건사고[편집]

중국-미국 갈등[편집]

미국 국방부가 2023년 2월 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인근 해역 18~20㎞ 상공에서 중국이 날려보낸 정찰풍선을 격추했다. 본토 상공에 있을 때부터 풍선을 관측했지만,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기다렸다가 대서양으로 빠져나가자 F-22 스텔스 전투기의 미사일을 쏴 추락시킨 것이다.[2] 미국은 2023년 1월 28일 알래스카 서쪽 알류샨 열도 상공에 진입한 중국 정찰풍선을 포착했다. 미군 당국은 이때만 해도 중국이 미국 주변 방위망을 정찰하려는 것으로 생각했다. 캐나다 북서부 쪽으로 넘어갔던 풍선은 사흘 뒤인 1월 31일 미 북부 아이다호에 재진입했다. 특히 2월 1일 풍선이 몬태나주의 맘스트롬 공군기지 상공에 도달하자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곳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관·운용하는 격납고 150개가 소재한 미국의 주요 정보자산이다. 미국은 풍선을 격추하는 군사적 옵션을 검토했으나 잔해로 인한 지상 피해 등을 우려해 잠시 보류했다. 2월 2일 언론 보도와 국방부 발표로 중국 정찰풍선의 존재가 알려지자 공화당이 공세를 시작했다. 즉시 풍선을 격추하지 않는 바이든 정부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며칠째 미국의 하늘을 휘젓고 다니는 중국 정찰풍선을 목격한 미국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국무장관은 베이징으로 떠나기 이틀 전인 2월 3일 중국 방문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은 "중국 정찰풍선의 존재는 미국의 주권과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자 무책임한 행위"라며 "현시점에서 건설적인 방중을 위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풍선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상공으로 옮겨간 2월 4일, 인근 공항 항공기 이·착륙을 금지한 상태에서 격추 작전을 했다.

중국은 사태 초기부터 풍선이 기상 관측과 과학 연구를 위해 보낸 민간 비행선이며, 바람 때문에 항로를 이탈해 미국에 진입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거짓 설명이라며 중국이 방향을 조정해 미 군사기지를 정찰했다고 반박했다. 풍선의 실제 정찰 역량은 수거한 잔해 분석 등을 거쳐 보다 정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 세간의 궁금증은 중국이 정찰풍선을 띄운 이유이다. 굳이 풍선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이 아니더라도 위성으로 감시·정찰 활동을 수행할 기술력을 중국이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풍선은 위성에 비해 덩치가 훨씬 크기 때문에 쉽게 노출될 위험도 크다. 이 때문에 중국이 단순 정찰 목적이 아니라 미국의 대응을 시험하기 위해 풍선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방공 능력을 테스트하고, 풍선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떠보려 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미 본토를 지켜볼 수 있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정찰풍선을 운용해 온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지난 10년 동안 정찰풍선 20~30개를 띄웠다"며 현재도 5개의 중국 정찰풍선이 전 세계 상공을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4]

각주[편집]

  1. 1.0 1.1 조일준 기자, 〈수상하거나 이상하거나…첨단위성 시대에 ‘정찰 풍선’ 수수께끼〉, 《한겨레》, 2023-02-04
  2. 2.0 2.1 안홍욱 논설위원, 〈정찰 풍선〉, 《경향신문》, 2023-02-05
  3. 3.0 3.1 이철재 기자, 〈버스3대 크기 몰랐다…"레이더엔 작은새" '中 정찰풍선' 전말 (이철재의 밀담)〉, 《중앙일보》, 2023-02-12
  4. 김유진 기자, 〈미·중 충돌 부를 뻔한 중국 ‘정찰풍선’ 사태 전말〉, 《경향신문》, 2023-02-12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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