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태음력
순태음력(純太陰曆)은 계절 변화와는 관계없이 달의 위상 변화에만 의존해서 엮은 역법이다.
개요[편집]
순태음력은 달의 차고 기욺을 기준으로 하여 만든 역법이다. 달의 삭망주기(朔望週期)는 29.53059일이고, 12평균 삭망월은 354.367058일이다. 그러므로 큰달을 30일, 작은달을 29일로 하고, 이것들을 각각 6회 반복해서 12개월을 1년으로 하면 그 동안의 일수는 354일이 된다. 이것을 평년이라 한다. 나머지 우수리 0.367058일을 처리하는 방법이 고안되어야 한다. 즉, 8년에는 3일, 11년에는 4일, 19년에는 7일, 30년에는 11일의 윤일을 두어야 달의 위상과 잘 맞게 된다.[1]
순태음력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슬람의 이슬람력(회회력)을 들 수 있다. 회회력(回回曆)은 마호메트가 창설한 순태음역법으로 현재도 종교의식에 사용되고 있는데, 30년 중에 11번의 윤년을 둔다. 이들 윤년에는 큰달 7회, 작은달 5회 등 모두 355일을 1년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30년간의 총 일수는 1만631일이 되어 360평균 삭망월과의 차이는 겨우 17분밖에 되지 않는다.
순태음력은 계절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달의 삭망주기에만 주목하여 만든 역인데, 달의 태양에 대한 상대위치가 같은 주기를 택한 것이다. 이것을 1삭망월이라 하며 29.530589일이다. 그리고 12삭망월은 태음년이라 하여 354.36707일이므로 평년을 354일, 윤년을 355일로 한다. 평년 1년은 12삭망월보다 0.36707일이 짧기 때문에 해마다 월상이 역일보다 조금씩 늦어진다. 이 차이를 흡수시키기 위해 윤년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면, 30태양년 동안에 11일의 윤일을 더해주면 월상이 역일에 복귀된다는 뜻이다. 순태음력은 월상에 대한 복귀만을 생각한다면 극히 우수한 역이지만,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계를 붙이지 않았으므로 5, 6월에 눈이 내리기도 하고 1, 2월에 더위로 시달리는 일도 있다. 이리하여 순태음력에서는 약 33.6년에 1년의 차이가 생겨 계절이 순환된다.[2][3]
태음력[편집]
태음력(太陰曆, Lunar Calendar)은 달의 운행을 바탕으로 하는 역법 체계이다. 우리가 흔히 '음력'이라고 부르는 것은 중국에서는 농력(農曆, 农历), 일본에서는 구력(旧暦)이라고 부른다. 단 중국식 태음태양력이 아닌 달을 기준으로 한 달력의 총칭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음력으로 부른다. 태양은 모습이 일정하고 남중 고도 정도만 변하는데 그 주기도 1년이라 변화를 측정하기가 어려운 반면 달은 날마다 모습(위상, 位相)이 변하고 그 주기도 30일 남짓이라 측정이 용이해 기준으로 삼기 좋다.[4]
세계의 음력[편집]
보통 태양력하면 그레고리력, 음력 하면 중국식 음력밖에 없는 줄 아는 사람이 많으나 그렇지 않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아직까지 음력을 이용하는 문화는 많고 음력을 따지는 기준도 각기 다르다. 이슬람력도 음력의 한 종류지만 동아시아의 음력과 날짜가 완전히 다르다. 이슬람력은 실제 달의 움직임이 아니라 평균 삭망월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한국도 1896년 태양력 도입 이전에는 태음태양력만 사용했고, 오늘날에도 태음태양력에 따라 전통 명절을 쇤다. 이것이 그레고리력을 뜻하는 '양력'에 대비되는 의미의 '음력'이다. 동아시아에서 사용한 태음태양력은 태양의 움직임과 맞추기 위해, 한 달과 같은 길이로 구성된 윤달을 추가하는 치윤법(置閏法)으로 오차를 조정한 것으로 역사상 수시력, 대통력, 시헌력 등의 것이 있다. 이 중 오늘날 대개 음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17세기에 등장한 시헌력이다.
그런 이유로 한국 외에 동아시아 및 그 영향을 받은 문화권인 북한, 중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등도 태음태양력 기준으로 설날 등 명절을 한국과 비슷한 날에 쇤다. 다만 완전히 같지는 않을 수 있는데, 그 까닭은 한국의 표준시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중국의 표준시는 동경 120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삭(朔)과 중국의 삭(朔)이 양력으로 다른 날짜에 들 확률은 15/365.2425로서 약 4.1%이다. 몽골은 한국이나 중국과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음력을 사용하므로 음력 1월 1일인 차강사르(Цагаан сар)의 날짜가 한국의 설날과 같은 날짜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일본 또한 과거에는 음력을 사용했으나 메이지 유신 이후 태음태양력을 폐지해 공식으로는 사용하지 않으며, 음력으로 지내던 명절을 그 날짜 그대로 양력으로 치환해서 적용했다. 예를 들어 단오는 양력 5월 5일인 식. 현대 일본의 음력 개념은 황실 제사 또는 운세를 보거나 달맞이 등의 전통행사와 관련해 따지는 정도일 뿐, 한국에 비하면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훨씬 덜 쓰는 편이다. 전통행사에는 쓰기 때문에 일본에도 시판되는 달력을 보면 음력을 표시해 둔 달력이 일부나마 있기는 하다. 그 외에 지금도 오키나와에서는 관습대로 음력으로 명절을 쇠는 곳이 많다.[4]
방식[편집]
음력을 운용한다 해도 태양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태양의 남중 고도, 즉 계절은 농업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쓰는 음력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쓰이는 음력은 대체로 태음태양력이다. 날짜를 헤아리기 쉽고 어업에 영향을 주는 음력의 장점, 계절을 잘 반영하는 양력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수 있었기에 고대 문명 중에는 태음태양력을 선호한 곳이 많았다. 즉 지구의 공전주기와 달의 공전주기가 정수배가 되지 않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1년의 날수를 태양년에 맞추기 위해 윤달을 넣은 것이 태양태음력이고, 이러한 윤달을 넣는 방법을 치윤법이라 한다. 여기에 더해 24절기를 함께 운용하곤 하였다.
중국 문화권에서 사용한 음력은 달이 태양과 같은 각도에 위치하여 (지구 - 달 - 태양 순으로 일직선상에 놓임) 달이 보이지 않는 날(합삭合朔)을 초하루로 삼아 다음 합삭 전까지 날짜를 헤아리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렇게 계산하면 15일을 전후하여 망(望), 즉 보름달이 뜨는 날이 된다. 꼭 15일에 정확하게 보름이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편의상 15일을 보름날로 간주했다.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삭망월)인 29.53059일(평균)을 기본으로 삼아, 29일을 한 달로 하는 작은달과 30일을 한 달로 하는 큰달을 번갈아 끼워넣으며 12개월 354일을 한 해로 설정한다. 다만 태양력처럼 월별로 일정한 기준이 없어서 매년마다 29일 또는 30일까지인 달이 다르다. 예컨대 2020년은 1월, 3월, 4월, 5월, 8월, 10월, 12월이 30일까지이고, 2월, 윤4월, 6월, 7월, 9월, 11월이 29일까지이다. 중국은 2월 합삭이 23일이라서 1월이 29일까지고 2월이 30일까지라 차이가 있다.
시헌력에서는 음력 11월을 동지가 있는 달로 정한다. 그리고 현대에 실제 관측결과를 바탕으로 만드는 달력도 옛 역법의 전통을 따라 동지는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음력 11월에 들게 한다. 동지는 양력 12월 22일 무렵에 드므로, 결국 음력이 양력보다 평균 1달 정도 늦게 따라가는 모습이 되었다. 양력으론 3월인데 음력날짜는 2월이거나.[13] 설날이 양력 1월 초가 아니라 1월 말 ~ 2월 중순 안에 드는 것도 그 예시이다. 동지가 음력 11월에 들 경우 우수는 대체로 음력 1월인데, 우수는 양력으로 2월 19일 경이다. 따라서 설날이 양력 2월 19일보다 늦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아무리 일러도 우수보다 30일 이상 일찍 올 수가 없으므로 일찍 와도 양력 1월 21일보다 빠른 경우는 그레고리력과 실제의 오차가 누적되는 4418년 이후에나 볼 수 있다.[4]
태음태양력[편집]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은 달과 태양의 움직임을 모두 고려하여 만든 역법으로 날짜의 계산은 달의 차고 기욺을 기준으로 하고,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에서 음력이라고 하면 통상 1653년에 시행된 시헌력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 시헌력은 청나라의 예수회 신부 아담샬이 서양역법을 적용하여 만든 달력체계로, 태양의 움직임이 배제된 순수 태음력이 아닌 태음태양력을 가리킨다. 태음태양력에는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 사용되었으며 그밖의 나라에는 다양한 태음태양력이 있었다.
태음력은 달이 차고 기우는 변화의 규칙성을 관찰하여 이를 기준으로 만든 역법으로, 계절의 변화를 주관하는 태양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았다. 따라서 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알수 없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24절기라는 태양력법의 개념을 도입하여 태음태양력을 만들었다. 24절기를 통하여 계절의 변화에 대한 예측이란 기독교 문명을 가진 서양에서 부활절 등 교회의 년중행사 진행에 중요한 기준이 되며, 농경중심사회였던 한국과 중국 등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맞게 파종과 수확을 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였다.
태음태양력은 달의 삭망월 주기를 기준으로 한 달을 삼는다. 보름에서 보름까지인 달의 삭망월 주기는 29.5306일이기 때문에 큰 달은 30일, 작은 달은 29일로 정하였다. 이렇게 하여 12개월을 1년으로 하면 354일이 되어 실제 지구의 공전주기인 365.242199 에 비해 약 11일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태음태양력은 윤달을 만들어 계절과 달력을 맞춘다. 윤달은 19년에 7번 돌아온다.
태음태양력은 고대부터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에서 사용되어 왔다. 이들 나라는 근래에 흔히 양력이라고 부르는 그레고리력을 공식 역법으로 채택하고 있으나, 설날을 비롯한 전통 명절은 태음태양력에 맞추어 쇠고 있다. 한편,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명절을 대부분 양력으로 쇤다.
시간과 날, 달, 해는 간지를 붙여 구분한다. 간지는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의 10간과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의 12지로 이루어져 60주기마다 다시 같은 간지를 맞게 된다. 간지(干支)는 정확한 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일반적으로 한나라 시기에 완성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네 가지의 간지로 구분되는 시각을 사주(四柱)라고 한다.[5]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순태음력〉, 《네이버 국어사전》
- 〈순태음력〉, 《천문학 작은사전》
- 〈태음력〉, 《위키백과》
- 〈태음력〉, 《나무위키》
- 〈태음력 (太陰曆)〉,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태음태양력〉, 《위키백과》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