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연도)
기원(紀元, epoch)은 연대를 계산하는 데에 기준이 되는 해를 가리킨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동시에 단군왕검이 즉위한 해인 기원전 2333년을 원년으로 하는 단군기원을 쓰다가 5ㆍ16 군사 정변 후에 이것을 폐기하고 예수가 태어난 해를 원년으로 하는 '서력기원', 즉 서기를 쓰게 되었는데, 이는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개요[편집]
기원은 어떠한 시대, 연대를 구분할 때 그 시작이 되는 해를 말한다. 즉, 어떤 사건이 일어난 해를 시작으로 해서 그로부터 몇 년이 경과했는지에 따라 시간을 측정하는 무한의 기년법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사용하는 역법인 서력에서는 예수 탄생이 기원이다. 1962년 이전에는 단기를 썼으나 현재는 공식적으론 사용하지 않는다. 기년법 등의 연수를 세기 시작하는 시점(즉, 기점이 되는 사건이나 그 사건이 일어난 날, 년)을 가리켜 "기원" 또는 역학상으로는 역원(曆元)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그 기점이 되는 해를 원년(元年)이라고도 한다. 기원이라고 하는 경우 "기년법" 또는 "그 기점" 중 어느 쪽을 가리키는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 "기원"이라는 일정한 기준점을 둠으로써 그 간격에 따라 시간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고, 또한 과거의 사건들을 순서대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기원과 반대로 별도의 명칭으로 리셋되는 유한한 기년법을 "연호(年號)"라고 한다.[1][2]
기원전과 기원후[편집]
기원전을 뜻하는 BC와 기원후를 뜻하는 AD는 그 의미가 무엇이든 지금은 너무나 널리 쓰이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려고 하지도 않고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일본이 아직도 메이지(明治)니 헤이세이(平成)이니 하는 연호를 사용하여 연대 표시를 하고 있음을 기억한다면 그 옳고 그름을 떠나 연대표시라는 것이 세상 모든 사람, 모든 나라에서 같은 것을 사용해야만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1950년대까지는 단기(檀紀, 단군 기원)를 사용했다.
특히 BC와 AD가 어떤 의미를 갖고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지 알고 나면 여러분의 생각에 꽤 큰 충격이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말부터 살펴보자. 기원(紀元)이란 햇수를 세는 기준이 되는 해를 뜻한다. 그러니까 기원전(紀元前)이란 햇수를 세는 기준이 되는 이전이란 의미다. 사실 나로서는 이 단어의 의미를 오래전부터 이해할 수 없었다. 선사시대(先史時代)가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이전 시대란 것은 그래도 이해가 간다. 기원전 수천 년 동안 인류는 대단한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고, 인류의 기원, 문명의 기원, 다양한 종교의 기원, 철학의 기원이 될 만한 자취를 남긴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갑자기 햇수를 세는 기준이 왜 그때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지금도 기원전 시기가 햇수를 세는 기준도 못 되는 낙후된 시대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서기전(西紀前), 그러니까 서양에서 사용하는 기원 이전이라는 명칭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원전이란 명칭은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을까? 기원전, 즉 BC는 기원후, 즉 AD와 떼어서는 생각할 수 없는 개념이다. BC는 알다시피 'before Christ', 즉 '그리스도 이전'이란 의미다. 그러니까 결국 기원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뜻한다. 그리스도 탄생 이전은 햇수로서의 의미도 없다는 기독교적 사고의 산물인데, 이것도 사실은 17세기에 들어서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A.U.C.(ab urbe condita), 즉 '도시의 건립으로부터'라는 뜻을 갖는 용어를 사용했다. A.U.C.는 기원전 753년이 원년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 도시란 곧 로마를 의미한다. 한편 A.M.(anno mundi)도 사용했는데, 이는 '세상의 해'라는 의미로 기원전 3761년에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보는 유대교 책력에 따른 것이다.
한편 AD는 'anno Domini', 즉 '주님의 해'란 뜻으로, 이를 처음 제정한 이는 로마의 수도원장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Dionysius Exiguus)였다. 500년 무렵 스키티아에서 태어난 그는 예수의 탄생 연도를 로마의 건국기원 753년으로 계산했는데, 실제로 예수는 그보다 약 4년 앞서 탄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그가 제정한 서력기원, 즉 서기는 유럽에선 11세기, 스페인에선 14세기, 그리스 문화권에서는 15세기가 되어서야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나 더! 디오니시우스는 0이란 숫자를 활용할 줄 몰랐다. 그런 까닭에 기원을 0년부터가 아닌 1년부터 시작했으며, 이 전통이 이어져 21세기 또한 2000년이 아닌 2001년에 시작되었다.[3]
서력기원[편집]
서력기원(西曆紀元, 문화어: 기독교년대(基督敎年代)), 약칭 서기(西紀)는 예수 탄생을 기원(紀元)으로 한 서양 기독교 문화권에서 사용해 온 기년법의 책력으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서기는 일반적인 다른 역법·연호 체계와 마찬가지로 0년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레고리력의 1년을 기원, 곧 '시작하는 해'로 삼는다. BC와는 같은 개념이라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은 1896년부터 그레고리력을 채택하였으나 서력기원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기는 1962년 1월 1일부터이다.
로마자 약어로 기원후는 AD(라틴어: Anno Domini 아노 도미니 '주의 해(年)에')로, 기원전은 BC(영어: Before Christ 비포 크라이스트 '예수 이전에')를 주로 사용했다. 이 말의 기원은 라틴어로, 현재 라틴어 문장 내에서 쓸 때에는 주로 장음 표시 악센트인 마크론(¯)을 덧붙인 'annō Domini'로 표기한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앞서 보인 바와 같이 마크론을 떼는 게 일반적이며, 인쇄물이나 컴퓨터 문서에서는 이탤릭체로 입력하는 예가 많다. 과거 영어권 국가에서는 '(in) (the) year of our Lord (Jesus Christ)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해에)'와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하였다.
그러나 종교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해 CE(Common Era 커먼 이라 '공통 시대', 또는 드물게 Christian Era 크리스천 이라)와 BCE(before Common Era 비포 커먼 이라 '공통 시대 이전', 또는 드물게 before Christian Era 비포 크리스천 이라)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Common Era'라는 표현은, 이 역법이 현재 종교, 지역과 무관하게 전 세계에 퍼졌다는 점을 감안, 종교적 의미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붙은 호칭이다. 반면에 'Christian Era'라는 표현은 anno Domini 같은 특정 종교에서만 사용되는 숭배의 뉘앙스를 배제한 채 '기독교의 책력'이라고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어에서도 비슷하게 '공력기원(公曆紀元)', '공력(公曆)', '공원(公元)'과 같은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에서는 Anno Domini를 간혹 주후로 번역한다.[4]
역사[편집]
서력기원 달력 시스템은 525년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에 의해 부활절 목록의 연도를 열거하려 창안되었다. 그의 시스템은 기독교를 박해하였던 폭군에 대한 기억을 지속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디오클레시아누스 시대 동안 사용되어 왔던 구 부활절 목록을 대체하기 위함이었다. 구 목록을 사용했던 마지막 연도인 디오클레시아누스 247년에 즉시 그 목록의 첫 연도, 기원후 532년이 뒤를 이었다. 그가 그 목록을 창안했을 때, 율리우스력 연도는 그 연도에 재직한 영사가 명명함에 의해 인정되었다. 그는 직접 프로부스 유니오르가 영사직에 있던 현 연도가 예수의 성육신으로부터 525년이라 명시했다. 따라서 디오니스우스는 예수의 탄생 혹은 잉태한 구체적인 연도를 명시하지 않고 예수의 성육신이 525년 전에 탄생했다고 하였다. 하지만 영사관이든, 올림피아드든, 전 세계의 연도든, 혹은 아우구스투스의 연호든 그의 시대를 다른 달력 시스템과 관련시킨 디오니시우스를 하는 그의 목록의 그의 설명에 어디에도 없다.
블랙번과 홀포드-스트레벤즈는 디오니시우스 황제가 예수의 탄생 또는 강생으로 BC 2년, BC 1년, AD 1년을 삼은 것에 대해 잠시 논쟁을 제시했다. 혼란의 근원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 현대에서는 강생은 이 개념과 같은 의미이지만, 베다와 같은 고대의 작가들은 강생을 예수의 탄생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시민 또는 영사관의 해는 1월 1일에 시작했지만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이전에는 8월 29일에 시작했다.
- 영사들의 목록에 부정확함이 있었다
- 황제의 집권년도의 요약이 헷갈렸다.[4]
오해[편집]
서력기원은 예수가 태어난 날짜부터 시작하는 기력이라고 알려졌고 실제 예수가 태어난 해부터 계산하려 했지만 후에 이 계산이 잘못된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예수가 태어난 시기 자체에 논쟁이 많고 해당 시기에 맞춰 서력 전체를 옮기면 기존 역사서 등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예수의 탄생날짜를 BC로 고쳤다.[4]
표기[편집]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표준 기년법이므로, 아무런 표시 없이 연도를 표기하면 서력기원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연호를 사용했지만 대한민국과 중국, 베트남은 서력기원을 단독 표준으로 결정했고, 자체 연호를 계속 사용하는 나라도 서력기원과 병행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D는 현재 라틴어 문장 내에서 쓸 때에는 주로 장음 표시 악센트인 마크론(¯)을 덧붙인 'annō Domini'로 표기하기도 하며, 영어 인쇄물이나 컴퓨터 문서에서는 이탤릭체로 입력하는 경우가 많다.
AD/BC의 유래
영어권에서 기원후는 라틴어 약자인 AD(Anno Domini)이다. Anno Domini의 뜻은 '주님의 해(年)로부터'이다. 영어로는 약간 의역해서 'in the year of our Lord'라고 흔히 번역한다. 아래에서 보듯 과거 영어권 국가에서는 'in the year of our Lord'를 써서 연도를 표기하기도 했다.
한국은 물론 영어권 사람들도 After Domine 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앞은 Before/After 의 반의어 때문에 오해(?)하기 매우 쉽고, Domine는 영어에서 라틴어 파생 외래어로 '주님/신'이라는 뜻을 가지며 (특히, 주소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 경우는 '기원후'로 사용되는 것도, '주님(탄생) 이후' 라는 뜻도, 'AD'라는 약자도 모두 맞긴맞기 때문에, '틀리다'고 해야 할지 '라틴어 AD(Anno Domini)의 영어판 초월번역'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하기 그지 없다.
그외 After Death (of Jesus Christ)로 잘못 아는 경우도 많다. 기원후를 AC(After Christ)라고 하지 않음은 영어에서 비슷한 약자들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근세 서유럽에서는 서기를 라틴어로 Anno Domini 대신 Anno Salutis(구원의 해로부터)라고 표현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편 기원후와는 달리 기원전은 영어 약자인 BC(Before Christ)를 쓴다. 라틴어로 기원전을 가리키는 표현은 고정되지 않았지만, 보통은 Ante Christum natum(그리스도 탄생 이전)이라고 쓰며, 약자로는 A.C.N. 또는 a.Ch.n. 등으로 썼다.
다른 표현
과거 영어권 국가에서는 'in the year of our Lord', '(the) year of our Lord', '(in the) year of our Lord Jesus Christ(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해)'와 같은 표현이 대신 쓰이기도 했다. 비영어권 서유럽에서도 기원후는 흔히 AD를 쓰지만, 기원전은 저마다 자국어에서 유래한 다른 약자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예수 그리스도 이전'이란 뜻으로 av. J.-C. 또는 라틴어로 AC(Ante Christum)를 사용한다.
현대 영어권에서는 AD와 BC를 CE와 BCE(Before CE)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다. CE는 Common Era, 또는 Christian Era의 약자인데, 일반적으로 쓰이는 Common Era라는 표현은 18세기 무렵부터 유대인들 사이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이 시초인 표현으로 이 기년법이 현재 종교와 지역에 무관하게 전 세계에 퍼졌다는 점을 감안해 종교적 의미를 완전히 제거한 것이다. 반대로 Christian Era는 Anno Domini 같은 특정 종교에서만 사용되는 숭배의 어감을 배제하고 '그리스도교의 연호'라는 뜻을 담았다.
그러나 이러한 CE, BCE는 아직까지 AD와 BC를 대체할 만큼 보급되지는 않았고 주로 유대인의 영향력이 강한 영어권 학계와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 중화권 학계(특히 중국)를 중심으로 사용된다. 학자들조차도 그냥 AD, BC라고 쓰는 사례도 여전히 많고, 특히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미국 쪽에 그런 경향이 있다. 미터법 사용 여부와 더불어 미국과 다른 영어권 국가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대중문화에서도 영어권에서는 CE/BCE가 AD/BC와 함께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들 문화권을 벗어나면 CE/BCE의 사용 사례가 줄어든다. 영어권 대중문화에서는 주로 현대와 마찬가지로 서력기원을 사용하지만 시대적 배경이 미래인 작품에서 미래 세계를 나타내기 위한 장치로서 AD/BC 대신 CE/BCE가 쓰이곤 한다. 특히 실생활에서 CE/BCE가 잘 안 쓰이고 학계에서도 CE/BCE의 사용 사례가 적은 미국의 대중문화에서 종교(특히 기독교)의 영향력이 약화된 미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AD/BC가 CE/BCE로 대체된 사회를 자주 묘사하곤 한다.
아무튼 이렇게 영어권 학계와 중화권 학계를 중심으로 CE, BCE가 사용되기 때문에 유니코드에서는 서력기원과 기원전을 나타내는 문자 기호로 CE/BCE를 AD/BC 대신 채용했다. UN 공식 언어들 중 하나이기도 한 영국식 영어를 기준으로는 AD/BC보다는 CE/BCE가 더 권장되는 것. 영국에서는 공교육에서도 CE/BCE를 사용하는 것도 유니코드에서 CE/BCE를 AD/BC 대신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5]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 〈기원〉, 《네이버 국어사전》
- 〈기원 (연대)〉, 《위키백과》
- 〈기원 (연대)〉, 《나무위키》
- 〈기원전과 기원후〉, 《세상의 모든 지식》
- 〈서력기원〉, 《위키백과》
- 〈서력기원〉, 《나무위키》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