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선
비행선(飛行船, airship, dirigible balloon)은 양력을 이용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와는 달리 수소나 헬륨처럼 가벼운 기체의 부력을 이용하여 하늘을 나는 항공기이다.
목차
개요
비행선은 비행기와는 달리 날개에 바람을 맞게 해서 양력을 생성하지 않고,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담고 있거나 공기를 데워서 '부력을 일으키는 기관'을 탑재해 부력을 생성하는 비행체이다.
추진조종 장치가 있다면 비행선이고, 없다면 기구라고 한다. 비행선과 기구는 기본적으로 하늘에 뜨는 원리가 같아서 그것만 빼면 근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추진조종장치를 달기 위해 모양이 꽤 바뀌기에 실제 '기구'와 '비행선'의 모양은 꽤 차이가 난다. 동체 위에 크게 달린 풍선이 있다는 점은 똑같지만, 풍선의 모양도 기구냐 비행선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기구는 둥근데 비해 비행선은 공기역학을 고려하여 원통형인 것이 많다.
오늘날의 비행기보다 먼저 만들어진 비행선은 크기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지금은 광고용, 스포츠용, 특수 목적용으로 사용하지만 당시에는 세계 최초의 여객기 역할을 하였다. 비행선을 여객기라고 부르기엔 좀 어색한 면도 없지 않지만 사람을 싣고 정기 항로에 취항하였으므로 여객기가 아니라고 항변하기도 어렵다.
역사
최초로 운항에 성공한 비행선은 1852년 프랑스의 지파르(Henri Giffard, 1825~1882)가 만들었는데, 그는 3마력(110rpm)의 힘을 낼 수 있는 160㎏의 증기 기관을 달았다. 이 비행선은 44m의 큰 자루에 수소를 채운 후 이륙하여 10㎞/h의 속도로 비행했다고 한다.
1872년 독일의 파울 헨라인(Paul Hanlein)은 비행선에 내연기관을 최초로 사용했으며, 1897년에는 독일에서 제대로 된 경식(硬式) 비행선이 만들어졌다. 파리에 살고 있던 브라질인 알베르토 산투스두몽(Alberto Santos-Dumont, 1873~1932)도 여러 차례 비행선을 개량하였으며, 1900년 전후에 만든 14대의 비행선으로 많은 비행 기록을 세웠다. 1900년부터 독일의 체펠린(Ferdinand Adolf August Heinrich Graf von Zeppelin, 1838~1917) 백작은 대형 경식 비행선인 체펠린 비행선을 만들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이 비행선들을 이용하여 파리와 런던을 폭격하였다. 연합군도 대잠수함 초계용으로 비행선을 사용했다고 한다.
1919년 7월 영국의 비행선 R-34는 대서양 왕복 횡단에 성공했다. 그 후 1920년대와 1930년대에도 유럽과 미국에서 비행선이 개량되어 계속 만들어졌고, 1926년에는 노르웨이의 탐험가 아문센(Roald Amundsen, 1872~1928), 미국의 탐험가 링컨 엘즈워스(Lincoln Ellsworth, 1880~1951) 이탈리아의 항공공학자 움베르토 노빌레(Umberto Nobile, 1885~1978) 등이 이탈리아의 반경식 비행선(半硬式飛行船) 노르게(Norge)호로 북극을 탐험했다.
1928년 독일에서는 체펠린의 후계자인 후고 에케너(Hugo Eckener, 1868~1954) 박사가 체펠린 비행선을 좀 더 개량한 '그라프체펠린호'를 완성시켰다. 이 비행선은 폐기될 때까지 9년 동안 144번이나 대서양을 횡단하고 도합 590번을 비행했다고 한다.
비행선 중에 가장 큰 비행선은 힌덴부르크(Hindenburg)이다. 체펠린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길이가 245m이며 최대 속도는 135㎞/h였다고 한다. 1936년에 북대서양을 횡단하는 상업적인 운항을 시작하여 독일~미국 간에 10회 정기 왕복 비행으로 1,002명의 승객을 수송하였다. 이 비행선은 1937년 5월 6일 미국의 뉴저지 주 레이크허스트(Lakehurst)에 착륙하던 중에 화염에 휩싸인 뒤 완전히 파괴되었고 97명의 탑승 인원 중 36명이 죽는 일이 발생하였다. 이 비행선의 참사로 경식 비행선의 상용 운항이 중단되었다. 오늘날 비행선은 로켓 발사체처럼 무거운 것을 옮기거나 해양학을 연구하는 데 등 특별한 작업에 쓰이고 있다.
특징
비행선은 그 특징이 매우 뚜렷한 편이다. 일단 양력이 아닌 부력을 통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운송수단인 만큼 속도에 관계없이 이착륙이 가능한 한편 물 위를 떠다니는 배와 달리 밀도가 낮은 대기(=공기) 속을 더욱 가벼운 기체(ex 수소, 헬륨)를 통해 날아다니다 보니 탑재중량 대비 비행선 체적이 무척 큰 편이다.
이렇게 체적이 거대한 데다가, 가벼워야 되는 항공기 구조특성 상 기체강도를 무작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악천후는 비행선에게는 쥐약에 가깝다. 비행선 추락사고의 원인 대부분이 폭풍우나 태풍 등인 것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비단 추락사고 뿐만 아니라 지상계류 중 중심을 잘못 잡아서 비행선이 수직으로 서버리거나 갑작스런 상승으로 계류색을 잡고 있던 지상요원이 딸려 올라가 추락사하는 사고도 있는 등 이래저래 기상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운송수단이다.
하늘을 뜨고 내리는데 속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기처럼 따로 택싱할 필요 없이 지상에서 살짝 뜬 상태로 사람이 이리저리 잡아당기면 그대로 끌려온다. 거꾸로 말하자면 비행선은 착륙 후 반드시 계류탑(Mooring mast)에다 묶어놔야지 그냥 놔뒀다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비행선이 지멋대로 상승하거나 바람에 떠내려 가버린다. 이런 특징들 덕분에 자신보다 더 작은 배에 묶여 다닌 적도 있다.
역시 속도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닌 만큼 추진엔진의 선택권이 널널한 편이다. 과거에는 디젤 엔진, 그중에서도 경유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젤 엔진이 아닌 선박에 사용하는 중유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있었다. 레알 하늘을 날으는 배(Airship) 요즘에 돌아다니는 중형 비행선들은 경비행기 엔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혹은 엔진(내연기관)으로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즈음 기술로는 태양전지판과 전동기로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비행기도 2020년 현재 경비행기급은 순수 전기추진이 가능은 하다. 실용성이 없을 뿐.)
장점
지금은 거의 사장되었지만 비행기와 비교하자면 장점도 적지 않다. 우선 접근성이 좋고 탑승감이 뛰어나며, 비행기와는 달리 이착륙에 대규모 활주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며 얼음 위에도 착륙이 가능하다. 또 초기에는 화물 탑재량도 더 좋았다. 예를 들어 힌덴부르크 호의 화물 적재량은 60톤이나 된다. 2차대전 당시 최대급의 폭격기인 B-29가 9톤인 것과 비교하면 비행선의 적재량은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취소했지만 미군에서는 한때 적재량 1,000톤 짜리 비행선을 계획한 적이 있을 정도이다.
100톤 단위가 되면 한단계 체급을 올리는 것 만으로 비명이 나오는 비행기의 적재량에 비하면 1,000톤 단위를 가볍게 기획, 설계할 수 있는 비행선의 수송 능력은 압도적이다. 초대형 항공기로 편대를 꾸려야 수송 가능한 양도 대형 비행선 하나로 감당이 가능하며, 대형 비행선을 대량으로 꾸릴 경우 공중을 통해 철도급의 보급을 할 수 있다. 이게 어느정도 능력인지 감이 안 오는 사람을 위해 예를 좀 들어보자면, 스탈린그라드의 독일 육군 제6군은 하루 500톤의 보급물자가 필요했지만 고작 100~300톤 가량의 물자만을 루프트바페의 공중 투하로 보급받다가 결국 항복했고, 1948년 소련의 서베를린 봉쇄 당시 미군이 1,000대의 수송기를 동원해서 서베를린에 공급한 물자가 하루 2,000톤 규모였다. 1,000톤 규모의 비행선이 있었으면 하루 1~2대 정도로 해결되었을 사례들이다.
게다가 느려 터졌다는 편견이 있지만 알고 보면 속도도 빠르다. 고속열차보다는 느리지만, 일반 화물철도나 자동차에 비교되는 속도는 나오며, 선박류보다는 훨씬 빠르다. 믿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예시를 하나 들자면 비행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그라프 체펠린의 경우 21일 7시간 26분에 걸쳐 세계 일주를 하기도 했고, 최대 시속은 128㎞에 달했다. 그라프 체펠린이 현역이던 시기 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수송수단은 없지는 않았지만, 최상위권에 속해있었고, 거기에 더해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특성으로 인해 지형을 타지 않아 타 수송수단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속도가 나왔다. 게다가 공항을 거쳐 육상 교통수단으로 다시 배달해야 하는 항공 화물과 달리 극단적인 경우 화물을 건물 부지 바로 앞에 내려놓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건물 부지 주변에 비행선을 계류시킬 만한 시설은 있어야 한다.
비행기는 비행능력 자체를 내연기관의 추진력에 의존하므로 연료 소비량이 크고, 엔진에 가해지는 부하도 클 수 밖에 없다. 그해 비해 비행선은 기낭을 이용하여 부상하고 내연기관은 추진이나 조종에만 사용하므로, 적은 연료로 큰 중량을 수송할 수 있다. 비행선의 수송중량대비 연료소비량은 트럭 등의 지상교통보다 오히려 더 효율이 높다. 일단 공중에 띄워 놓으면 지상에서 이동하는 것보다 마찰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또한, 속도가 떨어지거나 균형을 잃으면 양력을 상실하는 비행기에 비해 속도나 방향에 상관없이, 비행선은 일단 떠있을 수는 있다.
단점
우선 속도가 문제다. 비행선은 워낙 덩치가 크고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는 형태라 속도를 올릴 수가 없다. 기껏해야 시속 100km 초중반 정도가 고작이다. 사실 이렇게 느려도 항공기 특성상 목적지까지 직선거리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고속열차를 제외한 기타 육상, 해상 수송수단보다는 훨씬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다만 같은 항공기인 비행기는 음속을 넘나드는 시대가 온 지 오래되었다 것이 문제이다.
독일의 비행선인 그라프 체펠린이 최고 시속 128km를 찍으며 비행선의 전성기를 이끌던 시절에도 비행기는 이미 시속 300~400km를 낼 수 있었다. 이후에도 비행기는 발전을 거듭하여 현대에 와서는 일반 여객기들조차 시속 700~800km 정도는 가뿐히 낼 수 있는 데 반해 현대에 개발된 비행선인 에어랜더10은 최대 시속 148km로 100년 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속도를 가지고 있다. 속도만 보자면 그야말로 안습. 또한 같은 이유로 급격한 방향 전환도 매우 어렵다.
속도를 비교했으니 다음으로 비행기와의 덩치 차이를 비교하면 과장 좀 보태서 전함과 보트 수준의 차이가 난다. 고로 생산/정비 등에 필요한 시설도 함께 커져야 하고, 하늘에 뜨면 눈치를 못 채기가 더 어렵다. 당연히 레이더에도 아주 잘 탐지되므로 군사 목적으로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내구성 비교로 들어갈 경우, 전함은 튼튼해서 공격을 잘 버티기라도 하지만 비행선은 '기낭'이라는 약점이 몸뚱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 방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즉시 추락한다. 사실 비행기(를 포함한 모든 항공기) 또한 예나 지금이나 제대로 맞으면 바로 떨어지는 건 매한가지이니 내구성은 동등하다고 봐야겠지만 피탄율까지 감안하게 되면 낮은 시인성과 잽싼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회피가 가능한 비행기와 달리 약점 투성이인 주제에 덩치까지 큼지막한 비행선은 하늘의 샌드백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여러 단점이 겹쳐 비행선이 비행기와 공중전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굳이 비행기가 아니라 대공포나 기관총 등으로 대충 쏘기만 해도 매우 무력하게 떨어질 것이다. 위에 언급한 대형 비행선을 미군이 포기한 이유도 방어력, 속도, 생존성 등 여러 면에서 현대 전장에는 맞지 않았기 때문. 그 엄청난 능력으로 제공권을 잃을 염려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한 미 공군에서 조차 고려만 하고 끝났다는 점에서 군사 목적으로 비행선의 한계는 명확하다.
그나마 상술한 단점들은 군사 용도로 활용했을 때의 문제이니 민간용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민간용으로도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비행선은 악천후를 만날 경우 속도가 느려서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데 다가 쉽게 추락한다. 하늘을 나는 모든 물건에게 악천후는 악몽이지만 비행선은 공기에 뜨기 위해 비중을 같은 부피의 공기보다 낮춰야 하기에 그만큼 악천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그나마 비행기처럼 실속이나 균형 상실로 추락하지는 않지만 강한 바람이라도 불면 말그대로 그쪽으로 떠내려간다. 덤으로 벼락도 잘 맞는 편.
수송량 쪽으로 갈 경우, 60톤이라는 무게는 당대의 그 어떤 비행기도 엄두조차 내지 못할 수송량이다. 대형 수송기를 몇 개 편대를 준비해야 비행선과 대결이 가능해질 정도. 현대에는 200톤이 넘는 페이로드를 자랑하는 괴물 비행기가 있지만, 그 괴물을 만들어낸 현대 기술을 동원하면 1000톤 급 비행선이 뚝딱 기획된다는 것을 볼 때 수송량 차이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헌데 지상, 해상 수송수단과 비교하면 비행선의 전성기는 동시에 증기기관차의 개발경쟁이 있던 시기다. 수천톤의 화물을 옮기는 대형 열차가 튀어나오는 그 시기에 60톤이라는 양은 적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선박의 경우는 더 처참한데, 굳이 증기선까지 가지 않더라도 콜럼버스가 대서양 건널 때 썼던 돛단배 산타 마리아호조차 100톤은 넘게 실었고, 당시 기준으로도 이 배는 중형선 수준에 불과했다. 아무리 비행선이 배보다 빠르다지만 그 속도는 기껏해야 2~3배 정도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한 번에 수송가능한 무게가 몇십 배씩 차이가 나버리니 도저히 그 간극을 메꿀 수가 없다.
현대 기술력으로 대용량 수송이 가능한 비행선을 개발하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위에 언급됐듯이 페이로드 1000톤짜리가 계획되기도 했지만, 현대는 바다로는 유조선으로 대표되는 수십만톤짜리 화물선이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세상이고 땅으로는 9만9천톤 편성의 열차가 기록되는 마당이다. 비행기가 비행선의 수송량을 따라잡지 못했 듯이 비행선은 선박과 열차의 수송량을 따라잡지 못했다. 여러 모로 어중간하고 자체적인 문제도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쉽게 요약하자면, 속도는 비행기에게 밀리고, 운송량은 선박과 철도에게 밀리고, 안정성은 비행기, 선박, 철도 모두에게 밀린다. 민간 물자 수송용으로 써먹자면 선박이나 철도가 가지못하는 곳에 대규모 물자를 수송해야 할 일이 있어야 써먹을 만한데, 그런 일이 거의 없기에 비행선을 딱히 써먹을 일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현대에도 비행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거의 유일한 이유인 압도적인 공중 체공시간이 있다. 다른 분야는 비행기에 이미 대부분 뒤처져서 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이지만, 공중급유기를 동원해도 하루 이상의 체공이 힘든 비행기와는 달리 비행선은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 단위의 엄청난 체공 시간을 갖고 있다. 때문에 전투용으로서의 비행선의 기능이 상실된 2차대전 때도 이런 압도적인 체공시간을 기반으로 연안 대잠초계에 이용되었다. 심지어 연구 중인 성층권 비행선이나 그 이상의 궤도를 도는 비행선 등은 무려 1년이 넘는 체공이 가능한 종류도 있다.
열차나 화물선 등의 대용량 운송수단보다 친환경적이고 소음 공해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종합하자면 연료 효율이 뛰어나고, 정숙성이 우수하며, 화물 용량이 크고, 지형을 타지 않는데다, 수송속도 역시 나름 우수하다. 여러모로 수송기가 가져야 할 미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좋은 방향으로 요약하자면, 속도는 선박과 자동차를 이기고, 운송량은 비행기와 자동차를 이기고, 안정성은 비행기와 비등하다. 부가적인 광고 효과는 타 수단에 비하여 넘사벽이다.
종류
기낭 : 연식/경식/반경식
크게 연식, 경식으로 나뉘고, 두 방식을 같이 쓰는 절충형도 존재한다.
연식은 일반적인 기구처럼 풍선에 가스를 불어넣으면 끝. 비교적 규모가 작은 비행선의 경우 연식 비행선이다. 만들기는 쉽고, 수 틀리면 가스를 빼서 접고 보관할 수도 있으나 내구도는 높지 않다. 다만 그렇다고 풍선처럼 펑 터지는 건 아니고 가스가 줄줄 샐뿐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되면 지상으로 내려가야 할 수 밖에 없다.
경식은 풍선 밖에 뼈대를 만들어서, 가스가 없더라도 뼈대가 있기 때문에 형태가 유지된다. 비교적 큰 규모의 비행선이 경식 비행선으로 힌덴부르크 또한 경식 비행선이다. 뼈대가 있으므로 큰 외장 풍선 안에 가스가 들어간 기낭을 여러 개 배치해서 안정성을 높였다.(일종의 격벽) 이로서 경식은 일반적인 기구나 연식 비행선보다 내구도를 높일 수 있었다. 당장 풍선이 하나 밖에 없는 것 보다 내부에 여러 개가 있는 것이 유리하지 않은가?
독일의 페르디난트 폰 체펠린 백작이 경식 비행선을 꽤나 지지했고, 사람들은 그걸 본따서 체펠린이 만든 비행선 형식을 '체펠린 비행선'이라고 칭했으며 그런 방식으로 만든 몇몇 비행선에 체펠린의 이름을 따서 붙이기도 한다. 이 단어는 지금까지도 비행선, 특히 경식 비행선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래서 비행선을 'Zeppelin'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후기형 제펠린 비행선은 '이중기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뼈대가 있는 기낭은 외장을 구성하는데 그치고 실제 부양 가스는 내부에 여러 개의 구형 기낭에 집어넣는 구조이다. 이런 구조면 적 요격기에 의해 피탄되어도 일부 기낭만 바람이 빠지고 나머지는 부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데미지 컨트롤을 할 여유가 생긴다.
가스 : 수소/헬륨
부력을 생성하는 것은 보통 가스를 넣는 식인데, 수소나 헬륨을 쓴다. 원래 수소를 썼으나, 수소가 다들 알다시피 매우 위험한 물건이라서 사고가 잦았다. 때문에 힌덴부르크호에 헬륨을 채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당시 헬륨의 유일한 생산지는 텍사스로 결국 제2차 세계 대전 얼마 전에 헬륨 수출을 금지한 미국 덕분에 수소를 가득 담게 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힌덴부르크호 폭발 사고가 일어나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이 폭발 사고 이후, 비행선은 완전히 묻히고 만다.
고도 조절은 기구처럼 추를 떨어뜨리거나, 가스를 빼는 식. 열기구와 같은 원리인 가열식 비행선과 하이브리드 형을 취하여 가스를 가열하여 부력을 높인다는 아이디어도 고려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수소 가스를 쓴 비행선도 사고율 자체는 당시의 비행기와 비교해 봐도 그리 높지 않았다. 대부분의 비행선 사고는 악천후에 균형을 잃고 조난을 당한 것이며, 기낭이 통채로 불타버린 힌덴부르크 호 같은 대형 사고는 매우 드물다. 당연하지만 수소를 쓴다는게 위험하다는건 당시 사람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기내에서 담배도 피우지 못하게 할 정도로 철저하게 위험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비행선 옹호자들은 충분히 주의한다면 수소 역시 상당히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행선이 몰락한 것은 수소 문제보다도 속도와 대형 비행선의 효율성이 더 큰 문제였다는 것이 현재의 중론이다.
추진
추진은 프로펠러 등을 이용한다. 비행선 초기 모델에는 증기기관이 사용되었으나 비행선의 부력 전체가 기관과 물의 무게를 띄워 올리는데 사용되어 승무원 한명 만이 탑승했다. 전기엔진이 사용된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는 디젤 엔진을 주로 사용했지만 디젤 엔진을 쓰면 연료가 빈 만큼 무게가 가벼워져서 공중으로 떠오르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것의 대안으로 공기와 같은 무게를 가진 블로우 가스, 혹은 프로판 가스를 연료로 쓰기도 했다.
그 외
비행선 형태 자체를 비행기와 같은 날개 모양으로 만들어서 양력을 덤으로 얻는 아이디어도 제시되는 중이다.
용도
여객
주로 독일에서 국내 여객, 우편용으로 쓰였으며, 대서양 횡단 노선에도 사용했다.
당시에는 이동시의 정숙성이나 여객의 편안함 등, 여러모로 평판이 좋았는데 여객으로써 비행기와 확연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여객 비행기는 최악이었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귀마개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는데 이는 워낙 큰 엔진 소리 때문이었다. 기내식은 고사하고 비행기가 엄청나게 흔들렸기 때문에 멀미가 심했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간호사로 구토용 봉지를 손에 들고 다니며 승객의 토사물을 받아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힌덴부르크호는 하늘을 나는 호텔로 객실과 침대, 세면대, 화장실, 샤워실까지 마련되어 있었으며 매 끼니마다 정찬이 마련되었다. 덤으로 낮은 고도로 운행했기에 경치가 장관이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속도가 빠르고 정숙성이 좋은 대형비행기들이 경쟁상대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여기에 힌덴부르크 사고로 결정타를 얻어맞고 퇴출. 이후 여객쪽으로 복귀하지 못하게 된다.
영국에서도 비행선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는데, 1930년에 R-101호 추락 사고로 49명의 희생자를 내자 남아 있던 R-100호도 스크랩 처리되고, 영국의 비행선 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폐기되었으며, 이후 항공기 쪽에만 신경쓰게 되었다. R-101호 사고는 힌덴부르크 호와 달리 정비 불량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비행선 외부 커버에 균열이 있음에도 출항했다가 비바람과 번개를 동반한 악천후 속에서 균열이 있었던 앞쪽 커버가 벗겨져 나가고 안의 기낭이 드러나면서 기낭에서 가스가 새기 시작했다. 선장 어윈은 엔진을 정지하고 비상 착륙을 시도하였는데, 자세를 잃고 커버가 벗겨진 앞쪽부터 땅에 닿으면서 불이 붙었고, 그대로 불덩어리가 되었다. 탑승 인원 55명 중 6명의 중상자를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이후 R-101호 사건은 어떤 영매사에게 선장 어윈의 영혼이 빙의하는 등 다른 떡밥거리로 오르내리기도 했다.
광고
비행선은 등장했을 당시부터 인기가 높았다. 특히 독일에서는 체펠린 백작의 노력과 맞물려서 거대함과 기술력의 상징으로서 인기가 높았다. 지역 정치가들이 비행선을 한 번 유치하려고 노력했을 정도였다. 심지어 백작의 캐리커쳐에 비행선 도안을 결합한 과자, 담배 등의 캐릭터 상품도 대량으로 만들어졌다.
현대에도 이 분야에서는 한정적으로 쓰이고 있다.주로 옥외광고판으로. 주로 연식비행선이 쓰이며 애드벌룬처럼 모양만 비행선이고 매달아놓는 것부터 무선조종으로 날아다니는 것까지 다양하다. 위 사진의 GZ-20A도 광고용 연식 비행선으로서 유인 비행선이며 파일럿 포함 7명까지 승선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Goodyear사에서는 광고용 경식 비행선을 2015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과학연구
유럽의 라도 데 심(Radeau des cimes)에선 비행선의 장기 체류 능력에 주목하여, 밀림 상층부를 탐사/연구하는 데 비행선을 활용하였다. 이외에 러시아에서는 구름의 수분을 모아 지상으로 보내는 비행선을 개발하였다. 기사에 따르면, 니콜라 테슬라도 비슷한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해양 환경 관측용으로 무인 비행선을 사용하기도 한다.
치안
한국의 에어원사에서 만든 무인 산불감시 비행선. 해당 회사는 이외에도 많은 비행선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에서 비행선을 반칙운전 단속에 사용한 적이 있으며, 산불 감시용으로도 각 지자체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적은 연료로 오랫동안 떠 있는 게 가능한 비행선의 특성이 잘 발휘되는 분야.
군사
군사적 목적으로도 쓰였는데, 주로 독일에서 썼기에 제1차 세계 대전 전후로는 거의 '독일의 상징'이기도 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는 정찰목적으로 군사용으로 쓰이기 시작하여, 비행기에 비해 월등한 폭장량을 살려서 육군과 해군 모두 폭격기로 사용했다. 런던 상공에 나타난 독일 제국 해군의 비행선이 폭탄을 떨궈대자 영국 국민들은 공포에 질렸다. 그러나 영국 해군이 전투기로 비행선을 요격하기 시작하자 기동성이 떨어지는 비행선은 단점에서 언급한대로 크고 아름다운 하늘의 샌드백으로 전락했다. 당시 체펠린 형 비행선은 수소를 넣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헬륨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쌌고 무엇보다 헬륨 최대 생산지인 미국이 독일에 수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외부에서의 공격 뿐 만이 아니라, 사소한 실수로도 대폭발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힌덴부르크 호 사고가 결정타로 작용해서 민간 영역에서조차 제대로 사장되고 말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마냥 샌드백 신체는 아니었다. 의외로 수소만으로 가득찬 비행선은 피격을 당해도 불이 잘 붙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작은 바람구멍만 뚫린 채 당시 비행기보다 우월한 상승률로 전투기와 대공 화망을 피해 도망가버리는 일이 잦았다. 이를 격추시키기 위해 세계 최초로 항공용 소이탄이 개발됐다.
사실 수소만 뭉쳐있는 경우는 연소를 위한 발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힌덴부르크호의 폭발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도 단순 정전기로 인한 폭발과 함께 의도적 테러에 의한 결과라는 의혹이 존재하기도 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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