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ctive Noise Control, ANC)은 능동적으로 소음을 제어하여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ctive Noise Cancelation), 혹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ing)이라고도 불린다.
기아자동차 K9,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에도 적용되어 국내 운전자들에게도 익숙한 이 기술은 65~125Hz 대의 저주파 소음을 줄여준다. 르노삼성차 'QM6' 디젤 모델에는 마이크 3개와 스피커 12개로 구성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이 탑재됐다.
개요
- 노이즈 캔슬링
소리는 파동이기 때문에, 역 위상의 파동을 같은 시간에 발생시키면 파동은 서로 상쇄되어서 변위가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이를 파동의 간섭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소리의 특성을 이용해서 역위상의 파동을 연산하고 쏘아내는 것을 통해서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노이즈 캔슬링은 크게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 ANC)와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Passive Noise Cancellation, PNC)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그냥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라고 하면 ANC 헤드폰만을 지칭하는 용어이며,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 Passive Noise Cancellation(PNC)은 엄밀하게는 노이즈 캔슬링이 아니다. ANC 기술과 비교해 물리적인 소음 차폐 능력을 PNC로 부를 뿐, 파동의 간섭과 무관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1930년대에 처음 개발되었고 헤드폰 용으로 만드려는 시도는 1950년대에도 있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78년 BOSE에서였다. 이후 이 기술을 전차승무원 헤드폰에 적용시켜 느슨하게 쓰면 소리가 전차소음에 묻혀버리고 꽉 조여 쓰자니 압박 때문에 머리가 아픈 기존 헤드폰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1984년에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가 자국 음향기기 회사 젠하이저에게 주문을 넣어 1987년에 젠하이저에서 제품을 출시하였고 BOSE에서도 10여 년의 연구 뒤 1989년에 항공용 제품을 출시하였다. 즉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거의 80dB에 달하는 기내 소음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에 시달리던 항공기 승무원들에게 먼저 사용된 기술인 것이다. 그 후로 항공기 승객용을 필두로 민간 상대로도 상용화되어 음악 감상시 정숙한 배경을 만들어 주는데 쓰이게 되었다.
-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하 ANC)은 쉽게 말하면 소음을 소음으로 막는 방법이다. 소리 파동은 진동의 크기는 같지만 진행 방향은 반대인 다른 파동을 만나면 사라지게 되는데, 이 간섭 현상을 이용한 것이 ANC이다.
ANC가 적용된 이어폰이나 헤드셋에는 외부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 외부 마이크가 소음을 감지하면 프로세서가 수집된 소음의 파형을 분석하고, 분석된 소음의 파형과 반대인 파형을 발생시켜 외부 소음을 '상쇄' 한다.
패시브 노이즈 캔슬링(이하 PNC)은 물리적으로 귀를 막아 소음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커널형 이어폰, 귀를 크게 덮은 오버이어 헤드셋, 그리고 가수들이 무대에서 사용하는 '인이어 이어폰'이 PNC 기술이 적용 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단순한 방식이지만 PNC 역시 노이즈 캔슬링 종류 중 하나로 보고 있으나, 엄밀하게는 노이즈 캔슬링이 아니다.
따라서 ANC 기술은 주변에 있는 소음을 마이크로 감지하고 그 소음의 파동을 분석하여 소음을 상쇄할 수 있는 반대 파동을 만들어 내부의 스피커로 보내준다. 그렇게 소음과 소음이 만나 무음이 된다. 그 단계를 일반화하면 첫째, 마이크로 소리를 감지한다. 둘째, 소리를 디지털 신호로 바꾼다. 셋째, 노이즈를 제거할 공간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상쇄 파동 신호를 만든다. 넷째, 그 신호를 다시 소리로 바꿔 보내 준다.
원리
소리는 공기의 진동으로 이루어진 파동이다 파동은 파동과 만났을 때 서로 간섭이 일어나 증폭되거나 상쇄되는데 ANC는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과정은 이러하다. 먼저 마이크를 이용해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파동을 분석한다. 그다음 소음과 위상이 정반대인 파동을 스피커로 출력하여 소음 파동을 상쇄시킨다. 결론적으로 차 안으로 들어오는 소음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원리 때문에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파동을 만드는 것은 원리상 규치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소음을 분석하는 마이크가 파동을 분석하는 연산을 제대로 수행하고 그에 맞는 반대 파동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터 회전 소음, 엔진음 같은 규칙적인 소음을 차단하는 데는 탁월하다. 그러나 패턴이 불규칙한 사람의 말소리를 완전히 상쇄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뱐화무쌍한 말소리를 재빨리 분석해서 그에 맞는 반대 파동을 보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보냈다 해도 곧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음향 업체들은 소리의 파동을 분석하는 연산을 매우 빠르게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자동차 소음의 종류와 노면소음의 특징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종류는 다양하다. 엔진을 비롯한 구동계에서 올라오는 소음, 차가 주행함에 따라 공기의 저항으로 인해 발생하는 풍절음, 그리고 타이어가 노면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노면소음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 주파수는 20~20,000Hz다. 이 중 자동차의 소음은 20~10,000Hz 사이에서 존재한다. 보통 500Hz를 기준으로 그 이하는 저주파, 그 이상은 고주파로 나눈다. 저주파 대역의 소음은 다시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20~150Hz는 부밍(booming)음, 150~250Hz는 타이어 공명(cavity)음, 250~500Hz는 럼블(rumble)음으로, 주로 타이어와 아스팔트 노면이 만날 때 생기는 노면소음에 속한다. 그리고 500Hz 이상 대역의 고주파는 자동차 실내의 에어컨과 통풍 시트 작동음, 그리고 풍절음 등이 해당된다.
위 소음 중 노면소음은 주행 중 노면 요철과의 충격으로 발생한 진동이 타이어와 서스펜션, 차체를 거친 뒤 실내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발생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로 500Hz 이하의 저주파가 노면소음에 해당된다. 또한, 노면소음은 60~80km/h, 즉 실 운전영역 대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승객이 가장 빈번하게 마주치는 소음이기도 하다. 인간이 이러한 저주파 소음에 자주 노출되면 스트레스, 피로감을 겪게 되고 심할 경우 공황장애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래서 노면소음은 차의 정숙성 뿐만 아니라 승객의 건강을 위해서도 꼭 개선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소음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소음 저감 기술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많다. 지난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현재도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기술은 무언가를 덧붙이는 것이다. 엔진소음을 막기 위해 후드 안쪽, 그리고 엔진룸과 실내 사이의 격벽에 흡음재와 차음재를 더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흡차음재는 노면소음을 막기 위해 차체 바닥에 적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기술을 수동형 소음 제어(Passive Noise Control) 기술이라고 한다.
차체를 구성하는 금속과 금속이 만나는 부분에 부드럽고 탄성 있는 재질의 충격흡수제를 더해 진동을 줄이는 기술도 있다. 차체 강성을 강화하는 것도 근본적인 소음 차단 기술 중 하나다. 차체가 강하면 진동에 의한 떨림이 적고 소음 억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에서의 ANC 기술
최근 등장한 소음 제어 기술이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인 ANC(Active Noise Control)다. 제네시스 G90,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에도 적용되어 국내 운전자들에게도 익숙한 이 기술은 65~125Hz 대의 저주파 소음을 줄여준다.
헤드폰 같은 음향관련 기기에는 ANC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자동차 소음처럼 메커니즘이 복잡하지 않다. 제어를 해야 할 위치도 좌우 각각 1개 뿐이고 스피커로부터 소리를 듣는 고막까지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연산해야 할 데이터 양도 적고 제어가 용이하다.
기존의 자동차에 적용된 ANC 기술은 엔진소음에 국한됐다. 엔진소음은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발생하며 엔진의 한계 회전수가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엔진의 연소시기 또한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소음이 언제 발생할지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노면소음을 차단하기에는 처리해야 할 타이어 종류, 노면 상태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ANC 기술을 적용할 수 없었다. 몇 년 전에 노면소음을 줄여주는 기술이 타 자동차 메이커에서 나온 적은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만 대응이 가능한 기술이었던 탓에 넓고 다양한 영역대에서 발생하는 노면소음을 잡을 수는 없었다. 위와 같은 방법들을 잘 활용하면 자동차의 정숙성을 크게 높일 수 있지만 단점도 있다. 부품을 많이 사용할수록 정숙성이 좋아지지만 동시에 무게도 늘어난다.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이하 연비)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경량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오늘날의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이다. 순수하게 소음 저감을 목적으로 부착되는 부품은 상상 이상으로 많다. 또한, 저주파의 소음은 완전히 막기가 힘들다. 잔존하는 소음을 막기 위해서는 휠과 차체 강성 보강 등이 추가되고 차의 중량 뿐 아닌 비용까지 상승시키게 된다. 이는 곧 연비 저하 및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현대자동차의 RANC 기술
RANC는 Road-noise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주행 시 발생하는 노면소음을 저감시키는 기술이다. 시스템은 가속도 센서, DSP(Digital Signal Processor, 음향신호 분석을 위한 제어 컴퓨터), 마이크, 앰프, 오디오 등으로 구성된다. 시스템을 최대한 단순하게 하기 위해 오디오는 별도의 오디오 시스템이 아닌 차에 원래 내장된 오디오를 활용한다.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가속도 센서가 진동의 전달 경로에 위치해 노면소음을 유발하는 진동을 취득한다. 여기서 진동 전달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가속도 센서의 위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연구팀은 수많은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센서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이는 RANC의 기술 특허 요소이기도 하다.
이렇게 취득한 진동 정보를 DSP로 보내면 DSP가 이 진동을 분석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을 예측하고 그에 반대되는 위상의 음파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반대 위상의 음파가 실내로 전파되고 노면소음과 만나 소음이 상쇄된다. 또한 소음이 저감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내에 설치된 마이크가 소음 수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DSP로 보내주고 DSP는 이를 통해 반대 위상을 끊임없이 튜닝하면서 실내의 소음을 완벽하게 제어한다.
이 모든 과정은 소리보다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소리는 공기 중에서 1초에 약 340m를 이동하는데, 서스펜션과 차체의 재질을 고려하면 전달 속도는 더욱 빠르다. 자동차의 실내공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노면소음이 승객에게 닿기까지는 약 0.009초가 걸린다. 그러나 RANC가 진동과 소음을 파악해서 제어음을 만드는 데에는 불과 0.00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음속보다 빠른 제어를 통해 RANC는 승객이 노면소음을 듣기 전에 이를 상쇄시켜준다. 거의 찰나에 가까운 시간 안에 실시간으로 소음을 측정하고 분석해 반대 위상의 소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RANC의 핵심 기술이다.
RANC는 기존의 흡음재와 ANC로 잡아내지 못했던 저주파 대의 노면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RANC를 적용하면 약 3dB의 노면소음 저감이 가능하다. 이는 누구라도 쉽게 소음 저감을 체감할 수 있으며, 한 체급 더 높은 차의 정숙성을 갖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포장된 지 오래된 아스팔트 노면에서 그 효과가 크다. 또한, 교량의 연결부 같은 요철의 충격 후 발생하는 부밍 소음 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이는 RANC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소음 에너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영상
참고자료
- 〈현대차그룹의 세계 최초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 RANC〉, 《현대모터그룹 TECH》, 2020-02-05
- 센서로세계로미래로, 〈특허로부터 차량의 액티브 노이즈 캔설링 기술 분석〉, 《네이버 블로그》, 2021-01-31
- 제시 크로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기술〉, 《오토카》, 2021-01-12
- 현대자동차,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이 기술’, 팰리세이드에 있다?〉, 《브런치》, 2021-11-18
- 모토야, 〈소음을 능동적으로 잡는다! - 자동차용 노이즈 캔슬링 기술〉, 《네이버 포스트》, 2020-08-10
- 박태준 기자, 〈<카엔테크>자동차 온갖 소음, 또 다른 소리로 잠재운다〉, 《다음전자신문》, 2018-01-11
- 전인호 기자, 〈자동차 소음을 줄이는 ANC에 대해 아시나요?〉, 《오토뷰》, 2018-06-21
- 〈현대자동차그룹, 첨단 노면소음 저감 기술 RANC 개발.. 제네시스 신차에 적용〉, 《보드나라》, 2019-11-12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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