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력
세계력(世界曆, The World Calendar)은 태양력인 그레고리력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하여 구상된 역법(曆法)을 말한다. 날짜와 요일을 고정되게 만든 것으로, 일 년을 사계절로 나누어 각 계절을 30일ㆍ30일ㆍ31일의 3개월로 하고, 따로 연말의 하루나 이틀을 주외일(週外日) 곧 무요일(無曜日)로 한다.
개요[편집]
세계력은 그레고리력에서 각 달의 날짜 수를 규칙적으로 조정했으며 7요일을 수정한 형식의 달력이다. 즉, 주의 요일과 날짜로 해마다 달라지지 않도록 한 일종의 태양력을 말한다. 1930년에 미국인 엘리자베스 아켈리스(Elisabeth Achelis)가 제안했다. 1년을 4기로 나누어 각기의 첫째달을 31일, 제2, 제3달을 각각 30일로 하고, 각기는 일요일로 시작해서 토요일로 끝난다. 평년은 12월 30일 뒤에 1일, 윤년은 6월 30일 뒤에도 1일의 주외일을 넣도록 되어있다. 국제연합에 제안했으나 찬성을 얻지 못했다. 현재 사용되는 그레고리력은 계절은 맞으나, 불규칙한 한 달 길이, 윤일 등 여러 불편함이 있어서 이를 줄이기 위해 구상된 새로운 역법이 세계력이다. 월의 대소를 조정하고, 역일과 요일을 결합하였으며 매월 근로일수를 균일하게 하였으나, 많은 나라의 반대에 부딪혀 실용되지 못하였다.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계절에 맞도록 고친 것이지만, 그 자체에도 다음과 같은 결함이 있다. ① 한 달의 길이가 28일부터 31일까지 불규칙하게 되어 있고, 또 7·8월이 연달아 크며, ② 역일(曆日)과 요일이 매년 달라서 불편하고, ③ 연초(年初)가 천문학적으로 의미가 없으며, ④ 평년이 7년이나 계속되는 수가 있어 1력년(曆年)의 길이가 고르지 않고, ⑤ 윤일(閏日)을 연말에 두지 않고 2월 말에 두었으며, ⑥ 영어권의 9월(September) 이후의 월 이름이 실제와 부합되지 않고, ⑦ 1력년은 365.2425일이지만 1태양년은 365.242196일이므로 그 차인 0.000304일, 즉 26초가 너무 크다는 것 등이다.
그레고리력이 계절에 맞는 역이라고는 하지만, 앞에서 든 바와 같은 결함이 있어 다소나마 이것을 시정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 중에서 실용화되었던 것으로는 프랑스의 공화력(共和曆)이 있다. 공화력은 한 달 30일의 12개월과 연말에 부가되는 5∼6일을 더하여 1력년으로 하고, 10일마다 공휴일을 두자는 것이었으나 프랑스에서조차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13년 만인 1806년에 폐지되었다. 그러나 개력(改曆) 문제는 전세계로 퍼져나가 1901년에는 세계 공통의 새로운 역법을 제정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그 결과 출현한 것이, 1903년 독일의 지하르트가 제안하고, 1930년대에 미국의 E.아켈리스가 보급에 전력을 기울인 세계력이다.
세계력은 1년을 3개월씩 4계(四季)로 묶어 총 12개월로 되어 있는데, 각 계는 13주(91일)로 되어 있다. 그리고 각 계의 첫 달은 31일로, 나머지 달은 모두 30일로 하고, 각 계의 첫날은 언제나 일요일로 시작하게 하였다. 나머지 1일은 12월 30일 다음날에 연말세계휴일(年末世界休日)로 하여 12월에 속하게 하고, 윤년에는 6월 30일 다음에 하루를 더 두어 6월에 속하는 부토요일(副土曜日)로서 국제휴일로 하게 되어 있다.
이로써 세계력은 월의 대소를 조정하였고, 역일과 요일을 결합시켰으며, 매월의 근로일수를 균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연초의 문제는 너무나 큰 문제이므로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고, 요일의 변경은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세계력은 1954년 7월 국제연합경제사회이사회의 결의로 60개 회원국에 대해 찬반 여부가 문의되었는데 반대국이 상당히 많았으므로, 1956년 4월 이사회에서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반대측의 최대 이유는 주제도(週制度) 파괴에 대한 불만이었으며, 그 밖에 세계적인 개력(改曆) 운동에 대한 각국의 의욕부진도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20세기 초부터 약 50년간 꾸준히 시도되던 세계력은 이제 흘러간 과학사(科學史)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는 1945년 이래 수년 동안 당시 중앙관상대의 역서에서 세계력을 계몽·선전한 바 있다.[1][2][3][4]
상세[편집]
세계력은 1년을 4계로 나누어 각 계를 91일로 하는 역법이다. 각 계는 31일, 30일, 30일의 3개월로 나뉜다. 남는 하루는 세계일(World day)로 정하여 12월 다음에 넣는다. 윤년에는 6월 다음에 하루를 더 넣는다. 세계일과 윤일은 요일을 갖지 않는다. 달력의 형식은 1년을 3개월씩 4분기로 나눈 다음 각 분기의 첫 달은 31일, 나머지 달은 모두 30일로 하고 각 분기의 첫날은 언제나 일요일로 시작하는 식으로 설정하면 달력이 매년 똑같다. 즉, 달력 하나로 평생 쓸 수 있다.
이 방식을 택하면 7요일x52주=364가 되어 365번째 하루가 남는데, 이건 1년의 마지막인 12월 30일 이후를 'World's Day'이라고 부르는 세계요일(무요일(無曜日), 주외일(週外日)이라고 칭하는 경우도 있다.)로 정하며 이 날을 세계 공통 휴일로 제정했다. 또한 윤년일 경우 6월 30일 다음 날에도 세계요일인 6월 31일을 두게 된다. 즉, 세계력으로 6월 31일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레고리력으로 2월 29일에 태어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생일이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게 된다. 이건 윤년이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문제이다. 1, 4, 7, 10월은 2022년 5월, 2, 5, 8, 11월은 2022년 6월, 3, 6, 9, 12월은 2023년 9월과 달력이 같다.
이 역법은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 매년 요일이 일정하므로 달력이 바뀌지 않는다.
- 각 사분기의 일수가 같아져 각종 통계 지표 비교에 유리하다.
- 일요일이 31일인 달은 5주, 30일인 달은 4주가 되므로 각 달의 근무일수가 26일로 일정해진다.
월 | 일요일 | 월요일 | 화요일 | 수요일 | 목요일 | 금요일 | 토요일 | 요일없음(세계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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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 1 | 2 | 3 | 4 | 5 | 6 | 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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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 1 | 2 | 3 |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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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 1 |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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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일요일 | 월요일 | 화요일 | 수요일 | 목요일 | 금요일 | 토요일 | 요일없음(세계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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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 1 | 2 | 3 | 4 | 5 | 6 | 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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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 1 | 2 | 3 |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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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 1 |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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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18 | 19 | 20 | 21 | 22 | 23 |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윤일) |
월 | 일요일 | 월요일 | 화요일 | 수요일 | 목요일 | 금요일 | 토요일 | 요일없음(세계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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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 1 | 2 | 3 | 4 | 5 | 6 | 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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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 1 | 2 | 3 |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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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 1 |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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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 일요일 | 월요일 | 화요일 | 수요일 | 목요일 | 금요일 | 토요일 | 요일없음(세계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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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 1 | 2 | 3 | 4 | 5 | 6 | 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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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 1 | 2 | 3 | 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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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20 | 21 | 22 | 23 | 24 | 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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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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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종교단체에서는 요일 없는 날을 넣는 것은 안식일을 구별하여 거룩하게 지키라는 종교적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하여 세계력에 반대해 왔다.[3][4]
장단점[편집]
장점[편집]
상술했듯 매년 똑같은 달력을 쓰기 때문에 율리우스력이나 그레고리력 등의 일반적인 역법 체계에서 나올 수 있는 오차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도 매년 요일이 동일하여 새로 달력을 교체할 필요가 없으므로 새해마다 전세계적으로 달력을 찍어내는 인쇄비와 그 달력을 전달하는 운송비 등 달력을 제작하는 데 드는 각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국제고정력과 비슷한 장점. 또한 일요일이 31일인 달은 5주, 30일인 달은 4주이므로 주 6일제의 경우 각 달의 근무일수가 26일로 일정해 통계에도 유리하다. 단, 주 5일제의 경우 3/6/9/12월은 21일, 나머지 달은 22일로 갈린다.
단점[편집]
위의 내용만 보면 그레고리력에 비해 장점이 많은 달력 체계라 그레고리력 대신 채용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단점 또한 존재했다.[4]
여전히 복잡하다
하술될 그레고리력과의 호환을 비롯한 문제는 대다수의 새로운 달력 체계에도 해당하는 문제이지만, 새로운 달력 체계들 중에서도 세계력은 30일과 31이 번갈아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복잡하기까지 하다. 국제고정력처럼 13개월 28일을 기준으로 윤년엔 마지막달에 하루를 추가한다든지, 프랑스 공화력이나 에티오피아력처럼 한 달에 30일씩 12개월을 가지고, 마지막 달에만 5~6일인 달력 등 어차피 그레고리력과의 호환이 불가능하다면 더 단순한 달력도 있다.
사회적 혼란
우선 세계력에는 그레고리력에 없는 2월 30일, 4월 31일, 6월 31일[9]이 생기고, 기존의 그레고리력에 존재했던 5월 31일, 8월 31일은 사라지는 등 오랫동안 써 왔던 달력 체계가 바뀌면서 이로 인한 사회, 행정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가령 세계력 체계에서 사라지는 날짜인 5월 31일, 8월 31일이 생일인 사람은 졸지에 생일이 사라지게 되고, 출생 신고서 등 각종 서류에 적힌 자기 생일을 세계력 체계에 맞춰서 수정해야 하는데 이에 뒤따르는 사회적 비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또한 기존 7요일 이외 세계요일이라는 새로운 요일 개념도 혼란을 줄 수 있다.
종교적 반발
세계요일의 존재는 안식일을 거룩히 여기는 유대교나 기독교측의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유대교와 기독교 같은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에서는 십계명에 나오는 7일마다 하루씩 돌아오는 '안식일을 거룩히 여기라'는 구절을 지키는데, 세계요일의 존재로 일주일이 8일이 되면 7일마다 돌아오는 안식일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 1962년에 개최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종교적인 이유로 이 문제를 일부 논의했다. 그 결과 가톨릭은 종교적인 이유로 7일 1주일 체계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지지하지만, 만약의 경우에는 교황청이 판단한다는 결론을 내려 세계력을 도입하면 교황청의 결정으로 전례력을 그에 맞추어 수정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날짜 변경으로 인한 혼란 외에도 서양에서 불길한 요일로 여겨지는 13일의 금요일이 1년에 4번이나 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세계력에서 1, 4, 7, 10월은 일요일로 시작하는데, 일요일로 한 달이 시작되면 13일은 언제나 금요일이다. 1년의 시작을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로 시작하는 식으로 달력을 만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일요일을 일주일의 시작으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또한 국제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일요일 문서 참조. 이 단점 역시 국제고정력과 동일하다.[4]
결론[편집]
결과적으로 세계력은 편리하지만 막상 도입하기에는 여러가지 면에서 난관이 많은 달력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면 세계력이 어필하는 데 실패한 이유는 이미 전세계가 오랫동안 그레고리력에 익숙해져 있고, 대체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 이전의 막나가는 다른 고대 달력들에 비하면 잘 정비되어 있고 정확한 역법이며, 현재 사회에 필요한 달력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대체할 경쟁자도 딱히 없을 뿐더러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동일하게 쓰는 몇 안 되는 시스템 중 하나다.
세계력을 도입하는 원인이 되었던 오차 문제 또한 천문학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오차가 생길 때마다 그 때 그 때 윤일을 추가하는 식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바뀔 때는 달력과 실제 날짜가 10일이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 혼란을 감안하고라도 바꿨지만, 그레고리력과 세계력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즉, 현재 상황에서는 그레고리력의 오차로 인한 손해보다 이미 뿌리내린 달력 체계를 바꾸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더 큰 셈.
사실 어떤 분야든지 새로운 대체재가 합리적이고 장점이 많다고 해도 무조건 기존 제품보다 인기를 끈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정말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비디오에서 VHS가 품질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베타맥스를 압도했고, 프랑스 혁명 당시 12진법 시간 체계을 뒤바꾸기 위해 하루를 10진법으로 나누는 방법이 등장했지만 얼마 가지도 못해 사장당했고, QWERTY 자판이 드보락 자판 및 다른 배열들보다 널리 쓰이는 사례 등이 있다.[4]
도입 실패 및 현황[편집]
아켈리스는 세계력 협회를 설립하여 달력 체계를 세계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으나, 제2차 세계 대전 발발 등으로 공론화가 늦어져서 2차대전 종전 및 한국전쟁 휴전 후인 1954년에서야 UN에서 세계력 제정 여부를 물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위의 단점으로 인한 반대 의견이 속출해서 세계력 제정에 대한 결정은 흐지부지되었고, 결국 1956년 4월에 UN 상임이사회에서 세계력에 대한 언급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투표 결과 반대: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서독 등 20개국, 조건부 찬성: 일본, 이탈리아 등 10개국, 무조건 찬성: 소련(지금 러시아), 인도, 태국 등 10개국, 무응답: 20개국으로 부결했다. 당시 UN 회원이 아니었던 대한민국은 찬성의 뜻을 보였다고.
UN 부결 이후 아켈레스는 세계력 협회를 해산시켰다. 해산 이후 2000년부터 몰리 컬크스타인(Molly E. Kalkstein) 등의 세계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세계력 협회가 설립되었으며, 이 단체는 현재까지도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홈페이지 업데이트가 2013년 이후로 끊긴 상태였다가 어느 순간 사이트가 폐쇄되었다.
또 이러한 실패 이후에도 그레고리력의 오차 문제나 매년 달력이 바뀌어서 달력을 새로 제작할 때 드는 비용 등의 이유로 세계력을 표준 달력으로 제정하자는 의견이 종종 나온다. [4]
동영상[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