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력
이집트력(Egyptian calendar)은 고대 이집트의 윤년을 두지 않은 태양력을 말한다. 기원전 4200년에 시작되었다.
개요
이집트력은 365일 한 해의 태양력이다. 이 연도는 각 120일의 3개의 계절, 그리고 5개 치윤일로 이루어진 파구메로 구성되었다. 각 계절은 30일의 4개월로 나뉘었다. 이집트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고통을 받아왔다. 그래서 나일강의 범람을 예상하여 파종시기, 수확시기를 알기 위해 역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이집트에서 사용된 역을 이집트력이라 하며, 순태양력으로서, BC 4200년 전에 1년을 365일, 12개월로 나누었다. 고대문명의 발상지였던 이집트에서는 매년 같은 시기에 일어나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래서 그 시기를 미리 알기 위해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기록하고 분석하는 일이 행해져, 과학으로서의 천문학이 싹텄다고 한다.
역은 나일강의 범람을 예상하여 파종시기·수확시기를 알기 위해 필요 불가결한 것이었다. 이집트력은 순태양력(純太陽曆)인데, BC 4200년 이전에 이미 1년을 12개월, 1월은 전부 30일, 따로 월에 속하지 않는 부가일(附加日) 5일을 연말에 두어, 합계 365일로 하였다. 한편, 태양의 운동을 관측하여 항성에 대한 1주주기(恒星年:오늘날의 측정값은 365.2563일), 지구에 대한 1주주기(太陽年:오늘날의 측정값은 365.242198일)의 구별을 알았다. 그러나 역만은 완강히 365일을 고집했다. 그래서 이 역은 계절과는 점점 어긋나서 대체로 1508년에 한 바퀴 돈다. 그들은 역을 고치지는 않고, 파종·수확·축제일 등의 행사를 달력의 날짜 위에 알맞게 적어 넣었다. BC 8년 로마의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4년에 1일의 윤일을 두는 법이 제정된 후, 이집트력도 그에 따라 4년마다 부가일을 6일로 하였다. 이 역은 현재에도 이집트·에티오피아 등 각 나라의 민간에서 쓰인다.[1][2]
역사
하늘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은 아무런 규칙 없이 흩어져 있는 듯하다. 하지만 별을 오랫동안 관측해 보면 몇 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항상 같은 위치에 고정돼 있는 별이 있는가 하면 해와 달, 행성들처럼 별자리 위에서 서서히 위치가 변하는 천체들도 있다. 문명이 생기면서 인류가 가장 먼저 한 과학적 활동 중 하나는 천체의 운행을 살펴 계절과 시간의 흐름을 이해한 것이다.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부터 인류의 조상들은 하늘을 관찰해 천체 운행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별자리를 보고 계절을 예측한 이집트인들
사람들은 일찍부터 계절 변화가 천체의 운행 주기와 깊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별자리 위에서 움직이는 태양의 위치를 살피면 계절의 변화를 미리 예측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이집트인들도 초저녁 해가 진 직후 북쪽 지평선 위에 놓여진 북두칠성의 모양이나 북쪽 하늘 위로 지나가는 별자리를 보고 봄이 시작되는 것을 알아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항상 관측하던 별은 행성을 제외한 별들 중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였다. 기원전 4,000년 이전부터 사람들은 시리우스가 고대 이집트의 생명줄인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일강은 매년 6월 초가 되면 주기적으로 범람했다. 이 때 나일강 상류에서 흘러내리는 물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비옥한 흙이 떠 내려와 나일강 삼각주를 덮었다. 때문에 이곳에 곡식을 심으면 특별히 거름을 주지 않아도 많은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시리우스는 하루에 한 번씩 동쪽 지평선에 떠올라 서쪽으로 진다. 매일 떠오르는 시리우스가 '언제' 떠오르느냐가 계절과 관련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에 시리우스가 동쪽 지평선에 나타나면 곧 나일강의 범람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 365일이 지나면 또 다시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만든 달력의 원리
이처럼 고대 이집트인들은 한 달의 길이를 30일로 하고 1년의 길이를 365일로 하는 최초의 태양력을 사용했다.(이집트인들은 달을 관찰해 달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는 주기가 약 29일 13시간 정도라는 것을 알았다. 달의 모양이 바뀌는 주기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 달의 길이 단위로 쓰였다.) 이들은 1년의 길이를 3개의 계절로 나눴다.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를 '아케트(Akhet)', 물이 빠져서 파종하는 시기를 '페레트(Peret)', 곡식이 자라고 추수하는 시기인 여름철은 '쉐무(Shemu)'라 정했다. 각 계절을 30일이 한 달 단위로 된 네 달로 배열하고 한 달은 다시 1주에 10일씩 3주로 나눠서 구성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달력과 비교하면 '아케트(Akhet)'는 '6월 15일~10월 15일 경', '페레트'는 '10월 15일~2월 15일 경', '쉐무'는 '2월 15일~6월 15경'에 해당한다. 한 계절은 4달, 1 년은 12달이며 1 년의 날짜 수는 360일이었다. 360일과는 별도로 5일은 당시 종교적 대상으로 믿던 '오시리스(Osiris)', '이시스(Isis)', '호루스(Horus)', '네프티스(Nephthys)', '세트(Seth)'라는 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일로 정했다. 이와 같이 360일과 5일을 합쳐 1년의 길이를 총 365일로 정해 사용했지만 오늘날과 같이 4년마다 별도로 윤년을 두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달력의 1년이 시작되는 날이 4년마다 하루씩 밀려나게 돼 고왕국 말기쯤(기원전 2,081년경)에는 무려 5개월이나 밀려났다.
이때 사용하던 달력은 정확히는 태양력이 아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우선 지구의 적도를 하늘에 연장해 생기는 면을 '천구의 적도'라 하고 태양이 별자리 위를 운행하는 경로를 '황도'라 한다. 황도와 천구의 적도가 만나는 점이 두 군데 있다. 그 중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교차되는 점을 '춘분점'이라 한다.
태양이 황도 위에 있는 점에서 출발해 황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구의 공전 주기로, '1항성년'이라고 한다. 그 길이는 약 365.2564일로 365일 6시간 9분 정도다. 우리가 달력에서 사용하는 1 년의 길이는 태양이 춘분점에서 출발해 황도를 따라 운행하다가 다시 춘분점의 위치로 되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를 '1태양년'이라 하는데 약 365.2422일로 365일 5시간 49분 정도다. 1항성년과 1태양년의 차이는 약 20분 정도로 항성년이 약간 길다(지구의 세차운동으로 태양년의 기준이 되는 춘분점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고대 이집트 달력은 태양이 황도 위의 고정된 위치에서 출발해 다시 그 자리로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사용했다. '1항성년'을 1년으로 사용한 것이다.
율리우스역에서 현재의 달력이 되기까지
태양의 운행으로 만든 고대 이집트력은 거의 변화없이 사용됐다. 기원전 46년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년~BC 44년)는 달력을 고칠 때 고대 이집트의 태양력을 도입했다. 당시 로마가 사용하던 달력은 1태양년의 길이가 부정확한 것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귀족들이 멋대로 달력을 운용해 1년의 길이가 67일이나 어긋나는 일까지 생겼다. 율리우스는 달력을 고칠 때 세계 학문의 중심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던 유명한 천문학자 소시게네스(Sosigenes)에게 자문을 받았다. 그는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달력을 바탕으로 만든 태양력으로 달력을 고치도록 제안했다.
율리우스는 1년의 길이를 365.25일로 하고 춘분날을 3월 23일로 정했다. 매년 춘분날이 같은 날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4년마다 2월의 날수를 하루 더해 윤년을 두었다. 이 달력을 '율리우스력'이라 하는데 기원전 4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태양력이 원조인 율리우스력은 로마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됐고, 현재의 달력인 태양력을 사용하게 된 계기가 됐다. 율리우스력은 1태양년 길이가 실제보다 11분 12초가 길기 때문에 128년이 지나면 하루의 차이가 생긴다.
실제로 1582년이 됐을 때는 13일 정도의 차이가 생겨 춘분날이 3월 10일로 옮겨갔다.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오 13세(Gregorius XIII. 1502~1585)는 종교적 행사로 지키는 부활절의 날짜가 제정 당시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달력을 개정했다. 우선 1년의 길이를 실제의 길이와 거의 같게 365.2425일로 사용하기 위해 100년마다 윤년을 1회씩 줄여 400년간 97회의 윤년을 두었다. 또한 춘분날을 3월 10일에서 부활절 제정 당시의 날짜인 3월 21일로 돌아오게 했다. 이를 위해 1582년에는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15일로 정해 사용했다. 이 달력을 '그레고리력'이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인 태양력의 근원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달력이다. 이집트인들은 처음엔 달의 운행만을 고려해 만든 달력을 사용했으나 시리우스의 움직임과 나일강의 범람 등을 관찰하며 태양력을 쓰게 됐다. 이때 만들어진 태양력이 율리우스력에서 그레고리력으로 두 번에 걸쳐 개정되며 지금의 달력에 이르게 됐다. 지금의 태양력은 이집트인들이 나일강의 주기적인 범람과 시리우스의 이동을 관찰해 얻어낸 과학의 산물인 것이다.[3]
방식
이집트력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되었던 역법이다. 율리우스력의 바탕이 된 역법으로,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으로 이어진 현대 역법의 직계조상이라고 할 수 있다.
방식은 다소 특이한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시리우스와 태양의 위치를 1년의 기준으로 삼았다. 일년에 단 하루만 시리우스와 태양이 동시에 지평선에서 떠오르기 때문에 그 날을 간격으로 밤낮을 세어 일년이 365일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이집트력의 1년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기간인 1태양년이 아닌 시리우스가 태양과 같이 떠오르는 시점이 두번 반복되는 기간인 1시리우스년이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매년 7월이 되면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함도 계산하였다. 이렇게 역법체계에서 시리우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리우스력이라 불러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물론 1년 날짜 계산만 그렇고 나머지는 태양력 체제이기에 태양력에 들어간다. 굳이 부르자면 태양의 겉보기 운동을 기반으로 하여 정해진 역법 체계인 태양력과 달의 운행을 기초로 하여 정해진 역법 체계인 태음력을 혼용한 역법체계를 태음태양력이라고 하듯이 시리우스태양력 정도가 가능할 것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왕국 시대부터 장기간에 걸쳐서 일관성 있는 달력을 유지했기 때문에, 고대 이집트의 기록에 남은 사건은 몇 월 며칠에 일어났는지까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다만 이는 월일에만 국한되며, 이집트에서 연대는 왕의 재위 몇 년으로만 표기했기 때문에 각 왕이 몇 년간 재위했는지에 논란이 있으면 그 이전의 연도는 확정할 수 없다. 따라서 연도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신왕국시대 후기에 국한된다. 이집트력에서의 1년은 3기로 나누어 Akhet (아케트, 범람기; 현재의 6월 15일~10월 15일경), peret (페레트, 성장기. 겨울; 현재의 10월 15일~2월 15일경) 및 shemu (셰무, 수확기. 여름; 현재의 2월 15일~6월 15일경) 로 나누어 1기를 4달로 하였으며 1달은 3주, 1주는 10일로 구성되어, 30일로 이루어진 12개의 달과 추가로 붙는 5일로 이루어진다. 이 5일은 각각 오시리스, 이시스, 호루스, 네프티스, 세트의 탄생일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1년이 약 365.25일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달력에 윤일을 넣기보다는 축제일이나 농경과 관련된 날짜를 변경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에는 4년에 한 번씩 윤일을 넣는 것으로 달력이 변경되었지만(콥트력), 대부분의 이집트인들은 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체계는 율리우스력으로 이어진다.[4]
동영상
각주
참고자료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