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
선로(線路, railroad track)는 열차가 주행하는 통로인 궤도 및 침목, 도상(道床)이라고 불리는 자갈 및 그것들을 지탱하는 노반 등의 구조물을 말한다. 광의로는 열차가 주행하는 데 필요한 설비를 가리킨다.
선로는 철도나 철로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설비의 개념을 의미한다. '열차 및 차량이 운행하는 통로의 총칭'으로 정의되는데 넓은 뜻으로는 열차를 운전하기 위한 통로로써 필요한 일체의 설비를 의미하기도 한다. 노반·궤도·교량·터널은 물론 역의 시설과 신호설비 및 전기 운전을 하는 경우의 전차 선로까지 '선로'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선로의 다양한 뜻 중에서도 '철도'의 의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선로라고만 말해도 '철도 선로'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다.
개요[편집]
선로는 그 목적에서 볼 때 열차를 안전·고속, 또한 승차 기분이 좋게 달리게 하는 것이며, 튼튼하고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레일은 레일강이라고 하는 양질의 강철로 만들어진다. 레일은 열차가 통과할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마모된다. 레일의 수명은 수송량이 많은 노선에서는 약 10년이며, 지방의 노선은 30년 이상으로 평균해서 20년 정도이다. 또 커브의 구간에서는 외측 레일의 내면이 차륜의 원심력으로 강하게 눌리어 많이 마모되며, 운전 횟수가 많은 곳의 급커브 구간에서는 반년에서 1년 이내에 레일을 바꾸는 것도 있다. 레일 한 개의 길이는 보통 25m이며, 레일은 온도의 변화로 길어지거나 짧아지므로 연결 부분은 사이가 떠 있고, 차륜이 지날 때마다 소리와 진동이 따른다. 최근에는 많은 레일을 용접해서 길게 이은 롱 레일(long rail)이 사용되고 있다. 롱 레일은 레일의 신축하는 힘을 침목과 자갈로 누르고 있으며, 이은 데가 없으므로 승차감이 좋고 고속철도에서는 필요한 것이다.
침목은 옛날에는 밤나무·졸참나무 등의 목재가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피아노선을 심으로 넣어 만든 콘크리트 침목이 쓰이며, 튼튼하고 수명도 수배로 길어지므로 주요 간선에 사용되고 있다. 열차는 구조상 자동차와 같이 급커브를 돌 수 없으며, 보통의 커브는 곡선 반경이 250m 이상으로 되어 있다. 또한, 차량의 원심력에 균형이 맞도록 외측의 레일을 높이 하고 있으며, 이것을 캔트(cant)라고 부른다.
역사[편집]
선로의 기원은 무려 기원전 6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운송수단을 위한 전용 길을 만들어 마찰력을 줄이고 적은 힘으로 속도를 높이고자 노력은 이미 기원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가장 오래된 레일의 기록은 그리스 해협의 마차가 다니던 길에서 찾을 수 있다. 해상운동이 많았던 코린트 해협은 짐을 반대편 해협으로 넘겨주는 일이 잦았는데 이때 수레를 빠르고 가볍게 끌기 위해 길에 수레 전용 홈을 파기 시작했다. 이 수레 전용 선로가 무려 1000년 뒤인 동로마제국 때까지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 중국의 전국시대에도 수레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길마다 수레 전용 홈을 파기 시작했는데 중국은 수레의 축을 선로의 홈 길이에 맞춰서 규격화하는 노력도 했다고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역사적 사실 당시에는 적의 침략과 전쟁을 대비해 다른 나라의 수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나라별로 선로의 간격을 다르게 팠다고 한다.
오늘날에 사용하는 열차 선로의 원리는 1556년 독일의 의사 겸 광물학자였던 게오르기우스 아그리콜라에 의해 설계되었다. 나무로 만든 2개의 길 위에 그 간격에 맞는 수레를 얹어 광물을 효과적으로 나르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현대에는 선로를 만드는 소재가 달라졌지만 철도를 만드는 기본 원리는 동일하다.
철도 선로 설치가 본격화된 것은 1814년 스티븐슨이 증기기관차를 발명해 동력이 기계화되었던 시점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철도의 발명은 교통수단의 일대 혁신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1825년 영국의 철도 건설을 시작으로 많은 나라가 뒤이어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다.
우리나라에 철도 선로가 생겨난 것은 그로부터 한참 뒤인 1896년(고종33)에 이르러서이다. 이마저도 자금 부족으로 중단되었다가 1899년에 와서야 개통을 하게 되었다. 이 국내 최초의 철도 이름은 서울과 인천을 잇는다고 해서 경인선이라 명명되었다. 당시 일본에 의해 부설되었던 경인선은 이후 개량을 거쳐 대한민국 정부가 최초로 복선화시킨 노선으로 다시 자리 잡았다. 오늘날까지 서울과 인천의 주요 지역을 잇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철도로 사용되고 있다.
사실 경인선 철도가 개통되기 불과 4개월 전 서대문과 청량리를 연결하는 노면전차, 즉 트램이 운행을 시작했다. 트램을 운행하기 위해 설치한 도로 위의 전차 선로가 경인선 철도 선로보다 앞서 국민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도로 위에 놓인 노면전차의 선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선로 레일의 간격[편집]
중국에서 선로의 도입 초기, 전쟁 및 침략을 막기 위해 나라마다 선로의 간격을 다르게 만들었다. 현대에도 세계 각 나라의 철도환경에 따라 선로 간격이 달라진다. 열차의 바퀴가 달리는 레일과 레일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거리를 궤간이라고 부르는데, 이 궤간은 열차의 크기와 지형적 특성 등에 따라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선로를 한번 만들게 되면 궤간을 수정하기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궤도의 간격은 철도 차량을 제작하는 데도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초기에 궤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선로 제작에 있어 중요한 바탕이 된다.
궤간은 그 간격에 따라 광궤, 표준궤, 협궤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준궤간(1,435mm)을 채택하고 있다. 러시아, 몽골, 핀란드 등은 표준궤보다 넓은 광궤를 사용하며,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은 표준궤보다 좁은 협궤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궤간이 서로 다른 두 나라를 한 열차를 이용해 넘나들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궤간이 바뀌는 것에 대비해 다양한 철도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궤간이 다른 지점에 도달할 경우, 궤간 변경을 극복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개발되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궤간 가변이 있다. 궤간 가변이란 철도차량의 바퀴 부분과 동력전달장치를 좌우로 시프트(shift, 들어올려 바꿈)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선로 궤간이 바뀌는 부분에 궤간 변경용 선로 혹은 궤간 변경기를 설치하여 철도차량이 이곳을 저속으로 지나가는 동안 철도차량의 바퀴 부분과 동력전달장치 부분이 궤간에 맞추어 좌우로 넓어지거나 좁아진다. 궤간 가변 방식은 철도차량의 주행장치인 대차의 수명이 길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궤간을 가진 선로에 구애받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궤간 가변에 소요되는 시간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광궤와 표준궤 모두 달릴 수 있는 궤간가변대차를 개발했는데 철도연이 개발한 궤간 가변 고속대차는 기존 제품 대비 무게 및 부품 수효를 줄여 고속화 및 장거리 운행, 유지보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궤간 가변과 비슷한 또 다른 궤간차 극복 방식으로는 대차 교환이 있다. 이는 철도차량의 대차 부분을 아예 바꾸어 버리는 것인데 궤간이 다른 선로로 진입 시, 철도차량과 대차를 분리하고 차량을 잠시 들어올린 후 바뀐 궤간에 적합한 대차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철도차량은 그대로이나 하부 대차가 교체되었기 때문에 바뀐 대차가 현 차량의 무게 및 주행속도를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 표준궤에서 광궤로 변경될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광궤에서 표준궤, 혹은 표준궤에서 협궤로 변경될 경우 대차도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듀얼게이지(이중궤간)라고 하여 또 하나의 레일(제3레일)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듀얼게이지는 선로 건설의 경제성 등을 고려해 철도차량 환승 및 환적장, 차고 및 창 진입 공간 등에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선로에 제3레일을 설치하는 것은 추가 건설비 발생 등의 문제가 있어 보통 잘 시행하지 않는다.
또한 아예 철도차량을 환승 및 환적하는 방법도 있다. 궤간이 변경되는 시점에서 화물 및 승객들이 내려서 바뀐 궤간에 대응하는 철도차량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열차 곡선주행[편집]
선로가 모두 직선으로만 놓인다면 열차를 운행하기 한결 편리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복잡한 도심이나 굽어진 산길을 달려야 하는 경우 급한 커브를 따라 선로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선로의 급곡선은 차량에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승차감 악화, 탈선의 위험까지 있기 때문에 열차의 끊임없이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어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급곡선을 원활히 주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대표적으로 독립구동 방식의 휠을 적용해 휠이 레일에 끼지 않고 좌우 휠의 회전 속도 차를 허용하여 곡선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도입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오히려 직선 주행 시 휠과 선로 사이 접촉을 지속해서 발생시키며 소음과 마모를 높인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대로템에서는 오랜 연구 끝에 세계 최초의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열차가 급곡선 선로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압력과 소음, 마모를 줄여주어 차량의 정숙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을 적용하면 기존 주행 장치보다 곡선 반경을 15m 정도 줄여 선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행자가 다니는 길이나 건물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선로를 만들 수 있어 매우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접근성이나 수익성, 편의성이 높은 인구 밀집 지역에도 선로를 구축할 수 있어 트램을 도입할 때 승객과 운영사의 편의를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용어[편집]
- 철도(鐵道) : 철도의 어원은 한자 의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의 길'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는데요.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철도'라는 단어는 '철로 만든 길' 이상의 뜻을 품게 되었다. 철도의 사전적 정의는 '일련의 토지 위에 가늘고 긴 강철재를 설치하고 그 위에 차량을 운전하여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설비 및 수송체제'이다. 현재는 철도차량을 운전하여 여객과 화물을 수송하는 업무 전반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철도 기업 '한국철도공사'의 명칭에 활용된 '철도'가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철로(鐵路) : 철도와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한자의 의미 역시 '철의 길'로 같은 철도와 같은 의미이지만 철로는 철도보다 '길'이라는 단어에 좀 더 큰 의미를 둔다. 사전에서는 철로를 '침목 위에 철제의 궤도를 설치하고, 그 위로 차량을 운전하여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는 시설'로 정의하고 있다. 또 철로는 중국에서 철도 노선을 일컬을 때도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중국 헤이룽장성 허강시에 있는 국유철도인 허강철로, 베이징과 천진을 연결하는 징후철로 등이 대표적이다.
- 레일(rail) : 레일이라는 표현은 선로를 구성하고 있는 일부분을 뜻한다. 철도 선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상 위에 목재나 콘크리트로 만든 침목을 설치하는데 이 침목 위에 긴 철제 막대 형태인 레일을 설치하게 된다. 이렇게 선로를 구성하면 열차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레일이 평행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레일은 열차가 운행할 때 바퀴가 직접 닿는 곳으로 선로보다는 좁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참고자료[편집]
- 〈선로〉, 《위키백과》
- 〈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선로 상식〉, 《현대로템공식블로그》, 2020-09-16
- 〈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궤간 상식〉, 《현대로템공식블로그》, 2018-06-19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