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
산악자전거(Mountain Bike, 山岳自轉車)는 산이나 험한 길에서도 탈 수 있게 만든 자전거로 자동차로 친다면 SUV나 지프에 가까운 자전거이다. 국내에서는 하드테일의 크로스 컨트리 용도의 산악자전거가 많이 소비되고 있으며, 엠티비 또는 MTB로도 불린다.
역사
197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 북쪽 마린 카운티에 있는 타말파이스 산에서 젊은이들이 낡은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내려왔다. 이들은 그저 재미로 산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점차 산에서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이 늘어났고 험한 산길에서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한 자전거도 만들었다. 가장 먼저 산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들은 타말파이스 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락스퍼와 밀 밸리에 사는 젊은이들이었다. 대부분 10대였던 이들은 자신들을 락스퍼 캐년 갱이라고 불렀다. 이들이 말하는 갱은 범죄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단지 친구들의 집단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 모임에는 산악자전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크 벤데티, 오티스 가이 등이 속해 있었다. 이들이 산에서 탄 자전거는 슈윈에서 만든 기어가 하나 달리고 코스터 브레이크가 장착된 아주 튼튼한 자전거였다. 이들은 자전거를 벌루너라고 불렀는데 벌루너는 바퀴가 넓은 자전거를 말한다. 1974년쯤 라이더들이 자전거보다는 점차 자동차와 픽업트럭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 모임은 조용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들은 처음으로 산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었고 그 뒤에 생겨난 새로운 자전거 클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마린 카운티에는 뛰어난 자전거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들 중 일부는 장발에 마리화나를 피우는 젊은이들로 기존의 문화에 반항하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그 지역의 자전거 클럽에서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자기들끼리 클럽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산악자전거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벨로 클럽 타말파이스다. 이 클럽은 1971년에 만들어졌는데 회원이 가장 많을 때는 1백 명에 달했다. 게리 피셔, 조 브리즈, 오티스 가이, 찰리 켈리, 프레드 울프, 마크 벤데티 등 산악자전거의 선구자들이 모두 이 클럽에 속해 있었다. 게리 피셔는 1950년 생으로 열두 살 때부터 자전거 경기를 시작해 카테고리 원 선수가 됐다. 미국의 자전거 경기에는 다섯 개의 등급이 있는데 그중에서 카테고리 원이 가장 높다. 이 등급에 속한 선수들은 최정상급이라고 보면 된다. 게리 피셔는 한때 장발 때문에 자전거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조 브리즈와 오티스 가이 역시 카테고리 원 선수였다. 찰리 켈리는 1945년생이며 게리 피셔, 앨런 본즈 등과 함께 같은 집에 살기도 했다. 프레드 울프는 찰리 켈리와 함께 밴드에서 매니저로 일했다. 마크 벤데티와 프레드 울프는 벨로 클럽 타말파이스 멤버들에게 산길에서 구식 자전거 타는 것을 소개한 인물이다. 마크 벤데티는 모임에 비싼 이탈리아제 경기용 자전거 대신 구식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서 다른 회원들에게 타말파이스 산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초기에 자신들이 타던 자전거를 고물 자전거 또는 구식 자전거라는 뜻을 가진 클렁커라고 부르기도 하고 바퀴가 넓다는 뜻의 '벌루너'라고 부르기도 했다. 1973년 말 마린 지역에서 클렁커를 타는 젊은이들은 20~30명에 달했다. 이 클럽의 라이더들은 슈윈이 제2차 세계대전 전에 만든 자전거가 그 이후에 나온 것보다 산길에서 더 잘 견딘다는 것을 알아냈다. 산악자전거 초기에 라이더들이 가장 선호한 것은 튼튼한 슈윈의 엑셀시오 모델이었다. 1933년부터 생산된 엑셀시오는 튼튼하기로 유명하며 벌룬 타이어라고 불리는 두꺼운 바퀴를 사용했는데 바퀴가 두꺼워 펑크가 날 위험이 적었고 쉽게 마모되지도 않았다. 벌룬 타이어를 장착한 아동용 자전거는 어린이들과 신문배달 소년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아이들은 이 튼튼한 자전거를 타고 울퉁불퉁한 지면 위를 달리고 도랑을 뛰어넘었다. 또한 포장도로뿐 아니라 인근의 숲을 돌아다니거나 호수에 자전거를 담그기도 했다. 마린 카운티의 라이더들은 바로 이 두꺼운 바퀴의 자전거를 개조해서 산길을 달렸다.[1]
종류
산악자전거는 사용되는 용도에 맞게 이지라이딩부터 크로스컨트리(Cross country, XC),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재미있게 산악코스를 즐기는 트레일바이크(Trail Bike), 다이나믹한 산악 라이딩을 구사하는 올마운틴(All-Mountain), 과격한 점프에 어울리는 프리라이드(Freeride), 다운힐(Down Hill, DH) 등으로 나뉘고, 그 외에도 트라이얼(Trial) 등이 산악자전거의 종류에 속한다.
- 크로스컨트리 : 레이싱 종목의 하나로 산악 코스를 빠르게 달리는 경기를 의미한다. 언덕과 내리막길이 50:50 정도로 섞여 있지만, 대부분 언덕을 오르면서 승부가 갈리게 되기 때문에 가볍고 언덕을 쉽게 오르는 자전거를 사용하는 라이더가 유리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산악자전거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80~100mm 트래블의 서스펜션과 하드테일 프레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산악자전거 하드테일 프레임은 고급 모델이 1.5kg 이하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보통이며, 최근에 카본소재가 발달되기 시작하면서 1kg 이하의 프레임도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크로스컨트리 모델이라고 해서 모두 하드테일 프레임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의 코스가 언덕을 오르는 것보다 빠른 스피드와 기술적인 라이딩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듀얼서스펜션 또는 풀서스펜션으로 불리는 프레임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크로스컨트리용 듀얼서스펜션은 앞뒤 트래블이 모두 100mm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프레임의 무게는 2~2.5kg 정도로 하드테일보다 1kg 정도 더 무겁다.
- 트레일바이크 : 산악자전거의 종류는 보통 서스펜션 트래블의 길이로 이야기할 때가 많다. 크로스컨트리는 100mm 정도이며, 트레일바이크는 약 120~140mm 정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트레일바이크는 등산같은 라이딩에서 탄생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경쟁적으로 빨리 산을 오를 필요도 없고, 그래비티라고 불리는 점프와 드랍이 난무하는 다운힐까지 갈 생각도 없는, 정말 등산처럼 산을 즐기려는 라이더에게 적합한 모델이다. 듀얼서스펜션이 기본이며, 120~140mm 정도의 트래블은 라이딩 중 푹신한 승차감과 1m 이하의 드랍에서 큰 한계를 나타내지 않는다. 레크레이션을 위한 산악라이딩에 아주 적합한 모델이다보니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몰고 있다.
- 올마운틴 : 트래블의 크기부터 이야기한다면 올마운틴 바이크는 보통 160~180mm 서스펜션 트래블을 가진 것이 보통이다. 최초 설계는 사실상 다운힐러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운힐러들의 전용 자전거인 다운힐 머신들은 산악의 언덕을 오르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보니 항상 리프트나 셔틀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다운힐러들도 어느정도 산을 오르고 충분한 다운힐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올마운틴이다. 하지만 많은 동호인들도 올마운틴 바이크의 풍부한 서스펜션의 느낌을 즐기며, 전에는 어려웠던 다운힐 코스를 타보기 위해 많이 선택하고 있어서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 프리라이드 : 프리라이드 바이크와 다운힐 바이크의 경계를 찾기는 애매하다. 서스펜션 트래블에 있어서도 180mm~200mm 이상의 전문 다운힐 머신과 비슷하며, 지오메트리도 다운힐에 포커스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보통 프리라이드 바이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싱글크라운 포크를 사용하거나, 업힐에 도움을 주기 위해 2장의 체인링을 사용하는 정도다. 이런 자전거는 코스에 따라 속도가 덜 나는 다운힐 코스가 있는 경기에서 사용되곤 한다. 올마운틴에 프리라이딩 성격을 가미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어 이 자리를 대신하기도 한다. 특히 2011년 월드컵 다운힐 챔피언인 대니 하트는 자이언트의 올마운틴 모델인 레인을 타고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이런 애매한 경계 탓에 프리라이드 모델을 생산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국내에도 거의 수입되고 있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용도는 거의 완벽한 다운힐 라이딩이 가능하면서, 어렵지만 산을 오를 수 있는 능력을 조금 부여한 스타일이거나, 바이크파크나 어반에서 다이나믹한 점프 등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 다운힐 : 프리라이딩과 다운힐은 그래비티 모델로도 불리는데, 페달링에 의한 라이딩보다 중력에 의한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라이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운힐 머신이 만들어진 이유는 난이도 높은 다운힐 코스를 더욱 빠르게 내려가기 위해서이다. 2m가 넘는 드랍에서 뛰어내리고, 10m가 넘는 점프를 하면서도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는 자전거는 200mm 이상의 서스펜션 트래블이 필요했고, 톤 단위로 가해지는 충격에도 부러지지 않는 강한 내구성이 중요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운힐 머신들은 전체 무게가 18kg 내외가 되는데, 소재의 개발이 발전됨에 따라 16kg 정도의 가벼운 다운힐 머신들도 출시되고 있다. 이런 무거운 자전거는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 라이더들에게는 코너링 조차도 어려운, 감당하기 버거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충분한 교육과 경험이 쌓이게 되면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운힐 라이딩이 가능하게 된다.[2]
각주
- ↑ 〈산악자전거〉, 《네이버 지식백과》
- ↑ 박창민 기자, 〈산악자전거(MTB)의 종류를 알아보자.〉, 《바이크매거진》, 2012-01-25
참고자료
- 〈산악자전거〉, 《네이버 지식백과》
- 박창민 기자, 〈산악자전거(MTB)의 종류를 알아보자.〉, 《바이크매거진》, 2012-01-25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