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용차
경상용차는 경차급의 상용차를 의미한다. 대한민국에서는 법적으로 경차로 분류되며 보통 화물차 또는 승합차 형태를 띤다. 국내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차급이며, 주로 푸드트럭이나 배달차 등으로 쓰인다. 국내를 대표하는 경상용차로는 한국지엠㈜의 다마스(Damas)와 라보(Labo)다. 이 두 차량은 안전성 문제 때문에 몇차례의 단종 압박에도 소상공인 전용 차종인 점을 고려해 단종이 유예됐으나, 결국 2021년에 단종되었다.
[타고] 테라밴 11인승 전기승합차 |
국내 성장배경[편집]
국내에 경상용차가 등장한 때는 1991년이다. 대우자동차가 일본 스즈키(Suzuki) 에브리(Every)와 캐리(Carry)를 기반으로 만든 다마스와 라보를 출시하며 당시로선 패밀리 미니밴과 경트럭을 표방했다. 소상공인들의 차로 각광을 받자 이듬해 아시아자동차이 경쟁 차종으로 일본 다이하츠(Daihatsu) 하이젯을 들여와 타우너(Towner)를 만들었다. 이후 10년 동안 경쟁을 펼치던 다마스와 타우너의 경쟁은 아시아자동차가 기아자동차㈜로 흡수되고, 다시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로 넘어가고도 몇 년 지난 2002년 타우너가 단종되면서 끝을 맺었다. 당시 기아차는 강화된 배출가스를 맞추는 데 따른 원가 인상에 부담을 느껴 타우너를 단종시켰다. 이후 경상용차는 한국지엠㈜의 다마스와 라보가 시장을 독점하며 소상공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길거리 노점용으로, 때로는 택배용으로 지금도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의 발로 애용되었다. 경상용차가 인기가 높아진 배경은 2000년 경승용차 수요가 늘자 세수가 줄어든다며 철회한 세제 혜택에 있다. 그 뒤로 경차시장은 급속히 위축됐고, 여론에 못 이긴 정부는 결국 2004년 다시 세제 혜택을 부활했다. 하지만 부활 당시 800㏄ 경상용차는 혜택에서 배제됐다. 입법 과정에서 경상용차 단어가 미처 포함되지 못했던 것이 이유다. 2003년 입법을 추진했던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경차 혜택을 주기 위해 지방세법을 손질했다. 하지만 이때 경승용차만 넣고 경상용차는 포함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900만원이 넘는 800㏄ 경승용차는 지방세가 면제된 반면 600만원의 경상용차는 취득·등록세를 모두 내야 했다. 입법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지방세수 부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자 국회가 일단 경승용차부터 면제받자는 심정에서 경형상용차 문구에 신경쓰지 않았던 탓이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2006년 경승용차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어김없이 형평성 논란에 휩싸였다. 경승용차에 집중된 혜택을 경상용차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고, 국회와 정부는 합의를 통해 2008년부터 경상용차 취득·등록세를 모두 면제했다. 덕분에 경상용차 구입 부담이 줄면서 엄청난 판매를 기록했다. 2007년 3,618대에 불과했던 다마스와 라보는 2008년 무려 1만 3,890대로 늘었고, 매년 1만대가량이 시중에 신차로 공급되며 경상용차 전성시대를 구가했다.[1]
대표 모델[편집]
다마스와 라보는 비록 외국 기업의 라이센스 생산품에 가까운 차종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경상용차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다마스와 라보의 독점체제 때문에 국내 경상용차 시장은 경직성이 강하고 선택의 폭 또한 넓지 않았다.[2] 대우자동차 시절인 1991년부터 창원 공장에서 생산해온 다마스와 라보는 오랜 시간 동안 소상공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모델로, 출시 이후 총 37만여대가 판매됐다.[3] 두 모델 모두 가격이 1,000만원 안팎으로 저렴한 반면, 화물 적재랑은 다마스 450㎏, 라보 550㎏ 등으로 경제성이 높았던 까닭이다.[4] 이밖에도 자동차 취·등록세 면제, 통행·주차료 할인 등 경차로서의 혜택도 있었다. 연료도 친환경 LPG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지비가 적게 든다. 적재 공간도 웬만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보다 넓다. 다마스는 450㎏, 라보는 550㎏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실내 공간을 넓은 다마스는 주로 배달 업체들이 애용했고, 라보는 공사장에서 쓰이거나 푸드트럭으로 개조되기도 했다. 다마스는 스페인어로 '친한 친구', 라보는 그리스어로 '일하다'는 의미인데,[5] 말 그대로 소상공인이 일을 할 때 필요한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2021년 1분기를 마지막으로 단종이 예고되면서 2021년 1월 한 달 동안에만 다마스는 441대, 라보는 503대가 판매됐다.[6] 이는 2020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각각 94.3%, 130.7% 급증한 수치다. 소상공인의 막바지 수요가 몰린 결과다. 다마스와 라보는 2013년, 이미 단종 위기를 겪었다. 정부의 안전·환경 기준이 강화되면서 의무 장착해야 하는 에어백, 헤드레스트, 타이어 공기압 경고 장치(TPMS), 배기가스 자가 진단장치(OBD-2) 단자 등이 탑재되지 않아 생산이 중단된 것이다. 당장 다마스와 라보를 애용하던 전국 소상공인 단체가 강하게 반발했고, 정부가 일부 규제 적용을 유예하면서 생산이 재개됐다. 이후 한국지엠㈜은 200억원을 투자해 소형상용차 전용 생산 공장을 마련했고, 다마스와 라보를 타는 소상공인은 물론 100여개의 협력업체들도 일감을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결국 다마스와 라보 생산은 2021년 중단됐다.[7]
다마스[편집]
다마스(Damas)는 한국지엠㈜의 승합형 경상용차이다. 1991년 스즈키 에브리(Every) 2세대를 베이스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다마스는 출시 초기에는 2인승/5인승 밴 모델을 시작으로, 7인승 코치 모델이 존재했다. 7인승 코치 모델은 2-2-3구조의 좌석 배치를 가지며, 이를 이용하여 출시 초기에는 어린이용 통학버스 용도나 가족용 자동차로도 어필했다. 하지만 경상용차의 구조적 한계와 승합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적은 좌석 수 때문에 그리 큰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다마스는 첫 출시 후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다마스의 첫 번째 페이스리프트는 출시한 지 4년이 지난 1995년에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팬더곰과 같은 인상을 주었던 전면부 디자인이 대대적으로 수정되어 직선형의 헤드램프를 갖게 되었다. 또한 새로운 대우자동차의 엠블럼을 달고 B필러에 방향지시등이 붙기 시작하게 된 것도 이 때부터다. 대우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에 인수합병되어 지엠대우㈜가 된 지 1년 만인 2003년, 다마스는 다마스II라는 이름과 함께 또 한 번의 부분변경을 거친다. 다마스 II는기존의 디자인과는 달리, 전면부를 크게 돌출시켜 앞범퍼 역시 크게 돌출되어 전방 오버행이 245mm나 길어지고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를 도입한 점이 특징이다. 돌출된 전면부 디자인은 국내 안전 규제대응을 위한 것이었다. 이 외에도 신규 계기반을 채용하고 편의사양 등에 일부 조정이 가해졌다. 그리고 이 사양의 다마스는 쉐보레(Chevrolet) 브랜드로 전환된 이후의 한국지엠㈜ 체제에서도 그대로 생산되었다.[8]
라보[편집]
라보(Labo)는 한국지엠㈜의 경상용 트럭이다. 트럭이지만 법적으로는 경차로 분류된다. 차명 '라보'는 '일꾼'을 뜻하는 그리스어다. 1991년에 스즈키의 경화물차 캐리(Carry)의 9세대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트럭 모델인 라보는 기본 2인승 싱글캡 사양만 존재한다. 라보의 페이스리프트는 1995년에 이루어져 계속해서 같은 디자인을 유지했다. 출시 초기에는 0.8리터 가솔린 엔진만 존재했지만 1993년 4월에 0.8리터 LPG 엔진이 추가되었고, 가솔린 엔진 모델은 판매량이 적어 1995년에 단종되었다. 라보는 엔진 효율을 극대화하여 차량의 힘이 좋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어떠한 언덕길, 고갯길이라도 화물을 싣고 여유있게 올라가며 험한 도로상황에도 안정된 코너링을 발휘하기 때문에 어느 상황에서도 운전할 수 있다.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도 단 한번에 U턴이 가능하므로 편리하다. 복잡한 길, 빗길, 잦은 제동시에도 브레이크가 밀리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넉넉한 적재공간도 라보의 장점이다. 1톤 트럭의 평균 화물 적재량은 300~400kg에 불과하지만 라보는 최대적재량이 550kg으로 효율적이다. 적재함의 길이를 250mm 늘려도 경차혜택을 받는 라보 롱카고는 많은 짐을 한번에 운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라보는 지상에서 적재함 바닥까지의 높이인 상면고가 인체공학적으로 가장 적절한 높이인 720mm를 유지하며 적재 및 하역시 작업 및 효율성이 높다.[9]
각주[편집]
- ↑ 권용주 기자, 〈'서민의 발' 경상용차, 구입·유지비 부담 갈수록 커지고…〉, 《한국경제》, 2012-01-25
- ↑ 권정두 기자, 〈“다마스·포터·스타렉스 긴장해?!” 경상용차 시장 ‘변화의 바람’〉, 《시사위크》, 2018-08-24
- ↑ 박윤구 기자, 〈다마스·라보 생산 종료…'소상공인 발' 역사속으로〉, 《매일경제》, 2021-02-09
- ↑ 유제훈 기자, 〈'아듀' 다마스·라보…1분기 내 역사의 뒤안길로〉, 《아시아경제》, 2021-02-12
- ↑ 최기성 기자, 〈"늦으면 못 사"…'대체불가' 다마스·라보, 단종애사〉, 《매경닷컴》, 2021-01-01
- ↑ 박진형 기자, 〈'1분기 생산종료' 라보·다마스, 단종 앞두고 판매량 늘어〉, 《전자신문》, 2021-02-14
- ↑ 연선옥 기자, 〈'자영업자의 발' 다마스·라보, 30년만에 단종〉, 《조선일보》, 2021-02-08
- ↑ 박병하 기자, 〈(특별했던차)대우 다마스와 라보〉, 《모토야》, 2018-08-14
- ↑ 한국지엠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gm-korea.co.kr/mcc/labo.jsp
참고자료[편집]
- 권용주 기자, 〈'서민의 발' 경상용차, 구입·유지비 부담 갈수록 커지고…〉, 《한국경제》, 2012-01-25
- 박병하 기자, 〈(특별했던차)대우 다마스와 라보〉, 《모토야》, 2018-08-14
- 권정두 기자, 〈“다마스·포터·스타렉스 긴장해?!” 경상용차 시장 ‘변화의 바람’〉, 《시사위크》, 2018-08-24
- 최기성 기자, 〈"늦으면 못 사"…'대체불가' 다마스·라보, 단종애사〉, 《매경닷컴》, 2021-01-01
- 연선옥 기자, 〈'자영업자의 발' 다마스·라보, 30년만에 단종〉, 《조선일보》, 2021-02-08
- 박윤구 기자, 〈다마스·라보 생산 종료…'소상공인 발' 역사속으로〉, 《매일경제》, 2021-02-09
- 유제훈 기자, 〈'아듀' 다마스·라보…1분기 내 역사의 뒤안길로〉, 《아시아경제》, 2021-02-12
- 박진형 기자, 〈'1분기 생산종료' 라보·다마스, 단종 앞두고 판매량 늘어〉, 《전자신문》, 2021-02-14
같이 보기[편집]